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상담DNA 다 어디갔나…제약·도매 "상담 좀"
- 정혜진
- 2016-10-27 1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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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 "신제품 정착의 필수 조건"...프렌차이즈, 다양한 시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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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와 복약지도, 일반약 판매만으로도 벅차다'는 일선 약사들에게 ' 상담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물색 모르는 이의 한가한 이야기가 될까?
OTC를 성공시키려는 제약과 도매, 상담 전문 약국을 양성하려는 약국프렌차이즈의 노력이 거듭되고 있다. 약국과 약사 무게중심을 조제에서 상담으로 옮겨보려는 각계각층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제네릭 위주 영업을 해온 제약사들 관심사는 병의원의 처방이었으나 OTC는 다르다. 새 질환, 새 기전의 제품을 출시해놓고 보니, 이를 소비자에게 설명하고 판매하는 약사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이다.
한 약사는 "야심차게 일반약을 출시해 광고에도 돈을 쏟았으나 정작 성공하는 제품은 손에 꼽힐 정도다. 원인을 파악해보니, '약국에서 이 제품을 권하며 설명하지 않더라'는 것"이라며 "약사 대상 OTC 교육뿐 아니라 상담 강화 이벤트가 최근 늘어나는 배경은 이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데일리팜을 통해 진통제, 구내염치료제, 가려움증 완화제 등 상담 약국 이벤트가 줄을 잇는 것도 이때문이다. 광고와 약국 마케팅이 시너지효과를 내야 OTC가 성공한다는 점을 알고 제약사가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직접 생산하기보다 좋은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도매업체들도 같은 의견이다. 참신한 제품일수록 약국 상담이 필수인데, 지금 약국들이 지나치게 조제에만 집중한다는 의견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약사들이 전문약은 줄줄이 꿰고 복약상담을 훌륭하게 하면서도 일반약 판매와 상담은 어려워한다"며 "결국 상담 기능이 백화점, 마트, 온라인, 홈쇼핑 판매원에게 빼앗기며 시장도 빼앗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부츠는 소속 약사 교육을 상상 이상 실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적 업무를 익히는 과정 뿐 아니라 막 면허를 받은 약사들에게 학술, 경영, 서비스에 걸쳐 방대한 내용을 교육하고 과제를 내준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 약국 체인 뿐 아니라 제약사가 먼저 나서서 약국 상담 툴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체인이 시스템을 구축하고 약사는 손쉽게 상담 스킬을 늘려가는 환경이다.
우리나라 약국프렌차이즈도 오래전부터 상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위해 구체적인 사업을 벌이거나, 시스템을 구축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위드팜은 '당뇨'를 주제로 10월부터 원서를 활용한 깊이있는 학술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교육이 마무리되면 다른 만성질환도 시리즈로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제전문약국 약사의 정체성은 결국 전문의약품과 질환에 대한 깊은 이해"라며 "약사가 깊이있게 알고 있어야 질환 상담은 물론 의사와 환자를 잇는 가교 역할도 훌륭해 해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옵티마케어는 '상담'을 기반으로 성장한 프렌차이즈인 만큼, 내년부터는 이 정체성을 확고히 할 만한 방법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상담 공간을 따로 마련하거나 내부 약사 교육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며 "경증질환은 약국에서 웬만큼 커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약국의 필요성이라 보고 회원약국 관리 밀도도 높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휴베이스는 OTC 제품 진열단계부터 약사 상담을 고려한다. '한 제품'만 강조하기 보다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고 환자에게 맞는 제품을 고르기 위한 진열법을 제시한다.
전문약에 대해선 어떨까. 모연화 교육기획·마케팅 담당이사는 "의사 처방을 제대로 이해해야 상담이 가능하다고 보고 휴베이스 연구소에서 '의사 처방 가이드라인'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밖에 환자와 신뢰를 형성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교육의 일환으로 자체 교육 플랫폼 '휴리텔'에서 역할놀이 교육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약사들도 상담에 관심을 가지고 학술 모임에 참여하거나 스터디 그룹을 꾸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스템디알 이은규 대표는 상담기능의 부활을 전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글루타셀' 출시를 기점으로 약국 상담 활성화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컴퓨터와 로봇에 대체될 직업 중 하나가 약사라 하지만, 환자와 상담을 통해 경질환을 잡아내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은 약사밖에 할 수 없다"며 "약국들이 '나중에 해야지'라 생각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상담 시간을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템디알 김성희 약사는 "의약분업 전에는 약사들에게 '상담'이 일상이자 주업무였다"며 "의약분업을 기점으로 약국이 환자 상담을 잊은 사이 시장도, 제품도 모두 빼앗기고 약국이 점점 더 처방전에 매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약사는 "지금은 약국에서 팔만 한 제품이 없다는 말까지 나오지 않느냐"며 반문하고 "후배들 손에 '팔 만한 제품'을 쥐여주고 싶다. 잊었던 상담 기능을 약국에서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 한가지 증상으로 약국을 찾아오지만, 한 군데만 불편한 사람은 없다. 연관된 여러가지 증상을 동반하게 마련이다"며 "상담을 통해 증상의 원인을 찾고, 적절한 일반약과 영양제, 보조 제품 등을 추천해야 약사 역할의 의미가 생긴다. 약국 경영은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영양제와 일반약은 약사들이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하루 중 단 30분이라도 환자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상담 전문 약국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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