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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영, 백제 2대주주 등극…'유통 공룡' 영향력 확대

  • 정새임
  • 2023-06-14 06:19:46
  • 지분 25% 인수 확정...협업으로 양사 호실적 기대
  • 백제, 국내 최대 약국 거래망 갖춰…지오영과 시너지

지오영 천안물류센터.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의약품 유통 기업 지오영이 동종업계 백제약품의 지분 25%를 인수하며 2대 주주에 오른다. 업계 1위와 2위 기업의 만남으로 유통업계 상위사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백제약품 지분 인수한 지오영…유통·물류망 강화 행보

지오영은 13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백제약품 지분 인수를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남은 절차를 거쳐 조만간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지오영은 김동구 백제약품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중 25%를 인수한다. 창업자인 고 김기운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동구 명예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7년 간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백제약품 수장 역할을 했다. 이후 2021년 동생 김승관 당시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겼다. 2021년을 기점으로 그는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현재 백제에치칼약품 대표이사만 맡고 있다.

자료 금융감독원.
백제약품의 지분구조는 고 김기운 명예회장이 별세한 2018년을 기점으로 베일에 쌓여있다. 2017년 12월 기준 백제약품은 김승관 회장이 13만2000주(30%)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었다. 이어 차남 김찬구 초당약품 회장 7만7440주(17.6%), 김동구 명예회장 7만3920주(16.8%), 고 김기운 명예회장 6만9960주(15.9%) 순이다.

2017년까지 김동구 명예회장 지분이 16.8%에 불과했지만, 이후 지오영에 25% 지분을 넘긴 것으로 보아 부친으로부터 대부분의 지분을 상속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오영의 백제약품 지분 인수는 유통·물류망 강화 목적이 크다. 이를 위해 향후 추가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약 김동구 명예회장이 부친으로부터 주식 전량을 상속받았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김동구 명예회장은 백제에치칼약품을 통해서도 일부 지분을 갖고 있다.

2대 주주로 올라선 지오영이 백제약품 이사회에 의결권을 행사해 경영에 개입할 여지도 있다. 하지만 비상장사인 백제약품은 김승관 현 회장과 그 특수관계자(김동구 명예회장 제외)가 70%에 가까운 지분을 갖고 있어 2대 주주가 영향력을 행사하긴 힘들 것이란 예측이다.

또 무리한 경영 개입은 지오영이 지금까지 걸어온 행보와도 어긋난다. 지오영은 그간 지역 군소 의약품유통업체를 흡수하면서도 해당 기업들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기조를 유지했다. 최대주주의 지위를 갖고 흡수 기업이 지닌 인프라를 활용할 뿐 기존 대표를 교체하거나 직접 경영에 나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번 백제약품 지분 인수에서도 지오영은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유통 공룡 1·2위의 만남…상위사 영향력 더 세진다

이번 지오영의 백제약품 지분 인수는 업계 매출 1위와 2위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업계에서는 유통 공룡 지오영의 입지가 한층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백제약품은 매해 지속적으로 외형을 성장하며 지난해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의약품유통업체 중 2조원을 넘긴 기업은 지오영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2016년 1조원을 돌파한 백제약품은 2020년 공적마스크 공급 효과로 1조7446억원으로 매출이 상승했다. 2021년 기저효과로 매출이 주춤했지만 지난해 전년 대비 18.8% 늘어난 2조1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업계 평균치인 2%보다 한참 낮은 0.1% 수준이다. 작년에는 영업이익을 두 배 이상 확대해 28억원을 올렸다.

높은 판매비와 관리비로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고 있지만 탄탄한 의약품 유통·물류망을 지닌 점이 백제약품의 강점이다. 업계 내에서도 활발하게 물류센터를 확장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백제약품은 평택과 경기 북부, 영남 지역에 각각 물류센터를 갖고 있다. 경기 광주에 공사 중인 새 물류센터도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

지오영은 백제약품 지분 인수로 백제약품이 지닌 유통·물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의약품 물류 사업을 확대 중인 지오영은 쏟아지는 계약 요청에 새로운 물류 공간 확보가 절실하다. 지난해 준공한 약 3만m²(약 9000평) 규모의 천안 대형 물류센터는 준공 약 1년 만에 공간을 모두 채웠다.

백제약품은 지오영과 함께 국내 최대의 약국 거래망을 갖춘 곳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마스크 대란 당시 지오영과 백제약품이 공적마스크 유통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백제약품과 지오영의 거래망이 겹치치 않는 약국처도 상당해 양사가 취급하는 다양한 의약품을 전국 각지에 공급할 수 있다.

백제약품의 공급망을 활용하면 지오영의 영향력은 독보적인 수준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이미 지오영은 대동약품, 경동약품, 삼일약품, 전주약품, 청십자약품, 제주지오영 등 지역 업체들을 흡수하며 전국 의약품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지오영 단독 기업으로 올리는 매출은 작년 기준 2조8605억원으로 의약품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3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전국 각지의 지오영 계열사를 포함하면 매출 규모가 5조원을 넘는다.

지오영 성장에 따라 그룹 전체가 함께 호실적을 누리는 만큼 백제약품도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지오영을 비롯해 지오영네트웍스, 영남지오영, 강원지오영, 대전지오영, 경남지오영 등이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대했다.

지오영 관계자는 "아직 백제약품과 협업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혁신의 지오영과 전통의 백제약품이 각 사의 강점을 살려 사업에서 시너지를 일으켜 의약품 유통업계 전체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 고도화에 중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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