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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성분명을 막아라"...정권교체 기대

  • 류장훈
  • 2007-07-10 12:11:55
  • 대선후보 공약에 반영...본사업 추진 여부 관심

[이슈추적] 성분명처방과 의료계의 향후 전략

올 9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실시를 앞두고 의료계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정부는 대통령 공약사항이라는 명목아래 기존 추진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정부와 의료계간 갈등은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범사업 실시기관인 국립의료원은 시범사업 대상 의약품 선별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투쟁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전면전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팜에서는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둘러싼 현안을 짚어봤다.

◆의료계 내부도 시범사업 원천봉쇄 이견=성분명 처방에 대해 의료계는 원론적으로 반대입장이지만, 시범사업 돌입 전 저지에 대해서는 일부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사업은 성분명 처방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기 전 단계고, 1년여의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단계적인 저지가 가능한데다 시범사업에서 충분히 실효성에 대한 검증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오히려 잘만 하면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성분명 처방의 부당성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취지다.

한 개원의는 "성분명 처방 실시에는 당연히 반대"라면서도 "시범사업 자체부터 저지하는 것은 또 국민에게도 밥그릇싸움으로만 비쳐지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김종근 대한개원의협의회장도 한편으론 이같은 분위기를 인정했다.

그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일부에서는 성분명 처방 정식 사업이 몇년 후에나 도입되는데 벌써부터 막을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말도 있다"며 "시범사업에 들어갔다는 것은 정부가 마련한 모든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인 만큼 초반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립의료원 일단 선별작업 착수=의료계의 우려와 반발 속에 국립의료원은 시범사업 실시를 위한 단계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

국립의료원은 정부가 실시하는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라는 기본 방침아래 지난 6월 말 TFT를 구성했다. TFT는 의료부장을 팀장으로 의사 3명, 약사 1명, 보험·전산 등 실무담당자 각 1명 등 관련 직역을 포함, 총 6명으로 구성됐다.

TFT는 매주 실무회의를 통해 안전성과 처방건수가 확보된 성분·품목을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시범사업 대상 의약품 선별작업은 국립의료원이 시범사업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처방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시범사업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경우는 범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즉, 적어도 의료계의 반대여론에 휩쓸렸다는 비판은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협, 대선 후보 공약으로 접근=의협은 최근 내부 회의에서 변경된 의료급여제도와 관련 대선 후보들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 정책방향과 대안을 요구키로 했다.

이같은 조치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계가 추구하는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직접적으로 현실에 반영하기 위한 접근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향후 의협은 현재 시범사업 직전단계에 있는 성분명 처방 역시 대선 후보의 선거공약에 반영해 원점으로 돌리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의협은 아직은 앞선 추측이라고 밝히고 있다.

박경철 의협 대변인은 "대선 후보에 대한 공개질의는 우선 의료급여제도에 관한 것 뿐"이라며 "대선 후보들의 공약 자체가 논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수호 의협회장은 당선 후 언론과의 접촉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거나 의사출신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것은 저급한 정치세력화"라고 전제하고 "의료계의 목소리가 공약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정치세력화"라고 누차 피력한 바 있다.

대통령 공약사항이라는 이유로 시행 가능하다면, 상반된 공약을 가진 후보자가 당선될 경우 원점 재논의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정권교체시 원점논의 가능할까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정부의 의료법 개정과 함께 성분명 처방의 경우도 정권교체시 재논의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재집권할 경우 현 정책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가 어렵지만 야당 집권시에는 재논의에 대한 기대가 가능하기 때문.

최근 성분명 처방과 관련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며 관심을 보여온 한나라당의 경우 이해단체의 첨예한 갈등을 의식한 듯 성분명 처방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아직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앞으로 대선까지 가봐야 윤곽이 잡힐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복지부 역시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조심하는 분위기다.

복지부 의약품정책팀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시범사업에 대한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 선에서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실제 의료계에서는 대선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개원의협의회 한 관계자는 "현 정권은 공약이라고 밀고 나가기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의료계의 목소리가 반영되기를 기대하게 된다"며 "정권이 바뀌면 합리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82년에도 목포에서 의약분업 시범사업을 실시했다가 의료계의 반대로 접은 적이 있다"며 "성분명 처방의 경우도 저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시 정부는 1982년∼1985년 전남 목포에서 의약분업을 시범사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의료계의 반발에 부딪쳐 연기 된 바 있다.

이처럼 의료계가 성분명 처방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하고 있는 가운데, 대선이라는 변수까지 겹쳐있어 본사업 추진까지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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