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잘못된 '단죄'로 숨은 비리 커진다
- 데일리팜
- 2001-12-02 22: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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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약품채택 관련 로비를 벌인 혐의로 총 85명의 의사가 적발됐고 제약사 임원 6명과 의사 7명이 기소됐다.
검찰 공소내용에 따르면 적발된 제약사들은 지난 2년간 300∼500여회에 걸쳐 종합병원 의사들에게 2∼4억원 상당의 향응과 골프접대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리는 이번 검찰의 공소사실이 제약사들과 함께 여러명의 의사들까지 기소하기는 했지만 예리한 메스를 들이댄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개인별 공소사실을 보면 의약계 관행상 늘 있을 법한 술과 골프접대로 통상적인 로비행위가 이뤄졌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의 법죄행각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여러명의 의사들이 '죄인' 혐의로 실명이 드러난데는 검찰의 기소형량과 관계없이 관심이 간다.
누구보다 체면과 권위를 중시하는 의사들이 단죄의 대상으로 재판정에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떤 제약사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로비를 받은 의사들의 명단을 검찰에 건넨느냐가 최근 핫뉴스가 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부분의 조사대상 제약사들이 처벌을 자신들이 받겠다면서 끝까지 로비사실을 감추고 의사들을 비호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모 제약사가 의사들 명단을 건넸고 검찰이 이들 의사들의 증거를 잡기위해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관련 제약사들의 로비행위가 광범위하게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제약업체들은 보다 큰 것을 감추기 위해 검찰의 역추적된 로비행위를 인정, 로비를 받은 의사들의 실명이 일부 드러났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들 제약사들에게 기소범위를 줄이는 '대가'를 건넸다는 루머가 나오고 있으나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이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제약업계는 웃지못할 '의리순위' 매겨지고 있다고 한다.
끝까지 로비사실을 숨긴 제약사들이 의료계에서 후한 점수를 받아 간접 마케팅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제약업계의 이번 로비사건은 또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림에 따라 '비즈니스냐' 아니면 '뇌물공여냐'를 두고 논란을 촉발시켰다.
의약계에서 술과 골프접대는 통상적인 비즈니스로 통한다. 접대폭이 얼마만큼 되느냐가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의약계는 물론 모든 업계에서 술과 골프접대는 일반적인 비즈니스로 이뤄지고 있다.
비즈니스라고 인식되는 로비가 단죄의 대상으로 오른데 반해 진짜 단죄의 대상이 될 뇌물공여는 나타나지 않았다.
검찰의 공소내용중 관심이 가는 대목은 검찰의 기소사실 자체가 아니고 의사명단이 어디서 나왔느냐에 맞춰져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
제약업계와 의료계간의 오랜 접대관행은 제약사들이 죄를 뒤집어 써야 할 정도의 방패막이가 돼야 상황임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검찰의 기소는 관행의 인정범위와 단죄의 범위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의약계 종사자면 누구도 검찰의 기소내용이 모든 것을 캐냈다고 믿는 사람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빙산의 일각만 단죄대상이 된다면 보이지 않는 비리는 더욱 커진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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