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1-01 21:39:26 기준
  • 권영희 회장
  • 약국
  • 약가인하
  • 비만 치료제
  • 등재
  • 제약
  • 대한의사협회
  • 진바이오팜
  •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최영은
  • 규제

갈길 바쁜 약국 백마진 양성화…문제는 도매

  • 최은택·이현주
  • 2008-07-28 06:50:04
  • 도매, 공론화 불당겨···약사회·제약 공조도 중요

"약국 인건비 이어 세금부담까지 지원?"

“이제는 약국 세금부담까지 챙겨주자는 사람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도매업계가 약국 ‘백마진’ 문제를 전면에 들고 나온 것은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한계상황’은 손익분기점을 의미하지만, 한계수익선 위에서 통제됐던 자율 시장규제 원칙마저 송두리째 뽑혀나갈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는 점까지를 포괄한다.

약국 ‘백마진’ 3%는 근무약사 임금이나 약국 임대료를 공급자가 지원하는 수준이었다.

도매유통 규모가 5억5000억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1650억원에 달하는 액수다.

이런 상황에서 약국 세금부담까지 챙겨준다면 평균 5%대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뒷거래액을 늘려야 된다는 얘기다.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백마진’은 3%가 통상적이지만 경쟁이 치열한 지역은 일시적으로 5~7%까지 튀어오른다.

도매 유통관리비 3~5%, 백마진 3~7%를 감안하면 도매업체는 최소 6%~최대 12%의 유통마진을 확보해야 손익분기 선상에 설수있다.

문제는 도매업계의 평균 ‘조마진율’이 7%대 초반에 불과하고 제약계의 유통마진 인하방침에 따라 이조차도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데 있다.

도매협회는 최근 공개토론을 통해 '백마진' 문제를 처음으로 공론의 장에 붙였다.
말이 나온김에 도매상 대표들이 지난 24일 토론회에서 폭로한 약국 ‘백마진’ 양태를 다시한번 짚어보자.

백제약품 김동구 회장은 “소비자가 카드결제하고 재고가 늘거나 임대료·인건비가 오르면 약국은 도매상에 의존(비용을 전가)하려 한다. 이 것이 증폭돼 백마진이나 리베이트가 생긴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한 대형약국은)5개 도매상을 대상으로 입찰을 한다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백마진’은 장부를 허위기재하는 방식으로 제공될 수 밖에 없다. 실거래가상환제를 지키면 ‘백마진’ 자체가 약국의 이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백마진율 만큼 일반약을 제공하거나 매출할인, 허위 반품처리, 신용카드·현금·기부금 제공 등이 '백마진'의 대표적인 행태다.

심지어 도매상들은 약국의 세무과표를 맞춰주기 위해 영수증까지 제공한다.

이용배 사장은 “박카스 사건을 보면 몇백억원을 (도매업체들로부터)세무서가 걷어갔는데, 약국이나 병원을 물고 늘어진 곳은 없었다. 이 것을 직업윤리라고 생각한다. 동아제약은 그렇지 않았다”면서, 도매업체들의 이중고를 토로했다.

도매협회 토론회, 백마진 위기돌파 대장정 첫삽

이용배(좌) 사장과 김동구(우) 회장.
도매협회가 마련한 ‘의약품 유통 이대로 좋은가’ 대토론회는 이런 점에서 도매업계의 자정과 위기돌파를 위한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이번 토론회에는 정부나 유관단체쪽은 초대되지 않았다.

업계 내부적으로 일단 속내를 다 털어놓은 뒤, 문제점과 이견을 정리해 해법을 찾아가자는 이유에서였다.

황치엽 회장은 “회원사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을 드러내놓고 공감하면서 실마리를 찾고 싶었다”고 이번 토론회를 개최한 배경을 설명했다.

황 회장의 기대처럼 토론회에서는 백마진 실태와 문제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백마진’ 양성화와 근절로 나뉜 이견이 여기저기서 표출됐다. 도매업체들간에 깊은 불신의 골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중소형 도매업체들은 “대형업체들이 백마진 전쟁을 먼저 시작해 영역을 많이 빼앗아 놓고 이제와서 휴전하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이번 토론회의 저의를 의심하는 눈도 거두지 않았다.

원진약품 김원직 사장은 ‘백마진’을 양성화 하더라도 ‘백마진’의 ‘백마진’이 또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영등포약품 임경환 회장은 이 때문에 “양성화가 아니라 근절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는 대형병원이나 로컬 병·의원의 문전약국에 제공했던 ‘백마진’을 양성화하게 되면 동네약국까지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근저에 깔려 있다.

도매협회 황치엽 회장 미니인터뷰

-이번 토론회의 의미는 =회원사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을 드러내놓고 공감하면서 실마리를 찾고 싶었다. 지금 상태로 계속가면 공멸하고 만다. 회원사들의 의견수렴이 첫 번째 이유다.

-정부나 유관단체는 왜 초대하지 않았나 =우선은 내부조율이 필요했다. 내부이견을 정리하지 않은 상황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은 부담스런 일이다.

-도매 내부 이견은 =현상태 유지, 백마진 근절, 양성화 세가지 의견이 있다. 현상태 유지는 사실 말이 안된다. 음성적이고 불법적인 거래관행을 없애, 합법적이고 투명한 유통체계를 만들자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향후 이견을 조율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밝혀달라 =도매협회장에 취임하면서 3대 회무 중 하나로 ‘백마진’ 등 불법 거래관행 척결을 꼽은 바 있다. 그동안 물밑에서 논의를 진행해 왔는데 이제 공론화를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앞으로 투명유통위원회를 중심으로 내부이견을 조율하면서 가장 합리적인 해법이 뭔지를 모색해 나갈 것이다. 정부나 유관단체와의 협의, 공조도 동시에 추진할 게획이다.

갈길이 멀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백마진' 논란, 근절론보다 양성화론에 무게

하지만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도매상이 ‘백마진’을 제공하고 있고, 약국 또한 뒷돈을 챙기는 것을 당연시 하는 상황에서 ‘근절론’보다는 ‘양성화’론에 더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황치엽 회장은 “백마진을 양성화할 것인지 아니면 근절시킬 것인지는 향후 체계적인 논의와 검토, 정부·유관단체와의 협의, 추가 토론회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면서 “기본원칙은 불법적이고 음성적인 불법, 탈법거래를 차단한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약국 ‘백마진’ 문제는 그러나 도매업계의 노력만으로는 해법을 찾을 수 없다.

특히 약사사회와 제약업계와의 공조는 필수적이다.

도매협회는 앞서 ‘백마진’과 관련해 음성적인 거래대신 합법적인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 약사회와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뤘었다.

약사회는 유사한 행보로 약국 ‘백마진’ 3%를 금융비용 보상차원에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오고 있다.

약사회 김구 당선인도 데일리팜이 주최한 약사회장 보궐선거 후보토론회에서 “약국 백마진은 의료기관의 리베이트와는 다르다”면서 “부정적 개념에서 탈피하기 위해 제도개선 과정을 거쳐 양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따라서 도매업계의 3% ‘백마진’ 양성화론의 경우 최소한 약사회와의 공조 가능성은 커 보인다.

게다가 약사회장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 문제를 기안했던 원희목 전 회장이 국회에 입성한 상황이기 때문에 제도적 지원측면에서도 더 지근거리에 놓여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대한약사회 보권선거 후보들은 '백마진'를 양성화해야 한다는 한목소리를 냈다.
제약업계와 풀어야 할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 이용배 사장은 제약사들이 문전약국에 제공하는 ‘백마진’이 무려 10~15%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제약사들의 이런 높은 ‘백마진’ 공세는 내로라하는 국개 대형제약사라고 예외는 아니다.

'백마진' 양성화 약사회와 의견접근-유통일원화 필수

따라서 ‘백마진’ 해법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제약업계와 도매업계가 공동규정을 마련해 이를 어긴 업체를 엄단하는 공동 운영기구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가장 좋은 대안은 의약품 유통을 일원화 하는 것이다.

물론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대한 유통일원화를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던 제약사들의 생리를 보면 이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다만 의약품 유통의 선진화와 물류 대형화, 물류비 감축 등 선진화 화두를 고려할 때 제약계의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것이 원활치 않을 경우 도매업계가 대형제약사를 중심으로 유통일원화를 선언하고 유통선진화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한편 복지부는 도매업계의 이번 토론회와 ‘백마진’ 척결 또는 양성화를 위한 자정노력을 관심있게 지켜본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의약품 유통담당 사무관은 전보인사에 따라 최근 이수연 사무관에서 홍정아 사무관으로 교체됐다.

홍 사무관은 도매협회의 토론회를 언론을 통해 리뷰하고, 토론회 다음달인 25일 윗선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사무관은 “업계의 자율적인 자정움직임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정부도 의약품 물류 선진화와 투명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홍 사무관은 또 “올해 초 장관면담에서 의약품 유통투명화와 관련해 ‘백마진’이 직접 거론됐었다”면서 “합리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손을 맞잡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내주로 잡힌 복지부 차관과 도매협회 집행부간의 면담에서 ‘백마진’ 해법을 위한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