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8 03:40:08 기준
  • 의약품
  • 데일리팜
  • #MA
  • #약사
  • 글로벌
  • GC
  • #질 평가
  • #제품
  • #허가
  • CT
네이처위드

'오락가락' 항체검사키트, 약국서 팔면 왜 안되나요?

  • 강혜경
  • 2021-10-17 13:27:13
  • [뉴스 따라잡기] = 항체검사키트 약국 유통 중단
  • 자가검사키트 허가신청→전문가용검사키트 승인
  • 약사=전문가 해석 '제자리 논의'…"백신 접종 효과 판단 성능 인정 안돼"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말 많고 탈 많던 항체검사키트 약국 유통이 결국 중단됐습니다.

손가락 채혈로 15분 이내에 항체 생성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보니 키트 출시 전부터 약국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습니다.

이토록 환영받던 항체검사키트가 계륵으로 전락한 것도 모자라 약국에서 퇴출되게 된 걸까요?

애초 허가받은 목적과 달리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이 항체 생성을 확인하는 데 이 제품을 오용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입니다.

'자가항체검사는 정확성과 실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항체검사로는 코로나19 면역 상태를 정확히 평가할 수 없고, 백신 효과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대한진단검사의학회와 질병관리청의 입장입니다.

자가검사 결과를 가지고 백신을 맞을지 임의로 판단하거나, '항체 진단키트를 사용한 결과 특정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는 항체가 없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나도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약국 유통 제품인 'COVID-19 Biokit IgG/IgM'를 놓고 업체는 '자가검사키트'로 허가를 신청했고, 식약처는 8월 13일 최종 승인단계에서 '전문가용검사키트'로 승인을 했지요.

그러면서 "항체진단시약 '자가검사키트' 허가 필요성을 검토한 결과, 코로나19 항체 특성 확립을 위한 연구가 더 필요한 단계로 전문가용으로만 허가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현재까지 항체 진단시약이 면역력을 가늠하는 중화항체를 정확히 구별해 진단하지 못하는 점 ▲항체 진단시약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사용 목적·방법에 대한 오남용 우려 ▲국내 방역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은 업체 측은 약국 유통에 대한 확답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사실 현행의료기기법상 모든 의료기기는 개인용과 전문가용 구분 없이 약국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약국에서도 취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다만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약국을 통해서만 유통하고, 약사의 복약지도 하에 판매해야 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습니다.

약국들 역시 업체가 강조하는 부분을 잘 이행하며 항체검사키트를 취급했습니다.

그러던 중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등 SNS 채널을 운영하던 약국들에 철퇴가 내려졌습니다. 어느 약국은 시로부터 블로그를 통해 전문가용 체외진단 키트를 추천·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의 광고를 게시했다며 해당 내용을 삭제하라는 안내문을 받았고, 다른 약국은 보건소로부터 '약국 내 판매를 지양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또 다른 약국은 항체검사키트를 판매할 경우 1차시 행정경고처분, 2차시 영업정지처분을 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업체 지침에 따라 판매 규정을 준수했던 약국들에게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9월 초 이같은 처분이 내려지면서 일부 약국들은 취급을 중단하기도 하고, 일부 약국들은 반신반의하며 제품을 계속 취급했습니다.

약국을 처분할 수 있는 근거가 없고, 전문가인 약사에 의해 취급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취급을 강행했던 약국들의 입장이었지요.

하지만 9월 5일 진단검사의학회와 질병청이 항체검사키트의 백신 효과성 입증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고, 사흘 뒤인 식약처 국감에서 김강립 처장이 처벌 근거 여부에 대해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히며 판세가 180도 바뀌게 됩니다.

자칫 의료기기인 항체검사키트를 판매한 약국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약국들은 즉각 반품 문의를 쏟아냈고, 업체 역시 '항체검사키트를 약국에서 판매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나, 정부 정책에 반해 판매를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은 약사들에게 불편을 드리는 일이라고 판단해 약국유통을 당분간 중단키로 했다'는 공식 입장을 13일 밝혔습니다.

결국 식약처 승인-관리 부서의 의견 차로 인한 모호한 법리해석, 유통 업체의 무리한 유통이 화를 불렀다는 지적입니다.

물론 항체검사키트의 자가 사용으로 인해 대국민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정부 측의 입장도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질병청이 내놓은 항체검사Q&A를 보면 '백신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항체검사를 받아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아닙니다. 항체검사로 백신 접종 효과를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굳이 항체검사를 받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까지 허가된 항체검사 제품을 백신 접종 효과를 판단하는 성능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답변하고 있습니다.

'백신을 맞은 적이 없는데 항체검사 결과가 양성입니다. 백신을 안 맞아도 되나요?'라는 질문에 '아닙니다. 항체 검사 결과와 무관하게 백신 접종을 받으시길 권고 드립니다. 항체검사 결과는 과거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음을 의미하거나, 유사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가짜양성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생성된 항체가 어느 정도 지속되는지, 면역력이 충분한지 판단할 수 없으므로 백신 접종을 받으시길 권고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는데 항체검사 결과가 음성입니다. 백신 접종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 재접종을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는 '아닙니다. 항체 검출 여부와 상관없이 백신 접종 효과는 유효합니다. 현재 허가된 항체검사 제품별 특성에 따라, 백신 접종 후 실제 항체가 생겼더라도 검출을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는 항체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면역반응이 동시에 작용해 나타납니다. 따라서 항체검사 결과가 음성이라도 백신 효과에 대해 걱정하거나, 재접종을 고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답변하고 있습니다.

자가 검사를 통해 임의로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거나, 백신이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는 사례들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겠지요.

다만, 식약처가 '코로나19 검사시약의 올바른 사용을 위해 전문가용 제품이 일반 개인에게 판매·유통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 달라'는 두루뭉술한 입장이 아닌 승인과 유통 단계에서 보다 명확한 지침을 내렸다면 약국에서의 혼란도 줄어들지 않았을까요.

또한 내과는 물론이고 정형외과와 치과, 피부과에서는 공공연히 백신 접종 후 항체가 생겼는지를 검사해 보라는 홍보를 공공연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약국에만 유통이 중단돼야 하는 억울함 또한 줄었을 것이라는 게 약사들의 지적입니다.

'약국 유통을 중단했다면, 약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재고분은 판매가 가능한가요?'

약국들의 관심사입니다. 업체 측은 "현재 반품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며 "혹시 모를 지도처분 등 혼란이나 불편을 감안할 때 판매 보다는 반품을 권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업체는 추후 약국 판매가 결정되면 공지를 통해 해당 사항을 알리겠다는 입장입니다. 모쪼록 재검토에서는 약국이 취급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갈팡질팡하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명확한 지침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