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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희생없이 슈퍼판매 못막는다

  • 박동준
  • 2011-06-15 06:40:00

일반약 약국외 판매 논란이 하루가 다르게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약국 5부제 자정근무와 복지부의 의약품 재분류로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와 언론의 파상공세로 자유판매약 신설을 위한 약사법 개정이 언급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약사들이 걱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던 복지부 진수희 장관도 일부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과 함께 약사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말로 사실상 그 동안의 입장을 번복했다.

대국민 의약품 구매 불편 해소 방안으로 5부제 자정근무를 제시한 대한약사회도 약국외 판매를 요구하는 전방위적 공세에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선 약국가에서는 정부와 대한약사회에 대한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슈퍼판매는 대기업 계열 유통자본과 종편 광고시장 확대를 위한 것으로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결사항전을 선언해야 함에도 5부제만 주장하는 약사회가 답답하다는 울분도 터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 본다면 약사들이 대국민 홍보를 전개한다고 과연 국민들이 약사들의 주장에 얼마나 귀를 기울여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민들이 대기업 계열 자본의 SSM 진출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던 것은 이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동네슈퍼나 구멍가게 주인들도 결국 서민이라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약사는 여전히 '먹고 살만 한 직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할 수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사회에서 약사는 여전히 선호 직업 가운데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약사들이 일반약이 슈퍼로 넘어간다고 해서 이를 종편 광고시장 확대나 대기업을 위한 정책이라고 울부짖어도 국민들에게는 그저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변명으로 들릴 가능성이 크다.

지하철 노조의 파업조차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올 정도인 사회에서 '먹고 살만한 직업'으로 인식되는 약사들의 항변은 자칫 국민들의 반감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안타깝지만 그것이 아직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때문에 약사들은 더욱 처절한 자기반성과 고통을 감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5부제로 이번 논란을 극복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도 약사들은 국민들에게 더 힘들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약사들의 진정성을 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라면 우리는 더 희생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약사들이 국민을 위해 희생한다'라는 인식이 전달될 때 비로소 국민들은 약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기 때문이다.

안전성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간단한 진료라고 하더라도 누구도 이를 일반인에게 맡기자는 주장을 하지 않는다.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약국에서 말 한마디면 구입해서 복용할 수 있는 일반약에 국민들은 어떤 전문성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이 불편하다면 우리가 희생하고 그래도 불편하다면 일반약의 안전한 복용을 위해 일정한 불편을 감수해달라. 전문가인 약사들의 말을 믿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민들의 호응을 얻을 때 정부도 더 이상 국민 불편이라는 알량한 명분을 내세우지 못할 것이다.

5부제가 정답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시행 방식을 떠나 약사들이 희생하는 절절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그것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일반약 슈퍼판매를 약사의 손으로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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