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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새 영업사원 30% 이직"…매출 직격탄

  • 가인호
  • 2010-02-10 06:50:30
  • 제약, 직원 빼가기 사례 증가…실적 부담에 영업직 포기

리베이트 근절법 시행 이후 영업사원 이직이 크게 증가했다
“A제약사는 완전히 빨대(영업사원 빼가는 일)입니다. 최근에도 #영업사원 15명정도가 무더기로 회사를 그만뒀는데, 그중 80%가 A제약사로 #이직을 했습니다. 그 쪽(A제약사)에서 리베이트 30%를 보장해주면서 오라고 하니 안가는 영업사원만 바보죠.”

중견제약사인 B제약사 모임원은 150여명의 영업사원 중,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사를 그만두기 시작한 영업사원이 무려 40여명에 이른다고 하소연했다.

약 30%에 가까운 영업사원이 여러 경로를 통해 이직을 하면서 지금은 약 110여명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것.

게다가 이직하거나 그만둔 영업사원 대다수가 경력 3년이상의 고참급이어서 실적 타격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영업사원 이탈로 그동안 꾸준한 성장를 거듭해왔던 B제약사는 리베이트근절법이 시행된 8월 이후 처방실적이 거의 30~40%대까지 곤두박질 쳤다.

영업사원 빼가기 심각...매출 직격탄

영업사원의 이직은 실적부담과 스트레스가 주 요인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영업사원 이직은 다른 제약사도 마찬가지다. 상위권 C제약사의 경우 최근에 20여명이 무더기로 회사를 그만뒀으며, 지난해 8월부터 약 7개월간 다른 직종으로 회사를 옮기거나 스카웃 등을 통해 회사를 이직한 영업사원이 무려 100여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 모 영업사원은 "리베이트 근절로 실적부담에 미결 등이 쌓이면서 이직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영업사원 이직률은 평소보다 약 20~30%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영업사원 이직이 급증한 B제약사의 경우 경쟁 제약사의 영업사원 빼가기 전략에 따라 피해를 입은 경우로 볼수 있다.

이 회사 모 임원은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A제약사에서 영업사원을 의도적으로 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모 지방의 경우 숫자는 많지 않지만 영업팀 전체가 경쟁 제약사로 이직한 사례도 나오는 등 심각한 실정"이라고 고백했다.

B제약사는 현재 경력직 영업사원의 대거 이직으로 2년차 미만의 신입 영업직 비중이 7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영업 구조 속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영업을 할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 임원은 "경쟁 제약사에서 30% 리베이트 제공을 조건으로 영업사원들을 빼가는 바람에 거래처가 수백곳 뺏겼다"며 "정부도, 제약협회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손놓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특히 영업사원 이탈은 고스란히 처방실적 부진으로 이어질수 밖에 없다는 것. 처방액이 거의 반토막이 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이러다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공정경쟁규약에 준해 영업을 진행하는 제약사만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D제약사 임원은 이와관련 "지난해 8월 이후 판촉비 등을 타이트 하게 통제하고 부당 영업에 대해서는 일절 결재를 하지 않다 보니, 월 10억정도의 매출을 올린다고 가정할때 월 7억원대로 급격히 떨어진 회사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 임원은 “지난 4분기 처방조제액과 청구액을 살펴봤을때, 특별한 동기 없이 실적이 20%이상 증가한 업체들이 있다면 십중팔구 리베이트 영업으로 인한 매출로 보는게 맞다”며 “일부 악성 업체들 때문에 정도영업을 하고 있는 대다수 제약사들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원중심 영업 제약사 이직 더욱 많아

그러나 이같은 이직 사례가 모든 제약사에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이직이 늘어난 회사의 경우 제네릭 위주의 중견제약사나 의원중심 영업을 진행하고 있는 일부 제약사에서 속출하고 있다는 것.

종병 중심의 영업을 전개하고 있는 E제약사 영업본부장은 "회사 규모와 제품 포트폴리오에 따라서 영업사원 이직률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회사는 리베이트 근절법 시행 이후에도 영업사원 변동은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즉, 오리지널 중심의 영업을 전개하거나 종합병원 위주로 마케팅을 전개하게 될 경우 상대적으로 영업사원 이직률은 큰 폭으로 감소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로컬급 의료기관에 기반을 두고 있는 중소제약사 상당수는 영업사원 이직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이 D사 영업본부장의 분석이다.

여기에 제약업계는 이직 영업사원들이 혹시라도 회사의 기밀 등을 노출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결국 업계에서는 영업사원들의 이직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리베이트 제공을 금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달리 방법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러다보니 제약 CEO나 영업본부장 들은 오히려 영업사원들 눈치를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영업직 포기한 직원들도 상당수 있어

데일리팜이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
관련업계는 이른바 막가파 식 영업을 하고 있는 일부 중소제약사로 인한 이직 문제도 심각하지만 실적 부담과 스트레스로 아예 영업직을 포기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C제약사 영업팀장은 “회사를 그만둔 직원들을 옆에서 지켜볼때 10명 중 1명꼴로 영업직종을 포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직종을 옮기는 사례도 꽤 늘어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업현장에 나가보면 회사와 의료기관 중간에서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게 되고 이로인한 스트레스로 영업직종에 환멸감을 느껴 다른직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D제약사 영업사원은 “최근 업계의 이슈가 됐던 영업사원 자살 소식을 접했을 때 정말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됐다”며 “병원 코드가 빠지고 거래처를 뺐겨버리면 회의감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다”고 고백했다.

따라서 영업사원들은 회사가 일선 영업현장의 분위기를 충분히 이해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줄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모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직 줄이려면 감성에 호소하자

대기업 계열 F제약사 지방의 A지점은 몇 개월전 한달 매출이 약 6억 5천만원대에 달했다. 로컬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F제약사는 이 정도 매출 규모는 해당 지역에서 2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지없이 이 지점도 지난달에 월 매출 5억원대를 기록했다. 무려 1억 5천만원이나 감소했으니 지난해 상반기 보다 20~30%대 처방감소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

해당 지점장은 약간의 예산을 가지고 공정경쟁규약의 범위내에서 영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매출액이 감소하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행히 이 지점에서는 영업사원들의 이직은 단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쟁 제약사의 스카웃 제의가 오기는 했지만 직원들이 자리를 묵묵히 지켰다는 것.

이 지역 지점장은 “영업사원들에게는 거래처가 전부인데, 리베이트를 중단한다는 것은 사실상 거래처를 포기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그래도 불구하고 영업사원들이 자리를 지켰던 이유는 감성에 호소하는 관리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입사원을 뽑아서 철저히 교육시키고, 영업사원들의 개인적인 어려움 등을 들어주면서 이해 하려 노력하니 자연스럽게 한 식구처럼 지낼수 있게 됐다는 전언이다.

A지점 지점장은 “서울은 잘 모르겠지만 지방 같은 경우는 이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 지더라도 관리자의 노력에 따라서 이를 막을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성에 호소하는 리더쉽이 지금은 가장 필요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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