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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 집중률 높은 약국, 담합 개연성 높다"

  • 홍대업
  • 2007-01-30 06:58:24
  • 병원·약국간 처방전 뒷거래 의혹...동네약국만 '울상'

분업 이후 층약국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 처방전을 매개로 한 약국간 생존게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의약분업 이후 문전약국이 아니면서도 생존게임에서 살아남은 동네약국은 그리 흔치 않다. 처방조제를 포기하고 매약만으로 약국을 경영하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실제로 최근 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결과에 따르면 환자의 68%가 문전약국을 이용하고 있다는 통계도 이를 반증한다. 약국가에서는 ‘한 걸음이 십리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떠돌기도 한다.

그만큼 문전약국은 수입면에서는 약사의 입장에서, 약제서비스 측면에서는 환자의 입장에서 선호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면에는 처방전을 매개로 한 음성적인 뒷거래가 성행하고 있다는 ‘공공연한 비밀’이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처방전 100% 집중...‘1대 1 의약담합’ 가능성 농후

서울 광진구의 A병원. 이 곳은 산부인과와 소화과, 내과 등 3개 진료과를 운영하고 있다. 병원 앞에는 B약국이 있다. 이 병원에서 나오는 처방전은 100% 이 문전약국으로 흡수된다. 처방전을 들고 나오는 환자들이 가장 가까운 곳을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전약국에서 병원의 처방전 100% 수용하는 것은 담합의 소지가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사진=노컷뉴스)
간혹 40여 미터 떨어진 단골약국을 찾아가려고 하면 병원과 약국의 눈치가 심상치 않다. 어차피 같은 동네에 있는 사람들끼리 인상을 긋고 지낸다는 것이 불편해 환자는 결국 B약국으로 발길을 돌린다.

이런 불편함에도 굳이 단골약국을 찾아가려는 환자는 B약국의 약사의 아내가 문밖으로 나와 아는 체를 하면서 환자를 약국안으로 끌어들인다. 어떤 경우에는 병원에서 약국으로 사인을 보내기도 한다.

서울 신림동의 C약국. 2층에는 의원이 있고, 1층에는 약국이 위치해 있다. 주변에 약국이 없어 자연 처방전은 독식한다. 그러나, 우습게도 이 약국에서는 ‘LED전광판’으로 2층 D의원의 진료과목과 홈페이지 주소까지 친절하게 홍보해주고 있다.

경기도 일산의 또다른 E약국. 200∼300미터 정도 거리가 떨어진 F병원에서 처방전이 나왔다. 처방약이 미처 구비돼 있지 않아 대체조제를 위해 병원에 전화를 건다. 대뜸 간호사(?)가 “처방전이 왜 거기까지 갔지?”라고 반문한다. F병원은 1층에 약국이 있고, 처방전을 100% 가까이 수용하고 있다.

리베이트 10∼30%까지 의사에 상납?...동네약국 ‘속앓이’

특정의료기관에서 특정약국으로 처방전이 100% 집중되는 사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네약국은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다.

광진구 A병원 인근의 한 동네약국도 마찬가지다. 단골약국을 찾는 환자들까지 문전약국에서 호객행위와 담합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유인한다는 것이 내심 속이 상하다. G약사는 “환자가 오죽하면 일반약을 구입하러 와서도 (약이 보이지 않게) 검은 봉투에 담아달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A병원이 아닌 다른 의원에서 나오는 처방전이 있더라도 환자를 돌려보내는 경우가 있다. 대체조제도 번거롭고, 모 의원은 처방이 자주 바뀌다보니 약의 재고부담을 견딜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 신림동의 한 약국은 LED 전광판을 이용, 2층에 위치한 의원까지 홍보해주고 있다.
일선 약국가에서는 처방조제료(4,000원)의 10∼30%까지 리베이트로 의료기관에 제공한다는 뜬소문(?)이 공공연히 나돈다. 그러나 통상 10%가 조금 넘는 500원을 리베이트로 제공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의약분업 이후 의·약사가 주종관계에 있다는 푸념까지 흘러나온다.

지난 2005년 국정감사에서도 의약간 담합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전국적으로 피부병치료로 유명한 서울 상도동의 E피부과의원(2층)과 E약국(1층) 때문이었다.

복지부의 현지조사 결과 이들에 대한 담합여부를 밝혀내지는 못했다. 당시 국회에서 제기됐던 약국개설자의 편법 변경문제, 의원·약국간 편의제공 의혹에 대해서는 강한 심증은 가지만 입증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5년 3∼5월까지 3개월간 E피부과의원의 처방전 4만3,827건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4만3,400건이 E약국으로 집중, 99%의 집중율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2006년 2/4분기까지도 그 수치는 여전했다.

이런 탓에 동네약국 약사들은 어쩌면 분업정책에 부적응했거나 문전약국의 약사만큼 약삭빠르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동일명칭 사용 의원·약국 290곳, 평균 91% 처방집중

단순히 처방전 집중률만으로 담합의혹을 제기하기가 어렵다면, 집중률도 높고 동일명칭까지 사용하는 기관들은 어떨까.

처방집중률 70% 이상인 병원·약국 동일명칭 기관.
앞서 언급한 E약국의 경우와 비슷한 기관들도 전국적으로 퍼져 있다. 처방전 100% 집중 약국을 포함, 70% 이상 처방전이 집중되면서 의료기관과 동일명칭을 사용하는 약국도 145곳에 이른다. 의원과 약국을 합하면 모두 290곳인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 개정된 약사법 시행규칙에 ‘1Km’라는 규정이 신설되기 전부터 동일명칭은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들의 경우 버젓이 동일명칭을 내걸고 처방전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145곳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가 20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대전으로 19곳, 경북은 14곳, 서울과 전남은 각각 13곳, 경남 11곳, 인천과 강원은 각각 9곳, 충북 7곳, 부산과 대구, 울산은 각각 6곳, 충남 5곳, 제주 3곳, 전북 2곳이었다.

종별로는 의원 97곳, 병원 8곳, 치과의원 39곳, 치과병원 1곳이었다.

치과 등을 제외한 의원과 병원 105곳은 지근거리 혹은 같은 건물에 위치한 ‘동일명칭의 약국’에 처방전을 평균 91%나 몰아주고 있다.

이들 가운데 대전시 중구의 S성형외과의원의 경우 같은 건물 1층에 위치한 S약국에서 처방전을 100% 흡수하고 있으며, 대전시 서구의 S의원과 대구시 수성구의 M의원, 울산 중구의 K의원 등은 역시 동일명의 약국에서 99%의 처방전을 수용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의 O의원과 대전 C의원, 강릉시 입암동의 S의원 등은 각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거나 문전에서 98%의 처방전을 흡수하고 있다.

이들 처방전이 집중되는 ‘동일명칭’ 기관들은 층약국이거나 문전약국이 대부분이어서 단순히 처방집중률만으로 추정하던 담합의혹에 보다 근접했다고 할 수 있다.

심평원 “처방집중률 높은 기관, 담합개연성 있다”

심사평가원 김창엽 원장.
이처럼 처방이 집중되는 약국에 대해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다. 한나라당 문 희 의원은 “처방집중률이 100%인 약국이 서울에만 600여곳(1·2분기 합산)에 이르지만, 올해 담합적발건수는 고작 15건밖에 되지 않는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도 “의료기관과 동일층에 개설되는 층약국의 경우 약사법 규정을 교묘하게 피해가며 담합행위 등의 문제로 약국가를 시끄럽게 해온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담합이 우려되는 약국에 대해서는 약사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담합 또는 유사담합행위에 대해 체계적으로 점검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창엽 심평원장은 국감 답변을 통해 “특정의료기관의 처방전이 특정약국으로 쏠리는 것은 담합이 있을 개연성이 있다”면서 “담합기관을 면밀히 파악해 향후 복지부와 협의해 조치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복지부 및 심평원 관계자들은 처방집중률이 높은 기관이 담합의 개연성은 있지만, 적발이 쉽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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