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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티닙의 아버지'가 직접 말한 개발성공 비결

  • 김진구
  • 2021-04-23 06:15:51
  •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 약학회 학술대회 기조강연
  • "높고 명확한 목표+인적 네트워크, 레이저티닙 성공의 두 축"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좌)가 대한약학회 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레이저티닙 개발 스토리를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 중계화면 갈무리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레이저티닙의 개발을 주도한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가 성공비결을 설명했다. 높고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개발 단계마다 적절한 도움이 되는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라는 내용이다.

고종성 대표는 22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대한약학회 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맡아 국산 31호 신약인 레이저티닙의 성공 비결을 소개했다.

고 대표는 한 건도 힘들다는 신약 개발을 두 건이나 성공으로 이끈 인물이다. 제미글립틴(제품명 제미글로)과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이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졌다. 현재는 미국 보스톤에서 바이오벤처 제노스코를 이끌며 세 번째 국산신약 후보물질을 담금질 중이다.

◆후보물질 최종결정 전 격론...최초 목표대로 강행

고 대표는 우선 목표를 높고 명확하게 세웠던 점을 레이저티닙 성공의 첫 번째 비결로 소개했다.

그는 "만들고자 하는 약이 어떤 시장에서 어떻게 쓰일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다양하게 공유하면서 글로벌 표준에 맞게 업그레이드를 거듭해야 한다"고 말했다. TPP(Target Product Profile, 목표제품 특성)에 대한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레이저티닙을 예로 들면, 처음부터 뇌 장벽 통과를 10개 TPP 중 하나로 설정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레이저티닙은 EGFR 돌연변이 폐암이 타깃이었다. 기존 치료제의 경우 뇌 전이에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EGFR 돌연변이 폐암환자 4명 중 1명(24.4%)가 뇌 전이로 고통을 받았다. 그는 "뇌 전이가 답이었다"고 설명했다.

렉라자 제품사진.
그 연장선상에서 후보물질 도출 마지막 단계에서 격론을 벌였던 일화도 소개했다. 당시 최종 후보물질로는 두 가지가 제시됐다.

유효성이 뛰어난 GNS-1481과 유효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뇌 장벽 통과율이 뛰어난 GNS-1480이었다. GNS-1481을 포기하기엔 높은 유효성이 너무도 매력적이었다.

연구자들 사이에서 격론이 오갔다. 최종적으로 GNS-1480을 선택했다. 최초 목표로 했던 뇌 장벽 통과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결국 GNS-1480은 지금의 레이저티닙이 됐다.

고 대표는 "최대한 높은 목표를 세워야 한다. 연구와 임상은 어떻게든 거기에 맞춰서 하면 된다. 처음부터 목표가 낮으면 유효성과 안전성은 훌륭하더라도 시장성은 낮은 결과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신약개발은 실패의 연속이다. TPP가 명확해야 실패했을 때의 매몰비용이 줄어든다. 반대로 성공률을 높인다는 의미"라며 "TPP가 또렷할수록 실패했을 때 재빨리 재도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후보물질 구상부터 임상과 처방까지 이어지는 인연

고 대표가 언급한 다른 한 가지 축은 인적 네트워크다. 인적 네트워크는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임상을 진행하는 데 큰 역할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레이저티닙 개발에 착수하기 전 아이디어만 있는 상태에서 세브란스병원 조병철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안명주 교수, 서울아산병원 이재철 교수 등을 찾아갔다. 실제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부터 의견을 듣고자 했다"고 떠올렸다.

고 대표는 "그들의 의견이 후보물질을 구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보물질 도출 이후엔 함께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을 내고 이제는 처방까지 하는 것으로 인연이 이어졌다. 그들과 인연이 여기까지 이어질 줄 어떻게 알았을까"라고 말했다.

연설 말미에 고 대표는 현재 개발 중인 세 번째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서도 간략히 언급했다.

고 대표는 "담도암으로 승부하고자 한다"며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높다. 약은 많지 않은데 비싸기만 하다. 다양한 유전자 변이 가운데 KRAS을 타깃으로 도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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