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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 집행부 55명…임원 인플레이션

  • 박동준
  • 2010-03-16 06:29:16
  • 요약
  • 직전 집행부 대비 70% 증원…자리 늘리기 비판

김구 집행부, 상임이사급 이상 55명…거대조직 탄생

신임 약사회 집행부는 정관 개정을 통해 부회장 3명, 상임이사 5명을 증원하면서 기존 부회장 9명, 상임이사 22명이던 인원이 부회장 12명, 상임이사 30명 등 총 42명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 집행부에서 1명으로 유지되던 부회장급 정책기획단장에 수석을 포함해 총 9명이 임명되면서 상임이사 이상급 임원은 50명(김남주 정책기획단장은 한약정책이사 겸임)으로 늘어났다.

또한 약사회는 15일 상임이사급으로 상임이사회 참여가 보장된 약사교육, 임상약학, 약국경영특위 위원장, 부위원장 6명에 대한 인선을 발표하면서 상임이사급 이상 임원은 총 55명(조원익 정책단장은 약사교육특위 위원장 겸임)에 이르게 됐다.

55명에 이르는 약사회 집행부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 집행부의 상임이사급 이상 임원이 33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70%에 가까운 임원 증원이 이뤄진 것이다.

"정치적 안배에 옥석 가리기 실패"…임원직 인플레이션 초래

약사회 집행부의 대대적인 증원은 지역과 동문, 지난 약사회장 선거 과정의 공로 등을 고려한 정치적 안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 회장이 신임 집행부 구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인원을 집행부에 포함시키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선택은 무리한 자리 늘리기로 이어지면서 약사회 임원직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나친 정치적 안배는 집행부 구성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할 '옥석 가리기'를 실종시키면서 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인사들이 집행부에 포함됐는 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신임 부회장 가운데 일부는 회무 참여보다는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위해 부회장직을 활용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상임이사직에서도 사회참여이사직이 사회참여와 여약사로 분리된 데 이어 민생고충, 연수교육, 보건환경, 문화복지 등 기존 상임이사직과 중복될 수 밖에 없는 직책이 신설됐다.

여기에 제약유통이사 등 일부 직책이 복수 이사제로 확대된 것 역시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약사회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자리는 제한돼 있고 사람이 많다면 옥석 가리기를 했어야 할 것이 아니냐"며 "사람 수에 자리를 맞추면서 결과적으로 임원 인플레이션이 초래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책기획단장·특별위원회 확대, "정관 회피한 우회적 자리 늘리기"

특히 9명에 이르는 정책기획단장과 6명의 특별위원회 위원장, 부위원장 임명은 약사회 임원 수를 규정한 정관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책기획단장과 특별위원회 위원장, 부위원장은 각각 부회장, 상임이사급임에도 임원 수를 규정한 정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손 쉽게 임원직을 늘리는 통로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신임 집행부 구성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약사회 상임이사회는 공간 부족으로 좌석을 겹으로 배열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실제로 정책기획단장은 지난 8일 7명의 인선이 발표된 데 이어 10일에는 구체적인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송경희, 김남주 씨에 대한 추가 인선이 발표되면서 9명으로 확대됐다.

김정수, 이은동 전 상임이사 등이 임명된 특별위원회 구성 역시 김 회장이 배려해야 할 인사들이 포진할 것이라는 기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인선이 이뤄졌다.

더욱이 김정수 전 이사는 이미 전승호 대외협력 상임이사가 임명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이사로서 대외협력이사직을 수행할 예정이어서 집행부 인선과 관련한 부정적 인식을 더욱 키우는데 일조했다.

약사회 "숫자보다 성과가 중요…결과로 평가해 달라"

이에 대해 약사회 주요 관계자들은 신임 집행부 인원이 적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인원 수만을 놓고 인선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정치적 안배와 함께 회무 참여에 대한 의지를 가진 인사들을 집행부로 적극 수용해 향후 회원들을 위해 약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력풀을 확대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기존 약사회에서 활동하던 한 상임이사는 "집행부가 과거에 비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단순히 조직을 확대시킨 것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인사들을 포진시켜 인력풀을 확대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약사회 신임 상임이사진에 40대가 7명이나 임명되는 등 젊은 층의 회무 참여도 임원진 확대의 긍정적인 효과 가운데 하나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일할 수 있는 인사들이 모여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며 "임원 확대가 없었다면 40대 인사들이 집행부로 들어올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약사회의 한 부회장 역시 "인원 수를 놓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이 인원들이 모여 어떤 성과를 내는 지를 봐야하지 않겠느냐"며 "집행부 구성과 관련한 비판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장단점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책기획단장 확충과 관련해서도 약사회는 회무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이 회장을 보좌하면서 그 동안 유명무실했던 정책기획단 운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김구 회장은 "기존 유명무실했던 정책기획단을 내실있게 운영해 약사회 집행부의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며 "매월 정기적으로 정책기획단 회의를 직접 주재해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약사회 임원, 임명만 되면 3년 보장…"임원 평가제 도입해야"

그러나 신임 약사회 집행부가 비대 조직이라는 비판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임원 평가제' 등 임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압박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들도 일선 회원들 사이에서 제시되고 있다.

임명만 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은 이상 3년의 임기를 보장받는 상황에서 임원 평가제를 도입해 평가결과를 회원들에게 공개하고 활동이 부실한 임원들은 과감하게 교체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2, 13일 양일간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열린 약사회 임원 워크숍에서 김 회장은 신임 임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당부한 바 있다.
서울의 P약사는 "지금까지도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임원들이 있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집행부가 대폭 늘어난 상황에서 임원 가운데 제대로 활동하지 않는 인사들은 교체를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의 또 다른 약사 역시 "임원들이 회원들을 위한 회무에 보다 열성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기적인 평가를 진행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며 "이는 향후 약사회가 일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평가제가 도입될 경우 임원들이 실적 위주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약사회 관계자는 "임원평가제 등 임원들이 실제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도 "약사회 업무는 비공식적인 활동도 많다는 점에서 평가제가 도입될 경우 임원들이 눈에 띄는 활동에만 집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거대 조직의 효율적 운영, 김구 회장 의지에 달렸다"

약사회 신임 집행부 구성에 대한 평가는 결과적으로 김구 회장이 몸집을 키운데 따른 성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임원들을 관리, 감독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모아지고 있다.

이는 일부 임원들이 자리만 차지한 직책에 걸맞는 활동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김 회장이 임명 초기부터 임원들의 기강을 잡아야 한다는 주문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일 신임 집행부 구성 이후 처음으로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분기별 전지 이사회 개최나 사우나 시설이 있는 약사신협에서의 상임이사회 개최 등을 김 회장이 직접 언급했다는 발언이 흘러나오는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다양한 인사들로 구성된 신임 집행부를 아우르고 5월로 예고된 전국약사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분위기 조정 차원의 발언이라는 점을 이해하더라도 김 회장이 자신의 색깔을 내기위해서는 적절한 채찍이 필요한 시기라는 의견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약사회 신임 집행부로 참여하게 된 한 인사는 "화합도 좋지만 집행부 임명 초기에는 회장이 위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회장이 이를 통솔하지 않는다면 자칫 집행부의 일하는 분위기가 흐트러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인사도 "신임 집행부가 구성된 만큼 집행부에 포함된 인사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이끌어 가는 것은 회장의 몫"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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