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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헬스케어의 새로운 길을 열자참신했던 구글 지도는 이제 필수내비게이션 앱이 됐다. 전 세계를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여행하고 싶다면 구글어스를 사용하면 된다. 디지털 세계와 현실세계의 융합을 경험하고 싶다면 증강현실 지도인 포켓몬고를 하면 된다. 이 세 가지 앱은 모두 스마트폰에서 구동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주변의 세상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보여준다. 최근 디지털 연결성이 강화됨에 따라,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지도 위에 표현할 수 있다. 지금의 세계무역, 헬스케어 물류, 그리고 기술융합을 통해 실현되는 모든 일들은 10년 전에는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가령 일본 도쿄에 있는 심장병 환자는 단 하루만에지구 반대편으로부터 심장박동기를 받을 수 있다. 한중일 3국과 미국 또는 싱가폴 사이에 임상연구를 위해 민감한 생물학적 샘플을 단 하루만에 운송할 수도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헬스케어 산업의 연결을 휩쓸고 있는 새로운 기술은 바로 사물인터넷(IoT)이다. 우리가 모바일에서 세계 각지를 둘러 볼 수 있듯이, 곳곳에 구축된 센서가 생성하는 데이터를 네트워크를 통해 확인함으로써 실시간으로 화물의 위치를 추적하고화물의 온도, 압력, 포장상태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제약회사들은 이러한 기술을 활용해 민감한 화물의 장소, 빛노출, 습도, 기압 및 충격 여부 등에 관한 중요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산업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그동안 배송과정에서 잘 확인되지 않았던 화물의 온도에 대한 무결성과 안전성을 확보할수 있다. 헬스케어 산업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미 세계적 시장을 형성했으며,수출입 헬스케어 화물의 약 40%가 온도에 민감한 제품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산업이 제품의 수출입 및 배송에 대한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가시성과 통제가 중요하듯, 의약품 시료나 임상 샘플, 바이오미생물 등의 헬스케어 화물 역시 운송과정의 가시성과 통제가 중요하다. 헬스케어 제품은 온도 등에 민감하며, 대체 불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페덱스(FedEx)의 '센스어웨어'와 같은 솔루션은 화물의 온도를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헬스케어 기업이 실시간으로 온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제약 및 바이오업계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 고도의 정밀기술이라 볼 수 있다. 이 무선센서들을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화물의 온도 모니터링이 가능해졌으며, 중요한 헬스케어 제품들의 배송 여정은 한층 더 똑똑해지고 간편해졌다.이와 같이 헬스케어 산업은 디지털 등의 기술이 결합돼 그동안 우리가 알고있던 개념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2018-01-18 06:14:54데일리팜 -
[기자의 눈] "불친절하면 생존불가" 어느 약사의 말최근 SNS는 물론 지역 내에서도 독특한 인테리어와 친절한 상담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A약국. 경영 잘하기로 소문난 약국을 발굴해 약사의 경영 방침, 노하우를 알아보는 것도 업무 중 하나인 기자는 곧바로 약사를 수소문해 취재 요청에 들어갔다. 결과는 실패였다. 개업한지 1년이 채 안돼 연륜이 부족하다며 약사는 정중히 거절했다. 1년쯤 더 지나 자신의 경영 방식에 확신이 생기면 꼭 인터뷰를 하겠다던 약사, 그러면서 덧붙인 한마디에 순간 여러 생각이 들었다. "요즘 젊은 약사들, 환자에 친절하지 않으면 못살아 남아요. 그래서 제가 더 특별하지 않을 수 있고요." 비슷한 맥락으로 최근 기자의 한 지인이 입병으로 약국을 다녀온 후 상기된 목소리로 했던 말이 기억에 남아있다. 그는 "저렇게 약사가 친절한 약국은 처음 봤다"면서 "역시 생긴지 얼마 안된 약국은 다르다"고 했다. 순간 불치병 같은 직업병이 발동해 왜 그렇게 일반화해 생각하냐며 따지듯 물었지만, 그의 말에 일정 부분 수긍이 가는 것도 사실이었다. 확실히 세상은 달라졌다. 개국만 하면 직장에 들어간 동료들보다 더 윤택한 생활이 보장받던 시대는 끝난 듯 하다. 바로 옆 약국은 물론 하나 건너 하나 있는 편의점, 헬스앤뷰티숍이고 온라인쇼핑몰, 홈쇼핑까지 경쟁 상대가 돼버린 상황에서 약국은 철저히 처방전에 의존하고 있고, 그 종이 몇장에 따라 임대료는 널뛰기를 하고 있다. 병의원의 경영 부진이나 이전이 곧 인근 약국 존폐를 결정짓는 게 요즘 개국가의 현실이다. 올해 서울 지역 약국 개폐업 조사 결과에서 유독 30~40대 젊은 약사들, 이중 개업한지 1년이 채 안돼 매출 부진으로 조기 폐업한 약국 비율이 높았던 점도 이런 부분들과 무관하지 않다. 자신만의 특별한 무기나 경영 철학 없이 주변 병의원에서 발행되는 처방전 수에만 의존해 하늘같은 분양가, 임대료를 감수하고 약국 문을 연 약사들에 남는 건 쓰디쓴 실패의 경험이다. 상대적으로 연륜있는 약사들은 의약분업 전 축적한 자산으로 자가 상가에서 약국을 하다보니 임차료 지출이라도 없어 버티지만 요즘 약사들은 그것도 안돼 힘겨운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어느 약사의 말, 틀린 것도 아니다. 친절하고 충실한 복약지도는 어찌보면 이제 개국을 꿈꾸거나 이미 한 젊은 약사들에는 기본 중에 기본인 듯 하다. 이제는 그를 뛰어넘는 그 '무언가'가 성패를, 생존을 결정짓는 시대가 됐다. 기성 약사들보다 2년의 시간을 더 투자한 6년제 젊은 약사들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2018-01-18 06:14:53김지은 -
[데스크시선] 공단 약제업무조직 확대 검토할 때"2016년 건강보험공단 급여비 부담금 중 약품비가 31%를 차지했다. 공단 약품비는 2015년 13조9938억원에서 2016년 15조3458억원으로 1년새 9.7% 뛰었다. 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약제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지난해 8월 업무보고에서 이 같이 지적했다. 수치 자체는 다소 놀라웠지만, 진단부분은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 우선 놀라운 점은 그동안 노출된 약품비 비중과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통상 약품비는 환자부담금을 포함한 심사평가원의 심사실적이 대표수치로 거론됐고, 비중도 23~24% 언저리에 걸쳐 있었다. 하지만 공단 부담금만 놓고 봤을 때 31%라는 수치는 그 자체만으로 이목을 끌만했다. 평가부분은 다르다. 약품비가 증가한 요인은 복합적일 수 밖에 없다. 권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 정책에 힘입어 항암제 등 고가약제가 새로 급여권에 들어온 건 맞지만 위험분담제 적용약제만 보면 실제 지출된 공단부담금은 2000억원을 밑돈다. 1년 사이 공단 약품비 부담액이 1조3520억원 늘었던 것과 비교할 때 이 수치는 약품비 부담액 증가의 결정적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권 의원 지적의 의미가 반감되지 않는다. 어쨌든 1년사이 공단 부담금 증가율이 10%에 육박하지 않았나. 잘 알려진 것처럼 약품비가 늘어나는 건 인구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 고가약제의 급여권 진입, 산정특례 등 본인부담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따라서 특정요인에 집중할 게 아니라 이런 전반적인 요소들을 종합해 약품비 관리정책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는 건 국민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다. 다시 31%라는 수치에 주목해 보자. 보험자는 건강보험 재정 1만원 중 3000원 꼴로 약품비를 쓰고 있다. 그런데 이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얼마나 될까. 건보공단에만 한정하면 불과 30명 안팎이다. 심사평가원(100명 안팎)까지 확장하면 130명 수준이고,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를 포함해도 140명 내외에 불과하다. 1만3000명이 넘는 건보공단 직원, 3000명에 육박하는 심사평가원 직원, 780명이 조금 넘는 복지부 본부 직원 등을 모두 합하면 1만7000명 가량인데, 이중 약품비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직원은 0.8%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이렇게 업무내용을 고려하지 않고 인력 수치만 단순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심사평가원이나 복지부와 비교해도 건보공단 약제업무 담당직원 비중(0.2%)은 현격이 적다. 건보공단도 노력은 엿보이고 있다. 최근 문재인케어 등으로 인해 급여의약품 사후관리 업무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사용량협상부'를 '약가사후관리부'로 확대 개편했다. 또 건보공단 약가업무에 전문성이 큰 약사인력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차장급으로 제한됐던 약무직 직급 '천장'을 실장급까지 오픈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수준으로 건보공단이 부담금 31%라는 짐을 원활히 끌고 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현재의 조직형태는 약가협상제도가 도입된 지 5년째를 맞았던 지난 2012년 약가관리부, 약가협상부, 사용량협상팀 등 2급 부장 3명이 이끌었던 때보다도 부장급 직원이 더 적다. 당시 건보공단은 약가관리부를 통해 약가협상 업무를 지원하면서 동시에 약가제도 개선사항 전반을 검토하는 역할을 수행하려고 했다. 약제업무에서 실질적인 보험자인 건보공단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당시 이사장과 조직원들의 의지가 투영된 것인데, 복지부 지원업무에 동원되는 일이 많아 당초 목적대로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또 약제관련 부서는 약사들의 전유부서로 취급돼 건보공단 내부에서는 인기없는 부서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오래전부터 건보공단 내외부에서는 약제업무 라인의 역할과 정체성, 조직 진단 등 종합적인 재정비 작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거듭 제기돼 왔다. 실제 건보공단 전직 한 고위임원은 "조직의 전문성과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과감히 협상 라인을 '관리단' 등의 형태로 승격시키고 전문가를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관리단'은 '약가관리단'이나 '약품비관리단', '약제비관리단' 등으로 거명될 수 있는데, 보험급여실에서 분리해 실장급 개방형 직위인 '관리단'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기자도 이런 주장을 공개토론회에서 수 차례 제기한 적이 있는데 공감의견이 적지 않았었다. 최근 공개된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보고서는 선별등재제도, 약가협상 등을 통해 신약이 비용·효과적인 가격으로 등재하도록 관리하는 장치와 사용량-약가연동협상 등 약가 사후관리 기전을 갖추고는 있지만,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고비용의약품에 대한 관리방안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었다. '약가사후관리부'가 이런 요구에 부응해 권 의원이 요구하는 만큼 약제비 사후관리를 촘촘히 하는 데는 힘이 붙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금이 문재인케어 약가정책 추진을 계기로 건보공단 약가업무조직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과 확대 필요성을 면밀히 짚어봐야 할 적기라고 할만하다. 기자는 '김용익'이라는 실세 이사장 재임시절에 이런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길 기대한다.2018-01-15 06:14:54최은택 -
[칼럼] 침대정돈이 세상을 바꾼다고?"세상을 바꾸고 싶으세요? 침대 정돈부터 똑바로 하세요." 미해군 맥레이븐 대장이 모교졸업식에서 한 연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맥레이븐 대장의 졸업연설은 유투브에서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 그의 연설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매일 아침 침대 정돈을 한다면, 여러분은 그 날의 첫 번째 과업을 완수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여러분에게 작은 뿌듯함을 줄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과업을 수행할 용기를 줄 것입니다. 하루가 끝나면, 완수된 과업의 수가 하나에서 여럿으로 쌓여있을 겁니다. 침대를 정돈하는 사소한 일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줍니다." 보건의료 R&D는 길고 더디게 진행된다. 정부도 연구자도 보건의료 R&D를 시작할 때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정부는 1990년 초부터 신약개발을 위해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전에 B형 간염백신을 자체개발해 성공한 경험도 의지도 있었기 때문에 신약개발도 단기간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1999년 초 첫 국산 항암신약이 나오고, 2003년 국산 항생제가 FDA 승인을 받았으며, 2004년 배아복제줄기세포를 만들어 낼 때만 해도 우리나라도 바이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것인 양 한껏 가슴이 부풀어 있었고 우리나라가 신약개발 대열에 곧 합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하늘을 찔렀다. 줄기세포 스캔들이 터진 후 국가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한동안 국제사회에서 보건의료 R&D 연구자들은 힘들게 버텨왔다. 그 이후 변변한 글로벌 신약개발 소식 없이 2010년을 훌쩍 넘겼다. 2000년대 전후로 설립한 1세대 벤처기업들은 그렇게 긴 시간을 힘들게 버텨왔다. 자금시장이 좋으면 좋은 대로 자금시장이 나쁘면 나쁜 대로 울고 웃었다. 급기야 바이오투자 회의론마저 일었다. 정부에서 바이오 R&D 투자를 축소시킨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2015년부터 연이은 성공스토리가 나오기 전까지 위기감마저 돌았다. 2016년에는 제2의 바이오 스타트업 붐이 불었고, 2017년에는 민간투자시장에서 바이오/의료는 가장 뜨거운 분야가 되었다. 우리는 보건의료 R&D 30여년 역사 속에서 세 가지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첫째, 기본이 밑받침이 되어야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는 압축성장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보건의료 R&D도 소위 지름길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지금 보는 성과는 대부분 2000년 초중반부터 시작한 연구의 결과물이다. 그 성과가 차곡차곡 쌓여 오늘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다. 그 이전 10년은 경험을 통해 연구역량을 축적하는 시간이었고 이후 10년은 경험을 토대로 성과를 실현하는 과정의 시간이었다. 그 시간을 견뎌오면서 매일 아침 침대정돈과 같은 기본을 지켰나갔던 연구자만이 오늘의 과실을 누리고 있다. 둘째,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이 필요하다. 맥레이븐 장군이 언급한 미해군 잠수부대도 마찬가지다. 지독한 훈련을 견뎌내면서 150명에서 시작해 마지막 42명이 성공해 낼 때까지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동료의 격려와 도움이 마지막 버틸 수 있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된다. 보건의료 R&D도 마찬가지다. 신약개발이 성공하기까지 1980년대 후반부터 바이오분야에 좋은 인재들이 몰렸고,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정부투자가 시작되었고, 2000년대부터는 벤처기업이 생겨나고, 200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국가 인프라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2010년대부터는 전략적 민간협력 투자가 이루어졌다. 먼저, 그 시간을 인내하고 결국 성공했던 연구자에게 공을 돌려야 함은 마땅하다. 그러나, 사회적인 시스템이 짜임새 있게 뒷받침되지 않으면 끝내 성공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신약개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술이전 사례도 마찬가지다. 당시 한미약품은 당뇨신약을 개발하면서 이를 실험하기 위한 질환모델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이때, 복지부에서 지원 중이던 대학병원 내 당뇨병 유효성평가센터의 도움을 받아 당뇨신약 효과를 입증할 수 있었다. 셋째, 정책에 대한 신뢰와 평가가 중요하다. 보건의료 R&D 정책의 역사를 전지에 포스트잇으로 붙인다면 수많은 전략과 사업으로 빼곡히 채워질 것이다. 새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새로운 아젠다와 전략이 쏟아졌고, 어제는 줄기세포, 오늘은 유전자치료라는 식으로 주요 아젠다가 바뀌었다. 정부 정책방향은 민간투자가와 외국인에게도 시그널을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정책의 예측가능성이 부족하면 장기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나마 바이오를 포함한 보건의료 R&D 투자를 강화한다는 메시지만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이다. 또한, 일단 정책이 시행되면 결과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평가는 정책을 개선하고 수립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만, 보건의료 R&D 정책은 시행 후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기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꾸준히 관심을 갖기 어렵다. 이 경우 중간단계에서는 마치 매일 아침 침대정돈 상태를 보고 성공가능성을 예측하는 것과 같이, 연구주체와 시스템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가 유용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정부 R&D투자가 추가적인 민간투자를 유발시켰는가? 병원에서 연구비, 연구자, 연구시간 등 연구자원을 늘렸는가? 실질적으로 기업, 대학, 연구소, 병원 등 연구주체 간 협력이 일어나고 있는가? 맥레이븐 장군은 연설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희망을 가지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이 시간에도 묵묵히 실험실에서 피펫을 잡고 하루를 시작하는 연구자분들에게 고한다. 당신이 피펫을 잡고 시작한 실험실에서 하루하루가 세상을 바꾸고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고.2018-01-15 06:14:54데일리팜 -
[기자의 눈] 치솟는 바이오주와 펀더멘털의 역설코스닥 시가총액 탑 10 중 7개사가 바이오기업일 정도로 관련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셀트리온과 신라젠 시총은 42조·6조원으로 코스닥 대장주로 자리잡고 있으며, 코스피 상장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상장 2년여 만에 시총 27조원을 달성, 경쟁사인 글로벌 기업 스위스 론자의 시총을 앞질렀다.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측면에서 본다면, 주가가치의 상승은 회사가치를 높여 R&D 재투자라는 선순환을 이끌어 낼 수 있어 호재임이 분명하다. 특히 신약개발 특성상 1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과 10년 이상의 긴 임상기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할 때 꾸준한 주가 상승은 연구개발의 든든한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증시 유입 자금은 살펴본 봐와 같이 공공재적 성격과 단기 수익을 노린 투자라는 야누스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전자는 기업의 내재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장기투자를 통한 기업과 개인의 이익 실현에 무게를 두고, 후자는 상승장세 속에서의 단순 시세차익에만 목적을 두고 있다. 투자기준과 철학이 결여된 상당수의 단타 투자자들의 약점은 카더라 통신에 대부분의 정보를 의존하고, 일희일비 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전망한 신약개발 확률은 0.02% 수준이다. 10년 넘게 10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된 프로젝트라도 몇 건의 부작용 사례로 임상시험을 중단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만큼 고수익 고위험 분야가 바로 제약·바이오다. '주식은 꿈을 먹고 자란다'고 말하지만 기업이 내놓은 장밋빛 청사진만 믿고 불나방처럼 투자하는 방법은 위험천만하다. 주식 투자의 기본은 펀더멘털 분석이다. 재무재표에 나타난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성장가능성을 점치는 것이다. 물론 주식시장은 실적과 무관하게 가능성만 보고 움직이는 경우도 많지만 펀더멘털이 탄탄한 기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주로 평가 받는다. 헬스케어관련주 중에서 펀더멘털 보다 잠재적 가치에 방점을 뒀다 실패한 예로 헤파호프를 들 수 있다. 인공간 개발회사 헤파호프는 2006년 코스닥에 상장, 5년만인 2011년 상장폐지됐다. 당시 증시관련 카페나 게시판 토론방에는 '임상이 성공했다' '개발 완료 후 상용화가 임박했다' '임상이 실패했다'는 등 각종 추측성 루머와 억측이 난무했다. 일일 주가 등락폭도 상당했다. 임상 시퀸스와 연동된 주가 움직임이 아니라 말 그대로 큰손과 여론에 의한 장세가 짙었다. 만약 정보에 어두웠던 개미투자자라면 자신이 투자한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는 아픔을 맛봐야만 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바이오기업 주가 움직임을 보면 의아할 때가 많다. 몇 년째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마이너스임에도 주가는 하늘을 날고 있다. 자회사·계열사를 통한 외상매출로 재무재표상 실적을 과대하게 부풀린 경우도 일부 눈에 띈다. 여론몰이를 통해 주가를 단기폭등 시킨 후 기관과 투신사들이 수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갈 시간적 여유를 주는 듯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정보의 비대칭 속에서 개미 투자자들은 또 눈뜨고 코 베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제약주는 전통적 경기방어주로서 이목을 끌거나 큰 재미를 볼 수 있는 종목은 아니었다. 불씨를 큰 불로 만들어 낸 '재료' 역할은 셀트리온과 한미약품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들 수 있다. 셀트리온은 2012년 국산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허가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고, 한미약품은 수조원대 기술수출로 제약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글로벌 기업 삼성의 바이오산업 진출도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했다.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정부 차원의 기대가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그야말로 훈풍이 불고 있다. 이런 장세와 분위기가 꾸준히 이어져 기업성장과 동시에 투자자들도 함께 웃는 모습이 연출되기 위해서는 성숙되고 투명한 기업정보 공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잘못된 또는 거짓 정보가 시장에 만연하더라도 주가에 호재라는 이유로 수수방관해서는 안된다. 기관이 아닌 개미 투자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투자자 역시 친구따라 강남가거나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기업도 개인도 '기본과 원칙'의 중심추를 유지하고 실천할 때 주식시장이라는 밀림에서 상생할 수 있다.2018-01-15 06:14:53노병철 -
[칼럼] 위태로운 초저가 약...현실 반영한 제도 절실약국에서 약을 조제하다보면 몇가지 불편한 점도 있고, 문득 환자에게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치아자이드 이뇨제인 다이크로짇은 25mg 정제로 돼있지만 의사가 고혈압약을 처방을 할 때 12.5mg 반알을 처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약회사 입장에서 보면 이 약의 단가가 10원이라 12.5mg을 만들 때 5원이라는 단가를 맞추는 것도 어려운 입장일 수 있겠습니다. 또 다른 예는 니트로글리세린정제입니다. 100정 단위로 포장돼 있지만 이 약은 불안정한 약물이기에 의사가 처방을 할 때 개봉을 해야 하고, 유효기간이 남았더라도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약사가 환자에 이 약물을 투약하며 효과가 어떨지 걱정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이 니트로글리세린의 단가는 52원일지라도 협심통에 중요한 약물이고, 더 큰 의료사고를 막기 위해선 뭔가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 왔습니다. 이 약물에 대해 일본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직접 가 확인한 바 20정씩 갈색 앰플에 들어 있고, 의사는 20정 앰플 단위로 처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현지 약사에 듣고 현명한 제도이구나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론 저가 약물이라 제약회사에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일본과 같이 의사도 한 앰플의 개수만큼 완포장으로 처방한다면 의사도, 약사도 환자도 안심되는 약이 아닐까 생각됐기 때문입니다. 제약사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갈색 앰플제로는 어렵다면 현재의 병포장에서 30정 단위로 넣고, 의사도 30정 단위 처방을 한다면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음은 강심제인 디고신 정입니다. 이 약물은 함량이 0.25mg이라 알약 하나에 아주 작은 약물이 들어있기에 의사가 반알을 처방한다 했을 경우에 과연 고르게 반 용량씩 분할이 되는지 걱정되는 약물입니다. 이 약물의 단가는 36원입니다. 이 약물도 0.125mg 짜리 정제가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을 해봅니다. 이렇게 대표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환자의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약물이지만 생산단가의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세가지 약을 예를 든 이유는 씬지로이드 같은 좋은 예가 있기 때문에 말씀을 드립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 약물인 씬지로이드는 0.05mg(26원), 0.075mg(33원), 0.1mg(35원) 0.15mg(73원) 이렇게 다양한 mg을 표시한 정제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제약회사가 어느 정도 보조만 받는다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정부는 저가의 필수의약품의 퇴출방지 및 생산 장려를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목록을 정한 제도가 있습니다. 1999년 11월에 도입이 되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세가지 약물도 퇴장방지의약품에 속해있습니다만, 위의 씬지로이드처럼 이런 좋은 예도 있기에 제가 말씀드린 세가지 약물도 정부의 적절한 지원과 제약회사의 협조가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의사, 약사, 환자, 제약회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2018-01-12 12:14:54데일리팜 -
[기자의 눈] 피해구제제도, 추가부담금 폐지 필요약물 부작용이 의심되는 사례를 겪은 피해자 또는 유가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의약품 피해구제제도가 시행 5년차에 들어섰다. 제약사들이 십시일반 모아 피해를 입은 환자들에게 금전적인 어려움을 일부 보전해주기 위해 2014년 도입된 이 제도는 아직은 정보비대칭으로 활성화되진 않았지만 부담금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부터는 진료비 보상이 추가되면서 점차 피해자와 유족의 복리후생이 증진되는 데 기여하고, 부작용이나 이상사례 보고 등 데이터 수집과 연구에도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는 이 제도의 발전 가능성을 뚜렷하게 대변해 준다. 그러나 제도 운영 중에 나타나는 제약사 추가부담금에 대한 문제의식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제약사 추가부담금 기전은 해당 제약사의 생산 약제로 인한 부작용으로 추정될 경우 그 제약사에게 25% 상당의 부담을 추가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기전은 의약품 피해구제제도의 당초 취지와 배치된다. 무과실 보상주의를 원칙으로 시행된 이 제도에서 해당 제약사 생산 제품으로 추청되는 사례라는 이유로 부담을 덧씌우는 것은 일종의 페널티이자 이중처벌 잣대를 들이대는 것과 다름 없다. 특히 다제 약제 복용이나 그 외의 환자 투약 당시 상황에서 명확히 팩트로 인정된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특정 제약사에게 금전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건 오히려 장기적으로 제도 활성화에 역행할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정보비대칭을 개선해 보다 많은 피해 환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동시에 추가부담금 기전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 한 해에도 수 많은 신약과 제네릭이 쏟아져 나오는 환경에서 의약품 피해구제제도는 앞으로 보다 많은 기전이 추가돼 구제 영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당초 설계된 제도의 취지에 맞게 효과적이고 발전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올곧은 방향타가 중요하다. 제도 허점과 불합리성이 수면 위에 잔존하는 만큼, 이를 적시에 개선할 수 있는 보다 능동적인 실행이 필요한 때다.2018-01-11 06:14:53김정주 -
[칼럼] 반도체·휴대폰처럼 무르익는 제약강국, 대한민국드디어 대한민국 제약바이오산업계가 가보지 않은 곳에 물 길을 만들어 내고 있다. 숲 속 나뭇 잎과 꽃 잎에 애초로이 달려 있던 이슬방울들이 하나 둘 떨어져 계곡을 따라 흐르기 시작했다. 도도한 물줄기를 만들어 아래로 아래로 퍼져 나가며 곳곳의 생명까지 살릴 정도엔 미치지 못하더라도, 발원지에서 꽤 멀리 떨어져 흐르고 있다. 구호조차 민망했던 '제약강국 대한민국이란 꿈'이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물줄기가 형성됐으면, 푸르른 제약바이오 생태계가 나라 안에 펼쳐지는 그날도 어찌 멀었으리오. 캘리포니아에선 지금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계 최대 행사로 꼽히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다. 이 곳은 450여곳 기업과 9000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혁신 신약 기술의 경연장이다. 연구자들에겐 신약개발의 핫 트렌드를 읽어내는 기회며, 해외 투자자와 빅파마들에겐 될성부른 연구에 투자하거나 기술을 사들일 수 있는 사냥터다. 한미약품이 대규모 기술수출 기회를 잡은 곳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발길이 뜸했다던 곳에 올해 국내 7~8개 기업이 초청 받았다. 팀을 꾸려 참석한 국내 기업들도 적잖다. 국내 산업계 플레이어들은 이제 무대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비중있는 조연으로 성장했다. 함께 식사할 사람이 없어 혼자 햄버거를 먹었다는 슬픈 이야기는 옛말이다. 기업들은 '희망을 품은 파이프라인'을 챙겨 컨퍼런스에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P-CAB(칼륨-결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기전의 항궤양제와 섬유증 치료제로 외국 업체와 미팅을 갖고, 수면장애치료제와 뇌전증치료제 후보물질을 확보한 SK바이오팜은 상업화 전략을 발표한다. 당뇨병성신경병증(DPN) 분야 유전자치료제로 미국 3상 임상을 진행하는 바이로메드는 빅파마와 여러 건의 미팅을 잡았다. 뇌종양치료 후보물질을 보유한 항체신약 기업 파멥신은 빅파마와 개별미팅은 물론 오픈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브릿지바이오 역시 혁신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을 타진했고, 툴젠도 30개 기업들과 미팅 약속을 잡았다. 기업들의 마인드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향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며, 2013년부터 2016년사이 7조원의 기술수출 실적도 현실이다. 국내 연구가 동떨어지지 않고 글로벌 물결과 함께 호응하는 것도 매우 희망적이다. '한참 멀었다'며 늘 지청구를 받아온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어떻게 이토록 빠르게 발전하고 있을까? 여러 요인들이 결합돼 있겠으나,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혁신 갈망이 크고, 도전을 두려워 않으며, 응용 능력이 세계 어느나라보다 뛰어난 엘리트 인재들 덕분이다. 불모지서 반도체 산업과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휴대폰 산업을 저돌적으로, 그리고 스마트하게 일으켜 세웠던 인재들처럼 제약바이오산업계에도 창의적인 인재들이 곳곳에 포진한 덕분이다. 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기반만 조성된다면, 아니 산업을 불필요한 규제나 보험재정 정책이라는 통조림 안에 구겨 넣지 않는다면 빙상계의 '김연아 같은 불세출의 바이오 스타'는 머잖은 장래에 꽤 여럿 출현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관심과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규모가 크네 작네 지적은 받아 왔지만 정부가 끊임없이 신약개발 R&D를 지원하며 우물 펌프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은 인정받아야 한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정부는 매년 2200억원에서 2695억원을 지원했고, 이는 9가지 신약을 개발하는 성과를 이끌었다. 개량신약도 6개에 이르며, 펀드를 운용해 효과를 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신약후보물질 발굴이나 국내 임상시험 3상까지 연구개발비 세액 공제를 우대하는 한편 신성장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사설 투자 때 투자금액의 최대 10%까지 세액공제를 하도록 했다. 정부는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형신산업 육성대상으로 지정하고, 2018년부터 제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대한민국 정부와 제약산업계엔 줄탁동기(& 21840;啄同機)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슬방울들이 말라 흐르던 물줄기가 끊기지 않게 하려면 정부와 산업계가 더 긴밀하게 소통 협력하며, 노력해야 한다는 군걱정도 든다. "한국 경제를 이끌 미래 먹거리" "막대한 가치창출이 가능하지만 시장 실패가 있을 수 있는 분야로 정부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2차 육성계획을 추진하는 정부가 진단했듯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R&D 선순환의 임계점을 넘어서도록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석양이 깃들지 않고 화수분처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인만큼 반도체산업을 키웠던 것처럼 국가 차원서 정책적으로 전폭 지원해야 할 것이다. 산업계 또한 작은 성취에 안주하지 말고, 길들여 지지 않는 늑대의 야성으로 도전과 모험을 즐기며 R&D를 밀고 나가야 한다. 새해는 이슬방울들이 바다에 이를 날이 머잖았다는 '우리들의 믿음'이 한층 확고해 지기를 소망한다.2018-01-10 06:14:56조광연 -
[특별기고] 정부의 약가 규제 방향에 대한 단상에피펜(EpiPen) 사례는 미국에서보다 적극적인 약가규제 필요성을 주장하는 학자나 시민단체등에 의해 종종 인용된다. 에피펜은 치명적인 알러지반응인 아나필락시스등의 치료제로 사용되는 에피네프린을 자가 주사할 수 있도록 개발된 의약품이다. 밀란(Mylan) 사는 2007년 독일머크(Merck KGaA)사로부터 에피펜 품목을 인수한 이후 약 100달러였던 약가를 2016년 약 600달러에 이르기까지 500% 가량 인상하였다. 미국은 약가규제가 제일 약한 국가중의 하나이다.신약 등재 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하여야 하고 그과정에서 약가가 규제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공공보험인 메디케어는 제약회사와 약가협상을 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된다. 사보험회사가 제약회사와 약가협상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협상력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수요공급법칙이 원활하게 작동한다면 정부가 굳이 약가를 규제할 이유 는없을 것이다.그러나 의약품시장은 수요공급법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특수한 시장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고,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그이유로 거론된다. 첫째는정보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이다. 환자들은 의약품의 작용기전, 효과 및 부작용 발생가능성 등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고,의사들 또한 수많은 의약품 모두에 대하여 충분한 지식을 갖추기 어렵다. 따라서 의약품의 선택이 해당 의약품의 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없이 이뤄지기 쉽다. 둘째는 환자취약성(vulnerability of patients)이다. 이는 완치가 어려운 중증질환일수록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자신 또는 가족의생명이 걸려있는 상황에서 적정약가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셋째는 중재자(intermediary), 즉 의사의 존재이다. 전문의약품의 경우 의사의 해당 의약품에 대한 평가 및 선호도 등이 의약품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의사는 약값을 부담하지 않으므로,약가에 대한 고려는 부차적인 것이 되기 쉽다. 마지막으로 보험의 존재이다. 보험으로 인하여 환자도 약값의 상당부분을 직접 부담하지않게 되고, 이는고가의약품을 보다 쉽게 선택하게끔 하는 요인이 된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인하여 의약품에 대한 수요는 약가에 덜 민감하게 된다. UC 버클리 Talha Syed 교수는 제약회사의 약가결정은 해당 의약품의 R&D 비용 등 원가와도 무관하다고 지적한다. 수요자의 의약품 구매의사 및 능력, 공급자의 독점여부 등 마켓파워 및 정책적 차원에서의 약가인하 압력 등이 약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경쟁제품이 없어 공급자가 강력한 마켓파워를 갖는경우, 별다른 약가인하 압력이 없다면, 공급자는 상당수의 환자가 의약품을 구매하려고 하는 최대한도까지 의약품 가격을 올리려고 할 것이다. 그 단적인 예가 에피펜사례이다. 그렇다면 약가규제의 방향은 어떠해야 할까? 미국에서의 관련 논의들을 살펴보며 놀랐던 점은,환자들의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 보장 못지않게 기업의 향후 연구개발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제약회사와의 협상 등을 통해 약가를 낮게 책정할 경우 현재 시점에서 환자들의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은 향상 되겠지만, 제약회사들의 기대이윤 감소로 인하여 미래의 의약품 연구개발에 대한 유인이 줄어들 것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환자들에게도 해가된다는 것이다. 이에 직접적인 약가인하보다는 공공펀드 조성을 통한 연구개발비용 지원, 사망률, 이환율 등 치료효과 지표의 호전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등과 같은 정책대안이 논의된다. 연구에 의하면 1990년부터 2004년까지 FDA가 신약 승인한 1284개 의약품 중 약34%가 새로운 성분의의약품(new molecular entities; NMEs)이고, 약 66%는개량신약(incrementally modified products; IMPs)인데, NMEs의 경우 42%가 FDA의 'priority' review를 받았고 58%는 'standard' review를 받았으며, IMPs의 경우12%가 'priority' review를, 88%가 'standard' review를받았다. 'Standard' review를 받는 의약품은 'me-too drug'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데, 이는FDA가 해당의약품이 다른 대체의약품과 비교하여 안전성 및 유효성 측면에서 유의미한 향상(significant improvement)을 나타내지 않는다고 평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 수 이상의 NMEs와 약 90%에 달하는 IMPs가 'me-too drug'이라는 사실은 개발되는 신약 중 상당수가 실질적인 치료효과 향상과 큰 관련이 없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 이는 정부가 약가 차등화 등을 통하여 제약회사의 신약개발에 관여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약가정책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value-based pricing이다. 의약품 연구개발의 성과가 실질적인 치료효과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자는 시도로써 귀추가 주목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6년 3월 메디케어에 value-based pricing을 도입하자고 제안하였는 데, 그골자는 환자들의 치료효과에 따라 보험회사가 제약회사와 약가를 재협상하고 그에 따른 할인액(또는리베이트)을 보험회사가 환자들에게 전달하게 하는 것이다. 치료효과를 판정하기 용이한 객관적인 대체표지(surrogate marker)가 존재하는 콜레스테롤저하제나 항암제가 우선적인 적용대상으로 언급되었다. 오바마 행정부의 위 제안에 대한 후속조치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지만,그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생각한다. 수요공급법칙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는 의약품 시장의 특성상 약가규제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여겨지지만, 그 방향에 대해서는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 제약회사들의 신약개발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약가규제 또한 그에 맞게 이루어져야 하지않을까? 현재의 환자 접근성 향상만을 강조한 나머지 미래 제약산업의 입지를 축소시키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할 것이다. 이재상 변호사(의사, 법무법인 태평양)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2001)/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전공의 과정 수료 및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 취득(2009)/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및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 (2012)/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2012~현재)/ 현재 UC 버클리 LL.M. (master of law) 과정 재학 중2018-01-08 06:14:54데일리팜 -
[데스크 시선] 글로벌 목마름, 정부 '응답하라 2018'황금개띠해라 불리는 무술년이 시작됐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국내제약산업계도 윤리경영 확립과 글로벌 경영이라는 2가지 화두를 품에 안은채 2018년을 힘차게 출발했다. 긴터널을 지나온 국내 제약사들이 이젠 더이상 내수시장에 안주할수 없다는 인식으로 체질개선과 혁신을 주창하고 있다. 글로벌과 혁신에 대한 인식은 제약사 최고경영자들의 신년사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바이오플랜트 정상화, 올리타(올무티닙)의 3상 가시화, 치료제가 없는 폐암치료 분야에서 획기적 약효를 입증한 포지오티닙,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 등 R&D 경영에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며, 2018년 새해 경영슬로건을 '제약강국을 위한 한미 혁신경영'으로 정했다. 임 회장은 한미의 창조와 혁신, 도전은 대한민국이 제약강국으로 도약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혁신은 한미의 핵심 DNA라고 강조했다.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은 '최고의 임상의과학으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라이프 타임 케어 컴퍼니(Lifetime care company) 라는 비전을 가슴에 품고 글로벌 보령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되자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카나브패밀리 해외 시장(러시아, 싱가포르) 추가 발매를 통해 글로벌 진출 확대를 노리고, 2상을 시작하는 면역항암제, 약물전달 체계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치매치료제 개발도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2020년 글로벌 50위 제약사 진입'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선포했다. 대웅제약은 자체개발한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미국 FDA 승인 후 발매와 유럽진출을 목표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글로벌에 대한 열망은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과감한 GMP 등 설비투자를 기반으로 한다. 실제 지난해 보령제약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 51개국 수출과 휴온스의 생리식염주사액 미국 진출, SK케미칼의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 유럽 진출, 코오롱생명과학의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세포치료제인 인보사 허가 및 5000억원대 일본 기술 수출, CJ헬스케어의 빈혈치료제 일본 기술수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항암제·당뇨병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미국 FDA·유럽 EMA 승인 등 국내제약업계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본격화되고 있다. 신약뿐만 아니라 개량신약, ‘똑똑한’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희귀질환치료제 등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올해도 글로벌시장 공략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 나보타와 녹십자 혈액제제 FDA 허가와 한미약품 올리타 임상 3상 등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협회도 해외시장 개척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파머징 국가를 비롯해 아시아(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등)와 CIS 국가(우즈베키스탄과 아제르바이잔 등), 유럽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벨기에를 비롯한 주요 유럽 국가의 제약협회는 물론 EFPIA(유럽 제약산업협회)등과의 MOU 등 보다 구체화된 협력이 진척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제약산업의 글로벌 토양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정부의 화답은 필연적이라고 보여진다. 이와관련 제약바이오협회는 정부 R&D 투자지원 규모 확대와 자금의 효율적 배분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영세한 국내 제약산업이 산업 특성상 개별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빅파마로의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제약 선진국들의 치열한 산업 지원경쟁에서 보듯 한국도 국가 연구개발 투자의 대폭 확대가 절실하다.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현재 민간 투자의 8% 수준에서 최소 20% 이상으로 확대해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등 세제지원 확대도 반드시 필요하다. 수출용 의약품 생산시설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신약개발 기술의 해외 이전에 따른 세액공제 등 국내 제약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갈수록 확대되고, 주로 완제 의약품이 아닌 신약개발 기술 단계에서 해외 기업에 이전되고 있는 현실 등 제약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산업 맞춤형 세제지원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국내개발 의약품의 처방의약품 목록 등재 우대, 국내개발 의약품의 공공의료기관 우선구매, 국내개발 의약품의 연구자주도 임상 지원 필요 등 국내개발 의약품의 사용촉진 제도화 마련도 시급하다. 글로벌 경쟁력은 국내제약업계가 노력한다고 해서 갖춰지는 것이 아니다. 정부도 이같은 제약업계 의지를 확인하고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책을 통해 제약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의 변화와 혁신 몸부림에 이제 정부가 화답할 차례다.2018-01-08 06:14:53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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