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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웃는 약국에 고객이 많다

  • 정혜진
  • 2018-11-12 00:55:43

약사회장 선거철이 되니, 회장 후보들을 하루에 몇 번씩 만나지만 민초 약사 만날 기회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행사장을 가도 후보들 동선 쫓기에 바쁘고, 오늘 하루 후보들이 어디에 가는지, 어느 지역 유세를 하러 가는지 확인하기 바빠서다.

최근 한 예비후보의 약국 유세 현장을 동행했다. 평소에도 그렇게 많은 약국을 하루 만에 다 돌아본 경험은 없던 터다. 하루 동안 100개 넘는 약국을 비록 1~2분에 불과한 시간일 지라도 많이 돌아보았던 건 처음이다. 그런 만큼, 평소에 한 두 약국을 깊이 들여다볼 때와는 다른 점이 보였다.

특히 대형 병원 앞 문전약국을 보면 보면 내가 본 경향이 확실히 두드러졌다. 다수의 약국이 연달아 5~6곳 씩 붙어있을 수록 확연히 보이는 '약국 경영의 법칙'이 있었다. 같은 시간, 같은 위치의 약국인데 환자가 몰려 대기 환자가 많은 약국과 대기 환자가 없는 약국 간 차이다.

환자가 붐비는 약국은 환대와 웃음이 있었다. 직접 들어가 말을 건네면, 대기 환자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약사는 눈을 맞추고 인사를 받아주었다. 웃으며 반겨주는 약사도 적지 않았다. 선거 유세라는, 약국 매출과는 당장 무관한 방문객인데도, '아, 네~ 수고하십니다'라며 말을 받아주었다.

반면 환자가 없는 약국은 약사도 웃음이 없었다. 반기지 않는 불청객이라서인지몰라도 표정의 변화 없이 데면데면 명함을 받고 '얼른 나가 주었으면'하는 의사표시를 몸으로 내보였다. 별 말이 없었지만 방문객을 무안하게 하는 냉랭한 분위기에 선거 유세를 위해 나선 사람도, 동행한 나도 얼른 뒷걸음쳐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웃음이 있는 약국과 웃음이 없는 약국 간 차이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수치화한 에비던스는 없을 지라도, 우리는 알고 있다. 단 1000원 짜리 상품을 하나 사더라도 환대 받는 곳에 가고 싶다는 건 인지상정이라는 것을. 우리 약국들이 힘들고, 진상 손님도 많고, 팍팍한 현실을 견디고 있다는 건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웃는 약사가 있고 웃지 않고 눈마저 마주치지 않는 약사가 있다. 조금 더 활짝 웃을 수 없을까. 지지를 요청하는 후보자의 심정이 환자, 또는 소비자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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