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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된 신인류 '6년제 약사'가 몰려온다

  • 강신국
  • 2015-01-02 06:15:00
  • 1월 첫 약사국시 응시생 1732명...약업계 '기대감'

오는 23일 전국 35개 약대 6학년 졸업반 학생들이 첫 약사국시 시험을 치른다. 응시자만 1732명이다.

과거 합격률(85% 수준)을 놓고 추정해보면 약 1500명의 6년제 약사가 첫 배출된다는 이야기다.

기존 약사에 비해 2년을 더 배우 약사들이 약국, 병원, 제약-유통, 공직 등 시장으로 쏟아져 나온다.

약대 6년제는 제약, 창약, 용약을 균형적으로 배치해 실무능력을 보유한 약사 배출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6년제 도입 목표에 충족된 약사들이 배출될 수 있을지는 혹독한 검증 과정을 남겨 놓고 있다. 바로 약국, 제약, 병원 등 시장의 평가다.

또한 고객과 환자들의 평가도 중요하다. 6년을 공부한 약사들이라 확실한 달라졌다는 평가 말이다.

◆6년제 약사 배출의 의미는 = 2006년 1월 13일은 약학교육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알린 기념비적인 날이다.

가운착용식을 진행한 고려대 약대 학생들
바로 약대 6년제를 2009년부터 시행한다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된 날이기 때문이다.

현재 약대는 2+4 학제다. 2년간 대학교양과 전공기초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이 PEET(약대 입문자격시험)을 통해 약대에 입학하고 4년 동안 전공수업을 받는 시스템이다.

특히 전공이론 1600시간과 실무교육 1600시간을 최소 이수시간으로 정해 놓았기 때문에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약사 배출을 목표로 교육과정과 약사국시도 개편됐다.

시스템만 놓고 보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약사들이 배출된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6년제 약사 배출의 숨은 의미를 되짚어 보자. 약대 6년제는 의약분업이 없었으면 도입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분업은 의사와 약사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해 최적화된 진료, 투약 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약사사회는 6년을 배운 의사와 4년을 배운 약사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의사들이 6년제 도입 당시 공청회장을 점검하고 극렬하게 반대했던 이유도 약사가 의사들과 학력적으로 동급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지금도 유효하다.

6년제 도입 당시 대한약사회장을 역임한 원희목 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은 "4년제에서 2년 6개월간 전공수업을 받았는데 6년제가 되면서 4년간 전공수업을 받게 됐다"며 "분업 이후 보건의료제도권에 약사가 편입된 상황에서 6년제가 주는 파괴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약대 6년제는 약사들의 위상 강화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화된 인력 양성의 계기가 됐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서울대 약대의 한 교수는 "6년제 약사들이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면서 "6년제 약사들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끌어줘야 할 기존 약사들의 책임감도 크다"고 말했다.

◆6년제 약사 그들은 누구인가 = 지난해 10월 대한약학회 추계 국제 학술대회에서 경희대 약대 송연화 겸임교수는 6년제 약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약학회 국제 학술대회서 발표된 약대 6학년 대상 설문조사 결과
설문에 참여한 학생 528명의 진로분석 결과를 보면 지역약국이 42.8%, 병원약국 39.2%였다.

82%의 학생이 약국과 병원약제부에 취업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제약사 진출 18.8%, 대학원 진학은 13.6% 순이었다.

6년제 약사들은 약국과 병원의 임상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연령 분포도를 보자. 실습에 참여한 6학년 학생들 중 23~25세가 39%, 26~29세가 36%, 30대 이상이 24%였다.

6년제 약사 4명 중 1명이 30대 이상이라는 이야기다. 즉 대기업, 타 전공 대학원 출신들이 약대로 대거 유턴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취업연령 등으로 인해 제약, 병원약국 입사가 쉽지 않다. 결국 근무약사나 개업으로 진로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직역확대냐 아니면 개국 쏠림현상의 재현이냐는 키를 쥐고 있는 것도 이들 6년제 약대생들이다.

전국약학대학학생협의회(전약협) 소개로 섭외된 서울지역 약대 6학년 학생은 "졸업후 2~3년 내에 약국 개업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실무실습을 하면서 느낀 점은 약국 제도, 세무, 마케팅, 유통구조 등 약사가 배우고 익혀야 할 분야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6년제 약사들의 처우개선 문제를 고민하는 선배 약사님들이 많은 것 같은데 6년을 공부했기 때문에 4년제 선배약사들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주목할 부분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동국대, 단국대 등 15개 신설 약대다.

신설약대 출신 예비약사들은 선배가 없다. 신설약대생들은 공식정원만 390명이다. 학연의 끈이 아직까지 단단한 약사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약국-제약-병원의 생각은 = 기존 약사들이 보는 첫 6년제 후배약사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일단 '기대반 우려반' 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6년제 약사라는 신인류의 출현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기존 약사들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능력을 겸비했느냐는 우려감이 상존하고 있는 것.

아주대 약대생들이 수원지역 약국에서 실무실습을 받고 있다.
특히 2년간 약사 배출 공백으로 후배약사 졸업에 목이 말라 있는 약국장들은 현실적인 고민이 크다.

바로 처우문제다. 약국 취업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신입약사 임금보다 더 줘야 하느냐는 딜레마에 빠졌다.

서울 강남의 H약사는 "6년제 약사라고 해서 대폭적인 임금임상을 해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신입약사들이 약국으로 쏠리면 서울지역의 경우 임금이 동결 혹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의 K약사는 "6년제 약사들의 역량과 능력이 중요하지 않겠냐"며 "약국 적응도나 환자 응대, 조제 능숙도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면 처우는 자동적으로 개선이 된다. 2년을 더 배웠다고 해서 즉각적인 급여 인상을 쉽지 않다"고 전했다.

병원약제부는 더 복잡하다. 바로 호봉체계 때문이다. 특히 국공립병원 약제부는 더 그렇다.

일단 임금인상 보다는 호봉인정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병원 경영진측에서는 6년제 약대생들이 4년제 보다 나아진 점이 있는지,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지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 사립대 병원의 약제부장은 "약대 6년제 졸업자라고 해서 병원 경영진측의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며 "특히 의사들이 주도하는 병원 환경에서 6년제에 대한 생각은 약사들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6년제 약사들이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학력 차별을 통해 능력위주의 인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6년제 졸업생들이 별다른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면 2년을 더 배웠다는 게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6년제 약사에게 석사급 대우를 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연봉조정은 가능하겠지만 좀 더 추이를 지켜보자는 업체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약사단체와 약대측은 직능발전협의체를 구성해 6년제 약사의 지위 및 처우, 제약·공직 등에 종사하고 있는 약사들의 위상 강화와 개국약사들의 미래 등 약사들의 다양한 직능의 발전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직능발전협의체가 과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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