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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짓무르고 손소독만 수백번"…코로나로 달라진 풍경[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 함께 찾아온 코로나 블루. 약사도 예외는 아니다. 보건의료기관으로서 1차 방역의 관문이자 매일 환자를 대면하는 약사들은 그 정도가 더 심할 수밖에 없다.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는 약국의 환경과 약사들의 생활을 많이도 바꿔 놨다. 방역에 대한 약사들의 기본적인 인식은 물론이고 그에 따른 대처도 달라졌다.적당한 타협도 방심도 허용될 수 없는 상황에서 일선 약국은 그 어느 때 보다 더 방역 관리와 감염병 예방에 철저해져야 했고, 약사들은 뜻하지 않게 개인적인 시간이 많아졌다.온 국민이, 그리고 약국, 약사들이 코로나 시대를 맞은 지 어느새 300일. 약사들은 어떤 모습으로 달라진 오늘을 살고 있을까.KF마스크·손 소독 일상...위생·방역 개념 강화코로나를 맞기 전과 후 약국의 가장 달라진 풍경을 꼽자면 단연 마스크일 것이다. 약국은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면서부터 마스크에 울고 웃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공적마스크 제도 참여를 차치하고라도 약사들은 코로나19 시작과 함께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됐다. 적게는 반나절, 길게는 하루를 꼬박 약국 안에서 보내는 약사들은 잠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형편이다.환자의 방문이 많은데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이 잦은 일선 약국 약사들로서는 일회용이나 비말차단 마스크 착용도 허용되지 않는다. 약국 안에서 근무하는 동안은 대부분의 약사가 KF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하고 있다.코로나19 이후 약사들은 KF마스크 착용은 일상이 됐고, 약국에서는 가림막이 등장했다. 그렇다 보니 크고 작은 부작용도 발생한다. 하루 10시간 이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보니 피부가 예민한 약사들은 여드름을 달고 살고, 귀 뒤가 짓무르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초기 일부 약사는 마스크를 오래 쓰고도 귀 뒤가 다치지 않는 방법까지 SNS에 공유할 정도였다.전남 여수의 김성진 약사는 “마스크를 하루종일 쓰고 있다 보니 얼굴에 트러블이 나는 건 기본이고 귀가 짓무르기도 한다”면서 “궁여지책으로 인터넷을 보다 발견한 믹스 커피 박스 손잡이를 마스크에 연결해 활용하는 방법도 활용해 봤다”고 말했다.경기도 성남의 김현익 약사도 “KF94 마스크를 하루 10시간 이상 착용하고 나면 그야말로 녹초가 된다. 마스크 닿는 주변으로 여드름 나는 것은 기본”이라며 “가끔은 머리도 아프고 집중력도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오랜 마스크 착용으로 귀 뒤가 짓무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커피믹스 박스 손잡이를 활용해 마스크 줄을 연결한 약사의 모습. 마스크 착용과 함께 이제 약사, 직원들의 손 소독도 생활화 된 부분 중 하나다. 손뿐만 아니라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거나 고객의 손이 닿는 부분을 수시로 소독하는 약국도 있다.서울 구로의 노수진 약사(구로구약사회장)는 “일선 약국에서는 약사들이 처방전 접수와 조제, 수납까지 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손 소독을 한다면 손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일회용 장갑을 활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장갑이 클린조제의 대명사 정도로 여겨졌다면 코로나 시대에는 위생, 방역을 위한 하나의 장치 정도로 여겨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현익 약사는 “신용카드나 돈을 받을 때 마다 손 소독을 하는데 하루 평균 200번을 넘게 하는 것 같다”면서 “또 틈이 날 때 마다 출입구 등 고객들의 손이 많이 닿는 곳은 소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약 복용 안 됩니다”…환자 응대 방식에도 변화가약국들의 환자 응대 방식도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위생, 방역 강화를 위해 일정 부분 달라진 양상을 띈다.가장 큰 특징은 그간 약국에서 일명 ‘서비스’ 측면에서 이해되거나 용인돼 왔던 부분들이 위생, 방역이 강화되면서 제지되고 있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약국에서 환자들이 막 조제 받았거나 구입한 약을 그 자리에서 복용하는 것은 일상이었다. 드링크제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그렇다 보니 대다수 약국은 약을 복용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하거나 환자 대기 공간에 정수기 설치는 약국의 기본 풍경이었다.여기에 일부 약국은 대기 시간에 커피나 차를 마실 수 있도록 자판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약국에서 약 복용을 제지하기 위해 정수기 사용을 금지하거나 막아놓는 약국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함께 약국에서의 약 복용은 약사나 직원이 당당하게 제지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됐다. 이전에는 혹여나 야박한 약국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 환자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는 게 약사들의 말이다.노수진 약사 “코로나 이후 약국 안에서 약을 복용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일 것이다. 정수기, 자판기를 막는 약국이 적지 않다”면서 “그간 약이나 드링크 복용은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뒷처리 등을 생각하면 약사나 직원 입장에서는 불편한 부분이었다. 정서상 제지가 쉽지 않았는데 코로나 이후 고객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노 약사는 “약국은 다른 업종에 비해 약사-환자 간 ‘핸드 투 핸드’가 많았다. 처방전을 받고, 약을 전달하고 돈을 받고, 심지어 단골 환자에게 약 봉투나 드링크 뚜껑을 오픈해 건네주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어르신들은 이런 것을 당연한 서비스라 생각하기도 하지만 코로나 이후 약사들도 조심하고 있고, 환자도 이해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교대로 나가거나 약국 문 닫기도…점심시간도 변화가코로나19는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들의 유일한 휴식 시간인 점심 식사 시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중소형 약국의 경우 약국의 업무 특성상 인근 병의원 점심시간에 맞춰 약국 조제실 등 한켠에서 약사와 직원이 함께 도시락이나 배달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하지만 코로나 이후 약국에서 마스크를 벗는 게 쉽지 않아진 만큼 약사와 직원이 일정 시간 동안 교대로 밖에 나가 식사를 하고 오거나 1인 약국의 경우 점심에 1시간 정도 약국 문을 닫는 경우도 많아졌다.약국에서 마스크와 더불어 페이스 쉴드를 착용한 약사의 모습. 반면 일부 약국은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것이 더 불안할 수 있단 생각에서 약국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특정 시간에 직원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기도 한다.김현익 약사는 “이전에는 오히려 밖에 나가서 먹기도 했는데 코로나 이후에 배달음식으로 대체해서 먹고 있다”면서 “점심 시간에 사람이 많이 몰릴 때 식당에 나가서 밥을 먹는게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노수진 약사는 “그 전에는 수시로 환자가 들어오다 보니 조제실 한쪽에서 밥을 먹다 환자가 오면 약사나 직원이 일어나 응대하곤 했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마스크 벗기가 불안한 만큼 약사, 직원이 돌아가며 30분씩 외부에서 식사를 하고 온다. 1인 약국이나 2인 약국은 부득이하게 점심 1시간 문을 닫는 곳도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줄어든 대면 모임…개인·가족과의 시간에 집중코로나는 약사들의 약국 안의 모습뿐만 아니라 약국 밖의 일상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대면 모임이나 만남이 크게 줄면서 약사들의 삶도 많이 바뀌었다.약사들은 보건의료인으로서 방역 수칙 준수에 한 발 더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서 약국 안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까지 더 철저하게 방역 관리와 예방에 힘쓰고 있다.김성진 약사는 “올해는 약사들 모임이나 스터디 등이 거의 중단됐다. 약사들과 함께 하던 골프 모임도 거의 중단됐다”면서 “그만큼 개인적으로,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구로구약사회에서는 코로나로 오프라인 모임이 불가능한 상황인 점을 감안해 온라인 소모임 일환으로 랜선 미술관 나들이를 진행하는가 하면 줌 화상을 통한 연수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의 김세진 약사는 "약국을 마치고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게 가장 큰 행복이었지만 헬스장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는 거의 가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 산이나 바다로 캠핑을 가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캠핑장에서도 텐트 안이 아니고선 식사할 때 외에는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그나마 야외인 캠핑장에서 자연을 즐기면서 기분을 풀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경기도 안산의 최지선 약사는 “30년 동안 약사로 일하면서 요즘처럼 집안 일을 많이 하는 때가 있나 싶을 정도”라며 “오프라인 모임이나 회의가 확연히 줄고 여행도 자제하다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집을 꾸미고, 안 쓰는 물건들을 기부하거나 팔고, 필요한 가구를 다시 사기도 했다. 요리도 전보다 훨씬 더 많이 하게 된다”고 했다.최 약사는 "무엇보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없었을 경험과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2020-11-15 18:37:29김지은 -
자료제출의약품 허가 제한, 대형-중소제약 '동상이몽'[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아토젯 후발의약품 논란은 자료제출의약품의 위수탁 생산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약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업체가 생겨나자 숫자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이에 정치권이 응답했고, 공동생동처럼 1(수탁사 수)+3(위탁사 수)으로 허가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그렇다면 불만을 터뜨린 해당 업체들은 자료제출의약품의 1+3 제한 규제에 대해 찬성할까?오히려 정반대다. 중소 제약업계에서는 새로운 규제에 대한 반발심리가 더 크다. 종근당 위탁그룹에 합류하지 않고, 단독 생동을 통해 시장을 진입을 노리는 모 업체 A관계자는 "아토젯 후발의약품 문제가 불거지긴 했지만, 새로운 규제도입은 제약업체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며 "가뜩이나 새로운 약가제도로 진입순서가 늦은 제네릭약물은 원가도 빼기 힘든 마당에 신규 후발약 진출 루트까지 막아버린다면 중소업체들은 생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공동생동 또는 자료제출의약품 1+3 규제 모두 신규 품목 진입을 차단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계단식 약가에 의해 20번째 이후로 진입한 제품은 동일제제 상한가 중 최저가와 38.69%로 산정되는 금액 중 낮은 금액의 85%로 자동 산정되기 때문에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늦게 등재된 제네릭약물의 약가를 보면 최고가의 20~30% 수준에 그치고 있다.이때문에 중소 제약업계는 20번째 내에 약가를 등재할 수 있는 퍼스트제네릭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런데 공동생동과 자료제출의약품 규제를 통해 위탁 후발약 숫자를 차단한다면 중소업체로서는 그 기회가 더 줄어든다는 인식이다."약가 때문에 신규 후발약 시장 참여가 나은데…그마저도 제한한다면"비용도 문제다. 위탁 대신 직접 생동 또는 직접 임상을 하기에는 중소제약사가 감당하기엔 큰 돈이다. 보통 제네릭 생동시험에는 2~3억원, 자료제출의약품 임상시험에는 30~40억원이 소요된다. 물론 케이스마다 다르다. A관계자는 "이런 비용을 감내할 수 있는 업체는 대형 제약사밖에 없다"며 "최근 정부의 품목제한 규제는 제약업체를 줄이려는 구조조정으로 촉발될 수 있는데, 이런 방향이 좋은건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실제로 종근당은 이번 아토젯 자료제출의약품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임상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종근당은 위수탁계약 시 기술료 명목으로 업체당 1억원을 받고, 계약기간 5년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21개 업체가 참여했으니 계약금으로만 21억원을 번 셈이다. 하지만 소요된 임상비용에 비하면 큰 금액은 아니라는 분석이다.다수 중소 제약업체가 자료제출의약품 1+3 제한방안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자료제출의약품 수탁 당사자이기도 한 대형 제약사들은 대체로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대형제약사 B 관계자는 "상위 메이커들은 제네릭 난립에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 공동생동이나 자료제출의약품 1+3 법안에 동의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이 직접 개발과 생산없이 작은 비용으로 제품을 허가받고, 이를 CSO(판매대행사)가 받아 약가의 85% 수준까지 할인해 장사하며 시장이 무너졌다"며 "앞으로는 1개사 1품목으로 가야 제네릭도 품질도 강화되고, 기업윤리도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다만 정부 약가인하 정책에 반대급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약이나 개량신약에는 혁신성 가치를 매겨 정당한 대우를 해야 기업과 국민에게도 이익이라는 설명이다.그는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개발된 약조차 약가때문에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글로벌 제약사들은 한국 약가 레퍼런스를 회피하기 위해 국내 출시를 미루고, 이런 현상이 증가하면 대체약이 없이 환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이라고 꼬집었다.한켠에서는 1+3 숫자 제한말고 자료제출의약품에는 계단식 약가를 적용하지 말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료제출의약품도 기존에 출시된 동일성분 약제라면 규제대상에 포함되는게 맞고, 해당 대안을 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적다며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식약처, 자료제출의약품은 제네릭과 달라…규제도입에 신중, 현실적 어려움업계가 규모에 따라 찬반이 나누고 있지만, 정작 규제 당사자인 식약처는 자료제출의약품 1+3 제한에 신중한 모습이다. 식약처는 특히 공동생동 규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보는 것 같다.중소업체도 지적하듯이 자료제출의약품 임상시험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숫자 제한이 개발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식약처는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의 자료제출의약품 1+3 규제 필요성 질의에 대해 서면으로 "생동시험으로 허가되는 제네릭과 달리 자료제출약은 다양한 제품이 개발된다"면서 "임상시험을 실시하는 경우 막대한 비용이 들어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어렵다. 이같은 사항을 고려해 공동임상 등 제한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이다. 실제로 국내 제약사들은 비용을 아끼려고 공동 임상을 통해 자료제출의약품을 개발하는 사례도 많다. 이들 제품 중에는 기존 유효성분이 동일한 의약품보다 편의성이 향상되는 등 진일보한 경우도 있다.적으면 20억원, 많게는 100억원 가량 임상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여러 제약사들이 비용을 분담하고 개발에 동참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의견이다.식약처가 부정적 의견을 표하고 있는만큼 실제로 자료제출의약품 1+3 규제가 시행되기는 어려워보인다. 제약업계도 의견이 반으로 나눠져 있는만큼 협회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물론 국회가 법개정을 통해 규제를 신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료제출의약품의 1+3 제한 법안 발의를 약속한 의원은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인데다 정부와 뜻을 같이하는 다수의 여당에서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 실제 국회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무엇보다 자료제출의약품 1+3 제한은 공동생동 규제와 같은 '난립'에 대한 문제가 주가 아니다. 동일성분 약제 진입 순서의 공정성, 비용분담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걸려있는만큼 제네릭 난립을 위해 규제를 신설해야 한다는 명분은 설득력이 적어 보인다.때문에 제약업계 전문가들은 독점을 포기하고 자료제출의약품 자료를 타사에 공유할 수 밖에 없게 만든 규제들을 되돌아봐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모 제약업체 개발 담당 C 임원은 "개편된 약가제도로 제네릭 진입이 어려워지자 그 풍선효과로 자료제출의약품이 새로운 진입수단으로 떠오른 것 뿐"이라며 "이 과정에서 불이익받는 업체가 있다면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기보다는 공정하지 못한 절차는 없는지 시스템을 다시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2020-11-09 16:27:30이탁순 -
자료제출의약품 허가품목 1+3 제한 '뜨거운 감자'[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신약과 개량신약에게 부여되는 PMS(시판후조사)는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시판 후 안전성을 확인할 목적으로 '사용성적조사'라는 본래 의미가 있다.신약은 시판후 6년간 3000명 이상, 개량신약은 4년간 600명 이상의 사용성적조사를 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최종적으로 품목허가가 취소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된 국산 천연 아토피치료제 '유토마외용액'이 사용성적조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허가취소된 케이스다.또 한가지는 각각 사용성적조사를 근거로 부여된 6년, 4년간 '자료를 보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기간에는 주성분이 동일한 제네릭의약품은 품목허가 신청을 할 수 없다. 사실상 특허의 권리처럼 시장독점을 부여하는 것이다.자료제출의약품은 말그대로 유효성 등 자료를 제출한 의약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개량신약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따라서 다수 자료제출의약품이 PMS를 부여받는다.그런데, PMS를 부여받은 자료제출의약품을 가진 제약사가 자료보호 기간 동안 그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고, 다른 제약사에 다른 자료를 공유했다면?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자료 보호' 가진 제약사들이 왜 타사와 권리 공유했을까?현상만 볼 때는 문제될 게 없다. 아니 스스로 독점 권리를 포기하고, 후발의약품이 일찍 진입한다면 국민 의약품 선택권 확대나 건강보험 재정으로 볼 때도 박수받아 마땅한 일이다. 만약에 6년의 PMS를 부여받은 신약 회사가 다른 후발 제약사에게 자료를 공유했다면 사회공헌 제약사로 칭송받을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사가 독점권을 포기한다고 이해하면 더 쉽다.그런데 왜 갑자기 자료제출의약품의 타사 자료 공유가 문제가 됐을까? 국회의원이 나서 1(개발 제조 수탁사)+3(제조 의뢰 위탁사)으로 허가품목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을까?답은 해당 자료제출의약품이 독점적 지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 문제되는 품목은 오리지널의약품, 또는 동일한 성분의 선발 품목이 시장에 존재하고 있다.올해 자료제출의약품 공유로 화제(또는 논란)된 품목을 살펴보면 경쟁자인 선발품목이 시장 과반을 확보한 경우가 대다수다.주요 자료제출의약품 위수탁 현황 첫번째 사례로 대웅제약의 소화불량치료제 '가스모틴SR'을 보면, 선발품목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가스티인CR'에 밀려 시장경쟁력이 떨어져 있었다.둘다 모사프리드가 유효성분인 1일1회 복용하는 서방정으로, 임상 유효성 자료를 제출해 자료제출의약품으로 PMS를 획득했다.가스티인CR정이 2016년 6월 30일, 가스모틴SR정이 2017년 12월 1일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가스티인CR정이 선발품목인 것이다. PMS는 4년을 부여받아 올해 6월 29일 종료됐다. 가스모틴SR정도 가스티인CR의 잔여 PMS를 부여받아 종료시기는 똑같았다.하지만 PMS 종료전 다수의 동일성분 품목이 허가를 받았다. 가스모틴SR의 대웅제약이 타사와 자료를 공유해 위탁품목이 양산된 것이다. PMS 종료 전까지 무려 49개사가 대웅제약의 자료를 공유받아 허가를 받았다.이에따라 선발품목인 가스티인CR은 예상보다 빨리 경쟁사를 맞아들이게 됐다. 당연히 불만이 생겼다. 가스티인CR은 작년 유비스트 기준 원외처방액 200억원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렸었다. 반면 가스모틴SR은 늦게 상업화되는 바람에 같은시기 70억원에 머물렀다.이에 대웅은 시장을 선점한 가스티인CR에 직접 맞서기보다는 수탁 매출 극대화로 방향을 바꿨다고 볼 수 있다. B2C(기업과 개인의 거래)에서 B2B(기업과 기업의 거래)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것이다.아이러니한 점은 대웅이 처음에는 독점권을 행사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다는 것이다. 애초 모사프리드 서방정 개발은 대웅제약이 먼저 시작했다. 특허도 등록했다.하지만 상업화는 유나이티드에 밀렸고, 시장선점 기회도 놓치게 됐다. 대웅은 포기하지 않았다. 유나이티드가 등록한 특허가 무효라고 주장했고, 이에 반발한 유나이티드는 역으로 대웅제약 특허가 무효라고 소을 제기했다. 양사는 지난해 3월 제기한 소를 쌍방 취하하며,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나 대웅은 독점권에 매달리기보다는 타사에 문호를 열어주는 것으로 선회한 것이다.여기서 불이익 업체는 일찍 경쟁자를 맞게 된 가스티인CR의 '유나이티드' 뿐이다. 대웅제약은 수탁매출로 수익을 올렸고, 위탁사 49개사는 생동시험을 하지 않고도 더 일찍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자료제출의약품의 타사 자료 공유가 문제가 되진 않았다.두번째 사례도 비슷하다. 주인공은 일동제약 고혈압-고지혈증치료제 '텔로스톱정'이다. 역시 텔로스톱보다 선발품목이 있다. 유한양행의 '듀오웰정'이다. 텔미사르탄-로수바스타틴칼슘 복합제로 듀오웰이 2014년 10월 31일 첫 허가를 받았고, 텔로스톱은 2015년 6월 23일 허가를 받았다. PMS 종료일은 올해 10월 30일이었다.하지만 벌써 동일성분 의약품을 가진 업체가 20곳이다. 텔로스톱을 보유한 일동제약의 수탁생산이 주효했다. 일동이 18곳의 타사에 자료를 공유한 것이다.시장에서는 선발품목 '듀오웰'의 점유율이 절대적이다. 듀오웰은 2019년 원외처방액(유비스트) 181억원으로, 같은기간 57억원을 기록한 텔로스톱을 압도한다. 일동 역시 B2B로 사업을 확장한 케이스다.여기서도 불만이 공론화되진 않았다. 듀오웰의 유한만 경쟁사 선진입으로 일찍 빨간불이 켜진 정도다. 수탁사인 일동과 위탁사들 모두 '해피'하다.내년 1월 PMS 종료로 제네릭 허가가 가능해지는 고지혈증 복합제 . 종근당이 동일성분 자료제출의약품 개발로 조기진입 문이 열렸다.문제는 세번째 사례인 종근당 고지혈증복합제 '아토에지정'에서 불거져 나왔다. '아토에지정'은 지난달 13일 허가받은 신제품이다. 아토에지정과 자료를 공유한 위탁품목은 아직 허가받지 않았다.아토에지정은 2015년 1월 23일 허가받은 한국엠에스디의 '아토젯정(아토르바스타틴칼슘-에제티미브)'과 유효성분이 동일한 의약품으로, 자체 임상을 통해 자료제출의약품으로 허가받았다. 이런 경우 후발 자료제출의약품은 선발 품목의 잔여 PMS를 부여받는다. 아토젯의 PMS는 내년 1월 22일 종료된다.하지만 아토에지는 잔여 PMS를 부여받지 않고, 사용성적조사 의무를 담은 RMP(위해성관리계획) 조건이 붙었다. 이례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덕분에 아토젯 PMS 종료일인 내년 1월 22일까지 사용성적조사를 제출하지 않아도 허가취소되지 않는다.종근당은 지난달 아토에지정의 자료를 공유할 위탁사를 모집했다. 총 21개사가 종근당과 계약했고, 바로 허가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앞의 사례로 제시한 대웅과 일동의 경우라면 불이익 업체는 MSD 혼자여야 한다. 하지만 아토젯 PMS 종료일인 내년 1월 22일에 맞춰 허가신청을 준비한 제네릭사들의 반발이 불거졌다.이미 생동성시험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위탁업체를 모집하려던 수탁업체도 있었다. 생동시험 성공사례가 존재하지 않았던 대웅과 일동의 사례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생동시험은 2~3억원의 비용이 든다. 아토젯 제네릭사는 비용이 들더라도 생동시험을 직접 진행해 위탁사를 모집해 그 비용을 보전하려 했다.하지만 자료제출의약품으로 PMS 종료 전 시장진입이 가능한 종근당이 위탁사를 모집하면서 생동 성공 제네릭사들은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이 때문에 공정성 시비가 불거진 것이다."생동 성공 제네릭사들은 문제를 제기했다. 약가가 주요 배경에 있다"생동 진행 제네릭들이 불만을 제기한 데는 새로운 약가제도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1일부터 동일제제가 20개 이상 제품이 등재되면 동일제제 상한가 중 최저가와 38.69%로 산정되는 금액 중 낮은 금액의 85%로 자동 산정된다.이미 종근당과 수탁사들이 아토젯 동일성분 약물로 20개를 선점한 상황에서 PMS 종료 이후 허가신청할 수 밖에 없는 생동 제네릭들은 기대 약가를 바라볼 수 없게 된 것이다.때문에 위탁 제네릭을 준비하던 많은 제약사들이 계약비용이 높더라도 제네릭 수탁사가 아닌 종근당 쪽으로 붙은 것이다.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은 자료제출의약품 허가품목을 1+3으로 제한해야 한다며 법안 발의를 예고했다.공정성 시비가 공론화되자 자료제출의약품의 자료공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켠에서는 자료제출의약품과 제네릭의 약가 산정 방식을 분리하자는 주장도 있다.지난달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자료제출의약품 허가수를 1+3으로 제한해야 한다며 정기국회에서 법률 개정안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서 의원은 아토젯 자료제출의약품의 문제를 끄집어내면서 "기술력 없이 돈으로 자료를 구매해 허가를 받는 제약사들이 난립한다면 한국 바이오·제약 산업의 미래는 암담하다"고 주장했다.자료제출의약품 1+3 제한안이 나오자, 제약업계는 공동생동 1+3을 처음 받아들일 때처럼 입장이 갈리고 있다.2020-11-09 15:15:54이탁순 -
애엽 55%↑·레바미피드 25%↑...위장약 시장 지각변동[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라니티딘’의 퇴출은 프로톤펌프억제제(PPI) 뿐만 아니라 ‘애엽’과 ‘레바미피드’ 등 또 다른 위장약 시장의 팽창으로 이어졌다. 동아에스티의 ‘스티렌’이 오리지널 제품인 애엽 시장은 1년새 시장 규모가 50% 이상 뛰었다. 레바미피드의 처방액도 25% 치솟았다.◆스티렌시장, 라니티딘 판매금지 직후 처방 급증...고용량 제품 70% ↑3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계 애엽 성분 위염치료제 외래 처방금액은 98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5.4% 증가했다.애엽 성분 의약품은 쑥을 기반으로 만드는 천연물의약품이다. 동아에스티의 ‘스티렌’이 오리지널 제품이다.분기별 애엽 성분 의약품 원외 처방금액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애엽 성분 시장은 지난해 9월 라니티딘의 퇴출 직후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애엽 성분의 처방 규모는 21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6.6% 상승했다. 그러나 작년 4분기 처방액은 339억원으로 전년보다 51.7% 치솟았다. 전 분기보다 61.3% 증가하며 라니티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애엽 성분 의약품은 위산과다, 속쓰림, 위십이지장궤양, 역류성식도염 등에 사용되는 라니티딘과 처방영역이 일치하지는 않지만 일부 위염 치료 영역은 활발하게 처방 대체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애엽 시장은 올해 들어서도 1분기 326억원, 2분기 325억원, 3분기 334억원 등 꾸준한 시장 규모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되찾았다. 라니티딘 퇴출에 따른 처방 급증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전체 시장 규모의 확대로 이어진 셈이다. 3분기 처방액은 전년대비 상승률이 58.8%에 이른다.애엽 성분 위염치료제는 표준용량(60mg)과 고용량(90mg) 2종이 있다. 고용량 제품 시장의 상승세가 더 가팔랐다.분기별 애엽 성분 의약품 용량별 원외 처방금액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애엽60mg의 3분기 누계 처방규모는 551억원으로 전년보다 46.1% 늘었다. 애엽60mg 처방규모는 분기별 120억~130억원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4분기부터 180억~19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애엽90mg은 3분기 누계 433억원의 처방실적으로 전년동기대비 69.2% 확대됐다. 고용량 제품은 1일 3회 복용하는 주 성분의 용량을 60mg에서 90mg으로 늘려 1일 2회 복용하도록 고안한 약물이다. 복용 편의성이 높아 점차적으로 고용량 제품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3분기 애엽90mg의 처방금액은 15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무려 70.1% 신장했다.품목별 애엽 성분 제품의 처방추이를 보면 동아에스티의 ‘스티렌투엑스’가 3분기 누계 처방액이 110억원으로 전년보다 18.4% 증가했다. 대원제약의 ‘오티렌F'는 지난해보다 15.8% 증가한 83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제일약품의 ’넥실렌에스‘는 8.7% 증가한 70억원의 처방액으로 뒤를 이었다.◆레바미피드도 라니티딘 반사이익...제네릭 처방 수직상승소화성궤양치료제 ‘레바미피드’ 성분 시장도 라니티딘 퇴출 이후 크게 확대됐다. 레바미피드는 위점막의 혈류를 증가시켜 점막을 보호하는 소화성 궤양 치료제다. 위궤양, 위점막병변 개선 등의 적응증을 갖고 있다.올해 3분기 누계 레바미피드 성분의 처방금액은 83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4.6% 늘었다. 작년 3분기 누계 레바미피드 처방액이 전년보다 0.1%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라니티딘 공백으로 갑작스러운 처방 증가현상이 나타냈다.분기별 레바미피드 성분 의약품 원외 처방금액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레비미피드는 국내 허가받은지 30년 가량 지났고 2003년 제네릭 제품의 판매가 시작돼 시장 변동이 크지 않은 시장이다.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된 제네릭은 129개에 달한다.레바미피드는 분기마다 200억원 안팎을 형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29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7.8% 상승했고 올해에도 분기마다 300억원에 근접한 처방액을 기록 중이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처방액은 전년보다 각각 27.2%, 17.0% 늘었다. 3분기 처방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7% 확대됐다.라니티딘이 불순물 검출로 전 제품 판매중지 조치를 받으면서 사용 영역이 유사한 레바미피드도 H2수용체길항제, PPI계열, 애엽 등과 함께 반사이익을 누린 셈이다.분기별 주요 레바미피드 성분 제네릭 의약품 원외 처방금액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품목별 처방금액을 보면 제네릭 제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오리지널 제품인 오츠카의 무코스타는 3분기 누계 처방실적은 131억원으로 전년보다 3.1% 감소했다. 제네릭 제품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삼진제약의 바메딘은 지난해 3분기 누계 35억원에서 올해 36억원으로 2.6% 증가하는데 그쳤다.반면 휴온스의 ‘뮤코라민’은 지난 9월까지 처방액 32억원으로 전년보다 94.8% 확대됐다. 경동제약의 ‘레바미드’는 3분기 누계 29억원으로 21.6% 상승했다. 셀트리온제약의 ‘레바트’와 씨엠지제약의 ‘레미피드’는 각각 42.7%, 19.2% 상승률을 나타냈다.2020-11-04 06:20:48천승현 -
'라니티딘 쇼크 1년' 항궤양제 요동...PPI 처방 26%↑(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순) 넥시움, 란스톤엘에프디티, 에소메졸, 에스원엠프, 놀텍 제품사진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프로톤펌프억제제(PPI)가 라니티딘 불순물 사태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작년 말 H2 수용체길항제가 연달아 불순물 논란에 휩싸이고 새로운 기전의 항궤양제가 등장하면서 항궤양제 처방판도가 급변했다.에소메프라졸 성분 중 아스트라제네카 '넥시움'과 한미약품 개량신약 '에소메졸' 처방수요가 크게 늘었다. 일양약품의 신약 '놀텍'과 대원제약의 개량신약 '에스원엠프' 등이 처방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3분기 PPI 누계처방액 26%↑...라니티딘 퇴출 반사이익 지속28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PPI의 외래처방액은 1635억원으로 전년동기 1248억원대비 31.0% 늘었다. 3분기 누계 처방액은 465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외래처방 규모가 26.0% 확대하면서 분기 처방 신기록을 세웠다.2019-2020년 PPI의 분기별 외래처방액 추이(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PPI 계열 약물은 위산분비의 최종단계인 프로톤펌프를 차단하고, 위내 수소이온지수(pH)를 높게 유지시켜 소화성궤양과 위역류식도질환을 치료한다. 국내에서 처방되는 항궤양제 중 가장 비중이 높다. 지난 2015년 3358억원에서 4년간 55.9% 늘어날 정도로 처방 상승흐름을 지속해 왔는데, 올해는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분기별 처방액 추이를 살펴보면 변화가 뚜렷하다. PPI의 올해 1분기 외래처방액은 1487억원으로 전년동기 1199억원대비 24% 늘었다. 2분기 외래처방액은 1530억원으로 22.8%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병의원 방문이 줄고 대면 영업마케팅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상당수 처방의약품 시장이 기복을 보인 것과 달리, 매 분기 20%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한 셈이다. 작년 9월까지 월평균 400억원대에 머물던 PPI 제제의 외래처방액은 10월 이후 500억원대로 뛰어올랐다.PPI 처방수요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라니티딘' 불순물 사태가 지목된다. H2 수용체길항제 중 처방규모가 가장 컸던 '라니티딘'이 판매중지 처분을 받으면서 기존 처방층이 대거 이탈했고, PPI 계열에 반사이익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 26일 '라니티딘'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 전품목을 판매중지했다.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잠정관리기준을 초과했다는 이유에서다. 10월 22일에는 니자티딘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 13종에 대해서도 동일 사유로 판매중지 처분을 내렸다.H2 수용체길항제가 연달아 불순물 논란에 휩싸이자 진료현장의 불신이 높아지면서 PPI 등 다른 기전의 항궤양제로 처방이 이동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불순물 사태를 계기로 PPI가 H2 수용체길항제로부터 항궤양제 시장 주도권을 완전히 넘겨받았다는 평가다.◆'에소메프라졸' 성분 처방 30% 껑충...'라베프라졸' 18%↑PPI 계열 7개 성분은 불순물 라니티딘 사태 이후 처방판도가 급변했다. 작년 10월 이후 PPI 계열 7개 성분의 처방실적은 일제히 올랐다. 그 중 에소메프라졸과 라베프라졸 성분을 제외한 나머지 성분은 대부분 작년 4분기 외래처방액 최대치를 기록하고, 예년 수준으로 내려앉은 모양새다.2018-2020년 주요 PPI 성분의 월별 외래처방액 추이(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PPI 계열 내 처방비중이 가장 높은 에소메프라졸 성분은 고성장세를 지속했다.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에소메프라졸 성분의 외래처방액은 156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205억원)보다 30.2% 증가했다. 에소메프라졸은 작년 4분기 532억원의 외래처방액을 기록하고, 올해 1분기 509억원으로 다소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2분기 521억원으로 반등하고, 3분기 539억원으로 자체 처방신기록을 경신했다.라베프라졸 성분 단일제는 올해 3분기 1112억원의 누계처방액으로 전년동기 941억원대비 18.1% 올랐다. 라베프라졸 제제는 작년 10월 117억원을 시작으로 12월 외래처방액이 130억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120억원 내외의 처방실적을 유지하다 3분기 이후 130억원대로 올라섰다.일라프라졸 성분 단일제는 작년 3분기 누계 기준 234억원에서 올해 261억원, 오메프라졸 성분은 163억원에서 181억원으로 외래처방규모가 각각 11.3%와 10.9%씩 상승했다.반면 판토프라졸의 3분기 누계처방액은 지난해 258억에서 올해 266억원으로 3.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란소프라졸의 380억원의 외래처방액으로 지난해 378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불순물 파동으로 항궤양제 시장이 요동쳤던 작년 4분기 처방액이 깜짝 반등했지만 상승세가 오래 가진 못했다. 덱스란소프라졸의 3분기 누계처방액은 111억원으로 전년동기 133억원보다 16.3% 줄었다.◆오리지널 '넥시움' 처방선두 지속...한미 '에소메졸' 처방 22%↑올해 항궤양제 시장에서는 에소메프라졸 성분 주요 PPI 품목의 처방상승세가 두드러졌다.아스트라제네카 '넥시움'이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321억원의 외래처방액으로 항궤양제 시장 선두자리를 지켰다. 전년동기 291억원대비 16.1% 상승한 액수다. 넥시움은 에소메프라졸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대웅제약이 국내 유통과 판매를 담당한다.넥시움의 외래처방액은 작년 3분기 92억원에서 4분기 126억원으로 급등했다. 불순물 파동을 겪으면서 월평균 처방액이 10억원가량 뛰어오른 셈이다. 올해는 작년 4분기보다는 못하지만 코로나19 혼란정국에도 매분기 두자릿수 성장률을 지속했다. 3분기 연속 110억원이 넘는 분기처방액을 유지하면서 PPI 계열 의약품 중 가장 많은 처방실적을 냈다.2019-2020년 PPI 계열 주요 품목의 분기처방액 추이(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성장률 측면에서는 한미약품 '에소메졸'이 더욱 큰 수혜를 봤다. '에소메졸'의 올해 3분기 누계처방액은 303억원으로 전년동기 248억원보다 22.4% 올랐다. 에소메졸은 에스오메프라졸 성분 염 변경 의약품이다. 작년 4분기 114억원으로 자체 최고 처방기록을 세웠고, 올해 들어서는 100억원 내외의 분기처방실적을 유지하면서 '넥시움'과 처방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일양약품의 '놀텍'은 올해 9개월동안 261억원어치 처방됐다. PPI 단일제 중 처방규모가 3번째로 많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11.3%로 집계된다. '놀텍'은 일양약품이 자체 개발한 일라프라졸 성분의 PPI 제제다. 지난 2009년 말 국산신약 14호로 발매됐다. '놀텍'은 라니티딘의 판매가 중지된 직후인 작년 4분기 처방액이 92억원까지 치솟으면서 발매 이래 처음으로 연간 처방액이 3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는 80억원 이상의 분기처방을 유지하면서 처방기록 경신이 유력시된다.대원제약 '에스원엠프'(성분명 에소메프라졸)의 3분기 누계처방액은 15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뛰었다. 현 추세를 지속할 경우 처음으로 연처방액 200억원 돌파가 가능하리란 전망이다.PPI 계열 모든 품목이 불순물 파동 이후 수혜를 입은 것은 아니다. 한국다케다제약은 올 들어 PPI 계열 3개 품목 처방액이 동반 하락했다. '란스톤엘에프디티'(성분명 란소프라졸)는 전년동기대비 처방액이2,9% 줄었고, '덱실란트 디알'(성분명 덱스란소프라졸)과 '판토록'(성분명 판토프라졸)은 각각 16.3%, 7.7% 떨어졌다. 라베프라졸 성분 중에서도 JW중외제약 '라베칸'을 올해 누계처방액이 10.2% 올랐지만, 에이치케이이노엔의 '라베원'은 처방규모가 24.3% 감소했다.불순물 사태 이후 처방규모가 큰 대형품목으로 쏠림현상이 심화하면서 품목간 명암이 엇갈렸다는 분석이다. 에이치케이이노엔이 새로운 기전의 항궤양제 '케이캡'을 발매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마케팅 환경이 변화한 점도 처방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2020-11-02 06:20:25안경진 -
91일이나 300일이나 '1만7500원'…비정상 조제수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사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장기 처방 문제를 지적하는 데는 약국 업무 부담과 비상식적인 수가 체계, 그 이상의 이유가 있다.적게는 3개월 많게는 1년이 넘는 장기 처방은 복약 순응도를 떨어뜨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단 점이 우려된다는 것이다.이 같은 이유로 장기처방의 안전성 문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수차례 제기됐다. 관계 기관도 장기 처방이 환자 안전을 위해할 수 있단 점에 대해선 일정 부분 입장을 같이 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최근 진행된 심평원 국정감사에서 "90일 이상 장기처방이 환자 복약순응도를 떨어뜨리고 의약품 낭비도 키운다"며 "환자 사용기간 미준수 문제를 촉발하거나 약포지 내 의약품 간 반응·변질을 유발, 환자 건강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그 대안으로 서 의원은 장기처방 제재 규정 신설과 처방전 분할 사용 허용을 제시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장기처방은 상당히 위험하다. 환자 병증이 90일 이상, 1년 이상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으로 처방하는 것인데 의약학적 문제가 있다"며 "약 자체도 오래 보관하면 변질이나 섞이는 문제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했다.적게는 3개월에서 많게는 1년을 넘기는 장기 일선 약국가를 넘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하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1년 치 장기처방…약효·환자 건강 유지 담보될까 장기 처방은 이제 조제 약국의 ‘불편함’만으로 문제를 국한하기에는 그 위험성이 너무 커져버렸다. 90일 이상 처방이 늘고 있을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180일에서 360일 이상 처방도 급증하는 추세기 때문이다.장기 처방이 곧 복용 환자의 안전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의약품 약효·안전성 등 성능이 변질될 가능성이 커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서울 정문약국 서광훈 약사는 “약물동력학적 관점으로 볼 때 습기를 흡수하는 고 인습성 약의 경우 개봉 후 한 달 이내 복용할 것이 권장된다”면서 “그런 면에서 볼때 90일이 넘어가는 장기 처방의 경우 의약품 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서 약사는 또 "약국은 약을 최적의 조건에서 보관하는데 힘쓰는 반면 환자에게 약이 전달되면 어떤 상황에서 보관될 지 보장되지 않아 취약할 수 있다“며 "120일, 180일, 1년 치 처방은 약효 유지에 더 치명일 수 있다. 환자 치료를 위해 인습성이 높은 약제 장기 처방부터 규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병원약사회 나양숙 질향상위원장도 “경구약을 산제 조제할 경우 유효기간을 ‘조제일로부터 30일간’으로 제시하고 있는 반면 산제 6개월 이상 처방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여기에 한, 두가지도 아니고 여러 가지 약을 산제해 혼합하는 형편이다. 이는 곧 환자 안전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장기적인 처방약 복용이 곧 환자의 질병 변화를 점검하는 기회를 막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질병이나 질환 변화를 체크해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나 처방 약 변경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적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유지되는 처방 약 복용이 이 같은 과정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단 것이다.서울시약사회 장은선 부회장은 “특히 만성질환자의 90일, 180일 이상 장기 처방이 많은데, 이렇게 되면 이들 환자에 대한 상태 변화 체크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환자 상태에 따라 복용 약의 변경도 필요한데 이런 부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시 환자의 질병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91일에 멈춰있는 수가…“합리적 보상 마련돼야”처방 일수가 긴 조제가 많아질수록 약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크고 작은 문제들도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90일 이상 장기 처방 조제에 따른 약국의 업무량이나 제반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기본이고 그만큼 조제 실수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약국에서 600일분 처방이 나온 사례. 약제비 총액 146만5870원 중 조제료는 단 1만5070원, 신용카드 수수료를 제하고 나니 약국은 결국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됐다. 더불어 매년 장기 처방 비율이 늘어나고 그 범위도 확대됨에 따라 91일 이상 처방조제에 대한 합리적 수가보상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어지고 있다.단순 약국의 보상을 확대해야한다는 개념이 아닌, 비현실적인 조제 수가를 현실적으로 개선하자는 것이 취지다.이 같은 요구는 현행 약국의 조제료 수가 산정이 91일로 한정돼 있는데서 기인한다. 약국은 91일 이상 일수의 모든 처방전에 대해서는 동일한 조제료를 받고 있는 것인데, 일수가 증가된데 대한 약사의 늘어난 업무량, 제반 비용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약국가에서는 매년 91일 이상 처방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상급종합병원을 넘어 1, 2차 의료기관까지 장기 처방을 늘리고 있는 만큼 비합리적인 동시에 비현실적인 수가보상 구간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 같은 상황을 반영, 대한약사회는 보험위원회를 중심으로 현재 추진 중인 3차 상대가치 개편 중 '91일 이상 행위재분류 필요성과 방안 마련'을 포함하고 있다.이를 위해 약사회는 심평원 외부연구용역을 통해 '3차 상대가치 개편을 위한 업무량 상대가치 개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약국 조제료 수가가 조제일수 91일까지로 한정돼 있는 상황과 관련, 이 같은 기준은 장기처방 증가 추세에 따른 약국의 업무량 증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91일 이상 조제구간에 대한 재분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서다. 실제 연구 결과 약사회가 91일 이상 장기처방이 많은 약국 1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91∼120일의 조제 업무량은 3853점, 121∼150일 4211점, 151∼180일 9147점, 181일 이상 1만1747점의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서광훈 약사는 “장기 처방은 물리적인 조제 시간과 더불어 부수적인 재료도 그만큼 많이 소모된다. 장기 처방 비율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손해는 해마다 극심해지고 있는 형편”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91일 이상 처방에 대한 적절한 수가 산정 방법을 고민하는 것을 넘어 실현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이상 장기 처방은 일부 대형 병원 문전약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대한약사회도 "의약분업 20주년이 도래한 현재 시점에서 약국 상대가치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통해 약사의 업무를 면밀히 분석해 적정한 보상방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2020-10-23 15:44:30김지은 -
"10건 중 4건이 90일 이상 장기처방"…왜 이렇게 늘었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인구 고령화로 만성질환자가 늘어나면서 장기 처방 조제는 더 이상 대형 병원 문전약국들만의 문제로 치부될 수 없게 됐다.최근에는 상급종합병원은 물론이고 1, 2차 의료기관까지 90일 이상 외래 처방 비율을 늘리면서 대형 병원 문전약국과 더불어 최근에는 로컬 약국에서도 장기 처방 조제는 나날이 증가하는 실정이다.실제 김성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출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90일 이상 180일 미만 장기처방은 2016년 1056만건에서, 2017년 1183만건, 2018년 1372만건, 2019년 1546만건으로 꾸준히 증가했했으며, 올해 7월까지도 이미 970만건 이상이 처방돼 전 년치를 넘어설 전망이다.180일 이상은 물론이고 1년 이상 장기처방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2016년 6만8천여건이던 1년 이상 장기처방은 지난해 12만여 건으로 2배 가랑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이번 자료에서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은 물론이고 병원,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매년 90일 이상에서 365일 미만 장기 처방 건수가 꾸준히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90일 이상 처방이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일선 약국가를 넘어 약학 전문가, 국회에서까지 장기 처방에 대한 약물 복용 효용성, 안전성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상급종합병원 외래 처방 데이터 들여다보니그렇다면 일선 약사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장기 처방 증가세와 이에 따른 영향은 어떨까. 데일리팜은 상급종합병원 문전약국 2곳의 도움을 받아 각 병원의 외래 처방 조제 일수 변화를 분석해 봤다.먼저 삼성서울병원 A문전약국의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처방 조제 데이터를 일수 별로 나눠 확인해보니 매년 90일 이상 조제 비율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삼성서울병원 A문전약국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조제일수별 비율 변화표. 실제 2001년 전무했던 90일 이상 처방은 2003년 13.67%로 늘어나더니 2011년에는 32.76%, 2019년에는 40.3%에 달했다.1일부터 390일까지 처방을 14일 단위로 나눠 보면 90일 이상 장기 처방 중에는 166일부터 180일 사이의 처방이 14.7%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더불어 300일 이상 처방은 2009년 처음 등장한데 이어 매년 소폭 상승해 2019년에는 전체 처방 조제의 1.4%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신촌세브란스병원 B문전약국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이 약국의 2013년과 2015년, 2017년, 2019년 3월에 유입된 처방전의 조제일수별 비율을 비교했다.그 결과 2013년 이 약국 전체 처방 조제의 29.14%였던 90일 이상 조제는 2015년 30.62%, 2017년 34.51%, 2019년 38.6%로 매년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이 약국 역시 90일 이상 처방 중 166일에서 180일 처방 구간이 16.0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361일에서 390일 처방 구간도 2013년 2.15%에서 2019년 3.36%로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신촌세브란스병원 B문전약국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조제 일수별 비율 변화표. A약국 약사는 “실제 데이터를 뽑아보니 병원이 장기 처방을 늘리고 있고, 이것이 수치적으로도 매년 증가 추세란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 약사는 “그간 약사회를 비롯한 약사사회에서는 90일 이후 180일 미만 처방 구간에 대해서만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300일 이상 처방 비율이 늘고 있단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경향은 대형 병원을 넘어 중소형 병의원까지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일부 약국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장기처방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병원은 왜 90일 이상 장기 처방을 늘리나대형 병원의 장기 처방 관행은 수년째 회자되고 있는 이슈 중 하나다. 약국가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국회 차원에서도 병원 장기 처방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상급종합병원들이 매년 장기 처방 비율을 늘리는 데에는 ‘3차 의료기관 환자 쏠림현상’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약사들의 말이다.1·2차 병원 진료를 거치지 않은 외래환자가 여전히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가운데, 만성질환자를 장기 처방으로 돌려 최대한 진료 텀을 늘리는 방식을 활용한다는 것이다.더불어 병원들이 장기 처방을 환자 이탈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된다는 지적도 있다. 장기처방 환자가 기존 처방을 받은 병원의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서 해당 병원에서의 진료를 유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일선 약국가에서는 대형 병원들이 신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존 환자의 처방 일수를 늘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병원에서 신규 수술, 진료 환자를 늘리기 위해 재진 환자의 경우,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의 처방 일수를 늘리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이와 함께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이 강조되면서 대형 병원에 이어 1, 2차 의료기관까지 장기 처방 비율 확대에 가세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은평성모병원의 한 문전약국 약사는 “대형 병원에서 의사 한명이 볼 수 있는 환자 수는 한정된데 반해 재진 환자 수는 계속 늘어나는 만큼 신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존 환자의 처방 조제 일수를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고령화 사회에 만성질환자 수가 매년 늘어나는 만큼 장기 처방 비율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이 약사는 “이런 추세로 간다면 대형 병원 문전약국들은 몇 년 안 돼 90일 이상 장기 처방 조제 비율이 90일 이하 처방 조제 비율을 넘어설 수 있는 상황”이라며 “장기 처방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이제 대형 병원 문전약국을 넘어 이제는 전체 약국들의 화두가 됐다”고 덧붙였다.2020-10-22 16:41:09김지은 -
제약 R&D 수장은?…52세·서울대 나온 약학박사[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알맞은 인재를 뽑아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뜻으로 인용되는 문구다. 신약개발 과정에서도 예외일 순 없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저마다 주력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할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석·박사 학위 소지자로서 해외 인허가나 글로벌 임상진행 경험을 갖춘 인사라면 금상첨화다.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신약개발 총대를 메고 있는 연구소장들은 어떤 스펙을 가지고 있을까.◆30대 제약바이오기업 R&D 핵심인력 분석...50대 수장 67%데일리팜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기업 중 작년 매출액 기준 상위 30개사의 핵심연구인력을 전수조사했다. 이들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서 핵심인력으로 기재한 인원은 총 136명이다. 그 중 연구소 및 개발본부 등을 총괄하는 관리자급 인사 71명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연구개발 책임자의 연령 분포와 특성(자료: 반기보고서)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연구개발 책임자 71명 중 출생년도를 공개한 58명의 평균 연령은 만 52세로 집계됐다. 연령 분포를 살펴봐도 50대가 39명(67%)으로 압도적이었다.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과 합성신약부문장을 겸하고 있는 오세웅(50) 전무와 녹십자 이재우(55) 개발본부장, 한미약품 서귀현(58) 연구센터소장, 일동제약 최성구(57) 연구소장 등이다. 50대 인사들 매출 상위 기업 연구개발 총괄자리에 대거 포진하고 있다.50대 다음으로는 40대 12명(21%), 60대 이상 5명(9%) 등의 순이었다. 조사대상 중 최고령은 일양약품 김동연 대표로 1950년생이다. 김동연 대표는 12년째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연구소장도 겸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일양약품 간판품목인 항궤양제 '놀텍' 개발의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아주대대학원에서 분자과학기술학과 의약화학 박사학위를 땄다.(왼쪽부터)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류기성 경동제약 부회장30대는 핵심연구인력은 셀트리온 서진석(36) 수석부사장과 경동제약 류기성(38) 부회장으로 모두 오너2세다. 각각 제품개발부문장과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오너일가를 제외한 최연소 인사는 종근당 박신정(44) 기술연구소장이다. 박 연구소장은 1976년생으로 성균관대에서 약학석사 과정을 이수했다. 당뇨병 치료제 '듀비메트' 서방정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7년 대한민국신약개발상 연구책임자 표창을 받았다.◆서울대 출신 24% 최다...해외대학 출신 22%%제약·바이오기업 30곳의 연구개발 수장들은 서울대와 해외대학 출신이 주류를 형성했다. 학력 정보를 공개한 6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서울대 출신이 16명(23.5%)으로 가장 많았다. 해외 대학 또는 대학원 과정을 수료한 유학파는 15명(22.1%)이었다. 서울대와 해외대학 출신이 절반에 달한다. 조사기업 등기 및 미등기 임원과 유사한 분포다.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연구개발 책임자의 출신학교 현황(*최종학력 기준, 단위: 명, 자료: 반기보고서) 하나제약 최순규(56) 연구본부장은 대표적인 해외파다. 최순규 본부장은 유기화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바이엘 신약연구소와 피티씨 테라퓨틱스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근무했다. 2017년 6월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으로 영입된 이후로는 신약개발 전략과 국내외 임상프로그램을 관할하면서 국내외 기업들과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에 적극 앞장서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유한양행 미국법인 법인장으로 발령받았다가 지난해 7월 하나제약 연구본부장으로 합류했다.K-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성공신화를 쓴 주역으로 꼽히는 셀트리온 이상준(53) 임상개발본부장(수석부사장)도 해외 경험이 많다. 텍사스A&M대학 통계학 박사 출신으로 MD앤더슨암센터 연구조교수와 뉴멕시코대학 내과 조교수 등을 거쳤다. 셀트리온에 합류한 이후로는 바이오시밀러 관련 다수의 임상연구 결과를 국제학술대회와 저명한 학술지에 소개했다.(왼쪽부터)오세웅 유한양행 연구소장, 최순규 하나제약 본부장, 유현아 녹십자 연구소장,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 서울대 출신 핵심연구인력 대표주자는 한미약품 권세창(58) 대표다. 권세창 대표는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동물자원과학과 박사학위를 땄다. 1996년 한미약품 연구센터 연구위원으로 입사해 2012년 한미약품 연구센터 소장, 2016년부터 한미약품 연구센터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7년 우종수(53) 대표와 공동대표로 올라선 뒤 신약개발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오세웅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을 비롯해 녹십자 유현아 종합연구소장, 셀트리온 김본중 케미컬제품개발본부장,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센터장 등도 서울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했다.◆R&D 수장 97%가 석·박사과정 이수...약학전공자 40% 차지68명 중 2명을 제외한 66명(97%)이 대학원에서 석사 또는 박사과정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 학위 소지자가 47명(69%), 석사 학위 소지자가 19명(28%)이다. 세부전공을 살펴보면 약학과 제약학 전공자가 26명(39.4%)으로 가장 많았다.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연구개발 책임자의 최종학력과 세부전공 현황(자료: 반기보고서)주요 기업 연구개발 수장 10명 중 4명은 약학 관련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는 의미다. 생물학, 화학 등 이학석사 또는 박사가 15명(22.7%)이었고, 생명공학, 화학공학 등 공학석사 또는 박사 11명(16.7%), 의학 석사 또는 박사 7명(10.6%) 등의 순이었다. 그 밖에 4명(6.1%)이 경영대학원을 나왔고 보건학, 생물법제학, 통계학 등의 전공자는 기타로 분류했다.성별 정보를 공개한 59명 중 남성은 47명(79.7%)이었다. 남녀 비율은 8대2 수준이다. 조사기업 임원 평균에 비해서는 여성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영업마케팅 부서나 생산, 경영 부문 등에 비해 연구개발 부서에 여성 임원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시사한다.이번 조사대상은 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광동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동국제약, 보령제약, JW중외제약, 한독, 휴온스, 대원제약, 일양약품, 동화약품, 삼진제약, 경보제약, 영진약품, 유나이티드제약, 신풍제약, JW생명과학, 셀트리온제약, 휴젤, 삼천당제약, 하나제약, 경동제약 등 30개사다.2020-10-22 06:20:53안경진 -
제약 최고경영자 확률 0.1%...30·40대 CEO 비중 12%[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위상이 달라졌다.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바이오헬스 수출액은95억4000만달로로 전년동기보다 45.6% 증가했다. K-방역의 성공을 이끈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솔루션은 전 세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 들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발표한 기술수출 규모는 7조9039억원에 달한다.주요 제약바이오기업 CEO의 연령 분포(자료: 반기보고서)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을 진두지휘하는 대표이사들은 어떤 스펙을 가지고 있을까.◆제약바이오기업 CEO 42명 분석...전문경영인 64%데일리팜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기업 중 작년 매출액 기준 상위 30개사의 최고경영자(CEO) 42명을 전수조사했다. 이들 기업에 재직 중인 전체 임직원수는 3만4703명이다. 0.1%의 확률을 뚫어야만 대표이사직에 오르는 셈이니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렵다.주요 제약바이오기업 CEO 중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 비중(자료: 반기보고서)창업주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CEO 자리에 오를 확률은 더욱 희박하다. 이들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30개사 CEO 42명 중 전문경영인은 27명(64%)으로 집계됐다. 바꿔말하면 제약·바이오기업 CEO 열자리 중 네 자리는 오너일가가 차지하고 있단 얘기다.◆60대 이상 CEO 비중 55%...30~40대는 12%에 그쳐제약·바이오기업 CEO 42명의 평균 연령은 만 60세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 살펴봐도 60대 비중이 41%(17명)로 가장 높았다. 60대 CEO 17명 중 4명은 한독 김영진(64) 회장과 대원제약 백승호(64) 회장과 백승열(61) 부회장, 셀트리온제약 서정수(61) 대표이사 등 창업주 일가다. 오너일가를 제외한 전문경영인으로 한정해도 60대가 13명에 달했다.(왼쪽부터) 성석제 제일약품 사장,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평사원으로 입사해 근속년수 42년을 채운 유한양행 이정희(69) 사장과 회사 설립 당시부터 지휘봉을 잡아 올해 초 4연임에 성공한 김태한(63)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올해 초 6연임에 성공한 제일약품 성석제(60) 사장 등이 60대 전문경영인 대표주자다. 창업주인 경동제약 류덕희(82) 회장과 삼진제약 조의환(79)·최승주(79) 회장, 유나이티드제약 강덕영(73) 회장, 삼천당제약 윤대인(70) 회장 등은 70이 넘은 나이에도 경영 일선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김동연(70) 일양약품 대표는 집계대상 중 최고령 전문경영인으로 기록된다. 이들을 합친 60대 이상 CEO는 23명(55%) 으로 과반수를 차지한다.60대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 50대 CEO는 14명(33%)이다. 윤웅섭(53) 일동제약 사장과 최성원(51) 광동제약 부회장 등 오너일가를 제외한 50대 전문경영인은 12명으로 집계됐다.(왼쪽부터) 엄대식 동아에스티 대표, 안재현 보령제약 대표,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 이삼수 보령제약 대표50대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1961년생 '소띠' CEO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셀트리온 기우성(59) 대표이사와 동아에스티 엄대식(59) 회장, 보령제약 안재현·이삼수(59) 공동대표 등이다. 기우성 대표는 서 회장과 함께 지금의 셀트리온을 일궈낸 창업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기 대표는 대우자동차 기획실 재직 당시 서 회장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셀트리온 창립멤버로 합류해 15년만에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2018년 김형기 대표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자리를 옮긴 뒤부터는 단독 대표를 맡고있다.엄대식 대표는 동아에스티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영입한 외부인사다. 한국오츠카제약에서 15년간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회사를 한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갑내기인 안재현·이삼수 공동대표 역시 보령제약이 지난 2019년 전문경영인 투톱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세워진 인사다. 사내이사였던 안재현 대표가 경영부문 대표를, 생산본부장이었던 이삼수 대표가 연구·생산부문 대표를 총괄한다.(왼쪽부터) 류기성 경동제약 부회장, 허은철 녹십자 대표,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JW중외제약 이성열(58) 대표와 한미약품 권세창(57)·우종수(53) 공동대표, 김영주(56) 종근당 사장, 손지훈(56) 휴젤 대표집행위원 등도 50대 전문경영인 대표주자다.반면 '젊은 피'로 분류되는 30~40대 CEO는 5명(12%)에 그쳤다. GC녹십자 허은철(48) 대표와 삼천당제약 전인석(46) 대표, 유나이티드제약 강원호(44) 사장 등 40대 CEO 중 3명이 오너일가다. 오너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 출신이 제약·바이오기업 수장자리에 오를 확률이 그만큼 낮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조사기업 30곳 중 최연소 전문경영인은 1975년생 전승호(45) 대웅제약 사장으로 분류됐다.전문경영인과 오너일가를 통틀어 최연소 CEO는 경동제약 류기성(38)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조사기업 중 유일한 30대 CEO다. 류 부회장은 경동제약 창업주인 류덕희(82) 회장의 1남 3녀 중 막내다. 지난해 최대 주주에 오르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유학파 25%...국내 대학중에선 서울대 출신 최다제약·바이오기업 30곳에 재직 중인 CEO들은 서울대·유학파 출신 남성이 주류를 형성했다. 학력 정보를 공개한 CEO 4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서울대 출신과 해외 대학 또는 대학원 과정을 수료한 유학파가 각각 10명(25%)으로 가장 많았다. 조사기업 등기 및 미등기 임원과 유사한 분포다.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63) 대표와 휴젤 손지훈 (56) 대표집행위원은 대표적인 유학파 CEO로 꼽힌다. 김태한 대표는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대학원에서 화학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손지훈 대표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MBA)을 마쳤다. 손 대표 외에도 국내외에서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마쳤거나 대학원 경영학과를 수료한 CEO가 많았다. 박기환(61) 동화약품 사장과 윤재춘(51) 대웅제약 사장, 윤대인(70) 삼천당제약 회장, 최성원(51) 광동제약 부회장 등이 해외에서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이수했다.주요 제약바이오기업 CEO의 출신학교 현황(*최종학력 기준, 단위: 명, 자료: 반기보고서) 석사 또는 박사학위 소지자도 많았다. 세부 전공을 공개한 CEO 중에서는 약학과 제약학 전공자가 다수 눈에 띈다. 오흥주(62) 동국제약 사장과 삼진제약 공동 창업자인 최승주(79) 회장과 조의환(79) 대표 등이 약학대학을 졸업했다. 대웅제약 전승호 사장은 서울대 제약학 석사 출신이다. 한미약품 경영관리 부문을 담당하는 우종수(53) 대표는 영남대 약학대학 출신으로 충남대 약학박사 학위를 땄다. 이삼수(59) 보령제약 대표는 서울대 제약학과 박사학위 소지자다. 엄기안(60) 휴온스 대표는 서울대에서 제약학을 전공하고 성균관대 약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물론 의외의 전공 소지자도 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영남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신영섭 JW중외제약 대표는 중앙대에서 무역학을 전공했다.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의 동생인 서정수 셀트리온제약 대표는 인하대 회계학과를 나왔다.(왼쪽부터) 우종수 한미약품 사장, 김동연 일양약품 사장, 오흥주 동국제약 사장, 박기환 동화약품 대표 조사기업 30개사 중 여성 CEO가 전무했다. 제약업계 첫 번째 여성 CEO는 유희원(56) 부광약품 대표다. 부광약품이 이번 집계에 포함되지 않아 명단에서 빠졌다. 한독이 지난 2018년 조정열(53) 대표를 창립 이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세웠는데 조 대표가 올해 초 퇴사하면서 유 대표가 제약업계 유일한 여성 CEO로 남았다.이번 조사대상은 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광동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동국제약, 보령제약, JW중외제약, 한독, 휴온스, 대원제약, 일양약품, 동화약품, 삼진제약, 경보제약, 영진약품, 유나이티드제약, 신풍제약, JW생명과학, 셀트리온제약, 휴젤, 삼천당제약, 하나제약, 경동제약 등 30개사다.2020-10-21 06:20:34안경진 -
제약바이오 여성 임원 10명 중 1명꼴...견고한 유리천장[데일리팜=안경진 기자]제약·바이오기업 26개사에 근무하는 임직원 3만1871명 가운데 등기, 미등기임원은 550명으로 1.8%를 차지한다. 평균적으로 직원 100명 중 2명 정도가 임원 직함을 달 수 있단 계산이 나온다.그런데 여성 직원들에겐 임원승진이 더더욱 하늘의 별따기다.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임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0%가량에 불과했다. 임원 10명 중 9명은 남성이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체 여성 근무자들이 임원 단계에 진입하는 확률도 남성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다.데일리팜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기업 중 작년 매출액 기준 상위 30개사에서 근무하는 등기 및 비등기 임원 615명(비상근 제외)을 전수조사했다.주요 제약바이오기업 등기 및 미등기임원의 성비(자료: 반기보고서)반기보고서를 통해 등기 및 미등기임원의 성별 정보를 공개한 26개사 550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59명(10.7%)으로 집계됐다. 조사기업 소속 남성 임원은 491명으로 여성 임원보다 9배 이상 많다. 제약·바이오기업에 근무하는 임원 10명 중 1명이 여성인 셈이다.여성의 고위직 진급을 막는 유리천장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전체 임원 1057명 가운데 여성 임원이 57명(5.4%)에 불과하다. 업종과 기업 특성 차이로 인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제약·바이오업계 역시 임원의 성비 불균형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방증이다.평사원이 임원 단계에 진입하는 확률도 여성이 크게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6개사에 근무 중인 여성 임직원 9534명 중 여성 임원은 59명(0.6%)에 그쳤다. 1000명 중 6명 꼴로 임원 승진이 가능하단 얘기다. 동일 조건으로 산출한 남성 임원 비중은 2.2%(2만2338명 중 491명)로 여성보다 4배가량 높았다. 임원의 성비는 기업별 편차가 컸다. 조사대상 26개사 중 여성 임원수는 한미약품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중은 23.7%로 조사기업 중 두 번째다. 지난 8월 고 임성기 전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작고한 이후 새롭게 추대된 송영숙(72) 회장까지 고려하면 여성 임원수는 10명으로 늘어난다. 송 신임 회장은 창업주 임 전 회장의 부인으로 2017년부터 한미약품 고문(CSR 담당)을 맡았다.한미약품은 임주현(46) 한미약품 글로벌전략 및 HRD 부사장을 비롯해 영업마케팅 기획, 바이오플랜트, 신제품 개발, 품질보증(QA) 등 다양한 분야에 여성 임원을 선임 중이다. 올해 초에는 1981년생 김송(39) 이사를 클리니컬사이언스 담당 임원으로 발령한 바 있다. 조사기업 중 유일하게 30대 여성 임원을 기용한 사례다.(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김은선 보령제약 전 회장,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 여성 임원 비중은 한독이 가장 높았다. 한독은 등기 및 미등기임원 14명 중 6명(42.9%)이 여성으로, 남성(8명)과 유사한 분포를 보였다. 권소현(47) C&BD 담당 전무 외에 김은주(51) 상무, 안지영(48) 상무, 곽영희(47) 상무, 김윤미(44) 상무, 허은희(46) 상무 등이 마케팅과 경영개선실, 스페셜티프랜차이즈, 커뮤니케이션실 등 다양한 부서를 이끌고 있다. 한독은 조사기업 중 드물게 임직원간 성비가 유사하다. 여성 임직원 412명 대비 여성임원 비중은 1.5%로 남성 임원 비중 1.4%(남성 임직원 555명 대비 8명)보다 소폭 높았다. 여성과 남성의 임원승진 확률이 차이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실제 한독은 지난 2018년 쏘카 출신 조정열(53) 대표를 영입하면서 창립 이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세웠다. 조 대표는 올해 초 회사를 떠날 때까지 1년 7개월가량 공동대표로 회사 경영을 이끌었다. 비록 임기를 절반가량 채우지 못했지만 국내 제약업계 2번째로 여성 CEO를 선임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인사로 평가받는다. 이번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제약업계 첫 번째 여성 CEO는 유희원(56) 부광약품 대표다. 유 대표는 지난 2015년 CEO 자리에 오른 뒤 3연임을 지속하고 있다.그 밖에 휴젤 22.2%(2명), 하나제약 21.1%(4명), 녹십자 16.0%(4명) 등의 순으로 여성 임원 비율이 높았다. 반면 대웅제약,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휴온스, 삼천당제약, 경동제약 등 6곳은 여성 임원이 한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전체 등기, 미등기임원 대비 여성 임원 비중(자료: 반기보고서) 여성 임원의 평균 연령은 50세로 남성 임원 54세보다 4살가량 낮았다. 최근 몇년새 40~50대 여성 임원을 기용하는 추세가 늘어난 데다 60대 이후에 임원직을 유지 중인 여성이 드물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제약·바이오기업 여성 임원의 연령 분포를 살펴보면 40대가 31명(52%)으로 과반수를 차지했고, 50대가 24명(41%)으로 뒤를 이었다. 40~50대 비중이 93%로 남성 임원의 40~50대 비중(81%)보다 월등히 많다. 반면 60대 여성 임원은 3명(5%)에 그쳤다. 60대 여성 임원은 2018년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사내이사직을 유지 중인 보령제약 김은선(62) 전 회장과 광동제약 최성원 대표이사 부회장의 모친인 박일희(78) 명예부회장, 유나이티드 김귀자(63) 전무 등이다. 오너일가를 제외한 60대 여성 임원은 김 전무가 유일하다. 남성 임원의 경우 60대 이상이 88명(17%)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오너일가 출신으로 회사 경영활동에 참여 중인 여성 임원으로는 보령제약 김 전 회장과 광동제약 박 명예부회장, 한미약품 임 부사장 외에도 하나제약 조예림(42) 이사, 삼진제약 최지현(46세), 동화약품 윤현경(40) 상무 등이 있다.주요 제약바이오기업 남성 임원(왼쪽)과 여성 임원의 연령 분포 현황(자료: 반기보고서) 여성 임원들의 출신 학교는 전체 임원 평균과 유사한 분포를 보였다. 여성 임원 중 학력정보를 공개한 여성 임원 51명 중 해외 대학이나 대학원을 마친 유학파가 18.6%(11명)를 차지했다. 국내 대학 중에선 서울대학교 또는 서울대학교 대학원 출신이 9명(15.3%)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 5명(8.5%), 이화여대·성균관대·동덕여대 3명(5.1%) 등의 순이었다. 집계대상 51명 중 49명(76.5%)이 경영대학원 또는 석사, 박사학위를 최종학력으로 기재했다.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여성 임원의 출신학교와 최종학력 현황(단위: 명, 자료: 반기보고서) 이번 조사대상은 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광동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동국제약, 보령제약, 한독, 휴온스, 대원제약, 동화약품, 삼진제약, 경보제약, 유나이티드제약, 신풍제약, 셀트리온제약, 휴젤, 삼천당제약, 하나제약, 경동제약 등 26개사다. 작년 매출액 기준 상위 30개사 가운데 JW중외제약과 JW생명과학, 일양약품, 영진약품 등 4곳은 미등기임원의 성별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임원 성비 산출과정에서 제외했다.2020-10-20 06:20:22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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