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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약포지·시럽병 대란…약사회 "장기처방, 원포장 조제 권고"

  • 김지은 기자
  • 2026-04-07 06:00:46
  • 나프타 원료 차질에 약국 소모품 공급 불안 현실화
  • 복지부·산업부 등 범부처 대응…필수 소모품 ‘우선 공급’ 관리
  • 약사회, 모니터링 지속…"과도한 주문 자제" 요청도
이광민 대한약사회 정책담당 부회장.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 여파로 나프타 기반 석유화학 원료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약국 조제용 소모품 공급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정부와의 공조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약국 현장의 협조를 요청하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광민 대한약사회 정책담당 부회장은 6일 전문언론 브리핑을 통해 “2주 전부터 원유 문제에 따른 나프타 원료 부족 우려가 제기돼 복지부와 함께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해왔다”며 “전쟁 장기화로 수급 불안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커져 현황을 공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약국의 경우 조제용 약포지와 시럽병 수급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보고 해당 소모품을 집중관리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적극적인 대안에 돌입했다. 

◆약포지‧시럽병 재고 현황=현재 약국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품목은 조제용 약포지다.

조제용 약포지는 원유→나프타→저밀도폴리에틸렌(LDPE)→필름 가공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데 일부 석유화학 기업에서 원료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설비 가동 중단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공급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약포지 제조업체들은 현재 통상 2주에서 1개월가량 원료 재고를, 유통업체는 최대 1.5개월 수준의 재고를 보유 중이다. 약국도 일정 수준의 자체 재고를 유지하고 있어 즉각적인 공급 중단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약사회 설명이다. 다만 최근 수급 불안 우려로 주문량이 평소 대비 3~5배 급증한 것이 수급 불안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일부 업체에서는 자율적으로 판매 수량을 제한하거나 배송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현장에서 체감하는 수급 상황은 실제 재고 수준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럽제 투약병

시럽병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석유화학 원료 기반이라는 점은 약포지와 동일하지만 유통 구조상 공급 제한이 어려워 품절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현재 유통업체 재고는 대부분 소진된 상태이며, 일부 제조업체는 원료 확보 어려움으로 생산 자체가 중단된 상황이다.

약사회는 시럽병의 경우 약국 재고가 통상 1주에서 1개월 수준으로 여유가 크지 않은 상태이며 소아 환자 처방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소아과 인근 약국의 우려가 특히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 대안=이번 사태는 해당 원료가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고 전쟁이라는 외부 변수로 단기간 내 해소가 어렵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로 평가된다.

이에 정부는 범부처 대응에 돌입한 상태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와 12개 보건의약 단체는 ‘의료제품 수급 안정 협력 선언’을 체결하고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중동 전쟁 종료와 의료 소모품의 수급 안정 시까지 보건의료 관계 기관 회의를 정례화해 운영할 계획이다. 복지부, 산업부, 식약처와 보건의약 단체 대표들이 매주 회의를 통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생산 단계에서는 산업부와 식약처가 원료 공급 및 생산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수요 단계에서는 복지부가 약사회 등과 협력해 의료기관과 약국의 수급 상황을 관리한다.

약사회 요청으로 정부는 조제용 약포지와 시럽병도 집중 관리 대상에 포함했다. 현재 수액제 관련 소모품인 수액제 포장재, 수액세트, 주사 관련 소모품인 주사기, 주사침, 기타 필수재인 점안제 포장재, 혈액투석제통 등이 집중관리 대상에 포함돼 있다. 이들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가 생산, 공급 상황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우선 공급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조제용 약포지와 시럽병 등 필수 소모품은 별도 집중 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보건의료 분야에 우선 공급될 예정”이라며 “정부는 또 매점매석, 사재기 등 유통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범부처 정례 회의를 통해 상황을 지속 점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약사회, 대응팀 가동=약사회는 정부에 협조하는 한편, 자체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가칭 ‘약국 조제용 소모용품 수급 대응팀’을 구성해 생산·유통업체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 중이다.

약사회는 또 제조업체들이 석유화학 원료를 우선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공식 요청했으며 일부 업체의 과도한 가격 인상 사례에 대해 복지부에 제보하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민 대상 안내도 병행할 방침이다. 비닐, 투약병 사용 자제를 요청하는 안내문을 제작해 전국 약국에 배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약사회 산하 약바로쓰기운동본부에서 제작한 포스터. 약사회는 해당 포스터를 필요한 약국에서 자유롭게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약사회는 특히 약국 현장의 협조를 거듭 강조했다. 이광민 부회장은 “현재는 실제 재고보다 불안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하는 상황”이라며 “평시 사용량 범위를 유지하고 과도한 선제 주문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장기처방 조제 시 1포화 조제를 지양하고 가능한 경우 원포장 단위로 조제해 달라”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의료계와 협력해 장기처방 조정이나 시럽제 대체 처방 요청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또 “전쟁 장기화 등 다양한 변수를 염두에 두고 지속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도 이번 사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면밀히 점검하며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일선 회원 약국들에서는 불안으로 인한 과주문을 자제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약국 현장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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