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의협·치협 교감...입법절차 가속화
- 홍대업
- 2007-03-26 06: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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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의료법안 입법예고 종료...조만간 규개위·법제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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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개정안의 입법예고기간의 종료시점에 맞춰 의료계의 반대의견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입법예고 종료시점이 일요일(25일)이었던 만큼 ‘3.21 의료계 집회’ 이후 금요일인 23일까지 의견제출이 물밀 듯 밀려든 것.
의사협회는 벌칙 조항을 제외한 법안 본문(총 113조) 가운데 모두 55개항에 대해 삭제나 대안제시, 신중검토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의료행위(제4조)에 ‘투약’을 포함하자는 주장과 함께 ▲환자 및 보호자에 대한 질병의 설명의무(제3조) 삭제 ▲태아성감별행위 금지(제21조) 삭제 ▲진료 등의 거부금지(제18조) 삭제 또는 벌칙규정 경감 ▲병원내 의료기관 개설(제51조) 삭제 ▲진료비 고지(제62) 신중검토 ▲면허취소 3진 아웃제(제92조) 삭제 등을 요구했다.
치과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는 대부분 의협과 공통되는 내용을 건의했다.
치협은 가장 큰 쟁점인 유인·알선금지(제61조 3호)을 허용하고 비급여항목에 대한 할인 및 면제(제61조 4호)를 삭제를 요청했으며, ▲유사의료행위(제113조) 근거조항 삭제 ▲비전속진료(제70조) 삭제 ▲의무기록부 기재 및 보존(제22조)의 ‘상세히’ 규정 삭제 등 9개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미 유사의료행위 조항 삭제를 선물로 받은 한의협도 의료행위 정의에 투약 포함 및 비급여비용 할인 허용 반대의견을 제출함으로써 다른 단체에 힘을 실어줬다.
이밖에 한의협은 ▲기구 등의 우선공급(제14조) ▲보수교육 의무(제30조) 중 ‘관련학회’ 삭제 ▲품위유지 의무(제31조) 수정 등 총 10개항을 요구했다.
복지부, 치협·한의협 막후접촉...‘의협 왕따’ 전략 먹힌다
복지부는 이처럼 여러 단체에서 제기한 의료법 개정안 관련 의견에도 크게 물러설 뜻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만, 유사의료행위 조항삭제는 천명한 것인 만큼 이에 대한 수정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치협에도 ‘유인·알선 및 비급여할인 허용’ 조항삭제에 관한 선물을 안겨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아울러 당직의료인(제63조)과 관련 의원급에 당직의료인 의무조항에 대한 부분도 시행규칙 개정과정에서 그 기준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복지부는 이 3가지 조항 이외에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복지부는 한의협에 이어 치협이 의료법 개정작업에 동참할 수 있는 명분을 주기 위해서도 ‘비급여할인’ 조항을 삭제할 것이고, 결국은 ‘의협 왕따 시키기’ 전략에 쐐기를 박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3일 치협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지난 7일 김강립 의료정책팀장이 치협을 방문, 선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15일 의료법 전면개정 공청회 전후에도 같은 내용의 언질을 받았다는 것.
특히 한의협에 이어 치협도 공청회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의료계의 공조틀 유지’라는 명분 때문에 부득이하게 불참할 수밖에 없었고, 3.21 집회 역시 ‘형식적 참석’이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판단은 법 개정작업이 강행될 것이 뻔한 상황인데다 그 과정에서 복지부와 척을 져봤자 별다른 이득이 없다는 셈법에 따른 것.
이에 따라 치협은 입법예고기간 동안 제시한 의견과는 별개로 복지부가 병행 추진하고 있는 의료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작업에 동참하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하고 있다.
의협도 복지부와 대화할까...공조균열-집행부 퇴진압력 ‘고심’
다만, 한의협의 경우 엄종희 회장의 사퇴 이후 구심점을 잃은 상태여서 뚜렷한 내부방침을 정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복지부로부터 받은 선물이 있는 만큼 등을 돌리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복지부는 3.21집회 이후 법개정 작업에 더욱 탄력을 받은 반면 의료계는 엉성한 공조틀에 균열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이 전개될수록 의협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의협 핵심관계자가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협의 입장이 수용되지 않는 한 대화는 없다”면서도 “대화창구는 항상 열려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의협과 치협이 의료법 개정작업 및 하위법령의 조문화 작업에 동참하고, 실무위원회까지 구성하게 된다면 투쟁일변도인 의협의 추동력은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의협도 개정안에 대한 전면거부가 아닌 핵심쟁점에 대한 조율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의료법 개정과정에서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 채 ‘왕따’ 취급을 받게 될 것이고, 집행부의 퇴진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협 집행부가 한의협 엄종희 집행부와 같은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면 오히려 ‘명예’와 실리를 함께 얻을 수 있지만, 그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복지부, 정부내 입법절차 가속화...국회 보좌진 내부준비 ‘분주’
이런 점에서 복지부는 의료법 개정작업에서 승기를 잡은 셈이 됐고, 의협은 진퇴양난에다 고립무원의 위기에 처해진 양상이 됐다.
복지부의 남은 과제는 입법예고가 끝난 만큼 신속히 규개위 및 법제처 심의를 끝마치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는 일이다.
복지부가 규개위 제출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입법예고가 끝나기 전부터 자체 규제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 역시 ‘4월 국회제출’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규개위의 심의는 통상 2주일이고 법제처 심사는 1개월 정도이지만, 이것도 정부의 판단에 따라 기간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4월 국회제출이 의료계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열린우리당 소속 보좌진들도 이에 대비, 의료법 관련 공청회에 참석하는 등 내부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의 입장과 노선을 정하기 위해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의 논의도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의료법 개정안의 4월 국회제출이 확실해 보이며, 각 단체들은 그 이전에 어떤 선물을 추가로 받아내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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