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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회, 376일 청와대 앞 집회 마무리…29일부터 국회 앞으로

  • 김지은 기자
  • 2026-09-28 16: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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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약사 문제 해결 촉구 서한 대통령실에 전달
  • 약배송·안전상비약·창고형약국으로 투쟁 의제 확대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가 376일간 이어온 청와대 앞 한약사 문제 해결 촉구 릴레이 집회를 마무리하고 내일(29일)부터 국회 앞으로 투쟁 장소를 옮긴다. 

국회 앞에서는 한약사 문제와 함께 비대면진료 약 배송, 안전상비의약품, 창고형약국 등 약사사회 주요 현안을 의제로 다룰 계획이다.

약사회는 28일 청와대 앞 릴레이 집회를 마치고 한약사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권영희 회장은 이날 집회 현장에서 “청와대 앞 투쟁을 마무리하고 입법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 앞으로 장소를 옮긴다”며 “지난 30년간의 정책 실패와 행정 방치로 무너진 면허 체계를 바로 세우고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한약사 제도가 1993년 한방의약분업 시행을 전제로 도입됐지만 30여년이 지나도록 한방의약분업이 추진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제도 도입의 전제가 실현되지 않은 채 문제가 방치되면서 약사법의 허점이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와 약사 고용을 통한 전문의약품·마약류 취급 등을 문제 삼으며 한약제제가 아닌 의약품을 취급하는 것은 업무범위의 취지에 어긋나고 국민의 알권리와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말했다.

약사회가 대통령실에 전달한 서한에는 세 가지 요구가 담겼다. 우선 서영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약사·한약사 업무범위 명확화 약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약사회는 한약사가 약사를 고용해 업무범위를 우회하는 이른바 교차고용 문제를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 개정 전이라도 보건당국이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정하게 조치할 것도 요구했다. 약사회는 한약이 포함되지 않은 일반의약품 판매와 전문의약품 취급 등 업무범위를 벗어난 행위가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30년 간 해결되지 않은 한약사 제도에 대해 정부가 근본적인 정책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회장은 “더 이상 문제를 다음 정부와 세대에 넘겨서는 안 된다”며 “30년간 이어진 행정 공백을 끝내고 국민 건강을 지키는 국가의 책무를 다해 달라”고 호소했다.

황금석 부회장은 이날 경과 보고에서 지난해 4월 한약사 문제와 관련 TF를 구성한 뒤 16개 시도지부가 참여하는 투쟁본부로 조직을 확대하고 정책·입법 활동과 현장 투쟁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약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한약사 불법 조제 고발과 보건복지부 항의 방문을 시작으로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앞 릴레이 집회, 약사 투쟁 선포식, 국회 입법 촉구 기자회견 등이 진행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전국 임원 300여명이 국회 본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고 약사법 개정 촉구 서명운동에는 약사 회원 5만 여명이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교차고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서영석 의원의 약사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발의됐다. 약사회는 국회 앞으로 자리를 옮겨 해당 법안의 처리와 함께 약배송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대통령께 드리는 글 전문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

30년 방치된 한약사 문제,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결단과 실행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대한민국 9만 약사를 대표하는 대한약사회는 지난 1년여간 아스팔트 위에서 이어온 처절한 청와대 앞 릴레이 집회를 오늘 마무리하며 무거운 심경과 절박한 호소를 담아 이 글을 올립니다.

그러나 오늘은 투쟁을 끝내는 날이 아닙니다. 청와대 앞에서 정부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해 온 투쟁의 장소를 국회로 옮겨, 입법과 제도 개선을 위한 새로운 투쟁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생업의 현장을 뒤로하고 비바람 치는 거리로 나선 이유는, 지난 30년간의 정책 실패와 행정 방치로 무너진 면허 체계를 바로세우고 국민 건강권을 지켜내야 한다는 소명 때문입니다.

원인이 소멸한 제도, 30년간 방치된 정책 실패의 청구서

한약사 제도는 1993년 한약 분쟁 당시‘한방의약분업’실시를 전제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30년이 흐른 지금까지 한방의약분업은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고, 앞으로도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 되었습니다.

도입의 전제가 사라진 한약사 제도는 마땅히 정리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역대 정부는 직역 갈등을 핑계로 회피하며 책임을 다음 정부로 떠넘겨 왔습니다. 그 무책임한 침묵 속에서 약사법은 악용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약사들은 자신의 면허 범위를 벗어나 일반의약품을 무차별적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약사를 고용해 전문약과 마약류 의약품을 취급하고, 자신의 면허 범위를 벗어난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기형적인 교차고용과 사실상의 면허 대여 행태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습니다. 약사법상 한방분업을 전제로 존속시킨 약국 개설자라는 용어 뒤에 숨어 약사법의 정의 조항을 위반하여 한약제제가 아닌 의약품을 취급하며 국민의 알권리와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비정상의 정상화, 국민의 안전, 그리고 불공정과 부조리의 단호한 척결을 국정 철학으로 삼아오신 대통령님께 호소합니다. 원인이 사라진 제도를 방치함으로써 발생한 불법과 편법으로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는 이 현실이 국가가 용인하는 법치입니까?

대통령님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더 이상의 공허한 논의와 탁상공론은 무의미합니다. 행정과 입법의 결단만이 비정상을 정상화할 수 있습니다. 대한약사회는 대통령님과 정부에 다음과 같이 3대 핵심 과제의 실행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첫째, 서영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약사·한약사 업무범위 명확화 법’통과에 정부가 적극 나서 주십시오.

한약사가 약사를 고용해 면허 범위를 우회하거나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을 일반 약국처럼 둔갑시키는 편법적 교차고용을 원천 차단하는 이 법안이야말로 기본이자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정부가 법안 심의와 통과에 적극 나서주십시오.

둘째, 한약사의 면허범위 외 의약품 취급 및 불법행위를 즉각 전수조사하고 엄중 처벌해 주십시오. 

법 개정 전이라도 행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즉시 단행되어야 합니다. 한약이 포함되지 않은 일반의약품 판매와 전문의약품 취급 등 면허 범위를 벗어난 무자격자 행위에 대해 보건당국이 즉시 전면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무관용의 법 집행을 명령해 주십시오. 

셋째, 30년간 방치된 한약사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정부의 결단을 내려 주십시오.

한약사 제도가 도입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제도의 전제가 되었던 한방의약분업은 시행되지 못한 채, 한약사의 면허범위를 벗어난 행태와 정부의 방치로 혼란과 갈등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문제 해결을 미뤄서는 안 되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다음 정부와 다음 세대의 숙제로 넘기지 않도록, 정부가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 주십시오.

비정상을 바로잡고 상식을 회복하는 일은 국정 최고 책임자의 단호한 결단에서 출발합니다. 9만 약사와 국민의 눈과 귀가 대통령님의 결단을 향하고 있습니다. 30년간 멈춰 선 채 방치된 행정 공백의 매듭을 끊어내고, 국민 건강을 지키는 국가의 책무를 다해 주십시오.

                                                               2026년 9월 28일

대한약사회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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