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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고수익 보장' 단톡방 바이오 투자 주의보

  • 김진구
  • 2021-08-04 06:10:57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올해 들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이른바 '주식리딩 단톡방'으로의 초대가 부쩍 늘었다.

언제 어떻게 내 개인정보가 팔려갔는지는 도무지 알 수 없지만, 하루 대여섯 건씩 문자메시지와 모바일 단체대화방을 통해 내 의사와 무관하게 '정보'가 쏟아진다. 이따금 주식 투자를 상담해주겠다는 전화도 걸려온다.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내일의 상한가를 미리 알려드린다'든지, '고수익 종목을 몰래 알려주겠다'는 식이다. '카톡 공해'라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대박 종목'이라며 추천하는 종목 중 상당수가 제약바이오주라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 지수는 7월 30일 종가기준 4338.60이다. 작년 말(5517.31) 대비 21.4% 하락한 수준이다. 각 산업군을 대표하는 종목으로 구성된 KRX 업종 지수 중 작년 말과 비교해 지수가 하락한 업종은 헬스케어가 유일하다. 제약바이오주 전반이 올해 들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어떤 식으로 투자를 유도하는지 궁금했다. 그 중에 한 단톡방에 '상담을 원한다'는 글을 남겼다. 두어 시간이 지난 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두 개의 종목을 추천해줬다. 마침 하나가 제약바이오주였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 mRNA 관련주로 기사가 오르내리는 중이다.

어째서 이 회사 주가의 상승을 예상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국내 제약사들이 델타변이용 백신 개발에 나섰고, 이와 관련해 이 업체가 보유한 mRNA 생산 기술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다만 어째서 당장 내일 이 종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자체 수집한 고급 정보'가 근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달 25만원의 회비를 내면 매일 이런 식의 고급정보를 제공하고, 매도·매수 타이밍까지 알려주는 VIP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물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VIP가 되고 싶진 않았다. 추천 종목에 대한 투자도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회사가 배포한 보도자료와 기존에 보도된 기사들과 큰 차이가 없는 정도의 정보였다. 진짜인지 가까인지 모르는 고급정보 정도만 더해진 수준이었다. 이튿날 이 회사의 주가는 4% 내외로 상승했다. '대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애매한 정도였다.

지난해 제약바이오주의 랠리로 많은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급등했다. 체감적으로 '임상 성공'이랄지, '품목허가 신청'이랄지 하는 단어가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자칭 투자자문업자들도 이런 점을 노린 듯하다. 다만 올해 제약바이오주가 유독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추천종목 절반가량이 제약바이오주라는 점은, 개인투자자들의 투기 심리를 자극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 5월 유사 투자자문업자의 주식리딩 단톡방의 개설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법을 개정한 바 있다. 유사 투자자문업자가 운영하는 주식 리딩방이 성행하면서 관련 민원과 피해가 속출한 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이후로도 큰 변화는 없다. 문자메시지 최상단에 '광고'라는 단어가 추가된 데 그친다. 오히려 비밀단톡방 개설 코드를 제공하는 식으로 단톡방은 오히려 더 은밀한 곳으로 숨어드는 모습이다.

'고수익 종목을 보장한다'는 유혹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가 아무리 제재를 강화하더라도 투자를 유도하는 탈법적 유혹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판단이다. 현명한 투자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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