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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평가 "여전히 말 많고 탈 많다"

  • 류장훈
  • 2007-07-05 18:07:04
  • 정부, 문제해결 의지 피력...병원계·시민단체, 실효성 의문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2주기 의료기관평가에는 '임상질지표'가 도입된다. 뿐만 아니라 1주기 평가에서 지적돼 왔던 ▲과도한 평가항목 ▲객관성·타당성 확보 ▲중복평가 ▲진료과정중심의 평가 등을 개선해 제도 목적인 의료기관의 자율적 질향상과 소비자의 알권리 증진을 도모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임상질지표에 대한 객관성 제고, 정부가 제시한 1주기 평가 문제점 개선의 실효성 여부, 환자 알권리에 따른 의료기관 서열화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5일 서울아산병원 연구동 대강당에서 개최된 '의료기관평가제도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공청회'에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정부, 개선점 강조=복지부는 2주기 평가에 대해 임상질지표 도입과 평가방식의 개선, 의료기관의 자율적 개선 동기부여 등에 의미를 뒀다.

평가분석 결과는 개별통보를 원칙으로 하되 우수기관만 공개해 벤치마킹을 유도하고 환자안전 및 의료서비스의 질과 관련된 평가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시설·구조 중심의 평가기준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1주기 평가가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 평가기능이 미흡하고 현행 의료기관별 등급화 공표방식으로는 의료기관의 전체적인 수준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한계점 인식에 따른 것이다.

특히 2주기 평가에서는 환자만족도 조사를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의 객관성 및 타당성을 확보하거나 의료기관별 종합 등급 및 임상질지표 결과를 공표해 소비자의 의료기관 선택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 점 등을 피력하고 있다.

특히 임상질 지표에 대해서는 의료의 질적 수준을 직접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를 도입해 환자가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병원간·지역간 의료의 질 비교가 가능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개선을 통해 향후에는 당초 평가제도의 목적인 '의료기관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의료질 향상'에 부합하는 평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질 향상 성과 있을까=하지만 이같은 2주기 평가의 개선방향이 실질적으로 의료질 향상에 성과 있을지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주기 평가에서 적용되는 임상질 지표는 ▲폐렴 ▲예방적 항생제 ▲중환자실 ▲모성 및 신생아 등 4개 부분에 대한 각종 검사시행 비율, 항생제 사용 비율, 환자 비율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지표에 대한 평가결과가 과연 환자가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고 원하는 정보가 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강주성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어떻게 해야 나을 수 있을까, 이 분야의 치료는 어디가 제일 잘할까, 비용은 얼마나 들까 등이다"며 "하지만 이같은 질지표는 어느 것도 해소해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이 제공하고 있는 임상질지표의 경우, ▲예정되지 않은 재수술 비율 ▲환자 완치율 ▲동일 질환에 대한 재입원 비율 등 환자들이 목말라 하는 항목만을 제시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공개 차원에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특히 "현재 평가결과는 '브랜드 파워 1위', '고객만족도 1위' 등 추상적인 내용일 뿐"이라며 "때문에 병원의 홍보·마케팅을 위한 용도에 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임상질 지표 도입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평가가 실제 의료기관의 질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평가 의료기관, 여전히 부담=평가를 받는 의료기관의 경우 2주기 평가를 앞두고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

▲평가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에 대한 부족 ▲평가조사과정의 신뢰성, 타당성, 효율성 문제 ▲비현실적인 평가문항 ▲과도한 조사항목수 등이 평가대상 의료기관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점들이다.

원광의대 석승한 교수(신경과학교실)는 "실제 평가를 받아본 경험에 미뤄볼 때 인력부족으로 많은 평가항목에 대한 준비가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평가준비에 따른 상당기간의 업무공백이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평가자체를 포기하는 의료기관도 상당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석 교수는 또 "복지부는 2주기 평가에서 평가문항을 줄였다고는 하지만 449개에서 330개로 줄어 여전히 많다"며 "설사 제외된 항목이더라도 과연 그 부분에 대한 준비를 안해도 되는지, 안할 수 있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 부분"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문항수를 대폭 줄이고 전 의료기관에 대한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평가문항을 정한 뒤 중소병원과 대형병원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석 교수는 "여전히 평가문항이 과다한 현실에서 임상질지표의 도입이 과연 적절한 시점인가"라고 반문하고 "병원에 부담이 큰 항목과 사안들은 늦춰서 점진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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