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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부작용 논란…약사-환자 6개월간 공방

  • 김지은
  • 2015-11-12 12:20:33
  • 환자 "약사가 판매한 약 먹고 탈났다" 약국 상대로 민·형사 고발

약국에서 약사가 건넨 일반약을 복용하고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환자. 최종 판매했다는 이유만으로 이 과정은 오롯이 약사만의 책임일까.

최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약국은 한 환자와 6개월이 넘는 지리한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약사가 판매한 약을 복용하고 위장장애가 발생했다며 8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환자. 그는 6개월 여 약국을 상대로 민원 제기는 물론 민형사 고발, 인터넷 상에 해당 약국을 제보하며 약사와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약사가 건넨 약 먹고 응급실행"…환자, 800만원 요구=사건의 시작은 이렇다. 지난 4월 토요일 오후, 약국 직원 절반이 점심 식사로 자리를 비운 사이 40대 중반의 한 남성이 약국을 찾았다. 머리가 아프고 목이 뻣뻣하단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 근무약사는 근육이완제와 진통제, 쌍화탕을 건넸고, 복약지도를 했다.

문제는 그 이후. 몇시간 후 그 환자는 약국으로 전화를 걸어와 약사가 건넨 약을 먹고 현기증과 구토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알려온 것. 약사는 먼저 병원에 가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유하며 통화를 마무리지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약국으로 한통의 내용증명서가 발송됐다. 며칠 전 부작용을 호소했던 환자가 약사가 판매한 근육이완제, 진통제로 급성 위장장애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으로 860여만원을 청구한 내용이었다.

과도한 금액의 손해배상 청구에 약사는 적지 않게 놀랐고, 그 환자는 약화사고 보험처리까지 요구했다. 하지만 문제는 증거였다. 약사가 판매한 의약품이 해당 환자가 주장하는 증상의 원인인지도 명확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요구하는 배상 금액도 기준 이상이었다. 보험사와의 협의도 결국 불발됐다.

지난 6개월 간 해당 환자는 약국을 상대로 내용증명을 보내고 민, 형사상 고발, 국가 기관에 민원제기, 온라인 상에 관련 글 게시 등을 지속해 오고 있다.
해당 약국 약사는 "문제 발생 후 바로 내용증명이 날라오고 약화사고 보험까지 요구하는 과정에 적지 않게 놀랐다"며 "정작 약국은 어떤 손을 쓰기도 전에 모든 과정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급기야 해당 환자는 약국을 국민권익위원회를 거쳐 형사고발했고, 약국장과 약을 건넨 근무약사는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해당 약사에 '혐의 없음' 판결을 내렸다.

끝이 아니었다. 뜻대로 되지 않자 환자는 청와대 게시판과 더불어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 게시판에 해당 약국을 고발하는 내용의 글과 약사와의 대화 내용 녹취본 등을 다수 게재했다. 며칠 전에는 약국을 상대로 민사 고발까지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약 부작용 사건, 약사 책임은 어디까지=해당 약사는 6개월이 넘는 환자와의 지리한 다툼을 겪는 동안 무엇보다 이해되지 않는 건 관계 제약사의 태도라고 주장했다.

약사는 사건 발생 초기 제약사에 문제를 알렸고 회사는 환자에게 의료비 등을 지원해 줄 수 있단 답변을 해왔다. 단, 환자와의 협의가 아닌 약사에게 해당 금액을 지급해준단 조건이었다.

약사는 6개월 여간 해당 환자와 지루한 싸움을 벌이는 동안 제약사에선 환자와의 중재를 위한 어떤 도움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약사는 "조제약이 아닌 일반약 문제가 생긴만큼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파악하고 환자와 협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난 6개월여 기간 온전히 약국에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며 "일반약 부작용 문제를 온전히 약국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당 환자가 다음 아고라에 자신이 겪은 일과 약사의 녹취본 등을 함께 기재해 게시한 글들.
관련 회사도 할말은 있다. 문제를 제기한 환자가 약사에게 판매해 구입한 약은 근육이완제와 진통제, 쌍화탕 총 3종류인데 유독 자사에만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환자가 제약사가 아닌 약사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직접 나서 환자와 협의에 나서는 것은 무리가 있고, 약국과의 관계를 생각해 최대한 의료비 지원은 책정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관련 제약사 담당자는 "해당 환자가 자사 제품만 복용해 문제가 생겼다면 책임을 파악할 수 있지만 3종류의 약을 함께 복용했고, 환자가 주장하는 부작용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회사가 나설 수는 없는 형편"이라며 "하지만 거래 약국이 곤란을 겪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논의 과정을 거쳐 최대한 약사를 통해 의료비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담당자는 또 "환자가 자사 약을 복용해 문제가 있었다면 회사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라며 "중간에 사건 진행 과정 등은 해당 약국에서 전달해 오는 게 없어 이미 해결된 줄 알았다. 회사도 이 문제로 충분히 논의 과정을 거쳤고 노력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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