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8 03:45:59 기준
  • 의약품
  • 데일리팜
  • #MA
  • #약사
  • 글로벌
  • gc
  • #질 평가
  • #제품
  • #허가
  • #침
팜스터디

대형 M&A 규모 자산 매입...보령의 과감한 성장 승부수

  • 천승현
  • 2025-10-02 06:18:15
  • 글로벌 항암제 시장 진출 가속
  • SK바사 독일 CDMO 기업 인수와 유사한 대형 투자...항생제 공장도 증설
  • 2천억 사채 발행·바이오파마 매각 대금 활용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보령이 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파격적 투자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대형 인수합병(M&A) 규모에 버금가는 자금을 투입해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항암제의 글로벌 판권을 확보하는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항생제 공장 증설을 위해 새로운 투자에 나섰다.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다. 올해 사채로 조달한 2000억원과 관계사 매각으로 확보한 대규모 자금이 대형 투자의 원동력이다.

보령, 탁소텔 글로벌 판권 인수...대형 M&A 규모 2878억 투입

2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사노피와 세포독성 항암제 ‘탁소텔’의 글로벌 판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보령이 탁소텔의 국내외 판권, 유통권, 허가권, 생산권, 상표권 등을 모두 넘겨받는 내용이다.

계약 금액은 최대 1억7500만 유로(2878억원) 규모다. 보령은 1억 6100만 유로(2648억원)는 거래 종결일에 지급하고 1400만 유로(230억원)는 계약상 설정된 조건을 달성할 때 지급하는 조건이다.

도세탁셀 성분의 탁소텔은 지난 1995년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승인을 시작으로 유방암, 전립선암, 위암, 두경부암 등 다양한 고형암 치료에 널리 사용된 대표적인 세포독성 항암제다. 사노피에 따르면 지난해 탁소텔은 전 세계에서 7000만 유로(11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보령은 한국, 중국, 독일, 스페인을 포함한 19개국과 남미 및 중동 지역에서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대로 탁소텔의 제반 사업을 포괄적으로 인수한다. 향후 인허가 절차를 완료한 뒤 보령 예산 캠퍼스에서 탁소텔을 생산해 직접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판매할 예정이다.

탁소텔의 인수 금액은 보령의 작년 영업이익 705억원보다 4배 이상 많은 규모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대형 M&A와 비교해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 독일 CDMO 기업을 인수한 금액과 유사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0월 총 3700억원을 들여 독일 IDT 바이오로지카를 인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바이오로지카의 구주 2주를 2226억원에 매입하고 신주 1주는 1221억원에 사들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바이오지카의 관계사 Technik-Energie-Wasser Servicegesellschaft mbH(TEW)의 구주 3주를 223억원에 인수하면서 TEW의 지분 60%를 확보했다.

클로케 그룹은 IDT 바이오로지카의 지분 40%를 유지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9%를 취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클로케 그룹을 대상으로 757억원 규모의 신주 151만9543주를 발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에 투입되는 자금은 2943억원으로 계산된다.

셀트리온의 5년 전 다케다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업부 인수 금액도 보령의 탁소텔 인수 금액과 비슷한한 수준이다.

지난 2020년 6월 다케다의 아시아태평양지역 프라이머리케어 사업부를 2억7800만달러에 인수했다. 다케다가 한국,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에서 판매 중인 의약품 18개 제품의 특허·상표·판매 등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가져오는 내용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월 다케다로부터 인수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라이머리케어 사업권 중 일부를 싱가포르 헬스케어 전문 사모펀드인 CBC그룹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약 2100억원이다.

특허 만료 의약품을 3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으로 인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계약이다.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했지만 제네릭 의약품이 대거 진출한 상황에서 향후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힘든 여건이다. 탁소텔은 국내에서도 보령을 비롯해 4개 업체가 제네릭 제품을 판매 중이다.

글로벌 항암제 시장 진출 가속...사채 발행·보령바이오파마 매각 투자 원동력

보령은 탁소텔 비즈니스 인수를 통해 세포독성항암제 분야의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탁소텔은 최근에도 병용 요법을 중심으로 활용도가 확대되며 글로벌 항암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보령 측은 “최근 항암 치료 패러다임이 표적·면역항암제 중심으로 발전하는 양상에서 세포독성항암제는 여전히 항암 치료의 필수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탁소텔의 제네릭이 판매 중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병용 요법 등 활용도가 높아 특허 만료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을 활용한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세포독성 항암제 분야에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오리지널 항암제를 직접 생산·유통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보령은 직접 생산한 탁소텔을 전 세계에 공급하면서 항암제 사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보령은 2020년부터 항암제 사업을 Onco부문으로 항암제 조직을 확대했다. 보령은 2021년 국내에서 유일의 혈액암 전문그룹을 신설했고 지난해 1월부터는 폐암팀을 신설해 암종별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조직을 별도로 구축했다. 보령은 국내외 기업이 보유한 다양한 항암제와 바이오시밀러의 판권을 확보했다. 보령의 지난해 항암제 매출은 2413억원으로 회사 매출의 23.7%에 달했다.

보령은 지난 2019년 예산 캠퍼스에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을 준공했다. 국내에서는 2020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GMP 승인을 받은 이후, 같은 해 12월 말부터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인 ‘벨킨주’ 생산을 시작으로 예산공장의 항암주사제 생산이 본격화했다. 보령은 제조경쟁력을 바탕으로 2024년 대만 제약사 로터스와 CDMO 계약을 통해 오리지널 항암제 수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보령은 지난 2020년 세포독성항암제 젬자의 권리 인수 이후 수입 제품으로 판매하다 2022년부터 예산캠퍼스에서 직접 생산을 시작했다.

보령 예산 공장 전경
보령은 최근 항생제 제조시설 확장에도 나섰다. 보령은 지난달부터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보령 안산 캠퍼스의 페니실린 생산시설 증설을 위한 공장 확장과 자동화 설비 투자를 진행한다. 이번 증설로 생산시설은 연면적 기준 2772㎡(840평)에서 4356㎡(1320평) 수준으로 50% 이상 확대되며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증가한다. 투자 규모는 수백억원으로 추정된다.

신규 페니실린 시설은 글로벌 규제 기준에 부합하는 설비와 품질관리 체계를 갖춰 국내외 최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게 보령의 목표다. 포장 공정 자동화를 비롯해 디지털 전환 요소와 공정혁신 개념이 반영된 시스템이 도입돼 작업자의 부담을 줄이고 생산성과 품질 일관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보령은 이번 증설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공급 부족 이슈와 같은 긴급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페니실린 공급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생산 역량이 늘어날 경우 원료 수급 협상력이 강화되고 수급처를 다각화하는 만큼 계절·유행성 질환 등 수요 변동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는 게 보령 측의 설명이다.

보령이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조달한 자금과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이 대규모 투자의 원동력이다.

보령은 지난 4월 총 200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보령은 사채로 조달한 자금 중 500억원은 채무상환에 사용하고 운영자금으로 1500억원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보령은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48.4%, 차입금의존도는 14.5%에 불과했다.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인정받고 대규모 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당시 사채 인수인들은 “자산규모 및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바탕으로 판단할 때, 회사채 발행 후에도 동사의 유동성, 현금흐름, 부채비율에 큰 이상사항이 없을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평가했다.

보령바이오파마 매각 자금도 새 먹거리 발굴에 사용된다. 보령파트너스는 지난해 6월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과 산업은행 PE실 컨소시엄에 보령바이오파마를 320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 2023년 말 보령파트너스가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분 69.1%를 보유했다. 보령파트너스는 보령그룹 오너 3세 김정균 보령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100% 소유한 회사다. 작년 말 기준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그린바이오제4차 유한회사로 지분 81.3%를 보유했다. 보령파트너스의 지분율은 18.3%로 줄었다.

보령은 지난해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17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보령파트너스는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매각 자금으로 보령의 신주를 인수했다.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 자금이 보령에 투입됐고 공장 증설, 신약 매입 등의 투자 재원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보령은 2023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79억원에 불과했는데 작년 말에는 1789억원으로 확대됐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