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70% 수치에 매몰"…제역할 못찾는 보험자
- 김정주
- 2010-07-12 06: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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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통합 이뤘지만 갈 길 멀다"…민간보험 활용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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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에 따른 부담, 필요에 따른 이용'…새 시대 개막
1977년 시작된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1989년 전국민 확대를 거쳐 양적 팽창을 이뤄냈지만 보장성 측면에서 팽배해 있던 사회적 난제를 극복할 수 없었다.
지역·소득별 격차는 도시·농촌 간 산재돼 있던 조합단위의 #의료보험을 통합하자는 주장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사회보장으로서의 건강보험의 의의는 ‘능력에 따른 부담, 필요에 따른 이용’이듯 형평성과 보장성이 핵심근간을 이룬다.
따라서 경쟁을 근간으로 출발했던 당시 의료보험 제도에 있어서 통합은 큰 변화와 개혁이었고 당시 조합주의자들과 논리적 대립이 팽팽히 맞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학자들은 “형평의 당위성과 효율의 명분이 대립해 이뤄낸 세계적 사건”이라고 회고한다.
#김진현 서울대 교수(경실련 보건의료정책위원)는 “당시 핵심 쟁점은 위험분산 및 소득재분배 효과, 조직운영과 재정안정, 지역조합의 적정규모 등이었다”며 “객관적 근거에 의한 주장보다는 이념과 명분에 입각한 주장이 많아 검증가능 했던 자료조차도 외면당한 경우가 적지 않았을 정도”라며 대립 상황을 설명했다.

형평과 효율의 명분에 있어서도 당시 양 측의 해석과 주장은 엇갈렸다. 통합주의의 주장 근거가 보험료 부담과 접근성의 형평, 통합으로 인한 관리체계(인력)의 효율성이었다면 조합주의는 소득노출 편차에 따른 징수 형평, 경쟁을 통한 관리운영비 효율이 그것이었다.
건강보험 통합 10년이 지난 현재 학자들은 사회보험 측면에서 시대적 흐름과 의료복지 형평성 유지 및 확대에 있어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 보장률은 측정을 시작한 2004년 이후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2007년 보장률은 64.6%로 2004년과 비교해 3.3% 증가했다.
입원부분에서 3년만에 10% 이상 향상됐으며 효율성의 문제도 통합에 와서 조합 당시보다 개선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다만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는 기존 64%대로 끌어올렸던 보장률이 62%대로 후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형선 연세대 교수는 “건강보험 대상인구 확대기였던 1977년부터 1989년 사이에 조합주의 방식이 현실적 대안이었다면 전국민 보험이 실현되고 IT 등이 발전한 1990년대 이후에는 통합이 효율적이고 일관성 있는 관리에 더 유리하게 됐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김진현 교수도 “조합 10년과 통합 10년을 돌이켜 볼 때 조합주의가 당시 제시했던 조합의 예상효과는 경험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며 “오히려 그 반대의 증거가 반복적으로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조합주의가 우려했던 것과 달리 위험분산효과뿐만 아니라 소득재분배효과도 지역·계측 간 긍정적 효과로 드러나고 있으며 진료권 제한 폐지는 국민들의 의료이용 접근성을 용이하게 했다는 것이다.

반면 수치상이 아닌 역할 상에 있어서 통합을 통한 실질적 변화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병호 박사는 “조합이 지사로 전환됐고 정부가 여전히 실질적 관리책임과 보험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는 조합방식 하에서도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복수 보험자 논란, 통합-조합주의 갈등 재현
정부의 실질 개입이 통합 10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함에 따라 공단의 역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과거 통합주의와 조합주의 간 쟁점이 현재에 이르러서는 단일보험자체제와 다보험자체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영전 한양대 교수(건강연대 정책위원장)는 최근 한 심포지엄에서 “2000년을 전후로 이뤄진 통합의 이중 관리 및 재정체계의 통합만을 이뤄냈을 뿐”이라며 '미완의 통합'을 강조한 것은 이를 부연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최병호 박사는 크게 통합의 목적을 형평과 효율, 보험재정 건전화로 나누고 ▲소득단일기준 부과체계 개발 미흡 ▲접근성 형평 해결 미흡 ▲관리책임 분산으로 야기된 도덕적 해이 ▲체납자 관리 부실 ▲구매 독점자로서의 협상력 발휘를 위한 제도적 장치 결여를 과제로 꼽았다.
김진현 교수는 “아직까지도 단일 보험자로서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치 못하고 있다”면서 “보험자로서의 재정 및 급여관리권이 독립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송상호 사회보험노조 정책위원 또한 “하드웨어를 채울만한 소프트웨어의 미흡이 부족하다”면서 “징수는 급여를 위한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수단과 목적이 전도돼 공단의 역할이 상당히 왜곡된 실정”이라고 말했다.

"보장성 70% 수치에만 매몰"…민간보험 활용론 부상
#정기택 경희대 교수는 최근 한 심포지엄을 통해 “보장성지표를 OECD 평균 보장성인 70%라는 수치적 목표에 집착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평가하고 “이를 시정해 민영보험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재원을 확보해 경쟁을 통한 효율화 모색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창규 명지대 교수 또한 “하나의 조직(공단)은 성과가 드러나지 않으므로 효율성이 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다보험으로 경쟁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더 나아가 민간보험사들과도 경쟁구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위 ‘제2공단’이라고 일컫는 다보험자 체제를 언급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평수 한의사협회 고문은 “민간보험의 생보사와 같은 경쟁체제는 보장성의 편차로 형평성에 위배돼 사회보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서비스 경쟁체제는 결과적으로 요양기관의 압박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자 복수체제인 네덜란드의 경우 정부가 위탁한 복수 민간보험들 중 택일해 국민이 강제가입 해야 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때 국민은 가능한 저렴하고 보장성이 큰 보험사를 선택하게 되는데, 국내 상황에서 이에 따른 부작용 등 파장을 막을 수 없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이 고문은 “보험사가 기본 수익을 남기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요양기관 압박”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인수위 시절 네덜란드 실사를 통해 검토한 바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져 결국 무산시킨 제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은 급격히 증가하는 노인인구와 이에 비례하는 의료비 지출 증가, 의료전달체계 관리 부실, 고가 장비 및 신의료기술 등 현재 직면한 보건의료 상황과 맞물려 보장성 확대와 재정건전화의 압박을 심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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