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의협, 2차 생동조작 파문 '제약 연타'
- 박동준·천승현
- 2008-06-30 0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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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단·의협 "제약 죽이기 아니다"…제약 "또 국민불신 쏟아지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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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2년 전부터 생동조작 환수 입장 정리

생동조작에 따른 파장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나온 공단의 환수 입장에 제약계의 불만도 상당하지만 공단은 이미 생동조작 파문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해 이미 약제비 환수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업무 분장도 마친 바 있다.
다만 식약청의 허가취소 등에 따라 제약사들이 연이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해당 품목들의 소송에 대한 결과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 환수를 시작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실제로 공단은 우선적으로 환수소송에 들어갈 대상으로 시험기관의 불법이 확인된 품목 가운데 식약청과의 소송이 종결된 영진약품, 일동제약 등을 포함한 50품목을 선정한 상황이다.
내달 환수소송 시작…공단, 대응전략 노출 꺼려
현재 공단은 소송대리인인 나라 법무법인과 생동조작 약제비 환수를 위한 법률적인 검토를 상당부분 마무리하고 내달 중으로 본격적인 약제비 환수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공단은 이번 약제비 환수에 대해 법률 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등으로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반환토록 하고 있는 민법 제741조를 근거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단은 기본적인 법률적 근거는 제시하면서도 소송에 대한 구체적인 법률적 검토 여부는 직접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등 제약계의 적극적인 대응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공단은 생동조작 품목에 대한 약제비 환수 입장이 발표된 직후부터 쏟아진 제약계의 반발이 환수작업에 차질을 빚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약계의 반발이 확산될 경우 자칫 소송이 아닌 반환고지를 통해 약제비 반환을 유도키로 한 165품목 가운데 실제 반환을 검토하는 제약사들까지도 부정적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공단 관계자는 "환수고지는 법률 상 강제로 약제비 징수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제약사들 간에도 입장이 다르다는 점에서 자율적으로 반환을 유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한단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제약계, 의협 성분명처방 반대 유탄 맞아

이번 생동조작 의혹 품목 공개는 성분명처방의 근간이 되는 생동시험의 신뢰성을 문제삼기 위한 의협의 공격적인 전략이지만 해당 제약사들로서는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의협이 공개한 576품목에는 한미약품이 31품목, 신풍제약과 대원제약이 각각 21품목 등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참제약 17품목, 종근당 16품목 등으로 총 20개 제약사가 10품목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도 대형 제품들이 대거 포함, 공개에 따른 파장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공단·의협 "제약계 죽이기 아니다"
공단과 의협의 생동조작 관련 후속조치는 약제비 환수나 성분명처방 반대라는 직접적인 목적보다 오히려 제약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높이는데 기인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공단과 의협 모두 이번 생동조작 관련 후속조치가 비록 제약사들과 무관하게 진행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제약계를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단과 의협 모두 약제비 환수 및 생동조작 의혹 품목 공개의 초점이 불필요하게 지출된 약제비의 정당한 환수나 성분명처방 반대라는 본래 목적보다 해당 제약사나 품목에 맞춰질 경우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생동조작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제약사들의 억울하다는 반응을 모르는 바 아니다"며 "마치 이번 환수가 제약사와의 대결구도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의협 주수호 회장 역시 "일부에서는 생동검사 문제 품목 공개가 국내 제약사를 죽이는게 아닌가 하는 기우를 하고 있다"며 "생동시험에 대한 문제제기는 대체조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지 약효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제약계, 제2의 생동파문 우려 '전전긍긍'

공단의 환수소송에 대해 제약업계는 "행정적 우월 위치를 이용한 권한 남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미 생동조작 파문 당시 혹독한 대가를 치렀는데도 기존에 벌어들인 수입까지 환수하겠다는 조치는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제약사가 데이터 조작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도 포착되지 않았는데도 생동조작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제약사에 덤터기 씌우려고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의협의 576품목 공개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크다. 공단의 환수소송은 이미 지나간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라면 576품목 공개는 생동조작 파문과 같은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해당 품목은 자료 미확보로 인한 검토불가 품목일 뿐 결코 생동조작 품목이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576품목을 보유한 93개 제약사는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대체 처방할 수 있는 품목이 많은 제네릭 의약품 특성상 제품의 신뢰도에서 의심이 간다면 자칫 처방 외면으로 이어져 시장 퇴출과 다름없는 후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
D제약사는 "생동시험 자료불일치 사건과 관련, 의협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해당 품목이 생동시험 결과 자체에 대한 적부 판정이나 고의 은폐 혹은 조작 혐의의 입증은 아니다"고 밝혔다.
S제약사는 "생동시험제도의 미비점을 오직 제약사만이 모든 책임을 감수하고 있는데도 억울함을 하소연할 곳 없이 매도당하고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지나친 처사다"며 억울함을 피력했다.
제약, "공단 환수의 법률적 허점 찾아낸다"
제약업계는 공단의 환수소송과 의협의 576품목 공개로 입지가 급격히 좁아지자 표면적으로는 자숙하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발빠른 대응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최근 연이은 약제비 절감정책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터진 공단의 환수조치에 제약계에서도 '이번 만큼은 가만히 당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환수 대상으로 지목된 92개사는 공동으로 대응책을 모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공단의 환수가 안고 있는 법률적인 허점을 찾아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분위기이다.
더욱이 첫 환수소송 대상인 일동제약과 영진약품의 소송결과가 나머지 제약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소송 결과에 92개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약 "의협 품목공개는 떠들수록 손해"

576품목은 단지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제품일 뿐 생동조작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반발하며 해당 제품의 노출 빈도가 높아질 경우 오히려 해당 품목에 대한 불신이라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8일 열린 성분명처방 토론회에서 제약협회 이인숙 기획실장은 "의협이 공개한 576품목은 생동조작이나 동등성 미확보가 아니라 다만 생동시험에 대한 자료확보라는 의무조항 없을 때 나왔다는 점에서 국민의 불신을 불식시켜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치열한 영업현장의 특성상 경쟁사들이 이번에 공개된 품목이 생동조작 품목이라는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아 제약사들이 스스로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사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자사의 매출 확보를 위해 이번에 공개된 576품목을 이용한다면 이는 다 같이 불구덩이 뛰어드는 것"이라며 "이번만큼은 동업자 정신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약계는 현재 식약청이 진행 중인 생동성 재평가 결과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료 미확보로 검토되지 않았던 576품목이 재평가 결과 적합을 판정받는다면 기사회생의 여지는 있기 때문.
현재 식약청도 576품목 가운데 지난해 141품목에 대한 생동성 재평가를 자료를 접수하고 최근 결과 검토를 마무리 지은 상태다.
국내 제약사 한 임원은 "사실 576품목 공개 이전에 식약청이 재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게 바람직했다"며 "빠른 시일내에 긍정적인 결과가 발표됨으로써 향후 예상되는 파장이 확산되기 전에 잠재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동성 시험 무용론 또 다시 '고개'
공단의 환수소송과 의협의 576품목 공개로 인해 지난 생동조작 파문 당시 제기됐던 생동성시험에 대한 문제점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른 전망이다.
복제약을 싸게 공급하기 위해 시행된 생동성시험이 마치 약의 우열을 가리는 절대적인 잣대로 인식돼 각종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는 것. 28일 열린 의협의 성분명처방 토론회에서도 생동성시험은 집중 공격 대상으로 거론됐다.
의협 주수호 회장은 "정부가 생동성시험을 무리하게 추진함으로써 의약품 질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네고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신뢰가 추락됐다"고 지적했다.
의협 박정하 의무이사 역시 "생동시험은 새로운 제네릭이 시판되기 전 그 제품의 최소한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하는 임상시험일 뿐인 데 생동 자체가 대체조제를 위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생동성연구회가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전 식약청장까지 나서 생동성시험에 지나친 의존을 지적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심창구 전 식약청장은 "제네릭은 비교용출 시험을 통해 충분히 사후관리를 할 수 있다"며 "제네릭의 품질 확인을 위해 생동성시험을 지나치게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생동성시험 무용론을 펼쳤다.
연이어 터지는 생동파문 속에서 생동성시험을 바라보는 제약업계의 시각은 더욱 냉소적이다. 생동시험을 진행하는 데 건당 5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를 투자하는데도 결국 돌아오는 것은 불신 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국내사 한 관계자는 "물론 일부 제약사가 생동성시험제도를 악용한 책임도 분명 있다"면서도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생동시험을 진행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처럼 많은 문제가 드러난다면 지금이라도 생동성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낫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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