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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불공정거래 차단 CP 도입 '지지부진'

  • 가인호
  • 2007-08-09 06:47:47
  • 8월 현재 극소수 가동...24개사는 컨설팅 안받아

제약업체의 불공정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공정거래자율경쟁프로그램( CP) 도입이 컨설팅 인력 및 제약사의 의지 부족 등으로 지지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5월 53개 제약사의 CP도입 선포 이후 현재까지 삼일제약 1곳만 자율준수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4개 제약사는 아직까지 컨설팅도 받지 않아 CP 도입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8일 제약업계와 제약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53개사가 CP도입을 선포하고 공정경쟁연합회와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CP)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면서 도입이 본격화 됐으나, 8월 현재 상당수 업체에서 CP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CP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컨설팅부터 프로그램 도입까지 수개월이 걸린다는 점에서 올해 안에 53개 제약사가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지적이다.

24개 제약사 CP도입 주저

8월 현재 53개 제약사 중 실제로 CP를 도입해 가동하고 있는 곳은 공식적으로 삼일제약 1곳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전에 현대약품이 CP를 도입한바 있으며, CJ, LG생명과학, SK케미칼 등에서는 그룹차원에서 CP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잇다. 또한 다국적사 1곳이 CP를 가동하고 잇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한양행과 근화제약도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 도입을 확정하고 이달부터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제약사 26곳은 CP도입과 관련 컨설팅을 마무리하고 현재 사내 편람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6개 제약사는 앞으로 CP운영방안을 만들고, 가이드라인 제정 및 임직원교육, 이사회 상정 등의 절차를 밟는 등 약 6~7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공정거래프로그램을 가동시키게 된다.

그러나 공정경쟁연합회와 컨설팅계약을 체결한 53개 제약사 중 24개 제약사는 아직까지 CP도입과 관련 컨설팅을 비롯해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다국적제약사 7~8곳은 본사 지침을 준수하겠다며, CP프로그램을 가동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제약협회 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나머지 15개 제약사도 CP프로그램 가동이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제약사는 CP프로그램 도입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눈가리고 아웅’...리베이트 차단 부정적

이처럼 제약협회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CP도입이 지지부진한 원인은 컨설팅 인력 부족 및 제약사의 부정적 인식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직까지 CP도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모 상위제약사 임원은 “대다수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관행이 여전한데, CP가 도입된다고 달라질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 임원은 “CP를 도입하게 되면 프로그램대로 회사가 움직여줘야 하는데, 업계의 관행상 그것이 가능할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며 “많은 제약사들이 CP도입이 실효성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도 “뒤로는 리베이트를, 앞으로는 CP프로그램 가동을 할것이 뻔한데 이런것 자체가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이 아니냐”고 말했다.

따라서 업계의 리베이트 관행이 사라져야 한다는 명분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실효성이 없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이 CP도입에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컨설팅 인력도 태부족..대책 마련돼야

여기에 CP도입을 위한 컨설팅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자율준수프로그램 가동이 지지부진한 또 다른 이유로 제기되고 있다.

우선 CP도입이 회사 단독으로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이 어려워, 공정경쟁연합회의 컨설팅이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하는데 전문가가 크게 부족하다는 것.

실제로 공쟁경쟁연합회 컨설팅 전문가는 2명 밖에 되지 않아 53개 제약사의 자율준수프로그램 도입과 관련한 상담을 진행하기에는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업계의 CP도입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고, 올해 안에 도입을 완료하겠다는 협회의 방침은 무리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이와관련 “제약사들의 CP 도입과 관련한 인식개선에 주력하는 한편 29개 사의 컨설팅이 마무리되는 9월부터는 프로그램 도입을 주저하는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독려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약협회 측은 “제약업계가 CP 도입을 통해 리베이트 관행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 큰 의미”라며 “우선적으로 현재 컨설팅 진행중인 28개 제약사의 CP도입을 지원한 이후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당수 제약사들이 CP도입에 따른 리베이트 차단여부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협회 차원에서 이에 대한 문제를 공론화 시킬 수 있는 장이 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CP가동을 위한 컨설팅 인력의 확대 및 제약사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유인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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