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은 '리스크가 9할'…열광도, 실망도 냉정하게
- 데일리팜
- 2016-10-05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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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한미파동'과 교훈...R&D와 신약 성공신화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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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최근 며칠 동안 일개 기업으로선 감당하기 버거운 수난을 겪고 있다. 작년 8조원대 기술 수출을 성공시키며 일약 수퍼스타가 됐던 한미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제약바이오 산업계 안에 R&D 열풍을 불러 일으킨 주역이었다. 국내 제반 산업계에도 'R&D는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상식을 각성시켰다. 그랬던 한미가 지난 달 29일 호재와 30일 악재가 맞물리며 '의심스러운 기업 아니냐'는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코너에 몰리고 있다. 덩달아 제약바이오산업도 움츠러들었다. 전화위복이란 말처럼 이번 한미 파동은 절대금액에 가려진 기술수출의 명암을 일반인도 정확히 아는 계기로 삼아야 할것이다. 한미약품 역시 이번 사태를 통해 기업 위상에 걸맞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반드시 짚고 가야한다.
언론을 통해 크게 증폭된 '한미 파동'은 냉철하게 선을 그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기술 수출과 R&D 일환으로써 진행되는 임상시험이 한 묶음이고, 나머지가 공시와 관련한 부분이다. 공시와 관련한 의구심은 당국이 지난달 30일 오전 평소와 다른 주식거래 패턴 변화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신약개발 R&D와 기술 수출에 관한 특성에 대해서는 차갑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향후 다른 기업의 기술수출에서도 얼마든 재현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술수출 한건에 과도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한국적 현상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기술을 사간 다국적사가 개발을 중단하게되면, 대한민국 전체가 출렁거리고 이 여파로 산업계 전반이 흔들리는 현상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사항이다.
우선 기술 수출 금액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고 보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계약금을 빼고 나머지는 상품화를 전제로 한 가상의 금액이기 때문이다. 베링거가 개발을 중단하기로 한 한미약품 항암제 신약 올무티닙의 작년 전체 기술 수출 금액은 계약금 5000만 달러, 단계별 마일스톤 6억8000만 달러다. 우리 돈으로 치면 계약금 552억원에다 마일스톤 6955억원이다. 계약금은 일종의 서명 보너스로 당장 수익이지만, 나머지 금액은 다 조건부다. 마일스톤은 임상단계가 높아질 때마다, 즉 상품화 가능성이 높아질 때마다 추가로 받기로 약정한 한 돈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기술수출은 본격적인 신약 연구의 또 다른 시작일 뿐, 그 자체로 대박의 완성은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상품화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제약바이오산업의 R&D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임상개발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임상시험 대상자의 사망사고에 관한 이슈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 하는 것도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숙제다. 이번 한미파동에서도 항암제 올무티닙 임상시험에서 2명이 사망했다는 식으로 알려지면서 졸지에 사람잡는 약으로 뭇매를 맞았다. '사람이 죽었다'는 말의 힘은 너무나 강력해 한미가 "그런 게 아니다"라고 해명을 할수록 오히려 의혹이 더 증폭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식약처가 4일 전문가 회의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긴급히 열어 '허가를 유지한 상태서 제한적으로 사용하기'로 결론을 맺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거의 모든 의약품은 약효와 부작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이 약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을 상회하는 혜택을 선택한 결과일 것이다. 해서 이는 철저히 전문가 영역이다. 그런데 이 영역에 일반의 잣대를 들여대기 시작하면 어떤 신약개발 연구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부작용은 없으면서 약효만 드라마틱하게 나타낼 수 있는 의약품 개발은 가장 이상적이지만, 이것 만이 기준일 수 없는 게 신약개발의 현실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통상 3단계 임상시험을 통해 의약품이 허가되지만, 이후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시판후 약물사용 성적조사(PMS)를 한다. 이를 임상 4상이라고도 부르는 것은, 의약품은 의사와 약사라는 전문가를 통해 사용되면서 끊임없이 관찰돼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약품의 특수성이다.
작년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을 계기로 정부가 앞다퉈 지원정책을 내고, 사회가 신약개발 R&D와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준 것은 산업 100년사에서 처음보는 것으로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뜨거운 관심 못지 않게 냉철하게 관망하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사간 신약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해서 그것이 모든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데도, 이를 성공신화가 무너졌다는 식으로 해석하기 시작하면 기업이 움직일 공간은 지나치게 좁아질 것이다. 해서 임상과 같은 전문 사항은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외국 신문들이 보는 이번 파동은 '베링거인겔하임이 도입한 물질의 개발을 중단했다. 한미는 하나를 얻고(제넨텍 기술수출), 하나를 잃었다' 정도였다.
한미약품 역시 글로벌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하면, 그에 걸맞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시스템도 갖춰야 할 것이다. 위상에 맞게 사안이 발생하면 정확하게 그 실상의 배경부터 소상히 밝히고 참고자료까지 다 제시해야한다. 회사의 메시지 역시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 일반이 곡해를 할 수 없을 만큼 통일되게 내야할 것이다. 이번처럼 의혹이 먼저 불거진 후 그것을 해명하는 식으로 대처하다보면 어떤 진실을 말해도 곧이곧대로 들릴 확률은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한미는 이번 파동을 계기로 리스크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일신해야 할 것이다. 사안이 발생한 경우 그 위험의 정도를 민감하게 알아채 내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알기쉽고 명쾌하게 상황을 설명할 능동적인 전문가가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아무리 유능한 연구개발 전문가라도 긴급한 상황에서 언론과 직접 대면해 제대로 소통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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