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숲모기…국산신약 활주로…환영받지 못한 법안
- 최은택
- 2016-12-27 06: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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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 항생제 처방금지 권고…건정심 '길들이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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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를 겪은 한국사회는 지카바이러스와 흰줄숲모기라는 이방인의 등장으로 연초부터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국회는 19대가 저물고 20대가 새로 문을 열었다. 흰 가운을 벗은 의약사 등 보건의료인 10명이 이 문에 함께 들어섰다.
◆금배지를 단 흰 가운들=20대 총선에 도전한 의약사 등 보건의료인 출신 34명 중 10명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의사 3명, 치과의사 2명, 간호사 1명, 약사 4명이다. 이중 김상희(민주, 3선), 전혜숙(민주, 재선), 김승희(새누리), 김순례(새누리) 등 약사출신 4명은 모두 보건복지위원회에 둥지를 틀었다.
의사출신의 경우 박인숙(새누리, 재선) 의원은 보건복지위로, 신상진(새누리, 4선) 의원과 안철수(국민, 재선) 의원은 다른 상임위로 갔다. 치과의사 출신인 신동근(민주) 의원과 전현희(민주) 의원도 전반기 상임위는 보건복지위가 아니었다. 간호사 출신인 윤종필(새누리) 의원은 보건복지위를 선택했다.
◆항생제는 감기 치료제가 아닙니다=질병관리본부는 단순감기에는 항생제를 처방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소아 급성 상기도 감염 항생제 사용지침'이 그 것인데, 국내 역학자료를 근거로 마련한 최초의 가이드라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지침에서 "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으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급성인두편도염의 경우 A군 사슬알균이 원인균으로 확인된 경우 항생제 치료대상이 된다고 했다.
급성부비동염도 다른 바이러스성 상기도감염을 배제한 뒤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도록 했다. 또 크룹과 급성후두염은 대부분 바이러스감염으로 자연치유경과를 거치고, 급성후두개염으로 진단되면 신속히 항생제 치료를 시행한다고 했다.
◆지카바이러스…'메르스 악몽' 막자=질병관리본부는 연초부터 모기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소두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지카바이러스 매개체인 흰줄숲모기가 '숙적'이 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중남미 등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발생국가 리스트를 신속히 '업데이트'하고 임산부에게는 여행자제 권고했다. 지카바이러스를 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등 방역태세도 강화했다. 해외 체류 중 모기에 물려 발명한 해외유입 감염사례가 속속 나오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나 의심환자를 진료한 의사는 보건소장에게 즉시 신고해야 한다. 만약 신고하지 않거나 거짓신고하면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건정심 '길들이기'?=보건복지부는 6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 추천을 받으면서 돌연 추천단체를 변경했다. 제외된 단체는 양대노총과 소비자단체였다. 대신 양대노총 산하 노조인 보건의료노조와 의료산업노조연맹, 환자단체연합회를 추천단체로 새로 선정했다.
양대노총 등은 정부 입맛에 맞게 건정심을 운영하기 위한 '꼼수'이자, '길들이기'라며 반발했다. 논란이 불거지면서 위원 재선임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하지만 복지부는 추천단체와 위원 교체를 강행했고, 결국 한달여만에 원하는대로 6기 위원 재구성을 마쳤다.
◆글로벌 진출 신약 약가 활주로?=한미약품 등 일부 제약사들의 신약 기술수출 대박행진은 제약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정부의 신뢰를 확보하는 중요한 마중물이 됐다. 복지부는 연두업무보고에서 '바이오헬스 7대 강국' 도약 비전을 제시하고 약가제도상의 우대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마련된 후속조치가 '7.7 약가제도 개편안'이다.
이 개편안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일각의 평가도 있지만 정부가 처음으로 글로벌 진출 신약에 대한 약가제도상의 우대책 마련을 전면에 걸고 추진한 정책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이 개편안에는 글로벌 진출 신약 우대방안 외 바이오의약품 약가우대, 실거래가 약가인하 격년제 시행 등 다른 개선내용도 포함돼 있다. 복지부는 이달 마무리 목표로 약가사후관리제도 개선방안도 모색하고 있는데, 최종 결론은 다음달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국감 증인대 선 다국적사=한국노바티스와 한국얀센이 국회에 호출됐다. 키워드는 '불법'이었다. 학술행사를 가장한 26억원대 불법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검찰에 전 대표이사 등이 기소된 한국노바티스가 첫번째 증인이었는데, 클라우스 리베 임시대표가 국정감사 증인심문대에 섰다. 리베 임시대표는 "본사와 관련없는 한국법인 일부 직원들의 일탈행위"라고 밝힌 본사의 입장문에 대해 집중 추궁받았다.
현 다국적의약산업협회 회장인 김옥연 한국얀센 대표이사도 증언대에 앉았다. 병원에서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에 개입해 콘서타 등 자사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 판촉 활동을 벌였다는 의혹이 단초가 됐다.
◆리베이트 처벌면제 강연·자문료=약사법령상으로는 허용되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거래관행이라면 처벌하지 않기로 했던 게 바로 강연료와 자문료였다. 하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강연·자문료는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복지부는 지난해부터 이 '뜨거운 감자'를 어떻게 할 지 만지작거렸고 1년여만인 지난 10월 마침대 결론을 냈다.
이른바 김영란법이 중간에 개입되면서 논의가 지연되기도 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제약단체 등이 자체 운영하는 규약에 담겨질 예정인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절차를 밟고 있다. 의사 등이 받는 '강연료나 자문료가 1시간 50만원, 제약사 한 곳당 1년 300만원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게 기본원칙이지만, 숙련도나 난이도 등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이 금액을 초과할 수 있는 예외도 인정하도록 했다.
◆환영받지 못한 법안들=19대 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던 법안들이 20대 국회 회기 시작과 함께 다시 재발의되거나 재추진됐다.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법률안(의료법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이 개정안은 19대 국회 때는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은 일단 상정해 심사절차를 거친다'는 원칙을 정한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의 방침에 따라 20대 국회에서는 이미 전체회의에 상정돼 현재 법안소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대면이 아닌 화상판매기를 통해 일반의약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약사법개정안도 최근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에서 환영받지 못하기는 원격의료법안과 다르지 않은 데 이 법률안은 특히 약사들이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의료사고 조정 자동개시-퇴장방지약 할인판매 금지=사망,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장애1급 등 중대한 의료사고로 조정 신청된 사건에 대해서는 피신청인의 동의가 없어도 조정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되는 이른바 '신해철법(예강이법)'이 11월 3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개정법률 시행일 이후 종료된 의료사고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첫 조정사건은 내년 상반기는 돼야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퇴장방지의약품을 상한금액의 91% 미만으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약사법시행규칙도 우여곡절 끝에 개정됐다. 내년 1월1일부터 3년간 한시 시행되는데, 최초 체결하는 계약이나 최초 입찰공고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입법성과=올해 정기국회 동안 비교적 많은 입법성과를 냈다. 의료법과 약사법 개정안 의결이 대표적인데, 리베이트 처벌수위를 높이는 개정조문과 관련해서는 법제사법위원회가 같은 내용의 약사법과 의료기기법은 처리하고, 의료법만 제동을 건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리베이트 제제강화(징역형 3년이하로 상향), 제약사 등 경제적 이익 제공내역 작성 및 보관 의무화, 의료행위 설명의무, 의료기관 개설자 진료거부 금지, 비제약사 '00약품' 등 명칭사용 금지, 약사(한약사) 자격정지처분 시효 신설, 의약품 등 용기포장에 전 성분표기 등이 새로 도입됐거나 변경된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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