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비만 테마주 열풍과 기업 본연의 가치
- 이석준
- 2023-09-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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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만 치료가 세계적 이슈가 되면서 관련 테마주 기업가치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실제 일라이 릴리는 당뇨병치료제(마운자로)가 비만에 효과를 보이면서 글로벌 제약사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테마주=미래 성장 가능성'으로 볼 수 있다. 가능성은 몸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너도나도 상한가 현상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다만 자세히 뜯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실현(상업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테마주 기업 대부분이 임상 초기 단계서 비만 치료 가능성을 발견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가능성은 있으나 아직까지 실체를 만들기에는 시간과 자금이 필요한 물질들이다. 3상을 준비 중인 한미약품은 '에페클레나타이드' 등 일부가 후기 임상에 있을 뿐이다.
개발이 된다고 해도 최초 신약(first in class)인지 베스트 신약(best in class)인지 아니면 단순히 같은 계열 약물인지도 봐야 한다. 다른 경쟁사의 개발 현황도 살펴야 한다. 그래야 테마주 기업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있다.
테마주 현상 속에 씁쓸한 모습도 발견된다.
일부 기업은 테마주에 관련된 대대적 홍보에 나선다. "전임상에서 혁신신약 가능성을 발견했다", "다수 글로벌 기업과 기술이전 등 협상을 펼치고 있다", "세계 1위 비만약 제형 한계를 극복했다" 등이다. 보도자료만 보면 이미 혁신 신약 지위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때마다 주가는 요동친다.
일부는 테마주에 속하기 위해 작은 가능성이라도 홍보를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기까지 한다. 실제 A제약사는 오너의 압박을 받는다. 자금조달이 필요한 바이오벤처도 적극적이다. 풋옵션 압박(원금 회수)에 놓인 업체는 테마주 타기에 한창이다. 주가를 올려야 자금조달이 용이하고 풋옵션 압박 등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다.
"기업가치는 테마주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적 등 객관적인 수치가 통하지 않는다. 단순히 세력이 들여오냐 마느냐에 따라 급등락이 결정된다고 본다. 테마주 관련 기업들이 무리해서 홍보를 하는 이유다. 특히 자금조달 등을 위해 주가상승이 필요한 바이오벤처는 무리수를 던지기도 한다."
테마주 열풍에 대한 무조건적 비판은 아니다. 기업의 경우 스스로 가치를 알려야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기업 본연의 가치보다는 테마주 편승으로 시총 상승에 주력하는 기업이 종종 발견된다는 점이다. '실적, 가능성=시총'이 아닌 '테마주, 세력=시총'인 시장의 흐름 역시 아쉽다. 테마주 주가 급등 현상 건너편에 씁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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