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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예산삭감에 약학계 우려..."신약 기초연구 위축"

  • 정흥준
  • 2023-11-07 17:36:47
  • 교수들 "연구지원 벌써 감축 조짐...신진 연구자에 악영향"
  • 정부 내년 관련 예산 16.6% 줄이며 여·야 공방
  • "방만한 예산 사용은 개선하되 연구 토양 마련해줘야"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정부가 내년 R&D 예산을 16.6% 삭감한 것을 놓고 여·야 정치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약학계에서는 이미 연구 지원 감축 조짐이 보인다며 신약개발 기초연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R&D 예산안은 25조 9152억원으로 올해 대비 16.6% 삭감했다. 이에 여당은 방만한 R&D 예산 구조조정을 주장하고, 야당은 전면 원상복귀하라며 맞서고 있다.

약학계에서는 예산 삭감이 현실화 할 경우 연구과제들이 줄어들면서 신약개발 기초연구가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대학원생과 연구원 등 신진 연구자들에 대한 인건비 감축 등 악영향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내년도 부처별 R&D 예산안을 살펴보면, 과기부 9.3%, 산업부 13.8%, 교육부 59.9%, 중기부 25.4%가 감소했다. 반면 복지부는 10.5%가 증가했다.

수도권 A약대 교수는 “복지부 연구 사업 상당수는 의대 쪽으로 간다. 식약처 과제를 받거나, 기초연구 분야인 과기부 과제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존에 하는 것들을 줄이면서 새로운 것을 늘리려는 움직임들이 느껴진다. 기존에 연구되던 과제에 예산이 크게 삭감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고 전했다.

물론 일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연구비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엔 공감했다. 국가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방만한 사용은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B약대 교수는 “제대로 된 연구 없이 사용되는 인건비는 개선이 필요하다.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도 분명히 있다. 수많은 국책연구기관의 분원들이 생겨났지만 실제로 연구 자원에 낭비되는 부분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방만한 사용은 일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기초연구 전반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약대 C교수는 “물론 연구비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70~80% 이상의 교수들이 1~2억의 연구비를 가지고 성실하게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일부 과제들에서 연구비가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다면 그 부분들만 개선하면 된다”고 했다.

C교수는 “10년 전에 일본도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을 줄였다. 이후 성장이 더뎠는데 우리도 똑같은 길을 가고 있다. R&D 예산을 늘린 중국과 반대의 길을 간 미국도 연구 성과에서 차이가 생기고 있다”며 한국 역시 연구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연구과제 지원이 줄어들 경우 대학원생과 연구원들은 앞으로 연구자로서의 진로를 망설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C교수는 “그동안 대학원생들은 장학금, 인건비를 받아 등록금을 해결하면서 연구를 해왔다. 만약 연구비를 장담할 수 없다면 학생들도 선뜻 대학원에 진학하지 못하게 된다”면서 “신약개발과 바이오의료 분야에서 해외와 경쟁해야 한다고 하면서 우수한 학생들을 키워내지 못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지방 약대 D교수는 "포닥이라고 불리는 박사후 연구원들의 인건비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연구비가 줄어들면 이들이 심리적으로 위축이 많이 될 것이다. 또 앞으로 교수들이 학부 졸업생들을 쓰는 것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D교수는 "이미 연구자들의 의욕이 많이 훼손됐다. 또 연구비 지원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서 진행되지 않고 있어 다들 공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신진 연구자들을 키워낼 수 있는 연구과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교수는 “노벨상 수상자를 만들겠다고 10여년 전에 만든 IBS(기초과학연구원)가 스무곳이 있고, 연 100억씩 지원했지만 노벨상에 근접한 연구 성과는 내지 못했다”면서 “이런 방법이 아니라 젊은 과학자들에게 투자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지원해야 미래에 빛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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