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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박정관의 생각] 비대면진료 법제화, 뭘 준비해야 할까

  • 데일리팜
  • 2023-07-10 16:04:21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도 이미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 비대면 진료를 어느 정도 허용했지만 초기에는 이용률이 미미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는 국가적 차원과 개인 차원에서 비대면 진료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였다. 관련 수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등 국가 차원의 지원책이 시행되면서 비대면 진료는 더욱 크게 확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의료 활동 중 비대면 진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코로나19 정점 이후 비대면 진료 이용률이 3%미만으로 거의 미미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또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전화 진료나 비대면 진료 앱을 통한 진료건수가 전체 진료건수의 3%를 넘지 못했다. 이 건수 역시 분석해보면, 만성질환 리필 처방이나 문진이 가능한 일반 감기 등 가벼운 질환, 탈모 비만 사후피임약 등 비급여 의약품 질환에 국한돼 있고, 여기서 전화(팩스) 처방을 통한 리필 처방을 제외하면, 실제 약 0.5% 정도만이 비대면 진료 앱을 통해 이뤄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6월 27일자 기고문 5편 중, 2020년 2월부터 2022년 말까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진료 건수는 총 3661만 건이다. 하지만 이 수치를 자세히 보면, 같은 기간 동안 발행된 약 14억 건의 처방전 추정치의 약 2.6%에 불과하다.

3661만건 이라는 수치 또한 코로나19 관련 질환을 대상으로 실시된 재택치료 및 리필처방 2925만건이 포함된 수치라고 한다. 이에 따라 종합병원과 대학병원 전화(팩스) 처방을 제외한 736만건(총 처방건수의 0.5%에 해당) 정도가 비대면 진료(배달) 앱을 통한 처방으로 볼 수 있으며, 대부분 감기와 같은 일반 질병(상비약 구입 목적일 가능성이 높음), 비만, 탈모 등의 비급여 처방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통계는 실제 비대면 진료가 법제화 되더라도,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되기는 어렵다고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통한 처방은 앞으로도 일반 감기와 같은 가벼운 질환이나 탈모 비만 사후피임약 등 비급여 의약품 질환과 만성질환의 리필 처방에 주로 적용될 것이다.

많은 분들이 이런 맥락에서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이에 따른 '비대면 투약' 또한 활성화는 힘들 것이라고 짐작할 것 같다. 하지만 외국의 사례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비대면 진료는 활성화되지 않더라도 비대면 투약은 점점 활성화되는 해외 사례들을 볼 수 있다. 병의원과 약국을 이용하는 고객(환자)들의 생각은 진료와 치료는 병의원을 방문해서 받고, 조제·투약·복약지도는 집에서 받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약 1400만건 비대면 투약을 받은 상당수의 개인들이 민간 플랫폼을 선택한 것이 비대면 진료 자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들 선택의 주된 이유는 약국을 방문할 필요 없이 집에서 약을 배달 받을 수 있는 편리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점을 간파한 닥터나우의 브랜드명과 슬로건은 '배달약국'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약사사회에서 비대면 투약(배달)을 반대함으로써 소비자들은 닥터나우와 같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선택했다. 서비스의 편리함은 소비자의 행동 변화로 이어졌고, 편리함에 대한 익숙함은 이전으로 되돌아가기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편리함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계속 배달 앱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사들은 소비자들의 행동패턴을 잘 분석하여 비대면 진료와 비대면 투약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 비대면 진료는 활성화 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닥터나우처럼 약배달 서비스는 편의성을 제공하여 많은 고객들이 집에서 약을 받기를 원한다면, 향후 약국에서도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 고객 경험을 향상하고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비대면 진료의 파급력은 실제 병의원보다 약국 영역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약사회는 복약지도 부실, 약배달 관련 변질변패 오염 등의 안전문제, 약물 오남용,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비대면 투약에 대한 문제점 만을 계속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기술적 솔루션과 제도적 개선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기존 약국 대면 서비스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보다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로 복약지도를 개선하고 환자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적하고 관리함으로 복약지도 및 오남용 등 후속 관리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약배달로 인한 변질변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약품만 보관·취급할 수 있는 창고 시설 등 HW를 충족하는 업체를 선정하여 의약품을 안전하게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춘 후, 의약품 취급에 대한 포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을 이수한 직원에게만 의약품 전달 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SW를 갖춰 약전달(배달)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면 될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성은 결국 정보를 독점한 플랫폼과 같은 다면 플랫폼을 지양하고, 개별 약국이 개별 단면 플랫폼을 통해 약을 전달하고 직접 소통함으로써 해당 약국에서 고객에 대한 정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비대면 투약(배달)에 대한 반대 프레임과 무조건적인 플랫폼 반대, 처방전 전송시스템과 표준화에 대한 미흡한 준비 등은 고객들의 니즈를 맞추지 못해 다양한 왜곡 현상으로 이어졌다. 이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다면 플랫폼인 배달 앱 업체 성행 2. 감기 등 경미한 질환에 대해 비대면 진료 앱을 통해 집에서 편안하게 상비약으로 비축 3. 창고형 의약품 배달전문 약국 등장 4. 종로 대형약국 등을 통한 일반의약품 구매대행(으로 매출 쏠림현상) 5. 비대면 진료(배달) 앱 업체가 고객의 조제 및 의료 정보 소유권을 획득하여 상업적 활용 가능성 및 비윤리적인 맞춤 처방에 대한 우려 6. 비대면 진료(배달) 앱 업체나 의료기관이 처방전 전달시스템을 주도함으로 인한 약국의 종속화 7. 처방전 전달 비용을 약국이 지불하는 불공정성과 수익의 일부를 의료기관에도 배분하는 부당함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사례를 통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약국이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약국 신뢰도가 올라가고 더불어 약국이 활성화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현재 약사 사회는 비대면 투약(배달)은 반대하지만 성분명 처방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모순되는 논리다.

현 상황에서 비대면 투약(배달)은 병원 앞 문전약국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동네로 가면 해당 약이 없다!), 상품명 처방이 하등 고객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의료진에 대한 신뢰가 더 큰 상황에서 고객들은 동일 성분의 대체약으로 바꾸어 조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대면 투약으로 인해 문전약국이 아닌 동네 단골약국을 이용하게 되면, 이는 당연히 대체조제 활성화를 유발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성분명 처방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상황은 약사들이 약의 전문가로써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권력의 주체가 국가나 정부,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다! 세상은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고객)가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개발해야 한다.

따라서 약사의 역할을 더욱 확대하고 진화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한 발판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각종 서비스나 컨텐츠를 개발해 나나 내 가족의 건강지킴이로서 약국이나 약사들이 고객들에게 선택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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