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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능동적인 제약사가 시장 선도"

  • 정현용
  • 2006-10-19 06:30:09
  • 옥우석 부사장(한국베링거인겔하임)

"제약 영업과 마케팅 노하우라고 하면 주위에 대한 귀가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경험을 갖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장변화가 빠른 만큼 경험을 고집해서는 안됩니다."

지난 29년간 제약업계에 몸담아 온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옥우석 부사장(56)은 노련미가 넘친다. 그래서 그가 수십년간 영업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오면서 정립한 철학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인재'다.

그는 9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영업·마케팅 전무로 입사한 뒤 변화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영업사원에 대한 교육프로그램 PPP(Physician Partnership Program)를 개발하고 지점제를 폐지시킨 뒤 면대면 영업을 강화해 매출실적 향상에 공로를 세웠다.

특히 그가 개발한 PPP 프로그램은 고객(의사)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이익을 상호교환하는 방식으로, 면담시간을 줄이고 니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베링거인겔하임만의 독특한 교범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의사가 어떤 타입인지 성향별로 분류한 뒤 상황에 맞게 약을 처방함으로써 갖는 이점을 주지시키고 충분한 학술정보를 제공하는 영업방식을 체계화함으로써 최소한의 노력으로 이익은 극대화하는 방법을 마련했다.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기대하기 이전에 의사에게 언제나 새로운 이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심리적 이익의 교환'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영업사원에게 의사가 무조건 무언가를 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고 영업사원도 무조건 처방을 내려주길 기다려선 안됩니다. 이 약을 처방하게 되면 어떤 이점을 볼 수 있는지 잘 전달하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이익이 공유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는 또 영업지점을 모두 없애고 현지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편했다. 물론 초반에는 반발이 많았다. 지점장 중에는 과거부터 지속돼왔던 하위직에 대한 훈시나 전략회의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며 반대하는 이까지 나왔다.

그러나 충분한 리서치를 통해 출퇴근 시간에 따라 생산성이 25~30% 소비된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지점장에게 일선 영업사원과 마찬가지로 많은 시간을 현장에서 할애할 수 있도록 개편하면서 능률은 더욱 향상됐다.

"처음에 입사할 때는 많은 직원들이 그냥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침마다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무조건 쫓아냈죠. 현장에서 뛰지 않으면 능률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죠. 수년간 이런 기업전략들을 쌓아가다 보면 문화로 형성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옥 부사장은 최근 국내 기업들이 처한 어려움도 변화의 과정일 뿐 단순히 불행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동성 논란, 약제비 적정화 방안, 한미FTA 등 산적한 현안이 많지만 패배주의적인 시각보다 오히려 이 어려운 시기에 기회를 찾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단기간의 이익을 노린 영역 확장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적극적인 시장개척을 주문했다. 매출이 1,000억원 수준에 못미쳐도 한 영역에서 1위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안국약품, 태평양제약 등 일부 분야에 특화된 제약사들이 최근 들어 상승세를 타는 이유가 그곳에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갈 기회는 많습니다. 단기적으로 보지말고 실제로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고를 수 있다면 그곳에 매진하는 것이 살아남는 길입니다. 경쟁력이 없는 다품목 전략은 지양하고 만성질환 의약품이든 건강기능식품이든 선택을 해서 시장을 선점해야 합니다. 메뉴가 작은 식당이 맛이 있듯이 숫적인 경쟁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입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후배 영업사원과 마케터에 대한 조언을 더했다. 그는 한 회사에서 평생고용이 보장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기계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전문가를 만들어내는 동기만 부여하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은 학습 지향적인 시각을 갖고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 회사에 남아있겠다는 생각은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입니다. 역량없이 어딘가에 안주하려는 생각을 갖지 말고 스스로 신입사원 때부터 프로페셔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행동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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