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선택한 '협상전문통역가'
- 김민건
- 2016-08-11 06: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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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박인터뷰 | 김자영 아우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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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한국외대 통역대학원 일본어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 동기 및 선·후배들과 함께 하고 있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통역자원도 확보하고 있다. 이런 인력자원을 바탕으로 올해 4월 아우름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협상전문 통역기업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통역가도 전문분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 대표는 "새로운 분야를 만들었으면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통역 전문분야로 협상을 고른만큼 적어도 '과연 김자영은 다르구나'라는 평가를 들어야 한다"고 협상전문 통역가로서 포부를 말했다.
데일리팜은 최근 제약산업 협상전문 통역가로 입지를 넓히고 있는 김자영 대표를 만나 통·번역가로서 제약산업 특허 및 기술이전 등 협상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통역사에게도 전문분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상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어떤 형태로든 결과가 산출되는 작업이다. 개인적으로 보람도 많이 느끼고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디서든 통역사가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회의에서 오간 내용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반을 넓게, 같이 바라보면서 통역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있는 제약분야가 따로 있나.
크론병과 당뇨, 고혈압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했다. 세미나에서 의사들 통역을 많이 해야하니 모르면 따라갈 수 없다. 풍월을 읊을 정도는 된 것 같다.
-제약분야 용어나 전문지식을 따로 공부하겠다.
혁신신약살롱 판교나 유전자 강의 등 세미나에 참석해서 배우고 있다. 개인적으로 모르는 얘기 듣는 것을 좋아한다. 보통은 제약분야 통역을 하면서 배우게 된다.
특히 바이오쪽은 전문용어가 많기 때문에 포럼 등에서 통역할 때 이런 용어들을 어떻게 다 통역하냐고 물어보는데 경험에서 나오는 것 같다. 10년 넘게 제약쪽 통역을 하다보니 익숙한 병명과 약품들에 대해서 훈련이 된 것 같다.
-함께 일한 제약사가 있나.
내 첫 고객은 2004년부터 함께 일해 온 일본의 아지노모토 제약사다. 지금은 EA파마로 회사 이름이 바뀌었다. 국내 제약사는 영진약품, 일동제약, 삼일제약, 중외제약, 삼진제약, 한미약품 등이 있다.
-협상전문 통역과 일반 통역차이는 무엇인가.
대부분 반응은 이런 분야가 있었냐고 하며 생소해 한다. 협상전문 통역이라는 분야를 개척 중이어서 스스로 주장하기에 애매할 수 있지만 내 생각에는 '내 파트너가 성공하는 협상을 하기 위한 통역사'라고 항상 생각한다. 또 '고객을 성공 시켜야 내가 성공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
보통 통역사는 협상에서 중립적인 입장이어야 한다고 한다. 통역을 배우거나 가르칠 때 말을 잘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데 나는 다른 개념으로 접근하는 편이다.
최고,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선 내가 어떻게 움직여야 되는가를 고민한다. '움직이는 협상 통역사'가 되려고 한다.
협상에 들어가면 나는 양쪽의 이야기를 옮기는 사람이다. 가능하면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상대방과 친분을 가지는 편이고 그들의 얘기를 전달해주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그래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서로 신뢰가 없으면 협상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 마음을 얻기 위해서 신경을 많이 쓴다.
-노하우라면 좀 더 자세히 말해달라.
사실 정말 중요한 얘기는 협상 테이블에서 잘 안 나온다. 아주 정말 마지막에 승부를 결정 짓는 한마디는 따로 밥 한끼 하시죠라던가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 때 상대방도'정말, 사실은' 하면서 속얘기를 한다. 그런 자리에서 협상 승패가 많이 갈린다.
-이런 노력을 통해서 그 다음 협상에 좋은 결과를 가져온단 뜻인가.
어떤 협상이던 한 번에 끝나는 협상은 없다. 특허분쟁 협상 경우는 짧아야 2년이다. 통상적으로 2년 간 계속해서 두 달에 한 번정도 만나게 된다.
-협상은 보통 법원에서 하는 줄 알았다.
협상장소는 먼저 각 기업을 번갈아 가면서 할 때도 있고 더 많은 의욕을 가진 쪽이 찾아오기도 한다. 법원에 가는 것은 마지막 선택이다.
그런데 완전 마지막도 아니다. 법원에 간 뒤 다시 협상 테이블로 되돌아 오는 경우도 많다. 왜냐면 법정싸움이 상호간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득이 되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협상에서 끝내려고 한다.
-통역요청은 주로 어느 쪽에서 하나.
한국은 아직까지 자체 인력으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외국계 회사나 중간 로펌에서 요청한다.
-협상에서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이 세계에도 암묵적인 룰이 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전혀 상관 안하고 대뜸 화를 내거나 감정적으로 하는 기업이 있다. 협상기술이 부족하다. 분쟁협상 경우에 주로 처음에 하는 것은 어떻게 지내냐, 귀사 매출은 어떠냐 등 가벼운 얘기 위주로 시작한다. 그 다음으로 특허침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한쪽이 주장하면 상대방은 잘 들었다. 다음 만날 때 답변을 준비해서 찾아뵙겠다. 대응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내 한 반도체 기업이 일본기업 특허를 침해한 적이 있다. 협상자리에 들어갔는데 특허 침해가 아니라는 변호사 말만 믿고 소송하겠다 해서 10분만에 회의가 끝난 적이 있다. 결국 미국법원에서 3년 동안 결론이 나지 않아 다시 협상자리로 돌아왔다. 기본적인 룰만 조금 알았어도 손해 보지 않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
변호사나 변리사는 법정투쟁에 가면 우리는 절대 안진다고 꼭 자신있게 애기한다. 수많은 협상을 거쳐온 내 경험상 승패는 종이 한장 차이다. 변호사나 변리사의 달콤한 얘기만 믿고 소송에 뛰어드는 건 무모한 일이다.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입장에서 안타깝다.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게 훨씬 싸게 먹힌다는 얘기인가.
소송 이외에도 다른 해결책이 있다는 얘기다. 서로 사업영역을 달리하거나 기술료를 흥정하는 것에도 수많은 방법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가져올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소송은 그런 모든 선택지를 포기하는 것이다.
-향후 계획은 뭔가.
현재 제약사 허가관련 번역업무를 많이 하고 있다. 특허·허가쪽으로 지난 1년 동안 많이 했다. 개인목표는 따로 수정을 안 할 정도 수준의 번역자료를 내놓는 것이다. 회사목표는 용어집을 만들어서 데이터베이스화 시킬 것이다. 분야와 기업별로 만들어 통·번역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 한국에서는 외국에 비해 M&A가 거의 없는 편이다. M&A가 일어나기 위해선 번역이 필요한데 대부분 기업이 준비가 안됐다. 외국자본이 들어오려 해도 내용을 모르니 안되는 것이다.
이런 회사들의 회사 자원(특허, 기술, 인력)을 해당 국가 언어로 번역하는 글로벌 자산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일본에서는 이것을 산업번역이라고 하는데 주식시장에 상장한 곳이 번역회사가 3곳에 이를 정도 규모가 크다.
일본은 새로운 기술이나 분야가 생기면 연구회가 조직된다. 민간분야, 학계, 정부가 같이 움직이면서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다. 토론을 통해 용어정리도 하고 방향을 정한다.
특히 일본은 외국어를 자산화 하는데 뛰어나다. 우리나라는 한글자산을 중요하게 안 보는 것 같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검색되는 정보가 없을 때가 있다. 반면 일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90%는 나온다. 우리도 자발적인 연구모임이 많이 생겨야 하고 여기에서 통·번역사 역할이 있을 거라고 본다.
연구모임에는 연구자, 정부관계자, 통역사, 해당 실무자가 같이 모여서 새롭게 등장한 단어, 기술영역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면서 한글화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통역사로 일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일은.
일본 히타치라는 기업의 IP팀 관계자한테서 '당신의 최고 장점은 내 혀처럼 하고 싶은 얘기를 전달하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관계자가 한국어는 몰라도 다시 돌아오는 대답을 들어보면 무슨 얘길 하는지 알 수 있다며 그 대답이 항상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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