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에서 '생산 인프라'로…제약업계 M&A 새 트렌드
- 김진구
- 2025-07-14 12: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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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 제약바이오·헬스케어 M&A 8건...3천억 규모
- 전년동기 대비 금액은 줄었지만…거래 흐름은 꾸준히 유지
- 제조 기반·기술 확보 중소제약 매물↑…불확실성 회피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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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인수합병(R&D)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을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한 바이오벤처 중심의 M&A에서, 의약품 제조 시설과 기술을 갖춘 중소제약사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흐름이다.
작년 말부터 이러한 흐름이 본격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말 한국글로벌제약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엔 큐라티스·이니바이오·애니젠·우성제약 등 제조역량을 보유한 업체에 대한 인수가 두드러졌다. 제약업계에선 즉각적인 매출과 수익창출이 가능한 실물 기반 자산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헬스케어 M&A 8건·2895억원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집계한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올해 상반기 M&A는 총 8건이다. 풀리오, 큐라티스, 이니바이오, 비알테크놀로지, 애니젠, 우성제약, 엘케이에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대한 인수가 성사됐다. 비공개 사례를 제외한 합산 인수 금액은 2895억원에 달한다.

3월엔 해피문데이가 위생용품 OEM·ODM 전문업체인 비알테크놀로지를, HLB그룹이 펩타이드 생산 기술을 보유한 애니젠을 600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달 신라젠은 수액전문 개발·생산 기업 우성제약을 25억원에, 니케프라이빗에쿼티(PE)는 건기식 용기 OEM·ODM 업체인 엘케이에스를 320억원에 인수했다.
6월엔 미국 헤지펀드 파라택시스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를 2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사명을 파라택시스코리아로 변경하고, 비트코인 트레저리(금고) 플랫폼 사업으로 전환했다.
올해 들어 생산설비·기술 갖춘 기업 인수 활발
생산 시설·기술을 갖춘 업체에 대한 거래가 부쩍 늘었다는 분석이다.
인벤티지랩에 인수된 큐라티스는 충북 오송에 cGMP·EU-GMP 수준의 제조시설인 오송바이오플랜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 시설은 결핵 백신과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시설, 연간 200만 도스 규모의 액상·동결건조 주사제 생산시설로 구성돼 있다.
인벤티지랩이 밝힌 큐라티스 인수 목적은 ‘GMP 제조소 확보 및 사업 역량 강화’다. 큐라티스의 오송바이오플랜트를 활용, 장기지속형 주사제 전용 제조설비를 빠르게 구축하면서 장기적인 성장기반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녹십자웰빙이 인수한 이니바이오는 보툴리눔톡신 ‘이니보’의 상업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2020년 수출용 허가를 받았고, 2023년 7월 정식 허가로 전환됐다. 올해 1월엔 이니보200단위의 수출용 허가를 받았다. 녹십자웰빙은 영양주사제·건강기능식품 중심 사업에 이니자이오의 보툴리눔톡신 사업을 더해 에스테틱 사업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HLB그룹의 애니젠 인수도 펩타이드 공장 확보가 핵심이다. 애니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펩타이드 GMP 인증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GLP-1 비만치료제가 각광을 받으면서 이 공장이 주목받는다. HLB그룹은 애니젠의 펩타이드 기술과 HLB제약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을 결합,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CDMO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신라젠에 인수된 우성제약은 수액제·진통주사제 등 완제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신라젠이 항암제 파이프라인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생산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성제약을 인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작년 말엔 한국글로벌제약이 케이피에스에 인수됐다. 케이피에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문 업체로, 한국글로벌제약 인수를 통해 제약바이오산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2월엔 한국글로벌제약을 흡수합병하고, 3월엔 사명을 킵스바이오파마로 변경했다.
이밖에 일반의약품을 주력으로 생산·판매하는 중소형제약사 3~4곳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지난해까지는 대부분 신약 R&D 바이오벤처에 대한 M&A가 주를 이뤘다. 작년 초 오리온그룹에 인수된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타이어뱅크에 인수된 파멥신, 동구바이오제약에 인수된 큐리언트 등이 대표 사례다.
불확실성 회피…‘미래 기술보다 수익’ 선호 뚜렷
업계에선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 투자 환경 악화와 신약개발 R&D에 대한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임상 단계의 기술이나 파이프라인에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방식은 실패 리스크가 큰 데다 투자 회수 기간도 길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신약 기술보다는 제조시설처럼 가시적 성과가 기대되는 자산에 투자금이 집중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 인수된 회사 대부분은 자체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즉시 매출 기여가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GMP 인증 생산시설을 확보한 기업은 인수 후 별도 인허가 절차 없이 즉시 가동할 수 있다.
GMP 기반 생산 인프라는 CDMO 사업 확장으로도 활용할 수도 있다. 실제 일부 기업은 인수 이후 기존 제약사를 CMDO 사업에 투입하고 있다. HLB그룹은 애니젠을 통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장기지속형 제형 생산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인벤티지랩도 큐라티스 인수로 CDMO 사업 확장이 가능한 구조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기술 하나에 수백억원의 투자가 가능했지만, 최근엔 가시적인 실적과 수익성에 연계된 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실질적인 운영 기반을 갖춘 중소 제약사를 중심으로 M&A의 흐름이 바뀌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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