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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가격만 보지 않는다"…동네약국 생존 로드맵[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창고형 약국에 대한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약국은 물론 내국인들이 찾는 약국들 역시 대형화 추세로 접어들면서 경영에 대한 동네 약국들의 관심과 고민 역시 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대형화 추세에 합류해야 할지, 창고형 약국에 맞춰 품목이나 가격을 조정해야 할지 고민하는 약사님들이 많으신데요 오늘 약국 Q&A에서는 김현익 휴베이스 대표님과 함께 최근 약국 개설에 대한 트렌드와 기존 약국들이 어떤 생존 전략을 짜야 하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Q. 대형약국에 대한 소비자적 관심뿐 아니라 약사님들의 니즈도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휴베이스에서 신규 개국이나 인수 상담을 하실 때도 이런 변화를 느끼시나요? A. 약사님들이 대형평수 자체를 선호한다기보다는, 실제 수백 평 규모의 약국들이 지역 곳곳에 생기다 보니 "앞으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나도 지금보다 조금 더 큰 약국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휴베이스의 신규 가입이나 인수 개업 사례를 보면 여전히 8평에서 30평 내외의 일반적인 규모가 가장 많습니다. 다만 과거보다 약국의 적정 규모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은 분명합니다. 저는 그런 고민 자체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약국이 너무 작으면 상품 구성이나 고객 동선, 상담 공간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반대로 너무 크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약국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약국은 일반적인 대형 유통매장과 달리 약사와 고객 사이의 상담과 관계가 중요한 공간입니다.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오히려 약국이 가진 이런 강점이 희석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역밀착형 약국을 제대로 운영한다는 전제에서 20~30평대, 특히 30평 안팎의 약국이 상당히 경쟁력 있는 규모라고 생각합니다. 상품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고, 상담과 조제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약사가 고객을 직접 살필 수 있는 거리감이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약사가 고객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약국의 기능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적정 규모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Q. 창고형, 마트형 약국들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휴베이스 역시 컨설팅을 진행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취지로 시작을 하시게 됐던 건가요? A. 저는 이런 위기일수록 결국 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격을 크게 낮춘 약국이 주변에 들어오는 것은 기존 약국 입장에서는 대응하기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상대가 가격의 기준 자체를 바꿔버리면 기존 방식만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소비자가 가격만으로 약국을 선택한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해서도 안 됩니다. 약국에는 가격 외에도 상담, 신뢰, 편의, 관계, 그리고 '내가 이 약국에서 제대로 관리받고 있다'는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 약국이 이미 가지고 있는 강점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더 크게 만들어 소비자가 체감하게 할 것인가." 그 답을 현장에서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휴베이스커뮤니티 홍성광 대표님과 직접 약국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1차로 전국 86개 약국을 방문했고, 9월 현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현장 컨설팅을 진행해 현재까지 29개 약국을 방문했습니다. 한 약국을 방문하면 보통 두 시간 이상 머물며 주변 상권과 경쟁 환경, 고객의 변화부터 약국의 동선, 진열, 품목, 재고, 상담, 직원 운영까지 함께 살펴봅니다. 특히 약사님들은 하루 대부분을 약국 안에서 보내기 때문에 정작 약국 밖에서 소비자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체감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가격을 어떻게 비교하는지,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어떤 소비 경험을 기대하는지도 함께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보는 것이 경쟁 환경의 변화가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싸니까 많이 샀다"는 경험을 할 수 있고, 주변 약국의 매출이 일시적으로 큰 폭으로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경험도 쌓입니다. 실제로 창고형 약국에서 진열대 앞에 서서 휴대전화로 제품을 검색하며 "이게 나한테 맞는 건가?" 고민하는 소비자들도 있습니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여러 제품을 구매했지만 결국 사용기한 안에 다 쓰지 못하는 경험도 쌓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일수록 "상대가 무엇을 잘하고 있는가"보다 "우리는 무엇을 더 제대로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결국 내 약국이 가진 장점을 찾아 극대화해야 하는 것이죠.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몇 가지 경영 기법만이 아닙니다. 결국 방향을 다시 잡고 움직일 수 있는 약사님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약국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여부였을 것 같아요. 특히 일반약 가격에 대한 부분이 가장 고민이셨던 것 같은데, 창고형, 마트형 약국을 따라 무작정 가격을 내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의 생존 전략으로 어떤 걸 꼽을 수 있나요? A. 가격은 정면으로 대응하기 가장 어려운 영역입니다. 이미 상대가 기존의 가격 기준을 크게 바꿔놓았기 때문입니다. 무작정 따라 내리는 순간 그 기준을 인정하게 되고, 규모와 원가 구조가 다른 동네약국이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가격을 전혀 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따라서 비교가 많이 되는 제품이나 대표상품은 시장의 변화를 살피면서 현실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대부분의 동네약국이 가진 경쟁력은 '소비자는 가격만으로 약국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약사라는 직능의 본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가격 경쟁형 약국은 구조적으로 소비자가 상품을 직접 찾고 선택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진열대 앞에서 휴대전화로 제품을 검색하며 스스로 선택하는 고객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메가 약국은 계산하는 약사의 첫 마디가 "의약품 제외하고 포인트를 쌓아드립니다" 였습니다. 약사가 캐셔가 된 것인가 싶었죠. 반면 지역 약국에서 우리가 오랫동안 만들어온 경쟁력은 다릅니다. 제품 하나를 건네더라도 "이 약은 이렇게 드세요", "지금 드시는 약과 함께 복용할 때는 이것을 조심하세요", "며칠이 지나도 계속 아프면 병원에 가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함께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약사에게는 너무 익숙한 일이라 그 말 한마디의 가치를 작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가격만 계산하지 않습니다. 약사가 해준 말, 잘못된 선택을 막아준 경험, 몇 시간의 검색과 고민을 줄여준 것까지 함께 가치로 받아들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가치를 반드시 쌓입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약사의 말이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2천 원 싸게 사는 데 가치보다, 믿을 만한 약사에게 나에게 맞는 제품을 제대로 선택받는 가치가 더 큽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후자의 가치를 소비자가 분명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품목 운영도 같은 맥락입니다. 무조건 상품 수를 늘려 가격경쟁형 약국의 작은 버전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우리 약국이 자신 있게 상담할 수 있는 대표상품과 엄선된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만드는 편이 낫습니다. 가격경쟁형 약국과 똑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면 규모가 작은 쪽이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네약국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경쟁해야 합니다. Q. 다양한 선택지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혼란을 느낄 거 같은데, 약국에서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요? A. 소비자들은 늘 불안합니다. 그 불안을 줄이기 위해 정보를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을 씁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생각보다 그 시간을 큰 비용으로 받아들입니다. 결국 소비자 스스로 "여러 곳을 찾아보는 것보다 믿을 만한 약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낫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저는 그것이 지금 상황에서 지역 약국이 만들어야 할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정보의 양만 놓고 보면 소비자가 약사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 인터넷, AI를 통해 누구나 엄청난 양의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보를 많이 이야기한다고 해서 전문성이 느껴지는 시대는 아닙니다. 앞으로 더 중요해지는 것은 정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판단해주고, 그것을 티나게 설명해 주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나 인터넷, AI에서 얻은 정보가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사람에게도 맞는 이야기인지, 나이와 질환, 복용 중인 약, 건강 상태와 생활습관까지 함께 놓고 판단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그 역할을 가장 가까이에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약사입니다. 필요 없는 정보는 덜어주고, 중요한 정보는 앞에 놓아주고, 지금 이 사람에게 필요한 선택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 앞으로 약사의 전문성은 그런 능력에서 더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현장 컨설팅에서 인상 깊었던 군산의 한 약국도 그런 사례였습니다. 고객의 처방약과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구매 이력을 함께 살피고, 단골 어르신이 오시면 이전의 건강 상태와 복용 내용을 확인하면서 상담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화번호를 입력한다거나 기록을 많이 남긴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핵심은 고객이 '이 약사는 나를 알고 있다'고 느끼는 경험 그 자체 였습니다. 기록은 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제가 이야기해온 '기억보다 기록'도 결국 사람을 더 잘 기억하고, 더 일관되게 관리하기 위한 방법이어야 합니다. 저는 약국의 진짜 단골도 그렇게 정의합니다. 자주 오는 사람이 단골인 것이 아니라, 약사가 그 사람의 건강을 알고 있고, 그 사람 역시 중요한 건강 문제가 생겼을 때 이 약사와 상의하고 싶어 하는 관계가 진짜 단골입니다. 결국, 지역 약국의 경쟁력은 정보를 판단으로 바꾸고, 불안을 확신으로 바꿔주는 것. 다시말해, 고객을 직접 보고 불안을 해결해 주는 말을 건네는 약사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2026-09-12 06:00:52강혜경 기자 -
같은 경기 동북권인데…구리-다산 의원·약국 상권 '두얼굴'[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경기 동북부에서 맞닿아 있는 구리와 남양주 다산은 인접한 생활권이지만 상권이 형성된 시기와 배경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구리역 일대가 오랜 기간 주거와 상https://map.dailypharm.com/ana업·의료 인프라가 축적된 기존 생활상권이라면 다산역 주변은 신도시 개발과 대규모 공동주택 입주를 기반으로 병의원과 약국이 빠르게 들어선 신흥 상권이다. 실제 두 지역의 의원, 약국 상권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은 차이는 운영연수와 이용고객 연령뿐 아니라 매출을 구성하는 방식에서도 확인됐다. 데일리팜이 의원·약국 입지 및 상권 분석 플랫폼 '데일리팜맵'을 통해 구리역과 다산역 반경 1km 내 의원과 약국의 운영 현황과 매출, 이용객 특성을 분석했다. 구리 의원 64곳…13년 넘은 기존 의료상권 먼저 의원 지형도를 살펴보면 구리역 반경 1km 내 주요 10개 진료과 의원은 총 64곳으로 확인됐다. 진료과목 별로는 내과가 16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비인후과 10곳, 비뇨기과·정형외과·피부과 각 8곳, 산부인과 5곳, 안과 4곳, 소아청소년과 3곳, 가정의학과·성형외과 각 1곳 순이었다. 구리역 인근 의원의 월평균 추정매출은 5888만원, 중간값은 1985만원이었다. 최근 6개월간 매출 증감률은 월평균 1.2%로 플러스 성장세를 나타냈다. 최근 3개월 기준 월평균 결제건수는 1086건, 평균 결제단가는 5만2879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운영연수는 13.6년이었다. 구리역 일대가 비교적 오랜 기간 형성돼 온 의료상권이라는 점이 의원 업력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환자 연령에서도 기존 생활상권의 특성이 드러났다. 구리역 인근 의원 이용고객은 50대 여성이 18%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이상 여성, 30대 여성이 뒤를 이었다. 전체 고객군을 분류하면 주거고객이 49.3%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유입고객 33.2%, 직장고객 17.5% 순이었다. 반면 다산역 인근 의료상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고객층이 두드러졌다. 다산역 반경 1km 내 전체 의원 수는 39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피부과가 8곳으로 가장 많았고, 내과 7곳, 소아청소년과‧정형외과가 각 6곳, 이비인후과 4곳, 안과‧산부인과 각 3곳, 가정의학과 1곳의 분포를 보였다. 다산역 인근 의원의 월평균 매출은 7485만원, 중간값은 3832만원이며 월평균 결제건수는 1119건, 결제단가는 6만5152원이었다. 다만 환자 구성에서는 구리와 차이가 뚜렷했다. 다산역 인근 의원 이용고객은 40대 여성이 21.8%로 가장 많았고 40대 남성과 30대 여성이 뒤를 이었다. 주거고객 비중도 54.3%로 절반을 넘어섰으며 유입고객은 36.7%, 직장고객은 9%였다. 신도시 내 대규모 공동주택을 배후로 형성된 주거형 의료상권의 특징이 고객 구성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구리 약국 매출 다산보다 26% 높지만…결제 건수는 다산 우위 약국에서는 두 상권의 차이가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다. 구리역 반경 1km 내 약국은 63곳, 다산역은 25곳으로 구리역 인근 약국 수가 다산의 2배를 웃돌았다. 월평균 추정매출 역시 구리가 높았다. 구리역 인근 약국의 월평균 매출은 4685만원으로 다산역 인근 약국 3723만원보다 약 26% 많았다. 하지만 매출을 구성하는 세부 지표에서는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 최근 3개월 기준 구리역 약국의 월평균 결제건수는 2061건, 다산역은 2542건으로 다산이 구리보다 481건 많았다. 반대로 평균 결제단가는 구리역 약국이 2만2315원으로 다산역 1만4597원보다 7718원 높았다. 다산은 더 많은 고객이 약국을 이용하고 있지만 한 건당 결제금액에서는 구리가 우위를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약국 월평균 매출 역시 구리가 높은 구조를 보인 셈이다. 최근 6개월 매출 흐름은 두 지역 모두 성장세였다. 구리역 약국의 월평균 매출 증감률은 2.94%, 다산역은 3.09%로 다산의 상승 폭이 소폭 더 컸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약국의 업력이다. 구리역 인근 약국의 평균 운영연수는 11.6년으로 집계된 반면 다산역은 3.6년에 불과했다. 구리가 오랜 기간 형성돼 온 기존 약국상권이라면 다산은 신도시 개발과 함께 비교적 최근 약국들이 집중적으로 자리 잡은 상권이라는 차이가 수치로 확인됐다. 이용고객 연령도 확연하게 갈렸다. 구리역 약국은 60대 이상 남성 이용객이 17.2%로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 여성, 50대 여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다산역 약국은 40대 남성이 18.8%로 가장 많았으며 40대 여성, 30대 여성 순이었다. 구리가 중장년·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약국상권이라면 다산은 30·40대 가족세대의 이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도시형 약국상권의 특성을 보인 셈이다. 고객 유형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구리역 약국은 주거고객이 43.5%로 가장 많았고 유입고객 37.9%, 직장고객 18.6% 순이었다. 다산역 역시 주거고객이 47.6%로 가장 많았지만 유입고객도 42.9%에 달했다. 반면 직장고객은 9.5%에 그쳐 주거와 외부 유입 수요가 약국상권을 이끄는 모습이었다. 결국 구리와 다산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생활권임에도 상권이 형성된 시간과 배후 고객의 차이가 의원·약국 경영지표에도 반영되고 있었다. 구리는 상대적으로 긴 업력과 높은 결제단가를 바탕으로 한 기존 의료·약국상권의 특성이, 다산은 짧은 업력과 높은 이용건수, 30·40대 중심 고객층을 기반으로 한 신도시형 상권의 특성이 두드러졌다. 한편 은 이외에도 전국 다빈도 일반약 판매가를 최저·최고·평균값 등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약국 채용 정보와 매물 정보도 확인 가능하다.2026-09-11 06:00:52김지은 기자 -
[노벨드럭] 최초 항문암 PD-1 억제제 '자이니스'자이니즈(Zynyz®, 성분명: 레티판리맙-dlwr, retifanlimab-dlwr, Incyte Corporation)는 PD-1 억제제다. 작년 5월 미국 FDA에서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항문관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of the anal canal, SCA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과의 병용요법’과 ‘백금 기반 화학요법에 내성이 있거나 치료 중 질병이 진행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SCAC 성인 환자의 단독요법’으로 승인됐다. 자이니즈는 이에 앞서 2023년 미국 FDA로부터 ‘종양이 전이되었거나 재발하여 수술 또는 방사선요법으로 치료할 수 없는 성인 진행성 메르켈세포암(Merkel cell carcinoma, MCC) 환자의 치료제’로 허가받은 바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메르켈세포암’과 ‘항문관 편평세포암’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다. 항문관 편평세포암(SCAC)은 항문관의 편평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항문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주로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감염과 관련되며, 주요 증상으로 항문 출혈, 통증 및 종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SCAC는 기존 치료 후 암이 항문관이나 주변 조직에서 다시 발생하여 수술로 제거하기 어렵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진행성 항문암을 의미한다. SCAC의 치료는 다른 소화기암과 달리 수술보다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동시 항암방사선요법(concurrent chemoradiotherapy, CRT)이 국소 진행성 질환의 표준치료로 사용된다. 그러나 치료 후 재발하거나 원격 전이가 발생한 경우에는 전신 항암화학요법이나 면역관문억제제를 사용한다. 자이니즈는 면역관문억제제로, 활성화된 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억제성 면역관문 수용체인 PD-1(programmed cell death protein 1)에 결합하는 인간화 단클론항체이다. 정상적으로 PD-1이 리간드인 PD-L1 또는 PD-L2와 결합하면 T세포의 증식과 사이토카인 생성이 억제되어 면역반응이 감소한다. 일부 종양세포와 종양미세환경의 면역세포는 PD-L1 등의 발현을 증가시켜 이러한 억제 신호를 활성화함으로써 T세포의 면역 감시를 회피한다. 자이니즈는 PD-1과 PD-L1 및 PD-L2의 결합을 차단하여 억제된 T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항종양 면역반응을 강화한다. 자이니즈의 항문관 편평세포암(SCAC) 치료에 대한 주요 임상적 근거는 백금 기반 화학요법 후 진행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단독요법 2상 POD1UM-202 연구와, 1차 치료에서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평가한 3상 POD1UM-303/InterAACT-2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POD1UM-202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질병이 진행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SCAC 환자 94명을 대상으로 자이니즈 단독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2상 연구이다. 자이니즈 500mg을 4주 간격으로 정맥 투여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13.8%, 질병조절률(DCR)은 48.9%였으며,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9.5개월이었다. 치료 반응은 PD-L1 발현 여부와 HPV 및 HIV 감염 상태를 포함한 여러 하위군에서 관찰되었으며, 이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진행한 SCAC 환자에서 자이니즈의 임상적 유용성을 뒷받침한다. POD1UM-303/InterAACT-2는 진행성 질환에 대한 이전 전신치료 경험이 없는 수술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SCAC 환자 308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3상 연구이다.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에 자이니즈 또는 위약을 병용한 결과,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각각 9.3개월과 7.4개월이었으며, 자이니즈 병용군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37% 감소하였다(HR 0.63). 객관적 반응률(ORR)도 각각 56%와 44%로 자이니즈 병용군에서 더 높았다. 따라서 자이니즈는 진행성 SCAC의 1차 치료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을 통해 질병 진행 위험을 낮추고 치료 성과를 개선한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있다. 항문관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of the Anal Canal, SCAC)는 무엇인가? 항문관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of the anal canal, SCAC)은 항문관의 편평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항문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조직형이다. 항문암은 비교적 드물지만 최근 여러 국가에서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항문관은 항문직장고리(anorectal ring)에서 항문연(anal verge)에 이르는 부위이며, SCAC는 직장 선암과 조직학적 특성, 발생기전, 위험요인 및 치료방법이 서로 달라 별개의 임상적 질환으로 구분된다. SCAC의 가장 중요한 발생 요인은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의 지속적인 감염이다. 항문 편평세포암의 약 90%에서 HPV가 검출되며, 그중 HPV-16이 가장 흔하고 중요한 고위험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고위험 HPV 감염이 지속되면 바이러스의 E6 종양단백질은 p53의 분해를 촉진하고, E7 종양단백질은 망막모세포종 단백질(retinoblastoma protein, Rb)을 불활성화한다. 이로 인해 세포주기 조절 장애와 유전체 불안정성이 발생하며, 이러한 분자적 변화가 축적되면 정상 항문 상피가 고등급 편평상피내병변(high-grade squamous intraepithelial lesion, HSIL)을 거쳐 일부 환자에서 침윤성 SCAC로 진행할 수 있다 SCAC의 주요 위험요인은 HPV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이거나 감염의 지속을 촉진하는 요인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성 파트너 수가 많은 경우, 항문 성교 경험, 항문생식기 사마귀 병력이 있는 경우 위험이 증가하며, 자궁경부암·외음부암·질암 등 다른 HPV 관련 종양의 병력도 SCAC 위험 증가와 관련된다. 또한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 감염이나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 사용 등으로 면역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HPV 감염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져 SCAC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흡연 역시 독립적인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령과 장기간의 면역억제 상태도 위험 증가와 관련된다. SCAC의 가장 흔한 증상은 항문 출혈이며, 항문 통증이나 불편감, 항문 주위 종괴, 배변습관의 변화, 항문 분비물과 가려움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치핵이나 치열과 같은 흔한 양성 항문질환의 증상과 유사하여 진단이 지연되기도 한다. 따라서 항문 출혈이나 통증이 지속되거나 종괴가 만져지는 경우에는 직장수지검사, 항문경검사 및 서혜부 림프절 촉진을 시행해야 하며, 의심되는 병변은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환이 진행하면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서혜부 및 골반 림프절로 전이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간이나 폐 등으로 원격전이가 발생한다. 원발 종양의 크기와 림프절 침범 여부는 병기와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비전이성 SCAC에서는 항문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항암방사선치료가 표준치료이며, 치료 후에도 종양이 남아 있거나 국소 재발한 경우에는 복회음절제술과 같은 구제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반면 수술로 절제할 수 없는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질환에서는 전신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HPV 연관 종양의 면역학적 특성과 PD-1/PD-L1 경로를 통한 종양의 면역회피 기전에 대한 이해가 확대되면서, 면역관문억제제가 진행성 SCAC의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질환이 진행하면 주변 조직으로 국소 침윤하거나 서혜부 및 골반 림프절로 전이할 수 있으며, 일부에서는 원격전이가 발생한다. 원발 종양의 크기와 림프절 침범 여부는 중요한 예후인자로 알려져 있다. 국소 SCAC에서는 항문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항암방사선치료가 표준치료이나,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재발 또는 전이성 질환에서는 전신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HPV 연관 종양의 면역학적 특성과 PD-1/PD-L1 경로를 통한 종양 면역회피에 대한 이해가 확대되면서 면역관문억제제가 진행성 SCAC의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도입되고 있다. 항문관 편평세포암(SCAC)의 치료 방법은? 항문관 편평세포암(SCAC)은 다른 소화기암과 달리 일차적으로 수술하지 않고,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동시 항암방사선요법(concurrent chemoradiotherapy, CRT)이 대부분의 비전이성 질환에서 표준치료로 사용된다. 이는 종양을 소멸시키거나 국소적으로 조절하는 동시에 항문과 괄약근의 기능을 보존하여 영구적인 결장루(colostomy)의 필요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치료 전략이다. 국소 또는 국소진행성 SCAC에서는 일반적으로 미토마이신(mitomycin)과 플루오로우라실(fluorouracil, 5-FU)을 방사선치료와 병용한다. 지속 정맥주입이 필요한 5-FU 대신 경구용 플루오로피리미딘계 전구약물인 카페시타빈(capecitabine)을 사용할 수도 있다. 여러 임상시험에서 동시 항암방사선요법은 방사선치료 단독보다 국소 종양 조절률과 무결장루 생존율(colostomy-free survival)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현재 비전이성 SCAC의 표준치료로 확립되어 있다. 동시 항암방사선요법 종료 직후에는 치료에 따른 부종과 염증으로 종양이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며, 종양의 퇴축도 수개월 동안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명확한 질병 진행이 없다면 즉시 수술하지 않고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치료반응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환자에서는 완전반응이 치료 시작 후 약 26주까지 지연되어 나타날 수 있다. 충분한 관찰 후에도 종양이 지속되거나 이후 국소 재발한 경우에는 복회음절제술(abdominoperineal resection, APR)과 같은 구제수술(salvage surgery)을 고려한다. 반면 수술로 절제할 수 없는 재발성 또는 전이성 SCAC에서는 전신치료가 중심이 된다. 대표적인 항암화학요법으로 카보플라틴(carboplatin)과 파클리탁셀(paclitaxel) 병용요법이 사용된다. 무작위 2상 InterAACT 연구에서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은 시스플라틴(cisplatin)·5-FU 병용요법과 비교하여 객관적 반응률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전체생존기간이 더 길고 중대한 이상반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은 진행성 SCAC의 주요 1차 항암화학요법이자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치료의 기반 요법으로 자리 잡았다. SCAC는 HPV 감염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바이러스 유래 항원을 발현하므로 면역관문억제제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근거를 가진다. 니볼루맙(nivolumab)과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등의 PD-1 억제제는 주로 이전 치료 후 질병이 진행한 SCAC 환자에서 임상적 활성을 보여 왔다. 최근 레티판리맙(retifanlimab)은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과의 병용요법으로 수술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SCAC의 1차 치료에 미국 FDA 승인을 받았으며,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질병이 진행하거나 해당 치료를 견디기 어려운 환자를 위한 단독요법으로도 승인되었다. 한편 면역관문억제제를 항암방사선요법과 결합하여 비전이성 SCAC의 치료 효과를 높이려는 전략도 임상시험을 통해 연구되고 있다. 따라서 SCAC는 비전이성 질환에서는 항문과 괄약근 기능의 보존을 목적으로 한 동시 항암방사선요법이 치료의 중심이며, 치료 후 종양이 지속되거나 국소 재발한 경우에는 구제수술을 고려한다. 반면 수술로 절제할 수 없는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질환에서는 항암화학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를 포함한 전신치료가 중심이 된다. 면역관문(Immune checkpoint)과 면역관문억제제란 무엇인가? 지난 10여 년간 면역관문억제제는 다양한 악성종양의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며 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면역관문은 자가관용을 유지하여 자가면역반응을 예방하고,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한 정상 조직의 손상을 제한하는 면역조절 체계이다. 그러나 암세포는 이러한 억제 경로를 활성화하여 자신을 공격하는 T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항종양 면역반응을 회피할 수 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T세포에 전달되는 억제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저하된 T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항종양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치료제이다. T세포의 활성화는 적응면역반응의 개시와 조절에 핵심적인 과정이다. 미경험 T세포(naïve T cell)가 항원을 인식하여 효과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항원제시세포(antigen-presenting cell, APC)로부터 전달되는 두 가지 신호가 필요하다. 제1신호는 항원제시세포의 주요조직적합성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에 결합하여 제시된 항원 펩타이드를 T세포수용체(T-cell receptor, TCR)가 인식하는 과정으로, T세포 면역반응의 항원 특이성을 결정한다. 제2신호는 항원제시세포의 공동자극 분자가 T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여 전달하는 항원 비특이적 공동자극 신호이다. 대표적으로 항원제시세포의 CD80 또는 CD86이 T세포의 CD28과 결합하여 T세포의 완전한 활성화를 유도한다. 미경험 T세포가 공동자극 신호 없이 항원 특이적인 T세포수용체 자극만 받으면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하며, 이후 같은 항원에 노출되어도 반응하지 않는 무반응(anergy) 상태에 빠질 수 있다. T세포에는 활성화를 촉진하는 공동자극 신호뿐만 아니라 활성화를 억제하는 공동억제 신호도 존재한다. 억제성 면역관문 단백질은 이러한 공동억제 신호를 전달하여 T세포의 활성과 면역반응의 강도를 낮춘다. 이러한 조절기전은 자가관용을 유지하고 과도한 면역반응에 따른 정상 조직의 손상을 방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종양미세환경에서는 암세포가 이 기전을 이용하여 항종양 T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고 면역감시를 회피할 수 있다. T세포의 공동자극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체계는 B7–CD28 경로이다. CD28은 미경험 T세포를 비롯한 다수의 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공동자극 수용체이며, B7-1(CD80)과 B7-2(CD86)는 주로 항원제시세포에 발현되는 리간드이다. 항원제시세포의 B7-1 또는 B7-2가 T세포의 CD28과 결합하면 제2신호인 공동자극 신호가 전달되어 T세포의 증식, 생존 및 사이토카인 생성을 촉진한다. 세포독성 T림프구연관단백질-4(Cytotoxic T-lymphocyte-associated protein 4, CTLA-4)는 CD28과 구조적으로 유사하지만 T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면역관문 수용체이다. CTLA-4는 일반 T세포에서는 활성화된 후 발현이 증가하며,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 Treg)에는 지속적으로 발현된다. CTLA-4는 CD28보다 훨씬 높은 친화도로 B7-1(CD80)과 B7-2(CD86)에 결합하여 CD28과의 리간드 결합을 경쟁적으로 차단하고 공동자극 신호를 감소시킨다. 이를 통해 T세포의 과도한 활성화를 억제하며, 면역계는 CD28을 통한 공동자극과 CTLA-4를 통한 공동억제 사이의 균형을 통해 적절한 T세포 반응을 유지한다. 프로그램된 세포사멸 단백질-1(Programmed cell death protein 1, PD-1)은 T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대표적인 면역관문 수용체이다. PD-1의 리간드에는 프로그램된 세포사멸 리간드-1(programmed death-ligand 1, PD-L1)과 프로그램된 세포사멸 리간드-2(programmed death-ligand 2, PD-L2)가 있다. PD-1이 PD-L1 또는 PD-L2와 결합하면 T세포에 억제 신호가 전달되어 면역반응이 감소한다. 이에 따라 PD-1과 PD-L1은 CTLA-4와 함께 면역관문억제제 개발의 핵심 치료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2011년 미국 FDA가 항-CTLA-4 단클론항체인 이필리무맙(ipilimumab)을 진행성 흑색종 치료제로 승인한 이후, PD-1 또는 PD-L1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다수의 면역관문억제제가 다양한 암종의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항종양 면역반응에서 CTLA-4 경로와 PD-1/PD-L1 경로는 주로 작용하는 시점과 장소에서 차이를 보인다. CTLA-4는 주로 림프절에서 미경험 T세포가 항원제시세포에 의해 활성화되는 초기 유도 단계(priming phase)를 조절한다. 반면 PD-1/PD-L1 경로는 주로 종양미세환경을 비롯한 말초조직에서 이미 활성화된 T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효과기 단계(effector phase)에 작용한다. 다만 이러한 구분은 상대적인 것으로, 두 면역관문 경로의 작용 시점과 위치는 일부 중복될 수 있다.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ICI)는 어떻게 T세포 기능을 회복시키는가? 면역관문은 과도한 면역반응과 자가면역을 방지하기 위해 T세포의 활성과 반응 강도를 조절하는 생리적 기전이다. 그러나 암세포는 이러한 억제기전을 이용하여 T세포의 항종양 면역반응을 약화시키고 면역감시를 회피할 수 있다. 대표적인 억제성 면역관문에는 CTLA-4, PD-1/PD-L1 및 LAG-3가 있다. 이들은 작용하는 시점과 위치에 차이가 있지만 서로 연계하여 T세포 반응을 억제한다. 면역관문억제제(ICI)는 이러한 억제 신호를 차단하여 T세포의 항종양 기능을 회복하고 강화한다(Figure 1). CTLA-4는 주로 림프절에서 미경험 T세포가 활성화되는 초기 유도 단계를 조절한다. T세포가 충분히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T세포수용체(TCR)를 통한 항원 인식과 함께 T세포의 CD28과 항원제시세포의 B7-1(CD80) 또는 B7-2(CD86)의 결합에 의한 공동자극이 필요하다. CTLA-4는 CD28과 동일한 B7 분자에 더 높은 친화도와 결합력으로 경쟁하여 공동자극 신호를 억제한다. 이필리무맙(ipilimumab)과 같은 항-CTLA-4 항체는 이러한 억제작용을 차단하여 CD28을 통한 공동자극을 유지하고 종양특이적 T세포의 활성화와 증식을 촉진한다. PD-1은 주로 활성화된 T세포에 발현되며, PD-L1 또는 PD-L2와 결합하여 T세포의 효과기 기능을 억제한다. 특히 종양세포와 종양미세환경의 면역세포에 발현된 PD-L1이 T세포의 PD-1과 결합하면 TCR 및 CD28의 하위 신호전달이 억제되어 T세포의 증식, 사이토카인 생성 및 세포독성 기능이 감소한다. 니볼루맙(nivolumab)과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등의 항-PD-1 항체와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 등의 항-PD-L1 항체는 이 경로를 차단하여 종양미세환경에서 억제된 효과기 T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킨다. LAG-3(lymphocyte activation gene-3)는 활성화된 CD4⁺ 및 CD8⁺ T세포와 소진된 T세포에 발현되는 또 다른 억제성 면역관문이다. LAG-3는 MHC class II를 비롯한 여러 리간드와 상호작용하여 T세포의 증식과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한다. 종양미세환경에서는 LAG-3와 PD-1이 동일한 T세포에 함께 발현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T세포 소진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렐라틀리맙(relatlimab)과 같은 항-LAG-3 항체는 이러한 억제 신호를 차단한다. 특히 PD-1 억제제와 병용하면 서로 다른 면역관문을 동시에 차단하여 항종양 면역반응을 강화할 수 있다. 이처럼 CTLA-4 억제제는 주로 T세포 활성화의 초기 단계에서 종양특이적 T세포의 생성을 촉진하고, PD-1/PD-L1 및 LAG-3 억제제는 주로 종양미세환경에서 억제되거나 소진된 T세포의 효과기 기능을 회복시킨다. 다만 각 면역관문의 작용 시점과 위치는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중복된다. 결과적으로 면역관문억제제는 직접 암세포를 공격하는 약제가 아니라 암세포가 이용하는 면역 억제 신호를 제거하여 T세포가 다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치료제이다. CTLA-4 차단은 주로 T세포의 초기 활성화를 촉진하고, PD-1/PD-L1 및 LAG-3 차단은 종양미세환경에서 억제되거나 탈진된 T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킨다. 그 결과 T세포의 증식과 생존, IFN-γ 등의 사이토카인 분비 및 perforin/granzyme을 통한 세포독성 기능이 증가하여 암세포 사멸과 항종양 면역반응이 강화된다. PD-1과 PD-L1은 어떻게 다른가? PD-1과 PD-L1은 T세포의 과도한 활성화를 억제하고 말초 면역관용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면역관문 분자이다. 두 분자의 핵심적인 차이는 PD-1이 주로 활성화된 T세포에 발현되는 억제성 수용체인 반면, PD-L1은 종양세포와 면역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세포에 발현되어 PD-1과 결합하는 리간드라는 점이다. PD-1을 T세포의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브레이크 수용체’라고 한다면, PD-L1은 이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리간드’라고 할 수 있다. PD-1은 1992년 혼조 다스쿠(Tasuku Honjo) 연구진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이후 PD-L1의 T세포 억제 기능과 PD-1에 결합하는 리간드로서의 역할이 밝혀졌다. PD-1 결핍 마우스에서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하고, PD-L1이 결핍되거나 그 기능이 차단된 마우스에서 염증과 자가면역반응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는 PD-1/PD-L1 경로가 면역반응을 조절하고 말초 면역관용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PD-L1은 종양세포뿐 아니라 대식세포와 수지상세포 등의 면역세포 및 여러 정상 조직에 광범위하게 발현된다. PD-1의 또 다른 리간드인 PD-L2는 주로 수지상세포와 대식세포 등의 항원제시세포에 보다 제한적으로 발현된다. 또한 PD-L1은 동일한 세포막에서 B7-1(CD80)과 시스(cis) 상호작용을 하여 PD-1 및 CTLA-4 관련 신호를 조절할 수 있다. 따라서 PD-1/PD-L1 경로는 하나의 수용체–리간드 결합에 그치지 않고 다른 공동자극 및 공동억제 경로와 연결된 복합적인 면역조절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암세포는 이러한 생리적 면역조절 기전을 이용하여 면역감시를 회피할 수 있다. 종양미세환경에서 활성화된 T세포가 분비하는 인터페론-감마(interferon-γ, IFN-γ)는 종양세포와 주변 면역세포의 PD-L1 발현을 증가시킨다. 증가한 PD-L1이 T세포의 PD-1과 결합하면 T세포의 증식, 사이토카인 분비 및 종양세포 살상 기능이 억제된다. 이처럼 항종양 면역반응에 대응하여 종양이 억제성 면역기전을 강화하는 현상을 적응성 면역저항(adaptive immune resistance)이라고 하며, 이는 종양의 대표적인 면역회피 기전 중 하나이다. PD-1과 PD-L1의 차이는 면역관문억제제의 작용 범위에도 반영된다. 항-PD-1 항체는 PD-1을 차단하여 PD-L1 및 PD-L2와의 결합을 모두 억제한다. 반면 항-PD-L1 항체는 PD-L1을 차단하므로 PD-1과 PD-L2의 결합은 유지되며, PD-L1과 CD80의 상호작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약제군 모두 T세포에 전달되는 억제 신호를 해제하여 저하된 항종양 기능을 회복하고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PD-1/PD-L1 억제제의 작용기전은 무엇인가? PD-L1의 발현은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종양세포 내부의 다양한 신호전달 경로에 의해 조절된다. 종양미세환경에서 활성화된 T세포가 분비하는 인터페론-감마(IFN-γ)는 JAK/STAT–IRF-1 신호전달을 통해 종양세포와 주변 면역세포의 PD-L1 발현을 증가시킨다. 또한 Toll 유사 수용체(Toll-like receptor, TLR), MEK/ERK 및 PI3K/AKT와 같은 신호전달 경로의 활성화도 PD-L1 발현 증가에 관여할 수 있다(Figure 2). 이렇게 증가한 PD-L1 또는 또 다른 리간드인 PD-L2가 T세포 표면의 PD-1과 결합하면, PD-1 세포질 영역에 존재하는 면역수용체 티로신 기반 억제 모티프(immunoreceptor tyrosine-based inhibitory motif, ITIM)와 면역수용체 티로신 기반 전환 모티프(immunoreceptor tyrosine-based switch motif, ITSM)가 인산화된다. 이 부위에 SHP-2를 중심으로 한 단백질 티로신 탈인산화효소가 모집되어 T세포수용체(TCR)와 CD28의 하위 신호전달을 억제한다. 그 결과 T세포의 증식과 생존, 사이토카인 생성 및 세포독성 기능이 감소한다. 특히 종양미세환경에서 만성적인 항원 자극과 PD-1 신호가 지속되면 T세포 소진(T-cell exhaustion)의 형성과 유지에 관여하여 항종양 면역반응이 약화될 수 있다. 항-PD-1 항체는 PD-1을 차단하여 PD-L1 및 PD-L2와의 결합을 모두 억제한다. 반면 항-PD-L1 항체는 PD-L1과 PD-1의 결합을 차단하지만, PD-L2와 PD-1의 상호작용은 유지한다. 작용 범위에는 이러한 차이가 있지만, 두 약제군 모두 PD-1을 통한 억제 신호를 해제하여 종양미세환경에서 저하된 효과기 T세포의 기능을 회복하고 항종양 면역반응을 강화한다. PD-1 억제제의 종류, 허가연도 및 주요 적응증은 무엇인가? PD-1(programmed cell death protein-1) 억제제는 T세포 표면의 PD-1에 결합하여 PD-L1 및 PD-L2와의 상호작용을 차단함으로써 억제된 T세포의 항종양 면역반응을 회복시키는 단클론항체이다. 미국 FDA에서는 2014년 pembrolizumab과 nivolumab을 시작으로 cemiplimab, dostarlimab, retifanlimab, toripalimab, tislelizumab 및 penpulimab이 순차적으로 허가되었다. 이들 약제는 동일한 PD-1을 표적으로 하지만 개발된 암종과 병용요법에 따라 서로 다른 임상적 특징을 갖는다. Pembrolizumab(KeytrudaⓇ)은 2014년 절제불가능 또는 전이성 흑색종 치료제로 처음 FDA 허가되었다. 이후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요로상피암, 신세포암, 식도암,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암, 담도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삼중음성유방암 등 다양한 악성종양으로 적응증이 확대되었다. 특히 MSI-H/dMMR 및 TMB-H와 같은 분자적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암종불문(tumor-agnostic) 치료를 개척하였으며, 현재 가장 광범위한 암종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PD-1 억제제이다. Nivolumab(OpdivoⓇ)은 2014년 진행성 흑색종 치료제로 처음 FDA 허가되었으며, 이후 비소세포폐암, 신세포암, 두경부암, 요로상피암, 고전적 호지킨림프종, 대장암, 식도암, 위암 및 간세포암 등으로 적응증이 확대되었다. 단독요법뿐 아니라 CTLA-4 억제제인 ipilimumab 및 LAG-3 억제제인 relatlimab과 병용할 수 있어 서로 다른 면역관문을 동시에 차단하는 복합 면역치료 전략의 대표적인 약제이다. Cemiplimab(LibtayoⓇ)은 2018년 수술이나 근치적 방사선치료가 어려운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피부편평세포암(cutaneous squamous cell carcinoma, CSCC) 치료제로 처음 FDA 허가되었다. 이후 기저세포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적응증이 확대되었으며, 2025년에는 수술과 방사선치료 후 재발 위험이 높은 CSCC의 보조요법으로도 승인되었다. 따라서 다른 PD-1 억제제에 비해 피부암 영역에서 특징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Dostarlimab(JemperliⓇ)은 2021년 백금 기반 치료 후 진행한 dMMR 재발성 또는 진행성 자궁내막암 치료제로 처음 FDA 허가되었다. 이후 화학요법과의 병용을 통해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의 1차 치료로 영역이 확대되었다. 특히 dMMR/MSI-H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한 자궁내막암 면역치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Retifanlimab(ZynyzⓇ)은 2023년 전이성 또는 재발성 국소진행성 메르켈세포암(Merkel cell carcinoma, MCC) 치료제로 처음 FDA 허가되었다. 2025년에는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항문관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of the anal canal, SCAC)에서 carboplatin과 paclitaxel을 병용하는 1차 치료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 후 진행한 환자의 단독요법으로 적응증이 확대되었다. 따라서 치료 선택지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MCC와 SCAC에서 특징적인 임상적 위치를 갖는다. Toripalimab(LoqtorziⓇ)은 2023년 재발성 또는 전이성 비인두암(nasopharyngeal carcinoma, NPC) 치료제로 FDA 허가되었다. 1차 치료에서는 cisplatin과 gemcitabine을 병용하며, 백금 기반 화학요법 후 진행한 재발성 절제불가능 또는 전이성 NPC에서는 단독요법으로 사용한다. 미국에서 비인두암 치료제로 승인된 최초의 면역관문억제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Tislelizumab(TevimbraⓇ)은 2024년 이전 전신치료 후 진행한 절제불가능 또는 전이성 식도편평세포암 치료제로 처음 FDA 허가되었다. 이후 식도편평세포암과 위·위식도접합부암의 1차 치료로 영역이 확대되었다. 2026년에는 HER2 양성 절제불가능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위식도접합부선암 또는 식도선암에서 zanidatamab 및 fluoropyrimidine/platinum 화학요법과 병용하는 1차 치료가 승인되었다. 따라서 식도암과 상부위장관암을 중심으로 표적치료제와의 병용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PD-1 억제제이다. Penpulimab-kcqx는 2025년 재발성 또는 전이성 비각화성 비인두암 치료제로 FDA 허가되었다. 1차 치료에서는 cisplatin 또는 carboplatin과 gemcitabine을 병용하며,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 최소 한 가지 추가 치료 후 진행한 전이성 비각화성 NPC에서는 단독요법으로 사용한다. 또한 Fc 영역을 변형하여 Fc 수용체 매개 작용을 감소시키도록 설계된 항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 PD-1 억제제는 동일한 면역관문을 표적으로 하지만 임상적 활용 영역에는 차이가 있다. Pembrolizumab은 가장 광범위한 암종과 바이오마커 기반 치료, nivolumab은 다중 면역관문 병용, cemiplimab은 피부암, dostarlimab은 자궁내막암과 dMMR/MSI-H 종양, retifanlimab은 메르켈세포암과 항문관 편평세포암, toripalimab과 penpulimab은 비인두암, tislelizumab은 식도암과 상부위장관암에서 각각 특징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PD-1 억제제를 화학요법, 항체-약물접합체, 표적치료제 및 다른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하고, 진행성 암뿐 아니라 1차 치료와 수술 전후 치료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자이니즈(ZynyzⓇ, retifanlimab)는 어떤 약제인가? 자이니즈는 PD-1에 결합하여 PD-L1 및 PD-L2와의 상호작용을 차단함으로써 T세포의 항종양 면역반응을 회복시키는 인간화 단클론항체이다. 자이니즈는 2023년 3월 미국 FDA에서 전이성 또는 재발성 국소진행성 메르켈세포암(Merkel cell carcinoma, MCC)의 치료제로 처음 가속승인되었다. 이는 진행성 MCC에 대한 이전 전신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65명을 대상으로 자이니즈 단독요법을 평가한 공개라벨, 단일군 2상 POD1UM-201 연구(NCT03599713)를 근거로 이루어졌다. 독립적 중앙검토 결과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은 52%였으며, 이 중 18%가 완전반응(complete response, CR)을 보였다. 반응 환자의 76%에서는 반응이 6개월 이상, 62%에서는 12개월 이상 지속되었다. 안전성은 MCC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평가되었다.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피로, 근골격계 통증, 가려움증, 설사, 발진, 발열 및 구역 등이 보고되었으며, 중대한 이상반응은 환자의 22%에서 발생하였다. 자이니즈의 권장용량은 500 mg으로, 4주 간격으로 30분에 걸쳐 정맥주입한다. 치료는 질병 진행이나 허용할 수 없는 독성이 발생할 때까지 또는 최대 24개월 동안 지속한다. 이후 자이니즈의 치료영역은 수술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항문관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of the anal canal, SCAC)으로 확대되었다. 이에 대한 주요 임상적 근거는 자이니즈 단독요법을 평가한 2상 POD1UM-202 연구와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평가한 3상 POD1UM-303/InterAACT 2 연구에서 마련되었다. POD1UM-202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질병이 진행했거나 이를 견디기 어려운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SCAC 환자 94명을 대상으로 자이니즈 단독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공개라벨, 단일군 2상 연구이다. 환자들은 자이니즈 500 mg을 4주 간격으로 정맥투여받았으며, 치료는 질병 진행이나 허용할 수 없는 독성이 발생할 때까지 또는 최대 24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독립적 중앙검토 결과 1차 평가변수인 ORR은 13.8%(95% CI, 7.6–22.5)였으며, 1명에서 완전반응, 12명에서 부분반응이 관찰되었다. 객관적 반응 또는 안정병변을 기준으로 한 질병조절률(disease control rate, DCR)은 48.9%였다. 반응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 중앙값은 9.5개월(95% CI, 4.4–평가 불가)이었으며, 반응 환자의 65%에서는 반응이 6개월 이상, 41%에서는 12개월 이상 지속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이전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진행한 SCAC에서 자이니즈 단독요법이 일부 환자에게 지속적인 항종양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자이니즈 단독요법에서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피로, 근골격계 통증, 설사, 구역, 변비, 식욕감소, 복통, 호흡곤란, 발열, 구토, 기침, 가려움증, 발진, 갑상선기능저하증, 두통 및 체중감소 등이었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환자의 40%에서 발생하였으며, 이상반응으로 인한 영구적인 치료 중단율은 4.3%였다. POD1UM-303/InterAACT 2는 진행성 질환에 대한 이전 항암화학요법 경험이 없는 수술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SCAC 환자 308명을 대상으로 자이니즈·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3상 연구이다. 환자들은 자이니즈·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군 또는 위약·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군에 1:1로 무작위 배정되었다. 연구 결과 자이니즈 병용요법은 대조요법과 비교하여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7% 감소시켰다(HR 0.63; 95% CI, 0.47–0.84; P=0.0006).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중앙값은 자이니즈 병용군에서 9.3개월(95% CI, 7.5–11.3), 대조군에서 7.4개월(95% CI, 7.1–7.7)이었다. ORR도 각각 56%와 44%로 자이니즈 병용군에서 높았다.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중앙값은 자이니즈 병용군 29.2개월, 대조군 23.0개월로 6.2개월의 차이를 보였으나, 분석 시점에서 사전에 설정된 통계적 유의성 기준에는 도달하지 못하였다(HR 0.70; 95% CI, 0.49–1.01). 자이니즈 병용요법에서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으로는 피로, 말초신경병증, 구역, 탈모, 설사, 근골격계 통증, 변비, 출혈, 발진, 구토, 식욕감소, 가려움증 및 복통 등이 있었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자이니즈 병용군 환자의 47%에서 발생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자이니즈는 2025년 5월 미국 FDA에서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과의 병용요법으로 수술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SCAC의 1차 치료에 승인되었다. 또한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질병이 진행하거나 해당 치료를 견디기 어려운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SCAC 환자를 위한 단독요법으로도 승인되었다. POD1UM-202는 이전 백금 기반 치료 후 진행한 SCAC에서 자이니즈 단독요법의 임상적 활성을 보여주었으며, POD1UM-303은 1차 치료에서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에 자이니즈를 추가하면 PFS와 ORR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자이니즈의 약리 기전은? 자이니즈는 T세포 표면의 PD-1을 표적으로 하는 인간화 IgG4 단클론항체로, 억제된 항종양 면역반응을 회복시키는 면역관문억제제이다. 정상적으로 PD-1이 리간드인 PD-L1 또는 PD-L2와 결합하면 T세포수용체와 공동자극 수용체의 하위 신호전달이 억제된다. 그 결과 T세포의 증식, 사이토카인 생성 및 세포독성 기능이 감소한다. PD-L1은 종양세포와 종양미세환경의 면역세포 등에 광범위하게 발현될 수 있으며, PD-L2는 주로 항원제시세포에 비교적 제한적으로 발현된다. 암세포는 이러한 면역조절 경로를 이용하여 T세포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다. 자이니즈는 PD-1에 결합하여 PD-L1 및 PD-L2와의 상호작용을 모두 차단한다. 이를 통해 T세포에 전달되는 억제 신호, 즉 면역반응의 ‘브레이크’를 해제하여 T세포의 효과기 기능을 회복시키고 암세포에 대한 항종양 면역반응을 강화한다. Figure 3에서, 자이니즈를 투여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된 PD-L1이 T세포 표면의 PD-1과 결합한다. 이 결합은 T세포수용체와 CD28의 하위 신호전달을 억제하여 T세포의 증식, 사이토카인 생성 및 세포독성 기능을 감소시킨다. 그 결과 T세포의 항종양 활성이 저하되고, 암세포는 면역감시와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다. 반면 자이니즈를 투여하면 자이니즈가 T세포 표면의 PD-1에 결합하여 PD-L1과의 상호작용을 차단한다. 자이니즈는 또 다른 리간드인 PD-L2와 PD-1의 결합도 억제한다. 이에 따라 PD-1을 통해 전달되던 억제 신호가 해제되고, T세포의 증식, 사이토카인 생성 및 종양세포 살상 기능이 회복되어 항종양 면역반응이 강화된다. 따라서 자이니즈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독성 항암제가 아니라, 종양이 면역회피에 이용하는 PD-1 경로를 차단하여 억제된 T세포의 항종양 기능을 회복시키는 면역관문억제제이다. 자이니즈(ZYNYZⓇ)허가임상(항문관 편평세포암, SCAC)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HIGHLIGHTS OF PRESCRIBING INFORMATION 참조)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SCAC: ZYNYZ와 Carboplatin/Paclitaxel 병용요법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항문관 편평세포암(SCAC) 환자에서 ZYNYZ의 안전성은 POD1UM-303 연구에 등록된 15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되었다. 환자들은 ZYNYZ 500mg 또는 위약을 4주마다 정맥투여하면서 carboplatin과 paclitaxel을 6주기 동안 병용하였다. 이후에는 ZYNYZ 500mg 또는 위약을 4주마다 투여하였으며, 질병이 진행하거나 수용할 수 없는 독성이 발생할 때까지 치료를 지속하였다. ZYNYZ 투여군의 치료 노출기간 중앙값은 7.4개월(범위: 1일~14.6개월)이었다. ZYNYZ와 carboplatin/paclitaxel 병용군에서 중대한 이상반응(serious adverse reactions)은 환자의 47%에서 발생하였다. 2% 이상에서 발생한 주요 중대한 이상반응은 패혈증 3.2%, 폐색전증 3.2%, 설사 2.6%, 구토 2.6%였다. 이상반응으로 인해 ZYNYZ를 영구 중단한 환자는 11%였다. 영구 중단을 초래한 이상반응으로는 면역매개 장결장염(2명)이 있었으며, 온난 자가면역 용혈성 빈혈, 간염, 부신기능부전, 혈중 빌리루빈 증가, AST 증가, 혈중 alkaline phosphatase 증가, 관절염, 뇌병증, 말초 감각운동 신경병증, 갑상선기능저하증, 면역매개 담관염, 소양증, 권태감 및 발진이 각각 1명에서 발생하였다. 주입 관련 반응에 따른 일시적 중단을 제외하고, 이상반응으로 인한 투여 일시중단(dosage interruption)은 55%에서 발생하였다. 2% 이상의 환자에서 투여 중단을 초래한 이상반응은 호중구감소증, 빈혈, 혈소판감소증, 백혈구감소증, 피로, COVID-19 및 요로감염이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20%)은 피로, 말초신경병증, 오심, 탈모, 설사, 근골격계 통증, 변비, 출혈, 발진, 구토, 식욕감소, 소양증 및 복통이었다. POD1UM-303 연구에서 관찰된 이상반응과 검사실 이상(laboratory abnormalities)은 각각 Table 3과 Table 4에 제시되어 있다. 백금계 항암제 불응 또는 불내약 국소 재발성·전이성 SCAC: ZYNYZ 단독요법 백금계 항암제에 불응(refractory) 또는 불내약(intolerant)인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항문관 편평세포암(SCAC) 환자에서 ZYNYZ 단독요법의 안전성은 POD1UM-202 연구에 참여한 94명을 대상으로 평가하였다. 환자들은 ZYNYZ 500mg을 4주마다 정맥투여하였으며, 질병 진행이나 수용할 수 없는 독성이 발생할 때까지 또는 최대 24개월 동안 치료를 지속하였다. 치료 노출기간 중앙값은 2.8개월(범위: 1일~27.1개월)이었다. ZYNYZ 투여 환자의 40%에서 중대한 이상반응(serious adverse reactions)이 발생하였다. 2% 이상에서 발생한 주요 중대한 이상반응은 비요로계 감염, 회음부 통증, 복통, 빈혈, 출혈, 설사, 발열, 요로감염, 근골격계 통증 및 호흡곤란이었다. 이상반응으로 인해 ZYNYZ를 영구적으로 중단한 환자는 4.3%였으며, 중단 원인에는 설사, 비요로계 감염, 회음부 통증 및 발진이 포함되었다. 또한 이상반응으로 인한 투여 일시중단은 21%에서 발생하였다. 2% 이상의 환자에서 투여 지연을 초래한 이상반응은 비요로계 감염, 발진, 설사, 복통, 출혈, 근골격계 통증, 발열 및 요로감염이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10%)은 피로, 근골격계 통증, 설사, 비요로계 감염, 회음부 통증, 출혈, 요로감염, 발진, 오심, 식욕감소, 변비, 복통, 호흡곤란, 발열, 구토, 기침, 소양증, 갑상선기능저하증, 두통 및 체중감소였다. POD1UM-202 연구에서 관찰된 이상반응과 검사실 이상(laboratory abnormalities)은 각각 Table 5와 Table 6에 제시되어 있다. 요약하면, POD1UM-202에서 ZYNYZ 단독요법은 중대한 이상반응 40%, 이상반응에 따른 영구적 치료 중단 4.3%, 투여 일시중단 21%로 나타났으며, 전반적인 안전성 양상은 PD-1 면역관문억제제에서 알려진 이상반응 특성과 대체로 일치하였다. 자이니즈의 임상적 의의와 예상되는 쟁점은? 자이니즈는 PD-1을 표적으로 하는 면역관문억제제로, 수술로 절제할 수 없는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항문관 편평세포암(SCAC)에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한다. SCAC는 HPV 감염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면역치료를 적용할 생물학적 근거를 가진 종양이지만, 진행성 질환은 드물고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 기존에는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이 주요 1차 전신치료로 사용되었으며, 치료 후 진행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후속 치료의 근거도 충분하지 않았다. 무작위배정 3상 POD1UM-303/InterAACT 2 연구는 진행성 SCAC의 1차 치료에서 면역관문억제제와 항암화학요법의 병용 효과를 입증한 중요한 연구이다. 자이니즈·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은 위약·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과 비교하여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7% 감소시켰다(HR 0.63; 95% CI, 0.47–0.84). PFS 중앙값은 각각 9.3개월과 7.4개월이었으며, ORR도 56%와 44%로 자이니즈 병용군에서 높았다. 이는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면역관문억제제를 추가하는 전략이 진행성 SCAC의 1차 치료 성과를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PFS 중앙값의 절대적 차이는 1.9개월로 크지 않아 이러한 개선이 환자에게 어느 정도의 임상적 이익을 제공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OS 중앙값은 자이니즈 병용군 29.2개월, 대조군 23.0개월로 6.2개월의 차이를 보였으나, 분석 시점에서 사전에 설정된 통계적 유의성 기준에는 도달하지 못하였다(HR 0.70; 95% CI, 0.49–1.01). 따라서 PFS뿐 아니라 ORR, 반응지속기간, 후속 치료의 영향, 삶의 질 및 최종 OS 결과를 함께 고려하여 임상적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질병이 진행했거나 이를 견디기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단일군 2상 POD1UM-202 연구에서는 자이니즈 단독요법의 ORR이 13.8%, DCR이 48.9%, DOR 중앙값이 9.5개월이었다. 전체 반응률은 높지 않았지만, 반응 환자의 65%에서 반응이 6개월 이상, 41%에서 12개월 이상 지속되었다. 이는 치료 대안이 제한된 환자 중 일부에서 장기간의 임상적 이익을 얻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 연구는 94명을 대상으로 한 비무작위 단일군 연구로 비교군이 없기 때문에 생존기간의 개선이나 기존 치료 대비 상대적 효과를 직접 입증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안전성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POD1UM-303에서 자이니즈 병용군의 47%에서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생하였고, 11%는 이상반응으로 자이니즈 투여를 영구적으로 중단하였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의 골수억제, 말초신경병증 및 위장관계 독성에 더하여 대장염, 간염, 폐렴, 갑상선기능 이상 및 부신기능부전과 같은 PD-1 억제제 특유의 면역매개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 효과뿐 아니라 추가적인 독성, 모니터링 필요성 및 환자의 치료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환자선별을 위한 바이오마커도 쟁점이다. 현재 임상시험 결과는 PD-L1 발현이나 HPV 감염 상태를 근거로 치료대상을 제한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특정 바이오마커와 관계없이 허가 대상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지만, 어떤 환자에서 장기간의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지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규명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치료순서에 관한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POD1UM-202는 이전에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받았지만 PD-1 억제제에는 노출되지 않은 환자를 중심으로 수행되었다. 따라서 1차 치료에서 자이니즈·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투여받은 후 질병이 진행한 환자에게 자이니즈 단독요법을 계속하거나 다시 투여하는 것이 효과적인지는 입증되지 않았다. 자이니즈 병용요법이 1차 치료로 확대됨에 따라 질병 진행 후의 적절한 치료순서를 확립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가 된다. 종합하면, 자이니즈는 진행성 SCAC의 1차 치료에서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의 치료 효과를 개선하고, 이전 백금 기반 치료 후 진행한 환자에게 후속 단독요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있다. 다만 PFS의 절대적 개선폭, OS와 반응 지속성의 임상적 의미, 면역매개 이상반응과 치료 중단, 바이오마커에 따른 환자선별 가능성, 2차 단독요법의 제한된 근거 수준, 1차 면역치료 후 후속 치료순서, 장기간 투여에 따른 비용효과성 및 재정영향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문헌 1, Laura I. Yousif “Risk Factors for Immune Checkpoint Inhibitor–Mediated Cardiovascular Toxicities” Current Oncology Reports (2023) 25:753–763. 2. Seon-Mi Lee et al. “Application of Immune Checkpoint Inhibitors in Gynecological Cancers: What Do Gynecologists Need to Know before Using Immune Checkpoint Inhibitors?” Int. J. Mol. Sci. 2023, 24, 974. 3. Sheela Rao et al. “Retifanlimab with carboplatin and paclitaxel for locally recurrent or metastatic squamous cell carcinoma of the anal canal (POD1UM-303/InterAACT-2): a global, phase 3 randomised controlled trial” Lancet 2025; 405: 2144–52. 4. Elizabeth I. et al. “CTLA-4 and PD-1 Pathways Similarities, Differences, and Implications of Their Inhibition”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Volume 39, Number 1, February 2016. 5. Chinmoy Ghosh et al. “A snapshot of the PD-1/PD-L1 pathway” Journal of Cancer 2021, Vol. 12. 6. Johan Park “Combination of PD-1/PD-L1 and CTLA-4 inhibitors in the treatment of cancer– a brief update” Front. Immunol. 16:1680838, 2025. 7.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6-09-11 06:00:42최병철 박사 -
라켓 내려놓고 심폐소생술...코트서 빛난 심평원 팀워크[데일리팜=정흥준 기자]테니스 복식 경기에서 중요한 것은 파트너와의 호흡이다. 한 사람이 놓친 공간을 다른 사람이 채우고, 서로를 믿으며 다음 공을 준비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테니스 동호회는 지난 22년 동안 서로 다른 부서와 직급의 직원들이 호흡을 맞추며 팀워크를 쌓아온 사내 대표 동호회다. 데일리팜은 최근 심평원 본원에서 장신애 과장(35, 일차의료개발부)과 변재석 대리(29, 자동차보험심사센터 자보기준관리부)를 만나 테니스의 매력과 동호회 활동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 "쉽게 잘할 수 없어 더 재밌죠"...각기 다른 이유로 잡은 라켓 심평원 테니스 동호회는 지난 2005년 설립돼 올해로 22년 차를 맞았다. 현재 회원은 약 50명이다.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 퇴근 후 혁신도시 인근 사설 테니스장에 모이고 있다. 장신애 과장은 지난 2024년 처음 테니스를 시작했다. 약 10개월 동안 테니스를 배우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공을 주고받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고, 자연스럽게 사내 동호회의 문을 두드렸다. 현재는 총무를 맡아 동호회 운영을 돕고 있다. 장 과장이 꼽은 테니스의 매력은 역설적으로 ‘쉽게 잘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장 과장은 “어제는 잘 맞았던 공이 오늘은 마음대로 되지 않고, 무언가를 깨달았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다”며 “공 하나가 마음먹은 곳으로 정확하게 날아가는 순간 그동안의 어려움을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변재석 대리는 초등학교 시절 약 4년 동안 선수로 활동했다. 이후 오랜 기간 라켓을 놓고 지냈지만, 지난 2024년 연말 심평원에 입사한 뒤 어린 시절 즐겼던 테니스의 재미를 다시 느껴보고 싶어 가입을 결정했다. 변 대리는 “공이 라켓의 중심에 정확히 맞았을 때 느껴지는 타격감이 좋다. 경쾌한 손맛과 소리가 업무 중 쌓인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준다”며 “복식에서 파트너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득점을 만들어내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몸이 먼저 반응했어요"...코트 위에서 살린 생명 테니스를 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두 사람에게 묻자, 올해 초 경기 중 발생했던 아찔한 응급상황을 떠올렸다. 장 과장은 병원 응급실에서 6년, 변 대리는 중환자실에서 3년을 근무한 간호사 출신이다. 지난 4월 테니스 경기 중 코트 체인지를 하던 선수가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장 과장과 변 대리는 곧바로 달려가 의식과 맥박, 호흡을 확인했다. 심정지 상황이라고 판단한 뒤 역할을 나눠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AED(심장 제세동기)도 사용했다. 장 과장은 “당황해서 맥박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순간적으로 헷갈렸는데 둘이 함께 확인하니 대응할 수 있었다. 혼자였다면 확신을 갖기 어려웠을 것 같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 일주일 전 심평원 소방교육에서 심폐소생술 실습을 받은 것도 도움이 됐다. 결국 환자는 의식을 되찾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수술을 받은 뒤 직접 심평원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고, 환자 가족은 국민신문고에 고마운 마음을 남기기도 했다. 장 과장은 “심평원에 입사한 지 6년이 지나 임상에서 했던 일은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그 뒤로는 우리가 안 오면 운동 못 나간다는 농담들을 하신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복지부 대회 작년 8강 진출...올해는 우승이 목표 심평원 테니스 동호회의 목표는 이달 11일 열리는 보건복지부장관배 보건복지가족 테니스대회 우승이다. 새벽 일찍 코트를 잡아 연습할 만큼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작년에는 남자복식조가 단체전 8강까지 진출하는 성과도 냈다. 올해는 작년 성적을 넘어설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장 과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더 합류했다. 작년 성적을 넘어 우승까지 도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변 대리는 “무엇보다 부상 없이 즐겁게 경기를 치르면서 입상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두 사람에게 테니스 동호회는 단순히 운동을 하는 모임만은 아니다. 함께 땀을 흘리며 형성된 친밀감은 조직 안에서 소통의 문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또 동호회 활동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장 과장은 “심사직으로 근무하면서 다른 직렬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동호회를 통해 여러 부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변 대리도 “수요일 퇴근 후 테니스를 치고 나면 일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도 한결 가벼워진다. 직장 생활의 윤활유가 되고 있다”며 테니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들은 올해 대회 입상이라는 개인적 목표 외에도 동호회 차원에서 이루고 싶은 소박한 목표가 하나 더 있다. 장 과장은 “처음 생겼을 때 테니스 동호회로 부르기 시작해 별다른 명칭 없이 22년을 운영해왔다. 올해는 회원들과 함께 우리 동호회만의 이름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2026-09-10 06:00:46정흥준 기자 -
'호실 쪼개기' 약국 개설 제동…법원 "의료기관 시설 변경"[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병원에서 공간을 분리한 뒤 별도 호실로 매각하고 건축물대장상 용도까지 약국으로 변경했더라도 일련의 과정이 약국 개설을 목적으로 의료기관 시설 일부를 분할·변경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특히 법원은 병원과 약국 사이 내부통로가 차단되고 출입구까지 분리됐더라도 같은 건물 같은 층에서 외부 통행로를 따라 약 20m 거리에 위치한다면 장소적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대전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최근 약사 A씨가 당진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약국개설등록신청 수리불가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사건은 A약사가 2024년 8월 당진시 소재 한 건물 1층 일부에 약국을 개설하기 위해 등록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당진시는 같은 달 A약사에게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3호에 해당한다며 약국개설등록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장 시설기준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약국 개설 예정지가 과거 의료기관으로 개설 신고된 공간이었고 이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해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A약사는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이후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이 된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당초 건물 전체가 의원으로 사용됐고 1층은 외래진료실과 입원실 용도로 설계됐다. 약국 개설 신청지는 설계도면상 입원실로 표시돼 있었다. 다만 해당 공간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제3자에게 임대돼 방문요양센터로 사용되기도 했다. 상황이 본격적으로 바뀐 것은 2023년이다. 의원 개설자는 2023년 당진시에 의원 부지 일부를 변경한 후 약국 개설이 가능한지를 문의했다. 당진시는 약사법 제20조 제5항에 따라 약국 개설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의원 측은 같은 해 8월 약국 개설 예정지를 포함한 1층 일부를 의료기관 시설에서 제외하는 변경신고를 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건물을 집합건축물로 전환해 1층을 각각 별도 호실로 구분한 뒤 약국 예정지를 포함한 일부 호실을 제3자에게 매각했다. 소유권 이전과 함께 집합건축물대장상 해당 호실의 용도도 '약국'으로 변경됐다. 새 소유자는 2024년 1월 다시 당진시에 약국 개설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당진시는 같은 이유로 개설이 불가능하다고 회신했다. 결국 A약사가 해당 공간을 임차한 뒤 정식으로 약국개설등록을 신청하면서 행정처분과 소송으로 이어졌다. A약사 측은 해당 공간이 실제 의료기관 입원실로 사용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기간 의료기관 이외의 용도로 사용됐고 이후 의료기관 시설 범위에서도 공식적으로 제외됐다는 것이다. 또 의원과 약국 예정지의 출입구와 내부통로가 분리돼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돼 있고 의원과 약사 사이에 담합 가능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의료기관 시설 또는 부지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해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당진시 처분이 위법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약사법상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를 실제 진료가 이뤄지는 진료실이나 처치실, 입원실 등으로 한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의료기관의 개설·운영 범위에 편입돼 있고 객관적으로 의료기관과 일체로 관리되거나 외관상 의료기관 일부로 인식될 수 있는 시설이나 부지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해당 공간이 과거 방문요양센터로 사용된 사실 역시 결론을 바꾸지는 못했다. 방문요양센터로 사용된 기간은 약 10개월에 불과했고 이후에는 의원 개설자가 해당 건물에서 의원을 계속 운영하면서 이 공간을 휴게실·운동실 등으로 관리·사용한 것으로 법원은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용 역시 의료기관 개설자의 지배·관리 아래 같은 건물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해당 공간은 여전히 의원 시설 일부에 해당한다고 봤다. "약국 가능하냐" 문의 후 시설 제외…법원, 과정 주목 이번 판결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법원이 단순히 약국 신청 당시 건축물대장이나 공간 형태만 판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의료기관 일부를 분리하는 과정 전후의 시간적 흐름을 중요하게 살폈다. 의원 개설자는 2023년 7월 당진시에 부지 일부를 변경한 후 약국 개설이 가능한지 먼저 문의했다. 이후 해당 공간을 의료기관 시설에서 제외했고, 건물을 별도 호실로 나눠 집합건축물로 전환했다. 이후 해당 공간은 제3자에게 매각되고 건축물대장상 용도까지 약국으로 바뀌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선후관계를 볼 때 의료기관 시설 변경신고가 해당 공간을 '약국 개설이 가능한 장소로 분할·변경하기 위한 절차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의료기관 시설에서 제외된 이후 약국 용도로 변경될 때까지 해당 공간이 실제 다른 용도로 사용된 적도 없었다. 법원은 다소 시간적 간격은 있지만 결과적으로 의원 시설 일부로 사용되던 공간이 약국 개설을 위한 장소로 분할·정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물리적으로 의원과 약국을 분리했다는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에 따르면 의원과 약국 예정지는 같은 건물 1층에 위치하지만 출입구가 각각 별도로 마련돼 있고 두 공간 사이의 내부통로도 차단돼 있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일응 양 공간 사이에 일정한 물리적 구획이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장소적 독립성이 충분하다고 보지는 않았다. 의원과 약국 출입구가 모두 건물 외부 환자 통행로와 연결돼 있고, 의원 이용자가 출입구를 나온 뒤 외부 통행로를 따라 약 20m만 이동하면 약국 예정지에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법원은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있고 의원에서 약국까지 이동이 자연스럽게 단거리 내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공간이 장소적으로 밀접하게 근접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의료기관에서 공간을 분리한 이후 일정한 물리적·행정적 절차를 거쳤다는 사실만으로 약국 개설이 당연히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3호는 의료기관 시설이나 부지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해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 등록을 제한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 규정의 취지를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의 공간적·기능적 독립성을 확보해 의약분업의 실효성을 유지하고 담합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방지하는 데 있다고 봤다. 다만 법원은 의료기관과 같은 건물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약국 개설을 제한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이번 판결은 약국 개설 제한이 영업의 자유와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는 만큼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 확장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법리를 전제로 했다. 과거 의료기관 시설이었던 공간이라도 시간적·공간적 근접성이나 담합 가능성 등을 따져 사실상 의료기관 시설 일부를 직접 약국으로 분할한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 경우에 제한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약국 개설 가능 여부를 사전에 문의한 직후 의료기관 시설에서 해당 공간을 제외하고 별도 호실로 분리·매각한 뒤 약국으로 용도를 변경한 일련의 과정, 여기에 의원과 약국 사이의 밀접한 장소적 관계까지 종합해 개설 제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2026-09-09 12:04:35김지은 기자 -
봉합사 넘어 연결형 수술실로…J&J 외과 혁신의 140년[데일리팜=황병우 기자]봉합사로 현대 외과 수술의 기반을 다진 존슨앤드존슨이 수술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통합 수술실로 혁신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140여 년간 봉합과 절개, 지혈, 피부 봉합으로 이어지는 제품군을 구축했다면 이제는 개별 기기의 성능을 넘어 수술실 공간과 장비 설정, 유지관리까지 하나의 체계로 묶는 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여러 수술 에너지를 하나의 시스템에 통합한 듀알토 에너지 시스템을 국내에 선보였다. 연조직 수술로봇 오타바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봉합사에서 시작한 외과 수술 사업이 연결형 수술실과 로봇수술로 확장되고 있다. 봉합에서 재건까지…수술 전 과정으로 확장 존슨앤드존슨의 의료기기 사업을 담당하는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는 심혈관과 외과 수술, 신경혈관, 미용·재건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한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데이터 사이언스, 가상현실 등 디지털 기술도 기존 의료기기와 결합하고 있다. 메드테크 사업은 존슨앤드존슨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책임진다. 지난해 존슨앤드존슨의 글로벌 매출은 941억9300만달러로 이 가운데 메드테크 사업이 337억9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35.9%에 해당한다. 전년과 비교하면 그룹 매출은 6.0%, 메드테크 매출은 6.1% 증가했다. 의약품과 함께 의료기기가 그룹 성장을 뒷받침하는 양대 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외과 수술 사업의 출발점은 멸균 봉합사였다. 이후 최소침습수술과 개복수술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봉합사와 내시경 수술기구, 자동봉합기, 에너지 기기, 지혈제 등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현재는 바이크릴 플러스와 스트라타픽스 등 봉합 제품을 비롯해 자동봉합기 에셜론, 에너지 기기 하모닉·엔씰, 지혈 제품 서지셀·베라실, 피부 봉합 제품 더마본드·프리네오 등을 공급한다. 봉합사에서 시작한 사업이 절개와 지혈, 조직 재건을 포함한 수술 전 과정으로 확장됐다. 제품과 기술의 확장을 뒷받침해온 또 다른 축은 1943년 제정된 Our Credo(우리의 신조)다. 환자와 고객, 직원, 지역사회, 주주에 대한 책임을 담은 경영철학으로 존슨앤드존슨은 이를 연구개발과 품질 관리, 인재 육성 등 주요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제품군이 넓어진 만큼 다음 과제는 장비 간 연결이다. 최소침습수술과 고난도 수술이 늘면서 한 번의 수술에 여러 에너지 장비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장비마다 제너레이터와 설정 체계가 다르면 설치 공간이 늘어나고 준비와 관리도 복잡해진다.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 관계자는 "외과수술 솔루션 사업부는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 의료진 술기 교육과 임상 협력, 디지털 기반 솔루션을 결합해 수술 과정 전반의 효율성 향상을 지원하는 통합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며 "의료진과의 소통과 피드백, 장기적인 R&D 투자를 기반으로 기술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장비 하나로…듀알토가 바꾼 수술실 존슨앤드존슨이 지난 8월 국내에 출시한 듀알토는 모노폴라와 바이폴라, 어드밴스드 바이폴라, 초음파 등 여러 수술 에너지 방식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운용하도록 설계됐다. 초음파 절삭기 하모닉과 바이폴라 에너지 기기 엔씰도 연동한다. 핵심은 여러 장비의 기능을 한데 모아 수술실 운영을 단순화하는 데 있다. 회사가 실시한 R&D 측정에서 듀알토 2대와 에너지 모듈 2대를 쌓은 구성은 기존 에너지 시스템 4대를 설치한 환경보다 차지하는 공간 부피가 최대 46% 작았다. 절개 성능도 기존 제너레이터와 비교했다. 두꺼운 조직을 모사한 사내 R&D 평가에서 듀알토 계열 시스템과 하모닉 포커스 플러스를 결합한 경우 GEN11 제너레이터보다 절개 속도가 최대 25% 빨랐다. 하모닉 1100과 듀알토 조합에서는 최대 9% 향상됐다. 듀알토의 역할은 장비 통합에 그치지 않는다. 터치스크린으로 에너지 설정과 장비 상태를 확인하고 외과의사와 시술별 설정을 프로필로 저장할 수 있다. 의료진이 수술마다 설정을 반복하는 과정을 줄이고 일관된 사용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기능이다. 폴리포닉 플리트 소프트웨어는 장비 설치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원격 기술 지원을 담당한다. 개별 의료기기의 성능 경쟁에서 벗어나 여러 기기와 운영 과정을 소프트웨어로 관리하는 구조다. 듀알토가 단순한 에너지 기기보다 연결형 수술실을 구현하기 위한 플랫폼에 가깝게 설계된 이유다. 지아영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및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 북아시아 외과수술 솔루션 사업부 대표는 "듀알토 출시는 단순히 새로운 에너지 장비를 선보이는 것을 넘어 차세대 에너지 플랫폼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디지털로 연결된 수술 생태계를 구축해 의료진이 환자 치료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교육·협업 기반 넓히고 수술로봇 시장 진입 존슨앤드존슨은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동시에 의료진 교육과 국내 기업 협업을 통해 한국 시장과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서울 용산 술기센터와 부산 MedTech Lab에서 외과 수술·심혈관 분야의 실습형 교육을 제공하며 Expert Program과 ETHUCATION, S.T.E.P 등 분야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활용한 디지털 시뮬레이션도 교육 과정에 접목했다. Our Credo에 기반한 조직문화와 사회공헌 활동도 병행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한국 법인은 2023년 가족친화 우수기업 인증과 윤리경영 ESG 포럼 대표상을 받았다.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CSC(Credo Steering Committee)를 중심으로 플로깅과 연말 나눔 캠페인, 다문화가정 청소년 멘토링 등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넓혔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과의 협업 사례로는 의료 AI 기업 휴톰과 체결한 수술 내비게이션 플랫폼 RUS 공동 판촉 계약이 꼽힌다. 글로벌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는 역할을 넘어 국내 기술을 자사 네트워크와 사업 기반에 연결하려는 행보다. 수술로봇도 새로운 사업축으로 합류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지난 7월 연조직 수술로봇 오타바에 대해 FDA 드 노보 판매 허가를 받았다. 위 우회술과 위절제술, 담낭절제술 등 상복부 일반외과 수술에 사용할 수 있는 허가로, 회사는 미국 내 일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오타바는 수술대와 로봇 팔을 통합한 구조로 설계됐다. 개방형 디지털 생태계와 연결해 수술실 공간과 임상 흐름을 효율화한다는 구상도 듀알토가 지향하는 연결형 수술실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의료진 술기 교육과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반 역시 향후 수술로봇의 글로벌 확산 과정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내 도입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 코리아 관계자는 "구체적인 한국 허가 신청은 결정된 부분이 없지만 미국 상용화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규제기관과 소통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2026-09-09 06:00:46황병우 기자 -
11월 출시 릭시아나 제네릭 막차 행렬…일반약 허가 증가세[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최근 국내 의약품 허가 시장은 약가 개편 영향으로 일반의약품 허가건수가 예년에 비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도 일반의약품 허가건수는 47건으로, 전월 올해 최대치를 기록한 52건과 비견할 만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관절염치료제 콘드로이틴 겔제나 기미·여드름 등 피부질환 치료제 제네릭들이 오리지널 품목의 인기에 힘입어 증가하는 모습입니다. 전문의약품은 10월 특허 만료가 예정된 릭시아나(에독사반토실산염수화물) 제네릭과 급여 등재를 앞두고 있는 P-CAB 보신티(보노프라잔푸마르산염) 제네릭이 시장 조기 출시를 위해 허가획득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반면 복합제 인기는 시들었는지, 자료제출의약품 허가는 2개 품목에 그쳤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승인된 의약품은 총 119개 품목으로, 전문의약품 72품목과 일반의약품 47품목으로 집계됐습니다. 6월(157품목)과 7월(122품목)에 이어 전반적인 허가 규모는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약국에서 만나는 일반약 47품목…짜 먹는 관절염약·여드름 외용제 등 소비자 편의 강화 8월 승인된 일반의약품은 표준제조기준 20품목, 제네릭 25품목, 수출용 2품목 등 총 47품목입니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약 분야에서는 복용 편의성을 높인 관절염 치료 겔 제형과 피부 질환 치료제가 눈에 띕니다. 동국제약 '메가콘드로맥스1200경구용겔(콘드로이틴설페이트나트륨)' [제네릭] 동아제약 맥스콘드로이틴1200경구용겔의 인기로 후발 제네릭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OTC 강자 동국제약도 '메가콘드로맥스1200경구용겔'을 허가받으며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콘드로이틴설페이트나트륨 성분의 경구용겔 제품은 무릎 등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과 염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일반의약품입니다. 이 약들은 큰 알약 형태가 아니라, 스틱형 파우치에 담겨 물 없이도 부드럽게 짜 먹을 수 있는 겔(Gel) 제형을 채택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평소 관절염을 앓는 고령 환자분들은 고혈압이나 당뇨약 등 여러 알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목 넘김에 큰 부담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겔 제형 제품은 삼킴 곤란(연하 곤란)을 겪는 분들도 물 없이 쉽고 편안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하루 권장 고함량 기준인 콘드로이틴 1200mg을 단 한 포에 담아 하루에 여러 번 챙겨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었습니다. 일반 시중의 건강기능식품과 달리 식약처로부터 관절염 보조 치료 효능과 안전성을 공인받은 일반의약품이라는 점에서 신뢰성을 더했습니다. 최근 약국가에서는 복용이 간편한 스틱 젤리나 겔 타입의 관절약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동국제약도 기존의 잇몸약이나 정맥순환제 등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관절염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입니다. 8월에만 동일제제가 동국제약 제품을 비롯해 4개가 허가를 받았습니다. 퍼슨 '아젤린크림(아젤라산)' [제네릭] 퍼슨의 ‘아젤린크림’은 붉게 곪는 염증성 여드름부터 오돌토돌하게 돋아나는 좁쌀 여드름까지 두루 케어할 수 있는 바르는 여드름 치료제입니다. 글로벌 제약사 레오파마의 유명 여드름 연고인 ‘아젤리아크림’과 동일한 아젤라산 성분으로 개발됐습니다. 아젤리아크림 동일성분 제네릭으로는 7월 GC녹십자가 허가받은 '아젤라힐크림'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아젤라산은 여드름을 유발하는 균을 직접 억제하면서 과도하게 쌓이는 피부 각질을 부드럽게 녹여 모공이 막히는 것을 막아줍니다. 특히 여드름이 가라앉은 뒤 피부에 거뭇거뭇하거나 붉게 남는 색소 침착(자국)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일반적인 항생제 성분의 여드름 연고는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약효가 떨어지는 내성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이 약은 내성 위험이 적어 꾸준히 관리하기에 적합합니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어, 여드름으로 고민하는 청소년이나 성인 환자들의 접근성이 매우 높습니다. 끈적이지 않고 피부에 산뜻하게 흡수되는 제형을 갖추어 일상생활 중에도 부담 없이 덧바를 수 있습니다. 기초 피부 소독제와 외용제 개발에 강점을 가진 퍼슨의 합류로 약국 여드름 치료제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질 전망입니다. ◆ 병·의원 처방 전문약 72품목…화이자 RSV 백신·한독 골수섬유증 희귀약 등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신약 1품목, 희귀의약품 1품목, 자료제출의약품 2품목, 제네릭 58품목, 수출용·기타 10품목 등 총 72개 품목이 허가를 마쳤습니다. 자료제출의약품이 2개에 그쳤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 허가에 올인했는데, 11월 릭시아나 제네릭 특허만료와 P-CAB 의약품인 보신티 제네릭이 조기 출시를 위한 허가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한국화이자제약 '아브리스보주(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백신)' [신약] 한국화이자제약의 ‘아브리스보주’는 8월 유일한 신약으로 허가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백신입니다. RSV는 영유아에게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일으키고, 고령층에게는 중증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입니다. 아브리스보의 가장 큰 특징은 임신 28주~36주 사이의 임신부가 접종받으면 엄마 몸에 생긴 면역 항체가 태반을 통해 아기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점입니다. 이 덕분에 아기는 면역 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출생 직후부터 생후 6개월까지 바이러스 감염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 백신은 면역력이 떨어진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하기도 감염증 예방 용도로도 함께 승인되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를 보호하는 모체 면역과 어르신 감염 예방이라는 두 가지 적응증을 한 번에 확보한 백신은 국내에서 아브리스보가 처음입니다. 그동안 신생아 시기에는 마땅한 예방 백신이 없어 계절마다 호흡기 질환 걱정이 컸던 부모님들의 불안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백신 투여는 1회 근육 주사로 간편하게 이루어지며,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가을과 겨울철을 앞두고 임상 현장에서 중요한 예방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독 '본조캡슐(파크리티닙시트르산염)' [희귀의약품] 한독이 공급하는 ‘본조캡슐’은 골수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 피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희귀 혈액암인 '골수섬유증' 성인 환자를 위한 치료제입니다. 골수섬유증에 걸리면 심한 빈혈이 오고 비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며 극심한 피로감과 통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본조캡슐은 질환의 진행을 촉진하는 특정 단백질 효소(JAK2 등)를 선택적으로 억제하여 병의 악화를 막아주는 표적 치료제입니다. 기존의 치료 약물들은 투여 시 부작용으로 피를 굳게 하는 혈소판 수치를 떨어뜨려 환자들의 복용을 어렵게 만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본조는 혈소판 수치가 50×10^9/L 미만으로 매우 낮아진 중증 환자에게도 투여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 큰 차별점을 지닙니다. 그동안 약물 부작용 위험 때문에 기존 표준 치료를 줄이거나 중단해야 했던 중증 환자분들에게 새로운 생명의 기회를 열어준 셈입니다. 환자들은 먹는 캡슐 형태로 복용하며, 임상 시험에서도 비장 크기 감소와 전신 증상 개선 효과를 뚜렷하게 확인했습니다. 한독은 희귀질환 환자분들의 치료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입니다. 영진약품 '아토세틴정20mg'(아토목세틴염산염)' [자료제출의약품] 영진약품의 '아토세틴정20mg'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겪는 소아 및 성인 환자를 위해 알약 형태로 개량된 의약품입니다. 주성분인 아토목세틴은 마약류가 아닌 비향정신성 치료제로, 약물 오남용이나 중독 걱정이 적어 1차 치료제로 널리 쓰여왔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약제들은 대부분 크기가 큰 캡슐 형태로 되어 있어, 어린아이들이 삼키기 어려워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부모님들이 캡슐을 뜯어 가루약으로 먹이기도 했는데, 이 가루가 눈에 들어가거나 입안 점막에 닿으면 강한 자극감을 유발하는 위험이 있었습니다. 영진약품의 아토세틴정은 캡슐 대신 삼키기 쉬운 단단하고 작은 알약(정제) 형태로 만들어 약 가루가 날릴 위험을 원천적으로 없앴습니다. 아토목세틴 정제로는 환인제약에 이어 두번째로 제품 허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20mg 정제 제품은 영진약품만 허가를 받았습니다. 환인제약은 18mg 제품이 있습니다. 이에 아토세틴정20mg은 8월 국내 제약사 유일 자료제출의약품이 됐습니다. 전문 처방약 시장에서 오랜 경험을 지닌 영진약품이 출시함에 따라 소아신경과 및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알약 처방 전환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휴온스 '휴독사정' 등 에독사반 제제 [제네릭] 휴온스를 비롯한 국내 제약사들이 허가받은 에독사반 제네릭의약품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 생기는 핏덩어리(혈전)를 막아주는 항응고제입니다.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 질환이 있는 환자는 심장 안에 혈전이 생겨 뇌졸중(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복용하는 약물입니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다이이찌산쿄의 유명 약물 '릭시아나'로, 현재 국내 처방 1위를 달리고 있을 만큼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쓰이던 와파린과 달리 음식 섭취 제한이나 잦은 혈액 검사가 필요 없고, 하루 한 번만 복용하면 되어 환자분들의 일상생활이 매우 편리합니다. 릭시아나 물질특허 만료가 11월 10일 예고됐기 때문에 11월 11일 출시를 위해 8월 허가 막차를 탄 제네릭들이 많았습니다. 휴온스 '휴독사정'을 비롯해 26개 품목이 8월에만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약물과 동일한 성분의 제네릭을 잇따라 허가받으면서 환자들의 약값 선택권이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안전성과 효과가 동일한 약을 보다 경제적인 가격으로 처방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입니다. 만성질환으로 장기간 혈전약을 복용해야 하는 고령 환자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2026-09-07 06:00:58이탁순 기자 -
"ESA 증량만이 답 아니다"…신성빈혈 치료 선택지 세분화[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만성신장질환에 따른 빈혈 치료가 적혈구생성촉진제(ESA) 용량을 조절하는 방식에서 환자의 철 대사와 염증 상태, 치료 반응 등을 고려해 적합한 기전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수십 년간 투석 환자의 빈혈 치료를 이끌어온 ESA가 여전히 표준적인 치료 옵션으로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체내 저산소 반응을 이용해 내인성 에리스로포이에틴(EPO) 생성을 유도하는 저산소유도인자 프롤린 수산화효소 저해제(HIF-PHI) 계열 경구제가 국내 진료현장에 들어오면서 선택지가 추가됐다. 특히 ESA 치료에도 목표 헤모글로빈(Hb)에 도달하기 어렵거나 저장철(Ferritin, 페리틴)은 충분하지만 실제 조혈 과정에서 철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환자 등에서 새로운 기전의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동기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지난 30년간 투석 환자의 빈혈 치료는 사실상 ESA 용량 설정과 철분 보충 기준의 문제였다"며 "HIF-PHI가 등장하면서 ESA 증량 외에 다른 선택지가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투석 환자 흔한 빈혈…심혈관 위험까지 연관 빈혈은 투석 환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적혈구 생성을 유도하는 EPO 생산이 감소하고, 요독 물질과 만성 염증, 철 이용 장애, 반복적인 채혈과 투석 과정에서의 혈액 손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환자가 체감하는 부담도 크다. 빈혈이 심해지면 호흡곤란과 피로뿐 아니라 운동능력과 집중력, 수면, 사회활동 등 전반적인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빈혈 관리가 단순한 증상 개선을 넘어 투석 환자의 장기 예후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투석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가 심혈관계 질환"이라며 "빈혈이 발생하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 심박수와 심박출량이 증가해 심장 부담이 커지고, 좌심실 비대 등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빈혈은 입원이나 사망 등 환자의 예후와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단순히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보조적 치료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헤모글로빈을 지나치게 높이거나 급격하게 교정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 환자의 Hb와 철분 상태뿐 아니라 염증과 출혈 여부, 심혈관계 질환, ESA 반응성 등을 함께 살펴 적정 범위에서 관리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ESA 저반응·철 결핍 환자 존재…치료 공백 심화 ESA는 신성빈혈 치료에 변화를 가져온 대표적인 치료제다. 도입 이전 빈번했던 수혈을 줄이고 환자의 빈혈과 삶의 질을 개선하면서 오랜 기간 치료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ESA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특히 만성 염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철 대사를 조절하는 헵시딘 수치가 올라가면서 체내에 철이 있어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당뇨병과 감염, 혈관접근로 문제, 복막염, 만성 창상, 자가면역질환 등을 동반한 환자가 대표적이다. 혈중 페리틴은 충분한 반면 트랜스페린포화도(TSAT)가 낮은 '기능적 철결핍' 환자 역시 ESA와 철분제를 투여하더라도 원하는 수준의 반응을 얻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김 교수는 "이런 환자에서 ESA 용량을 계속 높이는 전략은 효과가 제한적인 동시에 부작용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ESA 외에 다른 기전으로 빈혈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 옵션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HIF-PHI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다. 저산소유도인자(HIF)를 분해하는 프롤릴수산화효소를 억제해 체내 저산소 반응 경로를 활성화하고 내인성 EPO 생성을 유도한다. 철 흡수와 운반, 이용에 관여하는 경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기존 ESA와 구별된다. 김 교수는 "ESA가 외부에서 EPO를 공급해 적혈구 생성을 촉진한다면 HIF-PHI는 환자가 가진 저산소 적응 시스템을 이용한다"며 "특히 헵시딘을 포함한 철 대사에 영향을 미쳐 체내에 저장된 철을 조혈에 활용하도록 한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라고 평가했다. "누구에게 쓸 것인가"…HIF-PHI 적용 환자 구체화 국내에서는 HIF-PHI 계열의 경구 신성빈혈 치료제 '바다넴(바다두스타트)'이 투석 중인 만성신장질환 성인 환자에서 사용되고 있다. 바다넴은 150mg과 300mg 용량으로 공급되며 1일 1회 경구 복용이 가능하다. 바다넴은 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INNO2VATE 1·2 연구에서 기존 ESA인 다베포에틴 알파와 비교해 헤모글로빈 개선 효과의 비열등성을 입증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실제 진료 경험을 토대로 HIF-PHI를 고려할 수 있는 환자로 신규 투석 환자와 기능적 철결핍 또는 염증을 동반한 ESA 저반응 환자, 주사제 투여 부담이 있는 복막투석 환자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투석을 처음 시작하는 환자는 상대적으로 잔여 신기능이 남아 있고 염증 상태가 심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이런 환자에서는 내인성 EPO 생성을 유도하는 HIF-PHI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또 "페리틴은 충분하지만 TSAT가 낮아 철이 제대로 동원되지 않는 기능적 철결핍 환자나 염증으로 ESA 반응이 떨어지는 환자에서도 HIF-PIH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고용량 ESA를 사용하던 저반응 환자가 HIF-PHI로 전환할 때는 보다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기존 ESA 요구량과 Hb 변화를 확인하면서 적정 용량에 도달하기까지 경과를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실제 HIF-PHI 전환 환자에서 "초기 4~8주 동안 Hb가 급격하게 변하기보다는 목표 범위 안에서 유지되거나 완만하게 상승하는 양상을 경험하고 있다"며 "치료 중에는 헤모글로빈과 함께 철 관련 지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경구제라는 투여 방식도 실제 진료에서 HIF-PHI를 고려하는 요인 중 하나다. 그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주사를 맞지 않아 좋다는 점"이라며 "의료진 입장에서도 주사 일정과 투여량을 관리하던 부분이 하루 한 번 복용으로 단순해지면서 환자의 Hb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인지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급여 범위는 과제…"환자에 맞는 기전 선택해야"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시됐다. 현재 급여 환경에서는 HIF-PHI와 ESA를 병용하는 방식에 제약이 있어 치료제 전환 과정에서 유연한 치료 전략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신약이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환자 접근성이 확보됐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전환 시점에서 조금 더 유연하게 치료할 수 있는 환경과 환자 상태에 따른 Hb 관리 범위에 대해서는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유지 치료 과정에서 인정되는 Hb 범위와 적용 환자가 투석 환자에 한정돼 있다는 점도 향후 임상 근거에 따라 논의할 부분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유지 투여 시 급여로 인정되는 헤모글로빈 범위가 좁다는 점이 아쉽다. 국제 가이드라인의 목표 범위와 비교할 때 조정 여지가 있다"라고 첨언했다. 이어 "향후 국내 실제 진료 데이터가 축적되면 한국인 투석 환자의 특성을 반영한 HIF-PHI 활용 기준도 보다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의 치료 선택지는 환자에게 현재 어떤 기전이 더 적합하고, 어느 치료가 안정적으로 Hb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빈혈 치료도 더 정교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2026-09-07 06:00:46손형민 기자 -
카드매출 세액공제 한도 '반토막'…약국 영향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정부가 최근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이 눈여겨봐야 할 내용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입니다. 정부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 우대 적용을 연장하는 대신 공제율과 한도를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개인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우대 공제율은 1.3%, 연간 공제한도는 1000만원인데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우대공제율은 1.2%로 낮아지고 연간 한도 역시 5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언뜻 0.1%포인트 차이로 보이지만 카드매출 규모가 큰 사업자 입장에서는 연간 공제한도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약국은 처방조제뿐만 아니라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매출이 함께 발생하는 만큼 실제 세 부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과세매출 비중이 높은 약국도 적지 않은데요. 그렇다면 이번 세제개편안이 실제 약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이재명 미래세무법인 세무사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Q. 세무사님, 먼저 이번 2026년 세제개편안 가운데 개국 약사들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재명 세무사] 여러 세제개편 내용 가운데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 축소와 업무용승용차 관련 비용 인정 한도 변경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는 카드매출 등에 일정 비율을 곱한 금액을 부가가치세 납부세액에서 공제해주는 제도입니다. 현재는 2026년 말까지 발행금액의 1.3%를 연간 1000만원 한도로 공제하는 구조인데요. 개편안에는 공제율을 1.2%로 낮추고 한도 역시 연간 500만원으로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업무용승용차 관련 비용 인정 한도도 달라집니다. 현재 개인사업자는 업무용승용차에 대해 연간 800만원까지 5년간 감가상각비로 경비처리할 수 있습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2027년부터 전기차와 수소차를 업무용승용차로 등록하는 경우 연간 1000만원씩 5년 동안 감가상각비를 경비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일반 내연기관 차량은 연간 한도가 700만원으로 축소됩니다. 따라서 새롭게 승용차를 구매할 예정인 약사라면 차종에 따른 경비처리 금액의 차이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라는 제도부터 생소한 약사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제도인지, 약국에서는 어떤 매출이 대상이 되는지 설명해 주세요. [이재명 세무사]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는 쉽게 말해 소비자를 상대로 사업을 하는 개인 사업자가 카드나 현금영수증으로 매출을 발생 시켰을 때 일정 금액을 부가가치세에서 직접 공제해주는 제도입니다. 다만 약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매출이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처방전에 따른 조제 관련 매출은 면세 매출이기 때문에 신용카드로 결제를 받았더라도 해당 매출에 대해서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반면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부가가치세가 과세 되는 상품을 판매하고 카드나 현금영수증으로 결제를 받았다면 해당 과세 매출은 공제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약국의 카드매출이 10억원이라고 해서 10억원 전체에 1.2%를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세 매출 가운데 신용카드·현금영수증 등 공제 대상 발행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Q.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공제율은 1.3%에서 1.2%로 낮아지고 연간 공제한도는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줄어듭니다. 실제 약국이 체감할 정도의 변화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재명 세무사] 공제율만 보면 0.1%포인트 하락이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제한도가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이 더 큰 변화입니다. 예를 들어 공제 대상 카드매출이 3억원이라면 현재는 3억원에 1.3%를 적용한 39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고 개편 후에는 1.2%를 적용해 360만원을 공제받게 됩니다. 차이는 30만원입니다. 그런데 공제 대상 카드매출이 5억원이면 현행 기준으로는 650만원입니다. 개편 후 1.2%를 적용하면 600만원이지만 연간 한도가 500만원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실제 공제액은 500만원입니다. 즉, 카드매출이 커질수록 단순한 공제율 인하보다 한도 축소의 영향이 훨씬 커집니다. 현행 제도에서는 1000만원 한도에 도달하려면 공제 대상 발행금액이 약 7억6923만원 이상이어야 합니다. 반면 개편 이후에는 약 4억1667만원만 넘어도 500만원 한도에 도달합니다. 지금까지는 과세 카드매출이 7억~8억원 정도 돼야 공제한도가 문제가 됐다면 앞으로는 4억2000만원 안팎부터 한도에 걸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특히 과세 대상 매출, 즉 일반약 등의 매출이 4억~7억원 사이인 약국에서는 공제율 인하에 따른 부담에 더해 공제한도 축소에 따른 부담까지 추가로 발생하게 됩니다. Q. 약사들이 가장 궁금해 할 부분이 실제 금액일 것 같습니다. 과세 대상 카드매출을 기준으로 연간 3억원, 5억원, 7억원, 10억원인 약국을 가정한다면 현행 제도와 개편 이후 공제액에는 각각 어느 정도 차이가 발생하게 될까요? [이재명 세무사] 공제 대상이 되는 과세 카드매출만 있다고 가정해 단순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3억원 정도에서는 연간 30만원 차이에 그치지만 5억원부터는 150만원으로 차이가 커집니다. 7억원이면 410만원, 10억원이면 최대 500만원까지 공제액이 줄어듭니다. 특히 개편 이후에는 공제 대상 카드매출이 약 4억1667만원만 넘어도 연간 500만원 한도가 적용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Q. 결국 약국마다 매출 구조에 따라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 같습니다. 이번 개편으로 상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약국은 어떤 유형일 것으로 보시나요? [이재명 세무사]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약국은 과세매출 비중이 높으면서 해당 과세매출의 상당 부분이 카드나 현금영수증으로 결제되는 약국입니다. 특히 일반약 매출이 많은 약국들이 직접적으로 세 부담 증가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방조제 중심 약국은 전체 매출 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면세매출 비중이 높다면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 축소에 따른 세 부담 증가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결국 약국 전체 매출이 얼마인지를 보는 것보다는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과세 대상 매출이 얼마나 되고, 이 가운데 카드·현금영수증 결제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2026-09-05 10:23:51김지은 기자 -
"약가 45%는 시작일뿐..." 미래 수익 가를 4가지 질문1부 · 신약등재 — 산정약가 기준점의 탄생 약가 산정이라고 하면 보통 계산기를 두드리는 장면을 떠올린다. 틀린 생각은 아니다. 실제로 산정규정, 그 안 어디에도 "이 약의 진짜 가치는 얼마다"라고 새로 계산해내는 조항은 없다. 있는 건 전부 하나의 질문뿐이다. 이미 정해져 있는 기준점에서, 이번 품목의 약가는 어떤 규칙으로 어느 위치에 놓이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기준점이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기준점은 계산이 아니라 절차적 합의로 만들어진다 어떤 성분이 국내에 처음 등재되는 순간을 떠올려보자. 이 신약은 심평원(HIRA) 신약등재 신청과 실무 검토,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심의를 거쳐 건보공단(NHIS)과의 약가협상 테이블에 오른다. 협상이 끝나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심의와 보건복지부 고시를 거쳐 비로소 급여 목록에 이름을 올린다. 이 절차의 끝에서 나오는 숫자(그 성분의 최초등재가)는 어느 한 기관이 계산기로 뽑아낸 값이 아니다. 임상적 근거를 심사하고, 경제성을 검토하고, 재정 영향을 협상한 결과로 여러 주체가 "이 가격이면 급여로 받아들이겠다"고 동의한 숫자다. 계산이 아니라 절차적 합의다. 이 숫자를 100이라고 하자. 이 100은 등재된 순간부터 그 성분의 좌표가 된다. 이후 사용량-약가연동협상, 사용범위 확대에 따른 조정, 실거래가 조사에 따른 조정 같은 사후관리를 거치며 100은 조금씩 내려앉을 수 있다. 이때 사후관리로 줄어드는 값을 A라 하면, 그 결과값은 100-A가 되고, 이 값이 바로 산정의 출발점이 되는 값이 되는 것이다. 그 기준점에서, 질문 하나가 경로를 가른다 이 성분으로 새로운 의약품을 또 만든다고 해보자. 여기서 산정규정이 실제로 던지는 질문은 딱 하나다. 동일제제가 있는가? 없는가? 성분·염·함량·제형이 모두 최초등재제품과 같은 제품이 이미 있다면, 이 신청품은 동일제제 트랙을 탄다(산정규정 제2호가목). 반대로 염이나 제형이 다르거나, 용법용량이 개선됐거나, 함량이 다르거나, 이 성분을 포함한 복합제라면 산정규정 제2호나목인, 동일제제가 없는 경우의 트랙을 탄다. 같은 기준점 100 또는 100-A에서 출발했더라도, 이 갈림길에서 이미 다른 숫자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 갈림길은 다시 여러 갈래로 뻗는다. 가목(동일제제 있음)을 탄 유형은 45%에서 산정되고, 나목(동일제제 없음)을 탄 자료제출의약품은 변경 내용(염·제형, 용법용량, 함량, 복합제 여부)과 개발목표제품의 동일제제 등재 여부에 따라 90% 또는 45%, 100% 또는 49.5%에 자리를 잡는다(산정규정 별첨1 기준 적용). 같은 100에서 출발해도, 규정상 어디에 서느냐에 따라 숫자는 갈라진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건 숫자 몇 개가 아니다. 산정이라는 행위의 정체다. 산정은 매번 새로 계산해내는 창작이 아니라, 이미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준점 위에서 이번 산정 품목이 어떻게 계산되는지를 규정에 대입해 숫자를 도출해 내는 일이다. 그런데 실제 업무에서는 이 해석이 숫자 하나에서 멈춘다. 동일제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요건을 대입해 45%를 얻으면 산정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숫자는 이 품목의 가격을 설명하는 전부일까? 이제 이 질문을, 우리가 평소 익숙하게 쓰는 감각으로 바꿔보자. 2부 · 산정규정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우리는 매일 네 개의 축을 동시에 돌리며 산다.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오늘 저녁 7시, 강남에서 약속이 있다. 지금은 6시 20분, 나는 여의도에 있다. 무의식중에 머릿속에서 계산이 시작된다.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5분. 2호선을 타면 강남까지 30분. 충분하다. 아무도 이걸 '네 개의 축을 계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생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짧은 판단 안에는 이미 네 개의 질문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었다. 같은 경로도 오전 11시라면 택시가 빠르다. 금요일 저녁이라면 지하철도 만원이다. 언제냐가 나머지 세 질문의 답을 다시 흔든다. 이걸 '4차원 분석'이라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냥 일상이다. 우리는 이미 매일, 자연스럽게 이 네 질문을 동시에 굴리며 살고 있으니까. (여기서 4차원은 물리학적 정의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지만, 약가를 바라보는 네 개의 축을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비유다.) 이제 다시 약가 이야기로 돌아오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래 질문의 끝에서 멈춘다. 끝이다. 숫자 하나가 나왔으니까. 그게 약가니까. 그런데 정말 끝일까? 지하철 기본요금 1,550원이 최종 비용이 아니듯, 45%도 계산의 끝이 아니다. 아직 X·Y까지만 반영된 중간값일 뿐이다. 여기서부터 네 축을 세워보자. 1부에서 본 100은 이 좌표계의 원점(origin)이다. X·Y·Z·T는 그 원점 위에서 이번 품목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재는 네 가지 질문이다. 이렇게 나누면 축이 서로 겹치지 않는다. X는 오직 "무엇"만 답하고, Y는 오직 "어떤 규칙"만 답한다. 회사 유형이나 생동 요건을 X에 두면, 품목의 정체성과 산정규칙이 뒤섞여버린다. 그 둘을 분리하는 순간 규정이 훨씬 깨끗하게 읽힌다. 네 축은 동시에 작동하지만, 우리가 약가를 바라보는 시야는 하나씩 넓혀볼 수 있다. 이 네 축을 한 문장씩 다시 정리해보면 이렇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질문의 수준이 올라간다. 등재 직후의 45%와, 가산이 붙은 60%와, 가산 종료 후의 45%, 다품목 유발로 인한 38.25%, 이 넷은 다른 품목이 아니다. 같은 품목이 시간과 환경에 따라 그려낸 서로 다른 순간들이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우리의 삶은 매일 이 네 개의 축을 두고 고민하며, 가장 나은 방향을 찾아간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지금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배우고, 그 선택이 다시 다음의 선택을 만든다.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유독 약가 업무를 할 때만, 이 감각이 사라진다. 일상에서는 과거의 흐름도 살피고 앞으로 달라질 상황도 예상하면서 움직이는데, 약가 앞에서는 곧장 무엇(X)과 어떻게(Y)로만 들어간다. 이 품목이 무엇인지, 지금 얼마인지. 그것만 확인하고 멈춘다. 그 45%가 한번 정해지면 영원히 변하지 않을 숫자처럼, 그 뒤 어떤 상황에서 언제 약가가 다시 움직이는지는 확인하지 않은 채로. 제약산업에서 약가는 곧 미래의 수익이다. 시작할 때의 숫자만 알고 그 뒤를 모르면, 지금 세우는 손익 계산은 처음부터 틀린 그림이 된다. 지금의 약가가 어떤 기준점에서 왔고,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움직이며, 앞으로 어디로 향할지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이 약가 담당자의 진짜 역할이다. 약가 산정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규정에서 숫자를 찾았으면, 그 숫자가 어떤 기준점에서 왔는지, 그리고 언제까지 유효한지 확인해봐." "약가는 하나의 숫자가 아니다. 합의된 기준점(100) 위에서, 품목(X)이 규칙(Y)과 환경(Z) 아래, 시간(T)을 따라 그리는 하나의 경로다."2026-09-04 06:00:44박준섭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