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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코프로모션, 진흙탕이 돼 버린 이유

  • 어윤호
  • 2016-01-21 06:14:51

연초부터 코프로모션 계약을 두고 업계가 시끌시끌하다. 연관 제약사들의 표정은 다 다르다. 누군가는 억울하고 누군가는 만족스럽다. 또 누군가는 입을 삐죽거린다.

한 품목의 마케팅·영업을 두 회사가 함께 진행하는 코프로모션은 이제 제약업계에서 히트 품목을 만들기 위한 주요 요소가 됐다.

업계 특성상, 2개 요소는 국적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제품력=다국적사', '영업력=국내사'라는 등식이 대부분 성립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다른 사례도 생겼다.

서로 협력해 없는 것을 채워 시너지 효과를 낸다. 좋은 얘기다. 문제는 체결되는 제휴의 이면에 제법 씁쓸한 단면들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어떤 회사가 한 대형품목의 공동 프로모션을 오랜기간 진행해 온 국내사와 이별하고 새로운 파트너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품목을 빼앗긴 회사는 심통이 났다. 알게 모르게 업계에는 파트너사를 갈아 치워 '의리(?)'를 져버린 다국적사에 대한 뒷담화가 나돈다.

그런데, 계약의 종료로 매출 타격을 입게 된 회사는 모 업체로부터 또 다른 품목을 가져 오게 됐다. 그것도 경쟁품목이자, 아직 타사와 코프로모션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제품이다. 여기서 또 피해 업체가 발생했고 유감 표명이 이어졌다.

현상의 본질은 저마진으로 귀결된다. 한 제약사가 꽤나 유망한 품목의 영업 파트너사를 물색하기 시작하면 최소 2~4곳의 업체가 몰려든다. 어차피 영업은 조직이 제대로 갖춰진 회사들이 한다. 실력은 비슷하니 결국은 수수료 싸움이 되고 만다.

몇년 간 업계의 수수료 책정 풍토는 도를 넘어 왔다. 일반적인 수수료 퍼센테이지는 30% 초중반 선이다. 이를 훨씬 하회하는 수수료율을 제시하는 회사들이 넘쳐났고 그렇게 가져간 품목이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 '잘 팔아온' 업체들의 욕심이 생긴다. 공이 있으니 이제 더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길 원한다. 오리지널사도 물론 '잘 팔아온' 업체에 신뢰가 가지만 그대로 재계약을 맺기엔 또 다시 낮은 수수료율을 들고 문을 두드리는 회사가 넘쳐난다.

이것이 코프로모션 계약을 둘러싼 업계 양축의 현재 표정이다. 실제 같은 이유로 계약을 파기한 회사, 미루고 있는 회사들이 지금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품목 수용도 무분별하다. 자사의 품목, 혹은 이미 코프로모션 중에 있는 품목의 적응증이 겹쳤을때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업계에는 같은 진료과목 의사에게 1개 제약사가 2개 이상의 적응증이 겹치는 약에 대한 영업활동을 전개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오해하지 말자. 이는 '유종의 미'에 관한 얘기가 아니다. 첫단추를 억지로, 혹은 잘못 끼운 댓가다. 애초에 제 살 깎기였다. 당장 겉보기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오리지널사에게 안 좋은 버릇을 들여 놓은 것은 그들 자신이다. '여기까지도 수수료가 내려간다'라는 인식은 백해 무익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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