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낙찰 출혈경쟁 본격…제약-도매, '옥신각신'
- 이상훈
- 2010-11-02 06: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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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 제 밥그릇 챙기기 급급…산뜻한 해법은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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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원 낙찰'은 일반화되는 분위기다. 제약-도매상들이 병원이 차려놓은 밥상에서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국내 상위제약사 모 영업이사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출혈경쟁에서 자유로운 업체는 단 한곳도 없다"

적지 않은 병원들은 단독 오리지널 제품을 제네릭으로 교체하거나 경합에 붙이는 등 입찰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관측된다. 의약품 구입 가격이 낮아질수록 받게 되는 인센티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일부 병원은 다국적 제약사 영업담당자들을 모아놓고, 입찰 목록 유지를 거론하면서 저가낙찰을 종용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마저 나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급자들의 자가발전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갑'의 입장에 있는 병원보다 '을'의 입장에 서 있는 제약사와 도매상들이 출혈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A상위 제약사 한 관계자는 "이제 요양기관의 입찰리스트를 받으면 도매상이든 제약사든 1원 낙찰이 가능한 품목을 따로 분류해 놓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병원 랜딩 자체가 어려운데다 원내시장보다 훨씬 규모가 큰 원외 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과열 경쟁 양상은 중소 제약사로 갈수록 노골화 양상을 띄는 것으로 보인다.
B도매업체 임원은 "제도 시행이전부터 상위사들이 덤핑을 주도하면, 출혈경쟁이 겉잡을 수없을 것이라고 우려했었다"면서 "마냥 손을 놓고만 있을 수 없는 중소 제약사들도 (1원이든 1전이든)백지 위임하면서 납품권을 반드시 따내라는 오더를 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은 원내와 원외 코드가 동일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면서 "제도가 2~3년 진행되면, 원가에도 못 미치는 납품가로 인해 국내 제약기업들은 헛장사만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출혈경쟁, 다국적사 가세로 더욱 치열=출혈경쟁은 다국적사 가세로 점입가경이 될 전망이다.
부산대병원 등 지방 국공립병원 입찰에서 기준가 고수 원칙을 견지해왔던 다국적사들에게 전북대병원이 '입찰리스트 삭제'로 강력 대응했기 때문이다.
물론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고 있지는 않지만, 시장방어를 위해 1원 등 저가투찰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다국적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도매업계 전언이다.
C다국적사 관계자는 "본사의 경우 항암제 위주의 제품 라인이어서 저가구매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다만, 혈압약 등 일부 오리지널 품목은 특허만료로 제네릭이 많아 전북대병원의 사례가 타 병원으로 번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염려했다.
아울러 다국적제약사 입장에서는 제네릭 발매가 끝난 오리지널도 문제지만, 향후 특허만료를 앞둔 의약품들은 더 큰 고민거리다.
D다국적제사 관계자는 "제도 시행 이전부터 입찰 전담반을 신설, 준비를 해왔다"며 "하지만 입찰리스트 삭제는 돌발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병원측의 저가납품 요구는 해를 거듭할 수록 교묘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허만료 의약품이 집중포화를 맞고 있지만, 향후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는 의약품들이 더 큰 고민이다. 문제는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 오리지널 품목들의 경우 제네릭 등재에 따른 약가인하를 시작으로 저가구매에 따른 약가인하까지 1~2년 새 큰 폭의 약가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실거래가상한제에서는 1원 낙찰을 하면 통상 일정 수량을 제약사들이 도매상들에게 지원했으나 약가 인하가 동반되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에서는 지원 수량이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약품 지원 규모가 클수록 가중평균가가 올라 가고 그 만큼 약가인하율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모 지방국립병원의 입찰이 끝난 이후 일부 도매상들은 병원 공급량의 5배 가량을 요구했으나 제약사들은 이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 지역경계 허물기 본격화= 수도권 도매상들의 지방병원 입찰 시장 진출 등 도매업소들의 영업 경계도 파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대의 월경영업'이 되살아 날 공산이 커진 것이다.
병원주력 도매업체 사장은 "서울과 인천 소재 일부 도매업체들이 수도권 입찰시장 경쟁에서 밀리자 지방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감지된다"면서 "과거 지방 도매업체들이 수도권 보건소에 의약품을 납품하기는 했지만, 수도권 도매들의 지방 입찰 참여는 이례적이며 눈여겨 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지방 국공립병원 입찰에 참여한 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부산대병원 입찰은 새 제도의 첫 무대였던 만큼, 시험 삼아 내려갔지만 경희의료원 입찰처럼 중소 도매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면 중소도매업체들 입장에서는 총판권이 있는 제품으로 지방 진출을 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이 도매업체는 전북대병원과 충북대병원 등 입찰에 참여해 일부 품목에 대한 납품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도매, "경희의료원 입찰 방식 만큼은 막자"

경희의료원 입찰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다른 의료기관과 달리 제약사 경합이 아니라 도매상 간 경합을 통해 기존 단독 품목의 가격인하 효과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특히 경희의료원은 기존 8곳의 납품 도매상을 3곳으로 줄이면서 향후 도매상들에게 일정 부분 제품 선택권을 주는가하면 대표도매상이 제시한 할인율을 2, 3위 도매업체에게 그대로 적용했다.
이에 대해 제약 및 도매업체 관계자들은 경희의료원 입찰 방식이 향후 삼성병원과 아산병원으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 법적검토·공급거부 등 강력 대응= 일단 제약 및 도매업체 관계자들은 경희의료원 입찰에서 대표 도매상 할인율을 2, 3위 업체에 그대로 적용시킨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서울도매협회 산하 병원분회는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와 함께 병원 창고 임대에 대해 법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병원분회 고용규 회장은 "경희의료원측이 입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법적 분쟁을 회피할 구멍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면서 "하지만 협회 고문 변호인 검증 작업을 통해 법적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이어 "창고 이용에 대한 부분도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라며 "물론 창고에 보관되는 의약품이 도매 소유인지 병원 소유인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으나 KGSP 기준을 맞춰야 한다는 게 분회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제약사들이 대표 도매업체인 두루약품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전협의 없이 할인율을 결정했다는 것으로 약 10여개 제약사들이 공급 거부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두루약품은 병원 납품용 의약품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도도매를 통한 거래도 곧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도매측에 두루약품과 거래 중단을 종용하고 있기 때문에 11월 공급분부터 문제가 발생해 결국 협력 도매업체에서 제외되는 상황까지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1원 낙찰 등 덤핑 낙찰에 따른 구입가 이하 판매와 부당 염매 등에 대한 법적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이한우 회장은 "제약협회와 시장형실거래가제도와 관련 지속적인 업무 협조와 협의를 통해 제도 개선을 모색키로 했다"면서 "1원 낙찰 등 덤핑낙찰에 따른 구입가 이하 판매와 부당 염매 등에 대한 법적 검토를 거쳐 관계 기관에 개선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도매협회 한상회 회장도 "국·공립병원 '1원 낙찰' 제약사가 밝혀지는 대로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라면서 "약국 납품가와 병원 납품가가 동일하지 않은 것은 불공정 행위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 회장은 "국공립병원에 1원 낙찰 등 초저가 공급에 따라 원내와 원외 의약품 가격차가 발생, 소비자 피해가 불가피 하다"면서 "제도 시행 이후 도매를 통해 초저가로 병원에 납품하는 제약사에게 동일한 가격으로 다른 도매에도 공급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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