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제품 안판다는 각서써라" 경고장 파문
- 김정주
- 2008-03-08 07: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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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신발 업체 간 법적분쟁에 거래약국만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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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O약사는 8일 데일리팜 제보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려왔다.
수개월 전 약국 품목 다각화를 위해 H사의 기능성 건강슈즈를 들여놓은 서울의 O약사는 지난 7일, 동종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P사로부터 한통의 경고장을 받고 깜짝 놀랐다.
4장 분량의 경고장에는 ▲P사는 동종제품에 대한 특허 전용실시권을 허여 받았기 때문에 ▲H사 제품은 특허권을 침해한 불법제품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O약사 등을 통해 특허침해 제품을 계속 판매하고 있어 특허법위반죄로 고소, 현재 가압류 결정을 받아 집행중인데 ▲O약사는 이를 판매할 수 없으나 몰랐을 가능성을 감안해 경고장을 발송한다는 내용 등이 게재돼 있었다.
그러나 O약사를 더욱 경악하게 했던 것은 각서에 대한 세부내용이었다. P사는 O약사에게 ▲경고장 접수 즉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판매해왔던 제품들의 수량과 보유 수량에 대한 내역서를 자신들에게 제출하고 ▲자신들의 참관 하에 나머지 제품들을 폐기처분할 것을 요구했다.
“거래처도 아닌 업체가 각서 쓰라니…” 해당 약사 “상식 이하 행태” 경악
양 사의 분쟁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O약사는 곧바로 거래사인 H사에 연락해 정황을 물었어고 이에 “현재 3심 계류 중이며 전혀 문제가 없다”는 해명을 받았다.
O약사는 “경고장을 받고서 너무 황당하고 어이 없었다”며 “분쟁이 있는 지도 몰랐지만 설사 분쟁이 있다 하더라도 상대 업체가 아닌 판매처인 약국에 경고장을 발송했다는 것은 정말 상식 이하의 짓 아니냐”고 심경을 털어놨다.
아울러 O약사는 “자초지종을 듣고나서 정황을 알았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없어 분회에 이 사실을 알렸고, 분회 역시 ‘계류 중인 제품이라면 이런 경고장은 법적 효력이 없다’는 자문을 해줘 이제 겨우 진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O약사는 “판결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P사가) 아무것도 모르는 약국에 경고장을 보내 영업방해를 했다는 것이 불쾌하다”며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일들 때문에 약국에서 가슴 쓸어내리는 약사들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판매사인 H사는 데일리팜과의 통화에서 “이 경고장은 (O약사뿐만 아니라) 거래약국 전체에 발송돼, P사로 인해 약국 거래처로부터 이미지가 실추됐다”며 “이는 영업방해에 해당되며 이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해당 약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사과했다”고 밝혔다.
H사 측에 따르면 P사와는 2004년부터 제품의 일부분에 대한 문제로 분쟁이 시작돼 지난 2006년 11월 1심에서 H사가 승소하고 2007년 6월 2심에서 패소했으며 3심은 현재까지 8개월째 계류 중이다.
하지만 P사가 보낸 경고장에 따르면 H사는 특허권을 침해한 신발을 제조, 판매하다 특허권자에게 이에 대한 중지 경고장을 받고서 특허청에 침해가 아니라는 내용의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했으나, 특허심판원으로부터 침해에 해당한다는 심결을 받았고, 그 후 특허법원에서도 역시 같은 판결을 받았다.
때문에 이를 판매하는 약국에게 또한 특허침해 행위에 대해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 P사의 입장이다.
H사 거래 약국을 P사가 어떻게 아나 명단 유출 여부, 또 다른 법적 싸움 번질 듯
그러나 여기서 더 심각한 문제는 해당 약국과 주소 등의 상세 정보를 상대 업체에서 어떻게, 어떠한 방식으로 입수했느냐다.
통상 업체의 거래처 정보는 기밀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것이 외부로 유출됐느냐, 아니냐에 따라 또 다른 법적 싸움의 빌미로 작용, 자칫 거래 약국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H사의 거래처 명단을 P사가 어떻게 아는 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H사 측은 “기밀사항인 고객 정보를 유출한 유력한 용의자를 발견했다”며 “그에게 본사 기밀 유출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P사 대표를 상대로 업무방해에 따른 민·형사 소송을 함께 제기할 예정이지만 이 사건과 관련한 어떠한 피해에 대해서라도 전적으로 본사가 책임져 약국에 피하가 가지 않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같이 거래 약국들의 명단 유출 여부와 관련해 업체 간의 또 다른 싸움이 예고됨에 따라 앞서의 사건이 조만간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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