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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매출 90% 준 약국에 월세내라는 지하철공사

  • 정혜진
  • 2015-07-08 06:14:57
  • 공사 "계약대로"…지하철역 문전약국들은 '월세 전쟁'

메르스 여파로 인한 문전약국의 어려움, 그중에서도 조제에 의존해 온 지하철 역사 입점 약국들은 이중고에 빠졌다.

7일 데일리팜이 찾은 병원 조제 매출이 큰 지하철역 입점 문전약국들을 찾았다. 다른 약국과 마찬가지로 급격히 줄어든 조제 매출에 어김 없이 납부해야 하는 월세까지 겹쳐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처방 1/10로 줄어…어려움 말도 못해"

대부분 지하철역사 약국은 유동인구가 많아 매약매출이 많은 편. 그러나 기자가 찾은 4곳의 지하철역 약국은 모두 매약매출이 미미해 조제수익에 의존하는 곳들이다.

지하철역 안에 입점한 A약국은 이번 메르스 사태로 지난 6월부터 매출이 반토막났다. 가까이 있는 대형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환자들의 병원 기피 현상으로 처방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A약국 약국장은 "매출이 평소의 50~60% 수준이고 메르스가 한창일 때는 처방이 30% 이하로 줄었었다"며 "그나마 2주 전부터는 환자가 차츰 늘기 시작해 이번주에 들어서서 70%가량으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B약국도 마찬가지다. 이 약국 직원은 "말도 못할 상황"이라며 "약국과 가까운 병원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약국 쪽으로 난 출입문을 폐쇄하면서, 이쪽으로 유입되는 한자가 1/10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동인구는 많지만 일반약 판매도 시원치 않은 상황이다. 일반약도 대부분 처방환자들이 사갔던 탓이다.

C약국은 기존의 20% 수준의 처방전만 유입되고 있다. 대학병원 가까이 있어 대학생들이 자주 찾지만 일반약과 의약외품 매출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D약국은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병원이 폐쇄되면서 지하철역 유동인구가 없다시피 하고 처방전도 거의 유입되지 않고 있다. 직원을 내보내고 근무약사도 무급휴가를 보낸 개설 약사는 "이대로라면 앞길이 막막하다"며 "당장 이번달 월세에 인건비, 의약품 대금결제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절망했다.

이어 "약이 끊긴 환자들은 무조건 약국에 전화해 화를 내고, 약을 받을 방법을 내놓으라고 으름장이다"라며 "약국은 줄어든 매출에 거친 환자 응대까지, 곤혹스러운 게 한 두개가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지하철역 낀 병원 영향, 역사 상권 '초토화'

출입구가 폐쇄한 한 대형병원
그러면서도 약사들은 '약국만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대형병원 방문객이 줄어들면서 지하철역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다.

D약국 약사는 "지하철 역사 내 분식집은 하루 매출이 5만원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 환자 가족, 병문안객들 모두가 역사 입점업체에겐 주 고객인데, 고객이 갑자기 전멸하다시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이 아니고선 이 역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어려움이 더 크다"며 "다만 약국은 다른 입점업체보다 높은 임차료를 감당하던 터라 타격이 더 클 뿐"이라고 덧붙였다.

B약국 직원은 "아까도 이 옆 음식점에서 병원 출입구가 언제 열리는지 언질이 있었느냐고 물어보러 왔었다"며 "병원 진료를 받으러온 환자와 가족들이 오래 기다리는 시간 동안 이 주변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병문안 손님이 간식을 사가곤 했는데, 이런 손님이 없으니 주변 업체 직원들도 모두 할 일이 없어 손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하루라도 정상화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병원이 정상화돼도 환자가 더디게 늘어날 터라 이 손해분을 얼마나 걸려서 회복할 수 있을 지 예상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매출 1/10난 약국에 월세내라는 지하철공사

이들 약국을 더 괴롭게 하는 건 지하철역사의 원칙주의다. 약국들이 어려운 사정을 얘기해도 계약이기 때문에 임대료를 미루거나 줄여줄 수 없다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일반 문전약국들은 개인 건물주인 경우 양해를 구해 금액을 축소하거나 기일을 늦추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공기업이고 계약관계로 묶인 이들 지하철역 약국들은 예외를 꿈꿀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내 지하철은 크게 서울도시철도와 서울메트로가 주요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몇몇 약사들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에 임대료 납부 기간을 늦추거나 금액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C약국 관리약사는 "서울도시철도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만큼, 박원순 시장이 볼 수 있도록 국민 신문고에 글이라도 올려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높은 금액인 것을 알고 들어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현재 문전약국들이 얼마나 어려운 지 정부관계자들이 알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A약국 약사도 "주변 업체와 함께 건의해보았는데, 전혀 미동도 없다"며 "계약사항이라고 하니, 더 할 말이 없지 않냐"고 언급했다.

이에 서울메트로측은 조제 매출을 전제로 약국이 높은 월세를 감당하며 입점한 점은 인정했지만 약국만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울메트로 관계자는 데일리팜과 통화에서 "계약 내용을 변경할 계획도 논의할 예정도 없다"며 "지금은 사태가 많이 나아지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약국체인 업체 관계자는 "이런 상황인데도 약국들이 지하철공사에 강하게 요청할 수도 없다"며 "하나라도 밉보이면 재계약에 불이익이 오거나 당장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다"고 귀띔했다.

C약국 약사는 "대한약사회가 정부 협의를 위해 약국피해사항을 조사한다고 해 기대했지만, 확인해보니 피해약국이 아니라 휴폐업약국만 조사해 완료했다"며 "휴폐업약국 피해는 인정하지만 문전약국들 피해도 만만치 않은데 약사회가 이를 외면한 것 아니냐. 회원으로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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