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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관의 생각] 약국 선택권, 환자에게 맡겨야 한다

  • 데일리팜
  • 2023-06-26 13:30:02

1편에서는 비대면 진료를 통해 조제된 약이 약배달 앱 업체를 통해 무분별하게 배달되고 있는 현실을, 2·3편을 통해서는 소비자 입장과 산업적 측면에서 약사들이 비대면 투약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대한 개인적 의견을 말했다. 4편은 플랫폼의 개념 설명과 함께, 약국도 고객과 대면 뿐만 아니라 비대면을 통해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활성화해 약사 역할 확대와 확장, 또 나아가 국민건강에 기여해야 함을 얘기했다.

이번 기고는 의료기관, 약국 등 의약업계의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급히 시행된 한시적 비대면 진료로 인해 의료기관에서 발급된 처방전이 약국으로 전달되고, 조제된 약이 고객에게 전달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 개선점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일부 비대면 진료(배달) 앱 업체들의 발표자료를 보면 비대면 진료 이용자가 엄청 많은 것처럼 왜곡돼 비대면 진료가 확산된 것처럼 보이고 있는데, 실제 보건복지부의 공식 발표자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2020년 2월부터 2022년 말까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진료 건수는 총 3,661만 건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수치를 자세히 보면, 같은 기간 동안 발행된 약 14억 건의 처방전 추정치의 약 2.6%에 불과하다.

언급한 비대면 진료 총건수 3,661만건 이라는 수치 또한 코로나19 관련 질환을 대상으로 실시된 재택치료 및 리필처방 2,925만건이 포함된 수치라고 한다.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에서 전화처방을 받은 환자가 여기에 속한다.

이에 따라 종합병원과 대학병원 전화(팩스) 처방을 제외한 736만건(총 처방건수의 0.5%에 해당) 정도가 비대면 진료(배달) 앱을 통한 처방으로 볼 수 있으며, 대부분 감기와 같은 일반질병(상비약 구입 목적일 가능성이 높음), 비만, 탈모 등의 비급여 처방으로 예상된다. 이것 또한 81.5%(600만 건)는 재진이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비대면 진료(배달) 앱을 통해 의료기관에서 발급된 처방전이 앱 업체가 지정한 약국으로 자동 전송돼 소비자 선택권이 완전 배제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비대면 진료(배달) 앱 업체와 퀵서비스사가 손잡고 '약배달' 서비스를 하고, 급기야 퀵서비스사 물류창고 내에 약배달 전문약국을 만들어 비대면 전용 조제를 해주는 방식으로까지 이어졌다. 즉, 약국들이 비대면 진료(배달) 앱 기업에 종속되어 환자 관리 기능을 상실하고 단순 조제공장이나 약배달 전문약국으로까지 전락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비대면 진료(배달) 앱 업체는 환자의 편의성과 의료 접근성 제고를 위해 초진 포함, 약배달 포함 등 비대면 진료를 확대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하고 있다.

택시업계의 카카오택시 등장 사례에서 보았듯이, 앱 업체는 종국에는 사용자와 이용자들에게 추가 요금과 비용 부담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이들 업체를 통한 비대면 진료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약물 오남용으로 이어져 국민의 건강문제 및 금전적 손실, 국가재정 또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 약사법 상 광고가 금지된 전문의약품 광고, 불법 의료 광고 및 환자 유인 행위, 전문의약품 선택 유도, 비급여 등 약물 오남용, 개인정보 노출 문제 등 이미 수많은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의사회에서도 대한약사회가 추진하는 공적 처방전전달시스템을 궁극적으로 반대하면서 처방전을 의료기관에서 주변약국으로 전송하겠다고 한다. 이는 약국을 의원에 끌려가는 종속관계로 만들 뿐 아니라, 담합의 문제를 유발하여 처방과 조제 역할을 분리하는 의약분업 취지에도 맞지 않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이 처방전의 전달과정은 매우 중요하여 이해 당사자들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일본은 의료기관에서 진료 및 처방을 받은 환자는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본인이 선택하는 단골약국에서 약 조제와 복약지도를 받도록 한다.

올해 1월 26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전자처방전' 시스템을 잠시 보면, 의료기관에서 진료 및 처방을 받은 환자는 본인이 선택하는 약국에 가서 종이 처방전 대신 본인 확인이 가능한 마이넘버카드나 의료보험증을 제시하면, 그에 따라 약사는 의사가 서버에 올려놓은 처방전을 내려받아 조제를 하고 복약지도를 할 수 있다.

일본에도 Clinics와 같은 비대면 진료(일본에서는 온라인 진료라고 함) 전용 앱이 있는데, 이 앱을 통해 환자들은 진료 및 결제, 약처방 및 배송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해결하고 있으며 이때 또한 처방전을 어느 약국으로 보낼지는 환자가 스스로 결정한다.

미국에서는 의료기관이 환자가 지정한 약국에 전자팩스 등의 방법이나 약국의 URL을 등록해 처방전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의 환자들 또한 자신이 원하는 약국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뜻이다.

의약분업이 법제화 되지 않은 중국의 경우는 알리바바헬스, 징둥닷컴, 핑안굿닥터 같은 비대면 진료(배달) 앱 업체들이 의약품 조제부터 배달까지 상당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어 동네약국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법제화 되더라도 환자가 처방전을 받을 약국을 환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약국 선택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가, 자신과 가족의 약력을 관리해주고 건강을 상담하는 단골약국을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약사회는 사활을 걸고 이를 지켜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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