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PO 도전장'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의 각양각색 매력[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기술특례 제도 도입 이래 올해 가장 많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내년에도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는 기업들의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IPO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 기술수출 빅딜 2건 오름테라퓨틱, 내년 기술특례 바이오 첫 주자 노크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2025년 기술특례로 상장하는 첫 바이오 기업이 될 전망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3일 금융위원회에 IPO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내달 17일부터 23일까지 5일 동안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2월 4~5일 이틀간 일반청약을 실시, 내년 2월 중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는 목표다. 2016년 설립한 오름테라퓨틱은 IPO 시장에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최대어로 평가받는다. 표적단백질 분해 기술을 활용한 표적단백질접합체(TPD)에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접목한 분해제-항체접합체(DA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TPD는 표적 단백질 자체를 분해·제거해 질병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방식의 차세대 신약 플랫폼이다. 오름테라퓨틱은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 2건을 연이어 성사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빅파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에 총 계약금 1억8000만달러 규모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다. 이어 올 7월 미국 버텍스파마슈티컬스와도 TPD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오름테라퓨틱의 IPO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오름테라퓨틱은 지난달 21~27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까지 마쳤으나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회사 측은 "최근 주식시장 급락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주관회사와의 협의를 통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했다. 오름테라퓨틱은 몸값을 낮춰 IPO를 재추진한다. 당초 오름테라퓨틱은 총 300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이번에 공모 주식 수를 250만주로 줄였다. 희망 공모가 밴드 역시 이전보다 20%가량 낮췄다. 바이오 업종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공모가를 낮춰 IPO를 완주하겠다는 구상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역시 내년 상반기 기술특례 상장에 도전한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지난 24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예심을 청구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앞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7월 12일 예심 청구서를 제출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초격차 기술특례로 상장하는 첫 주자로 도전장을 내민다. 초격차 기술특례는 금융당국이 작년 신설한 제도로, 딥테크·딥사이언스 등 국가 차원에서 육성이 필요한 첨단·전략기술 분야 기업 중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검증받은 기업에 대해 단수 기술성 평가를 허용한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 기관 한 곳에서만 A 등급을 받아도 기술성 평가를 통과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2018년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해 장기부족 현실을 타개한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오가노이드는 '장기(organ)'와 접미사 '유사한(oid)'의 합성어다. 줄기세포나 장기기반세포를 장기와 유사한 구조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다. 작년 말 기준 차바이오텍이 지분 9.27%를 보유하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자체 개발 플랫폼을 상용화하면서 매출 기반을 만들고 있다. 2022년 말 공간 생물학 기반 유전자 분석 플랫폼 '오디세이'를 내놓은 데 이어 작년 연구자 대상 오가노이드 배양 서비스 '오가노이즈'를 출시했다. 제약사 등을 대상으로 약물평가 플랫폼 'ADIO'도 판매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외형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2021년 3억원 수준이었던 연결 기준 매출이 지난해 16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다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아직 적자 상태다. 지난해 영업손실 93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영업적자 106억원에서 적자 폭이 소폭 감소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공모 예정 주식 120만주를 포함해 총 649만4950주를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공모 구조는 100% 신주 모집이다. IPO로 모집한 금액은 기술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확장을 꾀하는 데 투입할 예정이다. 인투셀·제노스코 등 투자자 관심↑ 벤처 상장 대기…시장 침체 우려도 이외 올해 예심 청구서를 제출한 6곳의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체가 IPO를 대기 중이다. ▲인투셀 ▲이뮨온시아 ▲제노스코 ▲지씨지놈 ▲프로티나 ▲지에프씨생명과학 등이다. 바이오 업계 주목을 받은 신약개발사들이 대거 출격을 앞뒀다. 인투셀은 올 8월 예심 청구서를 접수했다. 인투셀은 2015년 리가켐바이오 공동 창업자 박태교 대표가 설립했다. 박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 학사 및 석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화학 박사를 취득한 바이오 전문가다. LG생명과학 기술연구원 출신으로 리가켐바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ADC 플랫폼 구축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기도 하다. 인투셀은 자체개발 ADC 링커 플랫폼 '오파스'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이를 기반으로 한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B7-H3'을 개발 중이다. 인투셀은 작년 초 스위스 ADC테라퓨틱스에 자사 플랫폼을 기술수출한 데 이어 같은 해 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국내 첫 신약개발 파트너사로 선정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뮨온시아와 제노스코 역시 투자자로부터 큰 관심이 높은 바이오벤처다. 면역항암제 전문 개발사 이뮨온시아는 2016년 유한양행과 미국 소렌토테라퓨틱스가 설립한 합작사다. 지난해 말 유한양행이 소렌토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67%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뮨온시아는 올 4월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뒤 10월 예심 청구서를 냈다. 제노스코는 지난 10월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심을 청구했다. 제노스코는 국산 31호 신약이자 국내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항암신약인 '렉라자'의 원개발사로 유명하다. 2010년 초 모회사 오스코텍과 함께 후보물질을 개발해 2015년 전임상 직전 단계에서 유한양행에 기술수출했다. 제노스코는 지난 4월 전문 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모두 AA등급을 받아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이제까지 기술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AA·AA)을 획득한 신약개발사는 제노스코가 유일하다.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으로 범위를 넓혀도 업체는 의료 인공지능(AI) 업체 루닛 한 곳뿐이다. 녹십자그룹의 유전체 분석 계열사 지씨지놈도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서를 제출했다. 공모 예정 주식 294만4445주를 포함해 총 2250만주를 상장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앞서 지씨지놈은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 평가기관으로부터 각각 A 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지씨지놈은 2013년 7월 설립한 비상장사다. 임상 유전체 검사를 기반으로 질병 진단과 예측하고 나아가 환자 맞춤형 의료를 실현한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6월 말 기준 녹십자홀딩스와 녹십자가 각각 12.44%와 25.57% 지분을 보유했다. 지씨지놈은 비침습적 산전검사를 포함한 산과검사, 암 및 희귀질환 유전자 검사 분야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 약 900여개 병·의원 및 검진 기관에 300종 이상의 분자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진출 국가는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등 19개국에 달한다.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작년 매출액은 273억원으로 전년 241억원보다 약 13% 성장했다. 2019년 122억원, 2020년 136억원, 2021년 185억원 등 지난 5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액체생검 방식으로 대장암 환자의 재발을 예측하는 '가던트 리빌'과 개인 비타민 대사 능력을 검사하는 '비타민 진스케치' 등을 속속 출시, 외형 확장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단백질 간 상호작용(PPI) 빅데이터 분석 업체 프로티나와 바이오 소재 전문 업체 지에프씨생명과학도 이달 예심을 신청했다. 프로티나는 2015년 설립한 바이오벤처로 자사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국내외 제약사의 신약개발을 돕는다. 지에프씨생명과학은 마이크로바이옴과 엑소좀 기술 기반 소재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 153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올렸다. 올 한 해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체는 3곳이다. 항체 신약개발 업체 노벨티노빌리티, 뇌 질환 영상 AI 솔루션 업체 뉴로핏, 약효지속성 의약품 개발 업체 지투지바이오가 기술성 평가를 통과, IPO의 첫 번째 관문을 넘었다. 노벨티노빌리티와 지투지바이오는 각각 A·A 등급을, 뉴로핏은 A·BBB 등급을 받았다. 다만 금융당국 상장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로 거론된다. 특히 최근 국내 비상계엄·탄핵 정국으로 인한 환율 급등 등 불안정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비우호적인 IPO 환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 혹한기가 장기화하면 대기주자들의 IPO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2024-12-31 06:20:42차지현 -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 논의는 시작...시행은 불투명[데일리팜=이탁순 기자] 2024년은 제약업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를 통한 약가인하 추진을 본격화한 해다. 2023년 11월부터 시작한 관련 민·관 간담회는 지난 7월까지 10차례나 진행됐다. 제약업계는 정부 측과 만나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의 부당성과 시행시기의 부적절을 지속적으로 어필했지만, 정부의 시행의지를 꺽기엔 부족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각 나라마다 약가제도가 다르고, 특히 우리나라와 비교하려는 8개 국가는 신약 산업이 발달해 제네릭 약가가 저렴하기로 유명하다"며 "환율 폭등과 내수 부진, 전공의 이탈로 의약품 경기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는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7월 10차 간담회 종료 이후 정부는 시행계획 마련에 몰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2024년 계획 공고, 2025년 재평가 시작 일정은 확고했다. 하지만 초유의 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향방도 오리무중이다. 전 정부부터 계획안 마련…재정절감 차원 적극 추진 사실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계획이 갑자기 튀어 나온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4월 발표한 제1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도 나와 있다. 당시 계획안에서는 약제군별(만성질환, 노인성 질환 등)로 약가 수준을 해외와 비교해 정기적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정부는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건강보험에서 약품비 비중은 23~24%를 유지하고 있지만, 약제비는 매년 1조원 이상 폭등하며 건보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고가신약의 등장으로 건강보험에서 신약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를 타개할 절감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윤석열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시행하면서 자연스레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추진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특허 만료 의약품 가운데 만성질환 치료제의 가격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춰 재정 절감안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다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가 거론되기 시작한 건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외국조정평균가 산출 대상국가를 추가하면서 부터다. 심평원은 기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등 A7 국가에 호주와 캐나다를 추가하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자 제약업계가 크게 반대했다. 호주의 경우 수입 위주의 제약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제네릭 약가가 낮기로 유명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호주가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대상국으로서 선정된다면 국내 제네릭 약가가 크게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심평원은 제약업계의 의견을 토대로 호주는 제외하고, 캐나다만 참조국에 추가했다. 제약업계의 우려처럼 외국조정평균가 산출 대상국가 추가는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의 서막이었다. 호주, 캐나다 공적급여 비교 논란…복지부 결정 안개속 정부는 작년 11월부터 제약업계와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관련 간담회를 실시했다. 지난 7월 마지막 간담회까지 10차례 만남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 업계는 만날 때마다 수용 불가 입장을 굳히지 않았다. 제도와 환경이 다른 국가와 약가를 직접 비교하는 것도 문제지만, 사용량-약가 연동제도 등 여러 사후관리 제도가 있는 데다 급여적정성 재평가 등 다른 제도와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의 추진 의지는 강력했고, 마지막 간담회에서는 구체적인 안이 제시됐다. 당시 알려진 정부안에 따르면 1년차에는 위장관용약(2043품목), 고혈압치료제(2268품목), 항생제(2156품목)가 재평가 대상이다. 2년차에는 고지혈증치료제, 호흡기계용약, 정신신경계용약, 당뇨병용약, 근골격계질환치료제가, 3년차에는 안과, 이비인후과, 치과용약, 진통제, 비뇨생식기관용제, 항혈전제, 피부질환용제, 항암제, 기타 17개 효능군이 재평가 대상이다. 조정기준 금액은 A8국가의 절사 평균가로, 최고·최저 제외한 조정평균가이다. 외국 약가 조정 가격 산출은 해당 국가에서 공적으로 급여되거나 이에 준해 급여되는 가격이 기준이 된다. 제약업계는 이 가운데 공적 급여를 문제 삼았다. 독일이나 캐나다의 경우 참조가격제도가 시행되는 국가로 공적 급여 가격이 상당히 낮다는 이유에서다. 참조가격제는 일정 이하 가격의 제네릭약제만 급여 등재된다. 이에 제약사들은 독일과 캐나다를 제외한 미국, 일본, 영국,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등 6개국만 비교 대상으로 삼자고 건의했다. 또한 약가인하의 50%를 감면하는 안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를 고려한 내용이다. 지난 7월 마지막 간담회 이후 정부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최종안 마련에 돌입했다. 계획안은 연내 공고하고, 내년 시행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발표만 남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계획안 공고는 차일피일 미뤄졌고, 12월초 갑자기 터진 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탄핵안까지 통과되면서 정부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 더구나 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까지 치솟으면서 우리나라 기업 경제의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의약품 원료의 75%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제약사들도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제약업계는 약가 인하로 원가 부담을 더 크게 만드는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추진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27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에도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계획안'은 담겨 있지 않았다. 비상시국인 만큼 정부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진행이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2차 종합계획에도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방안'이 담긴 만큼 어느 정부든 이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2024-12-27 15:46:52이탁순 -
심사기간 4년새 '55→115일'...높아진 기술특례 상장 문턱[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해에도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상장 문턱은 높았다. 올 한 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115영업일이다. 한국거래소 규정 45영업일을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금융당국은 신약개발 기업에 대해 한층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 신약개발사들은 거래소 예심을 통과한 이후에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차례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받았다. 기술특례 제도 도입 이래 신규 상장한 신약개발사 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소 예심 기한 45영업일 지킨 곳 '0'…최장 심사 약 9개월 소요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총 17개사가 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114.8영업일이다. 기업들이 예심 청구서를 제출하고 실제 심사 결과를 통보받기까지 평균 약 5.7개월이 소요됐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상 상장 예심 기한은 45영업일이다. 거래소는 상장 예심 청구서가 접수되면 45영업일 내 승인 여부 결과를 통보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는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사안은 아니다. 거래소가 형식적 또는 질적 요건을 충족하는지 등을 따져 추가 심사가 필요할 시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올해 신규 상장한 기술성장 기업 중 45영업일 내 예심 결과를 받아들인 곳은 전무했다. 신규 상장 기업의 70% 이상이 예심 청구 후 결과를 받기까지 100영업일을 넘겼다. 예심에 가장 짧은 기간이 소요된 쓰리빌리언의 심사 기간조차 60영업일을 초과했다. 올해 예심 기간이 가장 길었던 곳은 이엔셀이다. 이엔셀의 심사 기간은 175영업일로 예심 청구서를 제출하고 실제 결과를 받기까지 약 9개월이 걸렸다. 이어 온코크로스가 171영업일, 아이빔테크놀로지가 151영업일, 디앤디파마텍이 147영업일, 씨어스테크놀로지 146 영업일 순으로 심사 기간이 길었다. 거래소의 심사 기간이 길어진 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부터다. 2020년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17곳의 평균 예심 기간은 54.8영업일이었다. 2021년까지만해도 평균 심사 기간은 64.8영업일이었는데 이듬해부터 심사 기간이 대폭 늘었다. 2022년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8곳의 평균 심사 기간은 93.1영업일로 집계됐다. 작년 거래소 상장 심사는 작년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9곳의 평균 예심 기간은 120.8영업일로 조사됐다. 거래소가 특별심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면서 올해 평균 심사 기간이 조금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예심 기간은 거래소가 규정한 45영업일을 훌쩍 뛰어넘는다. IPO 정정신고서 제출 건수↑, 금감원 공식 정정 요구 사례도 증가 금감원의 예비 상장사에 대한 심사 역시 한층 까다로워졌다. 금감원의 IPO 정정신고서 요청 건수가 증가했다. 올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총 17개사의 평균 증권신고서 정정 횟수는 2.6회였다. 전체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3차례 이상 증권신고서 정정이 이뤄졌다. 올해 신규 상장 업체 중 증권신고서 정정 횟수가 가장 많은 곳은 하스로 총 5번의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어 디앤디파마텍이 증권신고서를 4번 정정했다. 정정 신고서를 3번 제출한 곳은 7곳으로 라메디텍,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이엔셀, 셀비온, 에이치이엠파마, 온코닉테라퓨틱스, 파인메딕스 등이 해당한다. 금감원이 심사 강도를 높인 시점 역시 2021께다.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의 평균 IPO 증권신고서 정정 횟수는 ▲2021년 1.3회 ▲2022년 1.9회 ▲2023년 2.3회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부터는 3차례 이상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해에는 금감원이 공식적으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었다. 금감원은 올해 디앤디파마텍, 이엔셀, 에이치이엠파마, 쓰리빌리언, 온코크로스, 온코닉테라퓨틱스 등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공시를 냈다.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으면 기존 신고서의 효력은 정지된다. 통상 정정 공시는 금감원이 발행사와 상장 주관사에 자진 정정 방식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금감원의 정정 요구 공시는 일 년에 한두 건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불확실성 큰 신약개발사에 더욱 깐깐…신약개발사 비중 역대 최저 특히 금감원은 신약개발 기업에 대해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분위기다. 신약개발 기업은 업종 특성상 매출 등 실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데 따라 기술수출의 질이나 기술의 완성도를 더욱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파두 사태와 연이은 임상 실패 등으로 인해 바이오 섹터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증권신고서에서 제시한 실적이 실제 달성가능한지를 보겠다는 의미다.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은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 같은 기조가 잘 드러난다. 먼저 올해 상장을 추진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가운데 순수하게 신약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디앤디파마텍, 온코닉테라퓨틱스, 오름테라퓨틱 3곳은 모두 정정 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기업들은 정정 신고서에서 기술수출 상대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임상 중 부작용 발생 내용 등을 추가했다. 정정 신고서 제출 과정에서 예비 상장 기업의 신약 사업 비중이 축소되는 사례도 존재했다. 온코크로스는 정정신고서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자체 신약개발보다 AI 신약개발 플랫폼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전략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신약개발은 리스크가 큰 사업인 만큼 단기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안정적인 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이엔셀의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상장 전 기업설명회(IR)를 할 때 신약개발 사업의 비중은 줄이고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중심으로 설명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회사의 주요 사업모델인 첨단바이오의약품 CDMO와 세포유전차 치료제 신약개발 중 CDMO 사업에 초점을 맞추라는 게 당국의 요청이었다. 장종욱 이엔셀 대표는 IPO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제시한 추정 실적을 실제로 달성하지 못할 경우 보유 주식 일부를 회사에 무상으로 증여하는 확약을 설정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기준이 깐깐해지면서 기술특례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중 신약개발사 비중도 쪼그라들었다. 올해 신규 상장한 업체 17곳 중 순수 신약개발사는 디앤디파마텍과 온코닉테라퓨틱스 단 2곳에 불과하다. 연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최대어로 손꼽혔던 오름테라퓨틱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전체 상장 업체 중 신약개발사 비중이 12%로 줄었다. 2005년 기술특례 제도가 도입된 이래 올해는 코스닥 시장에 신규 입성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수가 가장 많은 해였다. 그러나 순수 신약개발사 비중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9곳의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했는데 이 중 4곳이 신약개발사였다. 지아이이노베이션, 큐라티스, 큐로셀, 와이바이오로직스 등이다. 올해와 상장 건수가 동일했던 2020년의 경우 신규 상장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중 신약개발사 비중이 35%를 차지했다. 신규 상장 업체 17곳 중 6곳이 신약개발 사업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는 곳이었다. 당시 네오이뮨텍, 큐라클, 바이젠셀, 에이비온, 차백신연구소, 툴젠 등의 신약개발 업체가 코스닥에 입성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기술성 평가 과정에서도 신약개발사에 더욱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데다 예심이 통과된 이후에도 금감원이 과거보다 철저하게 증권신고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전까지만 해도 증권신고서 기재 정정으로 일정이 연기되면 큰 사고로 여겨졌는데 이제는 IPO 증권신고서 정정이 일종의 통과의례가 된 상황"이라면서 "예심에도 오랜 기간이 걸리고 신고서 정정 과정을 거치면서 상장이 지연되는 기간도 늘어났다"고 했다.2024-12-27 06:20:05차지현 -
22대 국회 '의대약소'…입법심사 직·간접 영향[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올해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는 이례적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선포한 가운데 치러진 총선에서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 8명이나 당선되면서 보건의약계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와 대조적으로 22대 총선에서 당선된 약사 출신 국회의원은 단 1명으로, 4명의 약사 의원이 활동했던 21대 국회와 명암을 달리했다. 특히 22대 당선된 의사 국회의원 8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4명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배정되면서 국내 보건의료 분야 입법 활동에 큰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27일 기준 22대 국회에서 활동중인 보건의료인 출신 의원은 의사 8명, 치과의사 1명, 약사 1명, 간호사 2명으로 총 12명이다 여야 비례대표 명단…의·약사 당선 명암 갈라 의사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김윤, 차지호 의원과 국민의힘 서명옥, 안철수, 인요한, 한지아 의원,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국회 입성했다. 치과의사는 민주당 전현희 의원, 약사 민주당 서영석 의원, 간호사 민주당 이수진, 진보당 전종덕 의원이 당선됐다. 이 중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중인 의원은 김윤, 서명옥, 한지아, 김선민, 이주영, 서영석, 이수진 의원으로 총 7명이다. 국회의원의 출신 직능은 중요하다. 의사, 치과의사, 약사, 간호사 직능에 대한 규제·진흥 입법이 발의되거나 정부 행정 등이 예고·시행됐을 때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스스로 법을 발의할 수 있는 헌법기관인데다, 재선을 위해서는 지역구나 비례 직능에 대한 이익을 대변하는 입법 활동에 매진할 수 밖에 없다. 의사나 약사가 원하는 법안을 발의, 통과시키거나 원하지 않는 법안을 지연, 저지할 수 있는 만큼 출신 성분은 중요하다. 22대 국회는 역대 최다인 8명의 의사 국회의원이 배출됐는데, 의사 당선인이 많았던 배경에는 비례대표 제도 영향이 컸다. 8명 중 5명인 김윤, 인요한, 한지아, 김선민, 이주영 의원이 비례로 국회 입성했다. 반면 약사는 여야를 막론하고 비례대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민주당의 경우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발표 명단에 보건의료인은 김윤 의원이 유일했고,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도 약사를 포함하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약사 국회의원 배출이 줄어 들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 4명의 약사가 지역구 출마했지만, 21대 당선됐던 서영석 의원만이 재선에 성공하며 유일한 약사 국회의원으로 활동중이다. 4명의 약사(김상희·전혜숙·서영석·서정숙)가 21대 국회에 포진했던 것과 견주면 입법부에서 약사 목소리를 직접 낼 수 있는 역량이 4분의 1로 쪼그라든 셈이다. '의대약소' 구도, 향후 쟁점 입법 심사 때 영향 의사 5명, 약사 1명이 보건복지위원회에 포진한 점은 추후 의·약사 입장차이가 큰 입법안 심사 때 법안 통과 여부나 심사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22대 국회 개원 후 약 7개월 동안 직능갈등이 첨예한 입법안이 심사대에 오르지 않으면서 의사가 많고 약사가 1명뿐인 일명 '의대약소' 국면이 윤곽을 드러낼 일이 없었지만, 내년부터는 의사 국회의원과 약사 국회의원이 법안 통과를 놓고 직능 파워게임을 벌이는 풍경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같은 경우 윤석열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정책 추진으로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집단사직하고 의료공백 사태가 촉발되면서 의약사가 서로 다른 입장을 내세우며 으르렁거릴만한 입법이 심사될 확률이 낮았다. 되레 여당인 국민의힘과 거야 민주당으로 나뉘어 정당에 따른 충돌이 반복됐다. 복지위가 지난 6월 의대증원 정책 문제점과 의료공백 사태 해결책 모색을 위해 개최한 '의료계 비상 상황 청문회'와 두 달 뒤인 8월 복지위·교육위가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를 타깃으로 연석 청문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야가 윤 대통령 의대증원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조금 다른 복지위 환경이 구축될 공산이 크다. 먼저 비대면진료 제도화 입법이 화두에 오를 경우 의료계는 비대면진료 후 처방약을 환자에게 배송하는 정책까지 법제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약국의 처방약 대체조제 용어를 동일성분조제로 변경하고 의사를 향한 약사 사후통보 방식을 전화나 팩스 등을 넘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등으로 확대하는 법안은 의사와 약사가 오랜기간 극한대치해 온 법안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대체조제 활성화 법안은 정당을 넘어 의사와 약사 출신 의원이 서로 다른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복지위 법안소위 문턱을 넘지 못한 바 있다. 아울러 국가필수약과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대해 성분명 처방을 권고하고, 시판허가 때 성분명을 기재한 제품명을 쓰도록 독려하는 법안도 국회 제출된 상태라 입법심사 때 의·약사 충돌이 전망된다. 다만 해당 법안은 의사 출신인 민주당 김윤 의원이 대표발의했다는 점에서 의사와 약사가 편이 나뉘어 다투는 국면으로만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여야 정치권 내 혼란이 커진 것은 내년 국회 의정활동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이미 여야가 윤 대통령 탄핵안 의결 후 나머지 특검법 등을 놓고 다면적으로 줄다리기 중인데다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안 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 또는 임기단축 대선 등 여러가지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2024-12-26 15:54:49이정환 -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기업·공모액 '껑충'…공모가도 흥행[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 한 해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전년보다 약 78% 증가했다. 신규 상장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기업공개(IPO) 공모액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계 공모주 시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 심리가 악화하는 '상고하저' 흐름이 뚜렷했다.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다수 올해 상장 업체의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올해 기술특례 상장 제약바이오사 16곳, 총 공모액 3835억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총 16개사다. 의료용 기기 제조 업체가 6곳, 의약물질·의료 관련 제품 제조 업체가 5곳, 신약·헬스케어 플랫폼 업체가 3곳, 신약개발 업체가 2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아이엠비디엑스를 시작으로 5월 디앤디파마텍, 6월 라메디텍과 씨어스테크놀로지가 각각 상장했다. 7월에는 하스·엑셀세라퓨틱스·피앤에스미캐닉스가, 8월에는 아이빔테크놀로지·넥스트바이오메디컬·이엔셀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올 하반기에는 셀비온·에이치이엠파마·토모큐브·쓰리빌리언·온코크로스·온코닉테라퓨틱스가 상장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신규 상장 업체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총 9개사다. 작년보다 상장 업체가 약 78% 늘었다. 지난해에는 신약개발사 5곳, 신약·헬스케어 플랫폼 업체 2곳, 진단 업체 1곳, 의료용 기기 제조 업체 1곳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에스바이오메딕스, 큐라티스, 프로티아(전 프로테옴텍), 파로스아이바이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코어라인소프트, 큐로셀, 와이바이오로직스 등이다. 올해 상장한 업체들의 조달액도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상장한 기업 16곳의 공모액은 총 3835억원이다. 26일 상장하는 파인데믹스 공모액까지 합하면 올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하는 업체들의 공모액은 총 3925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지난해 상장 업체 9개사 총 공모액 1534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액수다.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의 평균 공모액은 231억원이다. 작년 상장한 업체들의 평균 공모액 170억원보다 35% 증가했다. 올해 IPO로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한 곳은 디앤디파마텍이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신약개발 업체 디앤디파마텍은 올 1분기 공모주 시장에서 363억원을 모집했다. 이어 아이엠비디엑스(325억원), 토모큐브(320억원), 피앤에스미캐닉스(297억원), 넥스트바이오메디컬(290억원) 순으로 공모액이 컸다. 작년의 경우 공모액이 300억원을 넘어선 업체는 큐로셀이 유일했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큐로셀은 IPO로 320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했다. 이어 지아이이노베이션이 260억원, 파로스아이바이오가 196억원,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가 182억원의 공모 자금을 조달했다. 올해와 작년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모두 구주 매출 없이 100% 신주 모집으로 IPO를 진행한 점도 눈길을 끈다. 100% 신주모집 형태 공모 구조를 설계하면 공모로 조달한 자금이 그대로 회사로 유입된다는 장점이 있다. 증시 분위기가 좋았던 3~4년 전만 해도 기존 투자자의 자금회수(엑시트)를 위해 상장 과정에서 구주 비율을 높이는 업체가 많았다. 코로나19 앤데믹 이후 자금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시장 친화적 공모 구조를 제시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모가 희망밴드 초과 업체 11곳 상장 당일 시초가 두 배 4곳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계 공모주 시장은 양호한 편이었다. 신규 상장 16개사 가운데 희망 밴드를 넘어 공모가를 확정한 곳은 11곳이다. 아이엠비디엑스, 디앤디파마텍, 라메디텍, 씨어스테크놀로지, 하스, 엑셀세라퓨틱스, 피앤에스미캐닉스, 아이빔테크놀로지, 셀비온, 토모큐브, 에이치이엠파마의 확정 공모가가 희망 밴드 상단을 초과했다. 최종 공모가와 희망 밴드 상단 대비 괴리율이 가장 컸던 곳은 하스다. 하스는 희망 공모가 범위를 9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제시했는데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1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를 7700~9900원으로 제시한 아이엠비디엑스는 1만3000원을 공모가로 확정했다. 희망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가 정해진 업체는 2곳이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과 이엔셀이 각각 2만9000원과 1만5300원으로 희망 밴드 상단에서 최종 공모가를 결정했다. 총 신규 상장 업체의 80% 이상이 희망 밴드 상단 또는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한 셈이다. 이외 희망 밴드 하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한 곳이 1곳, 밴드 하단 아래서 공모가를 결정한 곳이 2곳으로 나타났다. 쓰리빌리언은 희망 공모 밴드 하단인 45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희망 공모 밴드를 1만100~1만2300원으로 제시한 온코크로스는 밴드 하단보다 28% 낮은 7300원에 최종 공모가가 정해졌다. 가장 최근에 상장한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최종 공모가는 1만3000원으로 희망 밴드 하단보다 19% 낮은 금액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희망 밴드를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지은 업체가 전무했던 지난해와 상반된 분위기다. 작년에는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업체 중 4곳이 밴드 하단 아래서 최종 공모가를 결정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큐라티스, 프로티아, 큐로셀의 최종 공모가가 희망 밴드 하단을 밑돌았다. 또 지난해 희망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곳이 1곳, 하단에서 확정한 곳이 3곳이었다. 에스바이오메딕스가 희망 범위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지었다. 파로스아이바이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와이바이오로직스의 최종 공모가를 희망 밴드 하단에서 결정됐다. 여전히 어려운 시장 환경이지만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세로 전환하는 추세로 해석할 수 있다. 올해 상장 업체 16곳 중 상장 당일 공모가보다 두 배 높은 시초가를 기록한 업체는 4곳이었다. 아이엠비디엑스, 라메디텍, 씨어스테크놀로지, 이엔셀 등이 해당한다. 라메디텍은 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213%가량 올랐다. 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곳은 라메디텍으로 공모가보다 213% 오른 5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이엔셀의 시초가는 3만5100원으로 최종 공모가보다 129% 높았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상장 첫날 시초가 2만8550원을 기록했다. 최종 공모가보다 120% 오른 금액으로 상승 출발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도 공모가보다 103% 이상 오른 가격에 시초가가 정해졌다. 다만 올해 공모주 시장에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약세를 보이는 상고하저 흐름이 뚜렷했다. 상반기 상장 업체들은 모두 희망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했고 상장 당일 시초가 역시 공모가를 웃돌았다. 반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공모가가 희망 밴드 하단 아래서 결정되는 업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신규 상장 업체 중 유일하게 희망 밴드 하단 아래서 공모가를 확정한 온코크로스와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모두 12월에 코스닥에 입성한 업체다. 올해 상장 업체 중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낮았던 넥스트바이오메디컬과 에이치이엠파마, 토모큐브 모두 하반기 상장한 곳이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인한 수출 둔화 우려와 함께 국내 계엄·탄핵 정국으로 인한 환율 급등, 소비심리 위축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냉랭한 시장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22일 종가 기준 올해 신규 상장한 업체 가운데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곳은 디앤디파마텍,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쓰리빌리언, 온코크로스, 온코닉테라퓨틱스 등5곳뿐이다. 이 중 온코닉테라퓨틱스,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디앤디파마텍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50% 이상 높다. 반면 이들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 모두 주가 부진을 겪고 있다. 22일 종가 기준 피앤에스미캐닉스 주가는 8430원으로 공모가의 3분의 1토막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엑셀세라퓨틱스 주가도 3940원으로 공모가보다 61% 낮다. 아이빔테크놀로지 주가 역시 공모가의 절반에 못 미친다. 작년 상장 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과 큐로셀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 중이다. 22일 종가 기준 큐라티스와 코어라인소프트 모두 주가가 공모가보다 86% 낮다. 같은 기간파로스아이바이오 주가는 7480원으로 공모가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사실상 작년과 올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업체의 70% 이상이 공모가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2024-12-26 06:20:16차지현 -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제도개선 논의 불 지펴[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올해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받은 업체가 4곳으로 증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월 5일 한국휴텍스제약, 3월 26일 한국신텍스제약, 5월 24일 동구바이오제약, 8월 9일 삼화바이오팜 등의 순서로 처분을 진행했다. 다만 4개 업체 모두 식약처 처분에 불복해 집행정지 신청 및 행정소송을 진행, 4개 업체 모두 행정처분 집행정지가 인용되면서 처분 효력은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휴텍스 제약, 첫 처분...식약처 공개 기준 '논란' 한국휴텍스제약은 지난해 11월 29일 식약처가 '내용고형제 대단위 제형에 대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적합판정 취소 절차 진행' 관련 보도자료 배포를 공식적으로 배포하면서 모두가 처분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2022년 12월 11일 GMP 적합판정을 거짓으로 받거나 반복적으로 GMP 기록을 거짓 작성하는 경우 적합판정을 취소할 수 있는 'GMP 적합판정 취소' 제도가 시행되고 첫 사례인 만큼 공개 재판을 받게 된 것이다. 결국 올해 1월 5일 식약처는 휴텍스제약이 내용고형제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 통보를 진행했다. 휴텍스제약은 행정처분 효력 정지를 위해 집행정지를 청구했지만, 지난 2월 7일 수원지방법원이 기각하면서 2월 1일부터 3월 4일까지 33일 동안처분 효력이 발생했다. 이어진 항고에서 2심 재판부가 집행정지 인용 판결을 진행, 3월 4일부터 적합판정 취소 처분 효력이 정지됐고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본안소송 선고일부터 30일까지 처분이 멈춘 상태다. 이 과정에서 휴텍스제약의 상반기 외래 처방금액은 762억원으로 전년동기 1581억원보다 51.8% 축소되면서 33일 간의 효력정지 여파로 막대한 손실이 현실화 됐다. 두 번째 적합판정 취소 처분 대상인 동구바이오제약의 행보는 조금 달랐다. 지난 3월 26일 식약처는 신텍스제약에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통보했다. 적용일은 4월 12일이었다. 하지만 4월 3일 수원지방법원은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휴텍스제약과 달리 효력 개시도 못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이 식약처의 처분 효력 개시일 전부터 집행정지로 막아내면서, 이어진 신텍스제약과 삼화바이오팜 또한 집행정지 가처분 및 행정소송 등으로 방어 전략을 펴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그동안 4곳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했으며, 법원에서 집행정지 인용 후 현재 소송 중"이라며 "규제기관의 행정처분시 처분의 집행정지 신청이나 소송 제기는 법적으로 보장된 업체의 권리라고 생각되며, 식약처도 소송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GMP 적합판정 취소 신중 처분, 개선 요구 목소리 GMP 적합판정 취소제가 시행된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업계에서는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총 4건의 적합판정 취소 신중 처분 및 개선을 요구하는 건의서가 접수됐고, 백종헌 의원실 주최로 업계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간담회가 3차례 진행됐다. 건의서는 지난 4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지난 7월 국조실 규제개혁위원회, 지난 10월 국조실 규제개혁신문고, 지난 11월 기획재정부 등에서 제출했다. 김상봉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GMP 적합 판정 취소제가 '잘 된 제도다'. '가혹한 제도다' 등 여러 입장에서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업계하고 대화하면서, 이게 지금 어느 정도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평가가 필요한가 등 여러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제도를 시행한 지 이제 1년 정도 됐기에 소통 채널을 열어놨다"면서 "법률을 근거로 집행하고 있는 것이고, 여러 측면에서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의 건의서 제출 및 간담회가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식약처는 내년에 GMP 적합판정 취소 제도를 평가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2024-12-24 18:26:42이혜경 -
신약 혁신가치 보상안 구체화…내년부터 본격 적용[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신약의 혁신가치 반영(보상)안은 사실 제약업계가 오래 전부터 건의해 왔던 내용들이다. 보수정부가 2022년 들어서고 기업 규제 철폐가 국정 과제로 지목되면서 제약·바이오업계를 위한 약가 지원책이 떠올랐다. 그러다 2023년 3월 정부는 바이오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위한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을 심의·의결하면서 신약의 혁신가치 보상안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당시 2027년까지 블록버스터급 혁신 신약 2개, 수출 2배 달성 등 글로벌 6대 제약강국 도약 비전을 제시했다. 이후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부 측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등 민간 단체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5차례 공식 회의, 6회 실무협의체를 진행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해 12월 '신약의 혁신가치 반영 및 보건안보를 위한 약가 제도개선 방안'이 마련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와 직전 꾸려진 총직 직속 바이헬스혁신위원회에 보고됐다. 복지부는 규정 개정안 행정예고 등을 거쳐 24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급물살을 탈 것 같았던 약가제도 개선방안은 지난 10월에나 복지부가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일부개정고시안' 행정예고안에 담으면서 1년이나 더 걸렸다. 개선안이 지연되면서 자큐보 등 국내 개발 신약은 약가우대가 적용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시행했거나 시행이 예고된 제도개선 방안은 국내 제약사, 외국계 제약사 니즈가 명확히 갈린다. ◆ 국내 제약사 지원 방안 = 우선 국내 제약업계가 가장 강력하게 요청했던 건 국내개발 신약의 약가우대였다. 국내개발 신약 약가우대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우대제도' 명목으로 한시적으로 운영됐었다. 당시 약가우대를 받은 약이 지금은 연간 3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었다. 하지만 통상 등의 문제로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우대제도가 사라지면서 국내개발 신약이라고 해서 특별히 약가를 높게 부여하지 않았다. 주로 기존 시판된 약과 비열등성을 확인해 허가받는 국내개발신약들은 대체약제의 가중평균가 이하에서 가격이 매겨졌다. 또다른 P-CAB 계열 신약인 '펙수클루'나 '자쿠보' 모두 그렇게 가격이 매겨졌다. 이에 제약업계는 국내 개발 비열등신약 우대장치를 요구했고, 지난 10월 복지부 개정안에 담겼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임상적 유용성이 대체약과 비슷하거나 비열등한 신약은 경제성평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대체약제 상한금액 중 최고가'와 '대체약제의 가중평균금액에서 가산(X100/53.55, 약 1.8배)된 금액' 중 '낮은 가격'으로 약가를 받게 됐다. 국내개발 신약이 수출 시 유리하도록 '이중가격제'도 허용하기로 했다. 약가 사후관리 측면에서도 제도 완화 규정이 생겼다. 지난 5월 건강보험공단은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세부운영지침'을 통해 5년간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을 2회 이상 합의한 혁신형 제약기업 등 약제는 30%를 감면하기로 했다. 이에 올해 사용량-약가 연동 '유형 다' 협상에서 혁신형제약기업의 17개 품목이 해당 규정에 따라 인하율 30%가 감면됐다. 아쉽게도 최종안에서 빠진 업계 요청사항도 있다. 천연물신약의 약가 우대안이 그것이다. 업계는 천연물신약도 세포치료제에 준해 약가를 받길 원했으나, 끝내 반영되지 않았다. 급여등재를 준비 중인 몇몇 천연물신약이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신약 혁신가치 반영뿐만 아니라 보건안보를 위한 약가 제도개선 방안도 눈에 띈다. 이는 엔데믹 이후 해열제 등 수입약제의 공급이 난항을 겪으며 정부가 국내 생산약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극적으로 마련됐다. 국산 원료를 사용한 국가필수의약품은 최대 27% 추가 가산한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 글로벌 제약사 지원 방안 = 글로벌 제약사들이 요청했던 내용들은 혁신신약은 경제성평가 기준을 완화하고, 항암제·희귀질환치료제에 국한됐던 위험분담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2023년 민관협의체에서 계속 논의된 내용이고, 일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수용하면서 이미 적용된 사례도 나타났다. 지난 4월 급여 등재된 항암제 '엔허투'는 경제성평가 지표로 활용되는 ICER(점증적-비용 효과비) 임계값을 초과해 급여심사가 진행됐다. 보통 항암제 ICER 임계값은 5000만원 수준이지만, 엔허투는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이 지난 8월 개정한 '신약 등 협상대상 약제의 세부평가기준'에서 ICER 임계값 탄력평가 약제 혁신성 요건을 신설하기도 전에 이미 심사 사례가 나타난 것이다. 심평원은 세부평가기준을 통해 신약의 혁신성에 대해 ▲대체 가능하거나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제품 또는 치료법이 없는 경우 ▲생존기간 연장 등 최종 결과지표에서 현저한 임상적 개선이 인정 가능한 경우 ▲약사법 제35조의4제2항에 해당되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속심사로 허가된 신약 또는 이에 준하는 약제로 위원회에서 인정한 경우 등 3가지 요건으로 정의했다. 해당 약제들은 기존 규정에 따라 명시적인 ICER 임계값을 사용하지 않고, 탄력적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8월 심평원 개정안에서는 위험분담제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존에는 위험분담제 대상은 원칙적으로 항암제나 희귀질환치료제로 한정하고, 이에 준하는 질환에 사용하는 약제로 위원회가 인정하는 경우에만 위험분담제 적용이 가능했다. 개정안은 여기에 더 나아가 '현행 인정되는 산정특례 대상에는 해당되지 않으나, 완치가 어렵고, 질환의 진행으로 인한 비가역적인 장애, 장기 손상 등이 발생하며, 질병부담이 상당한 중증 질환'도 위험분담제 대상으로 추가하기로 했다. 이미 심평원은 중증 아토피피부염치료제 '듀피젠트', 중증 천식치료제 '누칼라', '파센라'를 위험분담제 대상으로 급여 심사를 진행했다. 심평원 개정안은 예외적 위험분담제 대상을 구체화했다고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환급형 약제 중 급여기준 확대 범위에서 예상되는 추가 청구액이 15억 미만일 경우 약평위 평가를 생략하기로 했다. 또한 위험분담 복합 유형을 제외한 환급형(Refund) 약제의 두 번째 위험분담계약 기간만료 관련 평가부터(3회 이상 위험분담제 계약하는 경우) 변경 사항 위주로 간략히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약가협상에도 적용돼 건보공단은 이달 관련 내용으로 '위험분담제 약가협상 세부운영지침'을 개정했다. 신약의 혁신가치 반영 및 보건안보를 위한 약가 제도개선 방안 중 심평원과 건보공단 영역인 기준과 지침은 이미 개정된 상황이다. 지난 10월 예고한 복지부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일부개정고시안'도 의견 접수가 모두 끝나 내년 2월 전에는 시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1년이 걸리긴 했지만 정부가 구체화한 신약 보상안은 그동안 제약업계가 꾸준히 제기했던 사안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일부 제도 개선이 미비한 점도 있지만, 정부가 국내개발신약과 필수의약품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점에서 한발 나아간 조치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2024-12-23 17:09:33이탁순 -
의대증원, 올해 내내 몸살…새해 전망도 '암울'[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1일 의료인력 확충을 기반으로 한 필수·지역의료 강화 정책 추진을 공표하면서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은 올 한해를 관통했다. 필수·지역의료 강화 정책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2000명 의대정원 증원을 결정하면서 촉발된 의정갈등과 의료공백 사태는 10개월 째 진전없이 멈췄다. 더 걱정인 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윤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이 한층 큰 혼란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점이다. 일단 복지부는 대통령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의료개혁을 '국민과의 약속'으로 규정하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계획대로 의대증원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의정갈등과 의료공백 사태가 지리하고 불안하게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23일 올해 보건의료계를 뒤 흔든 윤 정부 의대증원 정책과 의정갈등 사태를 되돌아본다. 윤 대통령이 2월 1일 필수의료정책 패키지를 선언한지 5일만인 같은 달 6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5년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기존 대비 2000명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지난 19년간 3058명으로 고정됐던 의대 입학정원을 2025년부터 매년 2000명씩 5년 간 1만명을 늘리겠다는 게 복지부 방침이었다. 각 대학별 의대증원 수요와 교육 역량을 기반으로 '비수도권 지역의대' 중심 증원이 매년 2000명 증원 정원 배정 원칙이다.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등 윤석열 정부의 4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추진의 시작이다. 당시 조 장관은 "10년 뒤인 2035년 수급 전망을 토대로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결정했다"며 "현재 의료취약지에서 활동중인 의사 인력을 전국 평균 수준으로 확보하고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늘어날 의료수요를 감안하면 2035년 1만명 수준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대한의사협회, 전국시도의사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총파업을 불사하며 윤 정부 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특히 전국 상급종합병원에서 수련중인 전공의들이 복지부 증원 발표 2주만에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의료공백 사태가 촉발되고 의대생들 역시 집단 휴학에 돌입했다. 의료계 반발에 정부는 강경했다. 의료현장 이탈 전공의들에 업무개시 명령과 진료유지 명령을 내리는 동시에 불응 시 구속수사와 기소 등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결국 복지부가 이탈 전공의들의 복귀 데드라인을 2월 29일로 통보하고, 전공의들이 미복귀하면서 면허 정치 처분이 본격화했다. 의협, 의사회, 전공의, 의대생에 이어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한 쪽은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들은 3월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데 이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가운데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증원 규모를 발표했다. 서울을 제외한 경기와 인천 수도권에 361명, 27개 비수도권에 1639명 총 2000명을 늘리는 안이다. 2000명 증원안 발표 이후 의협은 강경파인 임현택 신임회장을 선출했고, 당시 임 회장은 4·10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2월부터 시작된 의정갈등과 의료공백 사태가 3개월 째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자 4월 중순 정부는 앞서 증원을 발표한 32개 의대를 대상으로 2025학년도에 한해 증원 인원을 자율적으로 변경·모집하도록 허용했다. 그 결과 2025학년도 의대증원 규모는 2000명에서 500명가량 줄어든 1509명으로 감축·조정됐다. 하지만 의료계가 1509명 증원안 역시 원천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6월부터는 서울의대를 비롯한 상급종합병원 무기한 휴진 사태와 함께 의협의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가 촉발됐다. 이후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조규홍 복지부 장관, 박민수 복지부 2차관 등이 의대증원·의료개혁 추진 필요성과 방침에 변화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의정갈등·의료공백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아울러 의사 집단행동 장기화로 대학병원 10곳 중 7곳 이상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의정갈등 피해는 병원 직원, 문전약국으로까지 삽시간에 번져나갔다. 나아가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달 10일 임현택 회장의 불신임(탄핵)안을 가결 처리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면서 윤 정부 의대증원 행정을 포함한 보건의료정책 중단을 촉구할 새 회장 찾기에 나섰다. 강경파로 꾸준히 평가됐던 임 회장도 정부 의료개혁 원점재검토 실현, 전공의 의견 수렴 등에 실패한데다 의료계 품격을 떨어뜨리는 구설에 휘말린 결과다. 특히 이달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안 국회 가결로 인해 윤 정부의 의대증원·의료개혁 정책은 더 큰 혼란에 놓이게 됐다. 윤 대통령의 즉각 직무정지가 확정되고 조 장관이 비상계엄을 막지 못한 책임 등을 이유로 자진사퇴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 정책 추진 동력이 단숨에 추락하게 된 영향이다. 일단 조 장관은 탄핵심판 정국 속 의대증원과 의료개혁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는 분위기다. 지난 19일 조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모두발언에서 "의료개혁은 국민 건강·생명과 직결된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이미 발표한 지역·필수의료 강화 대책들을 국민과 한 약속에 따라 착실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의료계는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가결 이후 의대증원 정책의 전면 철회를 과거 대비 더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 울산의대 교수들은 호소문에서 "윤석열표 의대증원은 불법이라 원천무효"라며 "이대로 수수방관하면 의과대학과 수련병원의 위기는 되돌릴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이 던져 놓은 폭탄들을 제거하기 위해 지금 당장 의대증원 절차를 멈추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실행해야 한다"면서 "국회와 정부는 의학교육 정상화, 의료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현명하고 빠른 수습책을 마련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공동 성명을 내고 "서남의대 폐교 사태의 교훈을 명심해 의대 증원 정책을 당장 철회하라"며 "의료 붕괴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의대증원 정책을 즉시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과 정부, 의료계가 의대증원을 놓고 치킨게임 양상을 반복하면서, 의료공백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윤 정부가 시작한 의대증원·의료개혁 정책의 미래를 향한 찬반 논쟁이 곳곳에서 촉발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진다.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 한 관계자는 "이미 정치권은 대통령 선거 정국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부결될 확률이 희박한데다,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더 이상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의료개혁 필요성에는 야당도 공감하지만, 의대증원 규모와 방식 등에 대해서는 의정 간 대화가 너무 오랜기간 멈췄다"고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탄핵 국면에서 정부 정책이 추진 동력을 확보하려면 국회를 매개로 의료계와 대화라인부터 먼저 복구해야 할 것"이라며 "의대증원·감원 방식 등에 대해서 전국민적, 전사회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실제 국회와 의사단체 대표들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인 지난 19일 첫 간담회를 갖고 대화 물꼬를 텄다.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2025학년도 의대모집 중지를 거듭 촉구했다. 박단 전공의협 비대위원장도 윤 대통령 직무정지를 언급하며 "그가 추진하던 정책 역시 전면 중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국회를 대표해 참석한 민주당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과 김영호 교육위원장도 대화채널 복구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었지만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상황이 달라졌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의정갈등 해결)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2024-12-22 18:12:03이정환 -
RWD 키운건 제약업계?...합리적 절충안이 관건[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사실 경제성평가 면제제도는 제도 시행 이후 줄곧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 왔다. 이에 정부가 '개선'이라는 타이틀 아래 '축소'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모아 온 것도 맞다. 경평면제제도는 우리나라 보험 정책 환경에서 희귀질환 및 희귀암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치료제가 보험 급여되도록 도움을 주는 유일한 제도라 할 수 있다. 위험분담계약제(RSA, Risk Sharing Agreement) 등 이중약가 인용으로 인한 장벽 해소도 신약 접근성에 기여했지만 경평면제제도는 이 조차 불가능한 수용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재정엔 한계가 있고 정부는 관리를 해야 한다. 아이러니하지만 RWD 활용을 통한 재평가 의사 역시 이같은 '축소'로 향하는 길로만 보여지는 이유다. RWD로 집중된 시각과 업계의 원죄 RWD는 어쩌다 이리 조명을 받게 됐을까. 물론 없었던 개념은 아니지만 RWD, RWE를 자주 거론한 주체는 분명 제약업계다. 앞서 살펴 봤듯이 RWD의 근거수준은 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RCT, Randomized Controlled Trial) 대비 낮다. KRPIA의 지적처럼 취합하는 주체의 의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편향성(Bias) 발생 우려도 높다. 그런데 다국적제약사들은 보유 신약의 RWD 데이터가 나올때마다 이를 통한 프로모션 활동을 적극 전개해 왔다. 특히 아시아인, 한국인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오면 해당 연구를 소개하는 학술, 인터뷰 등 기사가 쏟아진다. 심지어 RWD의 근거 수준을 높게 평가하는 전문가의 코멘트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RWD에 RCT 대비 질환 중증도가 높은 환자가 포함됐음에도 연구결과가 좋다면 이를 더욱 하이라이트하기도 한다. 근거수준이 낮다고 주장하는 데이터를 약물 유효성 알리기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경평면제 약물 재평가는 다른 얘기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업계가 정말 해당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어려운지, 정부와 더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 볼 대목이다. 한 다국적사 약가담당자(MA, Market Access)는 "RWD를 업계가 개별 이득을 위해 활용해 온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모든 보유 약물에 대해 RWD를 활요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이는 데이처 추출에도 막대한 비용이 든다. 경평면제 약물의 평가에 일괄 적용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렇다고 RWD 결과가 RCT보다 좋다면 약가를 인상해 줄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결국 진입장벽을 높이고 약가인하 기전으로 작용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결국 사후관리는 추가될 것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단일군 임상시험의 경우, RWD를 하더라도 대조군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해 비교-대조군간 분석이 가능한 경제성평가를 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간접비교지침 개정을 통해 더 많은 약제들이 현존하는 모든 자료를 메타분석을 통해 효과비교 자료를 인정하는 기조가 자리잡아야 경제성평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업계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비교약제가 오래 전에 등재된 경우 특허만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후관리 기전으로 인해 최초등재가 보다 50% 가까이 낮아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만 해도 임상재평가, 기준요건 상한금액 재평가가 있었고, 올해는 실거래가 약가인하, 사용량-약가연동제 개정,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 등이 예고돼 있다. 하지만 고가 항암제와 희귀질한치료제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경평면제제도 활용을 희망하는 약제는 더욱 많아질 것 역시 자명하다. KRPIA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경제성평가 자료를 직접 구축해 본 경험이 있는 연구자, 자료제출 당사자인 제약업계와 함께 정부가 함께 고민하면서 환자에게 혁신적인 치료제가 제대로 공급될 수 있는 개선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무조건 RWE를 보겠다는 것이 아니다. RCT나 그에 준하는 자료를 우선으로 하고 이것이 불가능한 경우 대안으로 고려 중이다. 다만 각계 의견처럼 데이터의 근거 수준이 아주 중요하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업계 행정비용 부담, 국가 차원 레지스트리 형성 등 이해당사자들 의견 반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2024-12-03 06:00:44어윤호 -
경평면제 사후관리시스템 RWD 과연 필요할까?[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재정은 한정돼 있는데, 비싼 약은 늘어난다. 신약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꺼내 든 제도에 대해 정부는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경제성평가 면제제도는 그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매번 도마위에 오른다. "사후관리시스템 도입의 목적은 환자의 안전성과 효능이 불분명한 의약품에 대한 추가 근거 확보다. 해당 의약품에 대한 의학적인 재확인 절차를 마련해 의료 질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정부가 밝힌 의도다. 목적이 나빠 보이진 않는데,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제도의 도입이 결국 '약가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 탓이다. 여기에 경평면제제도로 등재된 의약품 재평가에 RWE(Real-world evidence), 혹은 RWD(Real-world data)라 불리는 실제처방 데이터를 활용하겠다는 복안은 곱잖은 시선을 더 키우고 있다. RWE 근거 수준 미흡...코리아패싱 부추긴다 보통 신약의 허가는 RCT(무작위배정 임상, Randomized Controlled Trial)를 근거로 이뤄진다. 보험급여 등재시에도 해당 데이터를 근간으로 경제성평가가 이뤄지고 비용효과성을 평가한다. 그런데, RWD는 RCT와는 달리 정확하게 약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컨트롤된 데이터가 아니다. 해당 약을 투약받은 환자가 어떤 동반질환이 있는지, 이전에 어떤 약을 먹었는지, 투약 용량과 주기는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 변수가 많아 얼마든지 편향(Bias)이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규정하는 데이터의 근거 수준은 메타분석·문헌고찰-RCT-대조군 임상 및 관찰연구-비대조군 관찰연구-사례보고-전문가 의견 등 순인데, RWE는 여기서 '비대조군 관찰연구-사례보고' 수준으로 판단된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RWE는 취합하는 주체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원하는 결과 추출이 가능하다. 편향성(Bias) 발생 우려가 높은 데이터를 등재약 사후관리에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RCT처럼 통제된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교차 투여가 수없이 발생하고 기저질환, 병용약제 등 고려할 사항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이어 "RWE를 통해 근거 수준이 더 높은 RCT 결과를 뒤집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 RWE는 오히려 허가 단계에서 불확실성을 보완하기 위한 보충적인 용도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후관리제도가 도입되면 제약업계의 '코리아 패싱'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등재 후 RWE 등과 같은 자료 제출이 의무화 되면 해당 데이터 구축을 위한 추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될 수 밖에 없고, 그것이 약가인하의 근거로 활용된다면 신약의 한국 출시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제약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다국적사 약가담당자(MA, Market Access)는 "개별적인 한 국가를 위해서 맞춤형 RWE 자료를 생성하는 것은 제약회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만약 사후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활용하는 데이터는 국가 주도의 레지스트리를 구축해 생성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 퀄리티가 담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꼭 RWD여야 하나, 현 제도로 사후관리 할 수 있다 굳이 RWD를 꼭 활용할 필요가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한 논란도 상당하다. 우리나라의 사후관리시스템은 당연한 말일 수 있겠지만 이미 업계로부터 타이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용량 약가연동, RSA 재계약 등을 논외로 하더라도, 고가 신약과 관련해 복지부는 2023년 고가 중증질환 치료제에 대한 급여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고가 의약품'을 ▲1회 치료로 장기 효과를 기대하는 '원샷 치료제' 또는 1인당 연간 재정소요 금액이 3억원 이상인 약제로 정의하고, 급여 관리방안 적용 대상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등재된 불확실성이 있는 혁신적인 신약들(킴리아, 졸겐스마, 럭스터나 등)은 위험분담제(RSA, Risk Sharing Agreement) 유형인 성과기반 환급형, 비용효과성 기반 사후 평가 등을 통해 임상 효과 및 재정 측면의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있다. 이미 현제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신약 효과의 불확실성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KRPIA는 "고가 의약품들은 성과기반, 총액제한형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형태로 위험분담제(RSA)를 통해 등재가 이뤄졌다. 특히 성과기반 계약 자체가 효능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환자를 걸러내고 해당 투약 분에 대해서는 제약사가 환급하는 형태인데, 여기에 더 이상 사후관리를 추가 적용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1인당 연간 소요금액이 3억원 이상인 초고가 약제이면서 대상 환자수가 소수인 경평생략 약제의 경우 환자단위 성과기반 위험분담제 또는 약제별 상황에 맞는 자료생성 개별 계약 기반 약제성과평가 대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2024-12-02 06:00:12어윤호
오늘의 TOP 10
- 1SK바이오팜, 미 항암 자회사에 512억 수혈…TPD 개발 지원
- 2복지부, 미국 제약사 릴리와 7500억원 국내투자 MOU
- 3서울시약, 창고형약국 면허대여 불법 제안 급증에 강력 경고
- 4메쥬, 영업이익률 67% 목표…상급종합병원 절반 도입
- 5"약가제도, 이제는 알아야 할 때" 건약, 설명회 연다
- 6휴베이스 밸포이, 출시 18개월 만에 판매 100만병 돌파
- 7동대문구 통합돌봄 발대식…약사회 협력 약속
- 8환자안전약물관리원 "일반약 부작용·안전사고 보고 활성화를”
- 9공단-성남시약, 어르신 안심복약 지원 위한 후원물품 기증
- 10경기 여약사위원회, 사회공헌활동 역량 집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