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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파업 불똥 튈라"…불안한 제약사들 '예의주시'

  • 김진구
  • 2024-03-13 06:20:26
  • 종합병원 담당 영업사원 "연락할 엄두도 못 낸다" 한 목소리
  • "사태 장기화 땐 실적 감소 불가피…예상 손실액 계산 착수"
  • 제약협회는 집회 참석 금지령…춘계학술대회, 불안감 속 강행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전공의에서 의대 교수들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사태 확산에 대비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공백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선 마케팅·영업 부서에서는 예상 손실액을 계산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이들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대학병원 교수와 연락조차 못해…장기화 땐 실적 감소 불가피"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합리적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오는 18일 사직서를 제출키로 했다. 상징적 의미의 사직이 아닌, 진료 중단을 포함한 사직까지 염두에 뒀다는 점에서 초강수를 꺼냈다는 평가다.

서울의대 외에도 전국 의대들은 비대위를 결성해 교수들의 사직 여부를 두고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현재로선 이들이 집단 사직을 예고한 채 진료현장을 지키고 있지만, 이번 주를 기점으로 전국 주요 의대병원 교수들의 진료 공백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제약업계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종합병원을 담당하는 마케팅·영업 담당 직원들은 지난달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한 이후로 직격탄을 맞았다.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를 교수들이 메우는 터라, 일선 마케팅·영업 담당 직원들은 의대 교수들과의 대면 미팅이 불가능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말부터 의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마케팅 활동이 전면 중단됐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종합병원 영업을 담당하는 한 국내제약사 직원은 "교수들이 전공의들을 대신해 당직을 서고 콜을 받느라 정신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수들을 만나기는커녕 연락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며 "다른 회사 영업사원이 한 교수에게 인사를 드렸다가 괜한 핀잔만 들었다는 얘기가 돌고 나선 어떠한 연락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국적제약사에서 항암제 마케팅을 담당하는 한 직원은 "코로나 사태 초기와 비슷하다. 병원 방문이 사실상 차단됐다. 오히려 당시엔 이메일이나 카카오톡을 통한 비대면 미팅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조차도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그가 소속된 부서에선 자체적으로 예상 손실액 파악에 나섰다. 그는 "이미 주요 병원들이 신규환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교수들까지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부서에선 예상 손실액을 파악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학술대회 차질 생길라' 발 동동…소규모 세미나는 줄줄이 취소·연기

세미나·학술대회 등 교수·전공의들이 주축인 행사도 적잖은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학회의 춘계학술대회가 최근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과 맞물려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실제 대한뇌졸중학회는 지난달 24일 예정됐던 전임의 대상 학회 보수교육 행사 중 일부를 취소했다. 지난달 23일 개최된 대한종양외과학회 학술대회는 국제학술대회로 개최됐음에도 전공의들의 불참으로 인해 행사장이 크게 한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행사를 개최하지 않은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히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혈액학회는 오는 28일부터 국제학술대회(ICJH2024)를 개최한다. 이 학회 관계자는 "국제학술대회이기 때문에 일정대로 개최한다. 다만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 문의가 오고 있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최된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행사장에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 다만 올해의 경우 전공의 집단 사직 여파로 주요 학술대회에 참석자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학술대회에서 부스 운영을 준비 중인 쪽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달 진행된 한 학술대회에 부스를 설치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학술대회장이 썰렁했다. 예년에 비해 부스 설치 업체가 30~40%는 줄어든 것 같았다. 부스를 비우는 담당자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5월 한 춘계학술대회에서 부스 운영을 준비 중인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사태가 5월까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세미나들은 상당수 취소 혹은 연기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학병원 내 연구회 지원을 준비하던 제약사 관계자는 "전공의 공백으로 교수들의 일정이 빠듯해지면서 연구회 일정이 취소됐다"며 "이후로 예정된 세미나·연구회도 줄줄이 취소 혹은 연기되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제약업계 일선 영업사원들이 일련의 사태에 휘말리지 않도록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3일 의사총궐기대회를 앞두고 일부 의사들이 영업사원을 동원하려고 시도한다는 소문이 돌자, 회원사에 긴급으로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 "의대증원 반대 집회에 제약회사 영업사원 참석을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파악된다"며 "엄중한 상황에서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영업사원이 외부 강압으로 참여해 회사와 개인이 큰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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