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애물단지 된 '세파 항생제'…기업들 손뗀다
- 김진구
- 2022-05-07 0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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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탁생산 업체 이탈 가속화...전용공장 매물로 나오기도
- 10년 전 전용공장 설립 의무화 땐 너도나도 공장 세워
- 처방률 꾸준히 줄고 약가 10년째 제자리...코로나로 수요 감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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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에선 꾸준한 항생제 처방률 감소를 근본 원인으로 꼽는다. 여기에 지난 2년 간 이어진 코로나 사태가 사업 철수에 힘을 실었다는 설명도 나온다. 10년째 약가가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2012년 전용공장 의무화…20개 업체 물량확보 경쟁
세파계 항생제는 오랫동안 처방현장에서 폐렴·인후두염·편도염·기관지염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이 과정에서 꾸준히 제약사들에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10년 전 전용공장 설립이 의무화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2012년 보건복지부(당시 보건복지가족부)는 '약국 및 의약품 등의 제조업·수입자·판매업의 시설기준령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세파계열 항생제를 다른 의약품 공장과 분리토록 의무화했다.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다른 의약품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어 생산라인을 분리하도록 한 것이다.
제약업계는 경쟁적으로 세파 항생제 전용공장을 설립했다. 동시에 대대적 홍보를 통해 생산물량 확보에도 나섰다. 이후 현재까지 국제약품·보령·일동제약·한미약품 등 20개 넘는 제약사가 전용공장을 설립하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항생제 생산, 2012년 1조4천억→2020년 1조3천억원
당시 항생제는 한 마디로 '돈이 되는' 시장이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2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연간 항생물질제제 생산규모는 1조3754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이후 더디게 성장했다. 2018년 1조4299억원 규모로 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전체 완제의약품 생산규모가 13조5354억원에서 18조5438억원으로 37.0%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2019년부터는 오히려 생산규모가 감소하고 있다. 2020년의 경우 코로나 사태가 겹치면서 1조2890억원으로 더욱 쪼그라들었다. 2012년과 비교하면 6.3% 감소했다.

◆항생제 처방률 감소세…코로나 사태로 직격탄
세파계 항생제 시장 축소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정부의 항생제 사용량 감축 움직임이다. 정부는 그간 지속적으로 항생제 처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5년 이후 항생제 사용 적정성 평가를 시작하고, 급성 상기도감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 통계를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관리에 나섰다.
그 결과 전체 상병에서 항생제 처방률은 2012년 23.8%에서 2020년 15.7%로 줄었다.
특히 급성 상기도감염에서 항생제 처방률은 2012년 45.1%에서 2020년 36.1%로 감소했다. 급성상기도감염을 비롯한 호흡기질환에 주로 쓰이는 세파계 항생제의 처방률이 급감한 것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경구용 세파 항생제의 외래 처방금액은 코로나 직전인 2019년 2600억원 규모를 형성했으나 2020년 2099억원, 2021년 194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올해 들어선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면서 세파계 항생제 처방도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세파 항생제 생산업체 엑소더스…공장 매물로 나오기도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세파계 항생제를 생산하던 업체들의 이탈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중순엔 대형제약사 A사가 세파계 항생제 수탁생산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A사는 다른 제약사가 위탁한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고, 현재는 자사 제품만 생산하는 중이다.
또 다른 대형제약사 B사도 최근 수탁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직접 생산하던 자사 제품도 위탁생산으로 돌릴 계획이다. 중견제약사 C사의 경우 세파계 항생제 수탁생산 사업 철수 여부를 최종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 대형제약사는 세파계 항생제 전용공장을 매물로 내놨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몇몇 업체가 인수를 검토했으나, 이 제약사가 매각 의사를 철회하면서 현재는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제약업계에선 세파계 항생제 수탁생산 업체의 시장 철수가 향후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기엔 원료가격 인상과 공급가격 고정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세파계 항생제 약가는 세파클러 250mg을 기준으로 329~438원으로, 2012년과 차이가 없다.
세파계 항생제를 수탁생산하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이제는 항생제를 수탁 생산하더라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이 시장에서 철수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파계 항생제 처방률이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최근엔 중국·인도산 원료 가격이 급등했다"며 "국내 인건비도 예전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세파계 항생제 대부분 약가가 10년 전과 변함없이 유지되는 것도 사업 철수의 이유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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