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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우수고객"...창고형약국 챙기기 나선 제약사들

  • 강혜경 기자
  • 2026-02-28 06:00:59
  • 제약사 지점장 명의 축화 화분, 제약사 직원 약 정리·진열
  • "물량 할인에 보이지 않는 인센티브까지…카르텔 상징"
  • '구매수량 당 할인'에 창고형-동네 약국간 가격 격차 심화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일부 제약사의 '창고형 약국 모시기'를 놓고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많은 창고형 약국의 대소사를 챙기거나, 직원을 배치해 진열·정리 등 업무를 돕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AI 생성 이미지

약국가는 '구매수량 당 할인'에 더해 일부 제약사의 도넘은 창고형 약국 대접이 '특전 의전'이 아니냐며 문제제기에 나섰다.

약국장 생일까지 챙긴다고? 특별한 정성, 약국가 '구설'

'생일 축하합니다. ○○제약 지점장 ○○○'

창고형 약국 카운터에 놓인 제약사 지점장 명의 생일 축하 화분 

지역의 한 창고형 약국 카운터에 진열된 생일 축하 화분이다. 제약사 지점장이 생일을 축하한다고 보낸 화분이었지만, 이를 본 A약사는 복잡미묘한 심경을 느꼈다.

약국장의 생일을 제약사 지점장이 친히 챙기는 일은 겪은 적도, 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점장과의 각별한 친분을 연관짓기에는 해당 약국장이 이제 갓 개국한 30대 초반 신참이라는 부분에서 쉬이 납득되지 않는다. 해당 지역에서 근무한 적은 있지만 졸업 대학 역시 타지역이다.

A약사는 "일반적인 동네 약국에서는 제약사 지점장을 직접 대면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에서 개업 축하 화분도 아닌, 생일 축하 화분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대목이었다"면서 "제약사가 대형 약국의 국장 생일까지 챙기는 것은 결국 그들이 가진 자본력과 구매력에 굴복하겠다는 게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특히 규모가 크지 않은 일부 제약사의 경우 창고형 약국에서의 성패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확산되는 창고형 약국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역 약사회 역시 위화감 내지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고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생일 축하 화분이 유착과 차별을 나타내는 장면으로 지역에서 회자되며 구설에 오르고 있다. 상당수 회원들이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약사가 영업 활로를 찾는 것은 자유지만, 그 방식이 특정 집단에 대한 특혜와 차별로 얼룩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량 발주가 가능한 창고형 약국에는 소규모 약국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차등 공급가'가 적용되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며, 이러한 친밀감이 단순 인간관계에 그치지 않고 보건의료 생태계 등으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제약사가 자본 규모에 따라 약국을 줄 세우고 차별대우하는 것은 의약품 유통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인식하고 대처할 방침"이라며 "보건당국과 관련 협회·단체 등도 화려한 리본 뒤 숨겨진 불공정 거래의 실태를 면밀히 들여다 봐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B약사 역시 제약사의 '창고형 약국 챙기기' 문제를 지적했다. 

B약사는 "창고형 약국에 제약사 직원들이 배치돼 개업 전부터 정리·진열 등을 돕는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일부 창고형 약국에서는 주요 거래처 담당자들이 일 2회씩 방문해 재고를 채우며 약국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제약사가 고객인 약국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나, 이 같은 행위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지적했다.

담당자의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이같은 관행이 관례화될 경우 파생되는 문제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매수량 당 할인, 사실상 이중가격제…가격경쟁에 우는 동네약국

제약사의 구매수량 당 할인정책이 사실상 특혜라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창고형 약국 운영의 핵심이 다량사입을 통한 박리다매 전략인 만큼, 창고형 약국의 바잉파워를 일반 약국들이 감당할 재간이 없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약을 살 수 있다며 반기는 입장이지만 약의 공산품화, 일반 약국의 역차별 문제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매수량 당 할인정책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일부 제약사들이 최대 20%까지 마지노선을 설정했지만, 약국에서는 창고형 약국의 약값을 맞출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제약사의 구매수량 당 할인 정책 예시

C사의 소염진통제가 대표적이다. 해당 품목은 창고형 약국에서 1800원에 판매됐지만, 최근 개설된 창고형 약국이 1500원까지 가격을 다운시키면서 대표적인 난매 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지역의 D약사는 "3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소염진통제를 소비자가 '다른 약국에서는 1500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항의하며 할인을 요구했다. SNS를 찾아보니 1500원에 판매되고 있어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C사 역시 구매수량 당 할인을 적용하고 있는데, 150개 구매시 10%, 300개 구매시 13.3%, 600개 구매시 16.7% 할인을 적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600개 이상 주문시 개당 할인이 300원까지도 적용되는 구조다.

E사의 이중가격제 역시 마찬가지다. 선불제 방식으로 특정 클럽에 가입된 약국이 일반 약국 대비 11% 가량 저렴하게 판매하며 이중가격제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자본력을 갖춘 창고형 약국이 더 싼 값에 약을 들여와 저가 공세로 주변 상권을 장악, 제약사는 이들에게 올인하는 악순환이 야기될 수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역시 제약사들의 대형약국과 일반약국에 대한 공급가 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약준모는 "이는 공정거래법 위반의 소지가 있으며 일반 약국들은 공정치 못한 금액으로 공급받기 때문에 대형약국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며 "정부는 제약사들의 대형약국과 일반약국간 차별공급가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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