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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보관약 "실온보관으로 복약지도 하라"는 영업사원

  • 김지은
  • 2015-09-24 12:14:58
  • 업체, 영업사원 실수 인정..."냉장보관이 맞다"

"인터넷에 약 이름만 검색해도 냉장보관이라고 뜨는데 실온보관으로 복약지도를 하라니요. 문제가 없다면 허가사항을 변경하던가, 쉽게 가려는 그 태도가 괘씸한거지요."

최근 한 개국 약사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인근 소아과에서 처방이 부쩍 많아진 H사 유아용 설사치료제 복약지도가 문제의 발단이었다.

이 약은 허가사항에 '기밀용기, 건냉소'라고 저장방법이 규정돼 있어 약사는 복약지도 과정서 환자에게 냉장 보관할 것을 설명했다.

냉소의 경우 따로 규정이 없는 한 15도 이하 보관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이 약은 도매상에서 약국으로 배달될 때도 냉장 탑차로 냉매와 함께 포장돼 오고 있다. 수상한 건 약국을 찾아온 해당 회사 영업사원 태도였다. 약사에게 이 약은 30도 이상에서 3개월을 둬도 역가가 90% 이상 유지된다며 실온보관으로 환자들에게 복약지도 할 것을 요청한 것이다.

약사는 영업사원 요구에 "인터넷 검색만 해도 냉장보관이란 말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허가사항대로 설명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을 분명히 전하고 영업사원을 돌려보냈다.

약사를 더 당황하게 한 건 그 이후였다. 인근 소아과 원장이 전화를 걸어 와 해당 약의 복약지도 때 냉장보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이다. 약사는 자연스레 자신과 실랑이를 벌였던 영업사원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약사는 "정황 상 영업사원이 거래 중인 병원에 가 약사에게 전화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약사와 말이 통하지 않으면 병원장에게 가서 이야기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괘씸하다"고 말했다.

약사는 "약 보관에 문제가 없다면 허가사항을 변경할 것이지, 권위와 갑질을 이용해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무마하려는 업체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상황에 대해 H사 측은 해당 의약품의 경우 회사 차원에서 냉장 보관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유통 과정에서도 해당 사항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H사 관계자는 "회사에선 해당 약은 허가사항대로 15도 이하 냉장보관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유통 과정에서도 이를 준수하고 있다"며 "다만 해당 약이 수개월 실온 보관 상태서 역가가 보존됐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게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약국에서 복약지도는 당연히 허가사항대로 하는 것이 맞다"며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그 영업사원이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시 한번 이 내용을 관련자들에게 숙지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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