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지원금 가능해요?"…제약직원이 약국 브로커 활동
- 이정환
- 2019-07-13 21: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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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국 생태계 혼란 키워...수수료 등 브로커 부당수익 근절해야"
- 제약사 "영업사원 개인적 일탈...관리감독 미흡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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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개업자가 아닌 기업 소속 직원이 약사사회 적폐로 자리잡은 불법 약국 브로커로 앞장서 중개수수료 등 부당 수익을 챙기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의 A약국장은 데일리팜 제보를 통해 "제약사 직원이 인근에 내과 의원을 입점시키는 대가로 불법 시설 지원금을 요청했다"며 "알고보니 바로 옆 건물에 의원·약국 부동산 계약을 추진하려는 속셈이었다"고 설명했다.
A약국에 불법 지원금을 요구하고 의원·약국 점포 중개에 가담한 직원은 국내 B제약사 소속 영업팀장이었다.
B팀장은 왜 약국 부동산 중개업에 손을 대고, 아무렇지 않게 불법 지원금 마저 요구했을까.
상황은 이랬다. 서울 모 지역에서 10년 넘게 약국을 운영해 온 A약사는 며칠 전 의문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 내용은 주변에 의원을 유치할 만한 건물(점포)이 있느냐는 질문이었고, A약사는 10년 넘게 친분을 이어온 바로 옆 건물주가 마침 신규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는 정보를 전달했다.
약국을 직접 찾아가도 좋겠느냐는 요구에 A약사는 흔쾌히 응했을 뿐더러 약국 주차공간까지 내어줬다.
약국을 찾은 B팀장은 A약사에게 명함을 내밀며 옆 건물의 임대차 상황과 임대료 등을 캐물었고, A약사는 별 의심 없이 기본적인 내용을 알려줬다.
질문에 이어 B팀장이 A약사를 향해 꺼내 든 제안은 충격적이었다. 자신이 옆 건물에 내과 의원을 유치할 경우 A약사가 시설 지원금 명목의 금전을 제공할 수 있느냐는 게 B팀장의 제안이었다.
생각지 못한 제안에 화들짝 놀란 A약사는 "약국이 의원에 금품을 제공할 이유가 없다"며 B팀장을 돌려보냈다.
이후 A약사는 옆 건물주로 부터 더 놀라운 소식을 건네 들었다. 약국을 떠난 B팀장이 건물주를 만나 건물 상위층 내과 의원을 임차할 의사를 소개해 줄 테니 1층에 신규 자리를 내 줄 수 있느냐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A약사와 건물주 간 친분과 신뢰관계가 두터운 탓에 B팀장의 신규 약국 제안은 무산됐지만, 만에 하나 계약이 성사됐을 경우 치명적인 경영피해로 약국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게 A약사 설명이다.
실제 약국이 위치한 곳은 의료기관이나 처방환자, 유동인구가 많다고 볼 만한 지역도 아니라 옆 건물에 신규 약국이 생기면 처방환자 출혈경쟁이 불가피해 보였다.
B팀장에게 건물 관련 정보를 제공한 뒤 불법 제안과 경쟁 약국 입점 소식을 듣게 된 A약사는 "배신감과 함께 약사 뒤통수를 치는 불법 브로커를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약사는 "B팀장은 내게 내과 유치에 따른 불법 시설 지원금을 요구하고는 신규 약국 입점 사실은 얘기하지 않았다"며 "그러고는 건물주를 만나 내과와 약국 유치를 제안했다. 처음 전화가 왔을 땐 제약사 직원인지도 몰랐고, 컨설팅 업체로 추측만 했다"고 설명했다.
A약사는 "약국의 불법 의원 지원금 제안이 내게 들어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너무 깜짝 놀랐고 사건 이후 며칠 간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며 "건강한 약국 부동산과 약사사회를 위해 이런 문제는 대외적으로 알려저 완전히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B영업팀장은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제약사가 의원·약국 부동산 중개업에 가담한 게 아닌 개인적 일탈행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B팀장은 약국의 병원 지원금 요구가 불법이란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부동산 중개 역시 영업에 전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B팀장은 "A약사와 약사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스런 마음이다. 불미스런 일은 제약사 차원의 시도가 아닌 개인적 일탈이자 잘못"이라며 "영업에 매진하는 과정에서 매출 향상 욕심에 불찰을 저지르게 됐다.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팀장이 소속된 B제약사도 물의를 일으킨데 사과했다. B제약사는 "소속 담당자 일탈에 대해 회사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 가담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런 일이 발생되면 안 된다는 게 회사의 기본 입장이다. 직원들이 의원, 약국 부동산 중개업에 가담하는 것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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