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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제약사 PM들의 조바심

  • 어윤호
  • 2012-12-03 06:30:00

하나의 신약을 출시하고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제약사들은 그야말로 온갖 힘을 짜낸다.

특히 해당 품목의 마케팅을 총괄하는 PM들은 고강도의 업무와 스트레스를 견디며 약의 성공에 사활을 건다.

하지만 다국적제약사들의 마케팅 전략을 지켜보고 있자면 제약업계를 출입하는 기자로서 안쓰럽고 눈살이 찌푸려 질때가 있다. 당장의 위기의식, 혹은 세일즈 퍼포먼스에 대한 '조바심'으로 인해 오리지널사의 품격을 내버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품목간 비방이 난무한다. 1:1 직접 비교 임상시험이 없음에도 맞수 제품의 임상시험을 놓고 내성, 부작용, 효능 면의 부족함을 암시한다. 최근에는 애써 제품명이 아닌 '성분명'을 시종일관 구사하며 나름의 중립성(?)을 지켜왔던 키닥터들의 멘트마저 달라지고 있다.

상대 회사의 품목에 유리하게 쓰여진 기사라도 뜨면 해당 PM은 난리가 난다. 홍보팀, 대행사 직원의 기사 수정 요청이 쇄도하고 작은 '뉘앙스' 차이에도 핏대를 세운다. 경쟁제품에 대한 질문을 쏟아 붓고 대결구도를 부추기는 언론에도 책임은 있지만 지금은 회사가 자발적으로 비교 이슈를 만드는 경우도 많다.

이는 비단 대언론 활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MR(영업사원)들에게 교육되는 자극적인 키메세지는 증권가 찌라시를 방불케 한다. 적응증에 없는 오프라인 처방 유도, 급여기준과 맞지 않는 처방 권유 등 다국적사 MR들의 모습은 점점 그들이 비판하던 국내사 MR들의 모습과 닮아가고 있다.

이간질을 통해 교수들간 마찰을 종용하고 판매 제휴사를 종 부리듯 대하며 실적 압박을 가하는 PM들 역지 적지 않다.

진입하는 후발품목들이 줄을 서고, 광고·홍보 채널에 제한이 많고, 배테랑 MR들에 치이고, 마케팅 부서내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감안해야 하는 PM들의 노고는 잘 알겠다. 또 분명 정도를 지키는 PM들 역시 아직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다만 스스로를 낮추지 말자. 상대 품목의 마케팅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경쟁품목 비하 보다는 제품의 특장점을 중심으로 그야말로 의학적 근거 중심의 마케팅을 도도하게 고수해 왔던 다국적제약사의 품격을 지키면서도 '오리지널 신약'의 마케팅은 빛날수 있다.

많은 전문의들이 말하듯이, PM들도 인정하듯이 이세상에 완벽한 약은 없다. 조바심을 버리고 한발 물러서서 자신이 맡은 제품에 대해 고찰해야 한다. 경쟁품목의 장점을 인정하고 맡은 품목의 단점을 감추려 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마케팅 전략이 무분별한 처방으로 이어지는 것이 인간의 건강과 직결되는 약의 마케터가 바랄일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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