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충격파…제약사들, 채용 줄이고 임금체계도 손질
- 이석준 기자
- 2026-10-08 06:00:58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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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릭 상한금액 산정률 53.55%→45%…내년 4월 기등재약도 조정
- 신규 채용 축소·자연감소 인력 미충원…성과평가 통한 인력관리 강화
- 목표 90% 넘어도 인센티브 '0'…임금·퇴직연금까지 관리 범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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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약가 인하 후폭풍이 제약사 인력 감축으로 번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자연감소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데 이어 성과평가와 보상·임금체계까지 손질하면서 '인건비 다이어트'가 일회성 대응이 아닌 상시 비용관리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8월 시행된 약가제도 개편으로 특허 만료 의약품과 제네릭의 상한금액 산정률은 기존 53.55%에서 45%로 낮아졌다. 정부는 기존에 등재된 의약품에도 새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1차 재평가 대상 1만3958개 품목은 내년 4월부터 약가가 조정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제약사에서는 신입사원 채용을 사실상 중단하거나 규모를 최소화하는 사례가 거론된다. 퇴직 등으로 발생한 자연감소 인력을 곧바로 충원하지 않고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과거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기보다 채용을 억제하고 자연감소분을 충원하지 않으면서 전체 인건비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약가 인하에 따른 수익성 하락 가능성이 커지면서 고정비 부담을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기존 인력에 대한 성과관리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직원을 A~D 등급으로 평가하고 낮은 등급을 받은 직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사례가 거론된다. 낮은 평가가 반복될 경우 직원이 스스로 퇴사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단기간에 인원을 대폭 줄이는 구조조정 대신 평가와 보상체계를 활용해 인력 규모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구조조정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 인력 효율화를 지속할 수 있다.
성과급 지급 기준도 깐깐해지고 있다. 당초 지급이 예상됐던 인센티브가 사라지거나 목표 달성률이 95%에 이르더라도 기준치 100%를 채우지 못하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다.
목표치에 근접하는 것만으로는 보상을 받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비용관리의 범위가 신규 채용과 인력 규모를 넘어 기존 직원에게 지급하는 보상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임금도 예외가 아니다. 실적과 수익성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경우 연봉 인상폭을 낮추거나 임금체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인력 규모뿐 아니라 직원 한 명에게 들어가는 비용까지 관리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퇴직연금도 비용관리 수단으로 거론된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제약사에서는 기존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을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하도록 직원들에게 유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DB형은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 수준이 사전에 정해지고 회사가 적립금 운용과 지급 책임을 부담한다. 반면 DC형은 회사가 매년 정해진 부담금을 근로자 계좌에 납입하면 이후 운용 결과에 따라 퇴직급여가 달라지는 구조다. 회사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발생할 퇴직급여 부담을 예측하고 관리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다만 회사별 임금체계와 퇴직연금 운용 방식이 다른 만큼 DB형에서 DC형으로의 전환을 약가 인하에 따른 직접적인 비용 절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부 회사에서 인건비와 장기 비용 부담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함께 나타나는 변화로 보는 게 적절하다.
'사람에 쓰는 돈' 줄인다…장기화 땐 경쟁력 부담
제약업계의 인력 운용 변화는 약가 인하에 따른 비용 부담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약값을 낮추면 환자 부담과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제약사 입장에서는 줄어든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내부 비용을 다시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특히 인건비는 기업이 조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비용 가운데 하나다.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자연감소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데서 시작해 성과평가와 인센티브, 임금과 퇴직연금까지 관리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다. 신입 채용 감소가 이어지면 조직 내 세대교체가 늦어질 수 있다. 반복적인 인력조정과 성과관리 강화는 구성원의 고용 안정성과 조직 몰입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개발(R&D)과 영업 등 제약산업의 핵심 인력에 대한 투자까지 줄어들 경우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 약가 인하에 따른 수익성 방어가 인력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기업의 연구개발과 영업 경쟁력에 부담을 주는 구조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약가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지면 결국 회사가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 비용"이라며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자연감소 인력을 충원하지 않거나 기존 인력을 효율화하는 방식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가 인하의 영향은 약값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신규 채용 축소와 성과관리 강화, 인력 재배치와 보상·임금체계 변화가 반복된다면 제약사들이 수익성 방어를 위해 '사람에 쓰는 돈'까지 다시 계산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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