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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성분명 반대 파업투쟁 '산 너머 산'

  • 류장훈
  • 2007-08-17 12:56:43
  • 의사들, 의협 대정부정책 불만...국민여론 조성도 과제

[뉴스분석] 의협, 31일 집단휴진 선언 배경과 전망

의사협회가 16일 상임이사회를 통해 정부의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시행에 따른 강경 투쟁 로드맵을 확정, 집단휴진을 통한 투쟁방안을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이 로드맵은 오는 31일 오후 휴진을 통한 전국 시군구 비상총회 개최, 성분명 시범사업 실시 첫날 하루동안의 경고성 휴진이 주요 골자다. 여기에는 향후 의약분업 자체에 대한 거부, 원내조제 등 구체적인 대안도 포함돼 있다.

이로써 의협은 그동안 잠재적으로 내재하고 있던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 카드를 비로소 꺼내 든 셈이다.

그러나 막상 회원들의 반향은 심상치 않다. 의협 집행부의 중대결정에 기대와 독려를 보내면서도, 성분명 처방 저지 전념에 따른 기타 제도 대응 미비에 대한 비판과 시범사업 저지의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힘겨운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의협 "파업투쟁 명분 갖췄다"=일단 의협은 정부의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강행의지를 재확인함으로써 집단 휴진 등의 투쟁 명분을 갖췄다는 판단이다.

성분명 처방은 그동안 의료급여제 거부에 대한 예외조항 마련, 정률제에 대한 '선시행 후보완' 방침 등 소극적인 대응책에서 '실행적 대응'이라는 적극적인 대응국면을 맞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박경철 대변인은 "한개의 사안(의료급여제도)만으로는 명분 미약해 회원들의 투쟁의지를 비롯한 명분이 축적되기를 기다려왔다"며 "회원의 관점에서는 지지부진한 대처에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집행부로서는 시기와 명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끌고 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즉,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기점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강경투쟁을 위한 충분조건을 충족했고, 이 과정에서 회원들의 투쟁의지 역시 고조될 것이라는 계산이 적중했다는 해석이다.

◆회원 파업투쟁 열망 해소=우선 이번 강경로드맵 확정으로 정률제, 의료급여제도 등과 관련한 미약한 대응에 대한 불만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주수호 의협회장 주재로 열린 '회원과의 대화'에서 제기된 회원들의 목소리가 '강경론'이 대세를 이뤘던 점에서 의협의 이번 투쟁은 회원들의 반감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같은 공감대는 지난 10일 사퇴한 의협 의료현안 TFT의 핵심 일원이었던 이용민 위원이 밝힌 사퇴의 변에서도 엿보인다.

이 위원은 "현 집행부는 그 지지기반이 개혁을 원하는 가슴이 뜨거운 젊은 열혈의사들과 변화를 바라는 말없는 다수의 민초의사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태를 벗고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바로 의협 집행부가 현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믿고 따르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었다.

◆집단휴진 불구 의료계 내부 비판 여전=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협 집행부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집단 휴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의료급여제도, 정률제, 공인인증제 등 변경된 제도에 대한 지침으로 진료일선에서 정부 방침에 따라 진료할 것을 권고한 것이 결정적인 요소다.

한국의사회는 강경투쟁 로드맵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이 부분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국의사회는 "집행부의 로드맵 내용은 그야말로 참담 그 자체"라며 실패한 투쟁방법과 의협의 지도력 결여에 대해 일언반구 사과없이, 그동안 묵묵히 따라와 준 회원들에 대한 사죄없이 변경 급여제도에 대해 정부의 안대로 진료하라 하고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투쟁에 동참해달라 한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이어 "이것이 우리가 바랬던 의협의 모습이냐"며 "자신들의 미숙한 회무로 회원들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해 뼈를 깎는 반성을 해도 모자를 마당에, 슬그머니 자신들의 잘못을 덮어버리고 새로운 투쟁에 동참하라는 것이 과연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여전히 극복해야 할 국민여론=집단휴진을 감행한 투쟁의 사회적 합리성, 당위성을 갖추는 것은 여느 투쟁과 다름없이 의협이 인식해야 하는 과제다.

의협 집행부가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보다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지 않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여건만이라도 마련하면 성공적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따라서 현재 의협이 준비중인 대국민 여론조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여론조사에서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반대'에 다수의견을 이끌어 낼 경우 의협의 투쟁은 그만큼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의협의 기대와는 반대로 성분명 처방에 대한 찬성의견이 절대 다수일 경우 대외적 명분을 사실상 잃게 되고, 나아가 투쟁 돌입 후 국민의 시각이 의료계에 대한 비판이 대세를 이룰 경우 투쟁으로 인한 역효과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결국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근거로 집단휴진을 통한 강경투쟁을 선언함으로써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지금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이번 투쟁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원들의 신뢰와 지지를 끌어모으는 것이다.주수호 집행부가 이같은 난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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