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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치료? 약국 참여해야 성과도"신광식 소장 "급여화로 정부 역할 끝 아니다""금연사업의 의미는 담배를 끊기로 맘을 먹지 않았거나 결심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흡연자에게 계기를 만들어주는 데 있다."데일리팜은 수요자 중심의 금연정책을 들여다 본 첫번째 기획 마지막을 인터뷰로 갈음하기로 하고 적임자를 물색했다. 그러던 중 의약품정책연구소 신광식(57, 보건학박사) 소장을 찾아가게 됐는데, 그는 이 말을 통해 금연사업에서 약국이 왜 중요한 지 근본적인 이유를 명쾌히 보여줬다.신 소장은 복지부가 추진 중인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이 '주먹구구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의료기관 중심의 현 복지부 모델은 흡연자가 금연을 결심해서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적극적인 경우에 한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결국 복지부는 이런 적극적인 결심자에게 약값이나 상담료를 지원하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정부 역할이 여기서 끝난다고 생각하면 오판이라고도 했다.다음은 신 소장과 일문일답-이번 금연치료사업 어떻게 보나=기존 방식과 비교해 금연성공률이 높아질 것이라거나 그것도 아니면 수요자 입장에서 뭔가 이전과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어야 할텐데 과연 그런 게 있는 지 의문이다.-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복지부는 한시적으로 건강보험 지원사업을 수행하다가 올해 하반기부터는 금연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상담료를 주고 약값을 지원하는 것으로 정부 '미션'이 끝났다고 보면 오판이다.금연사업은 금연을 결심하지 못했거나 결심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런 의지와 마음이 굳건해지도록 계기를 만들어주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런데 복지부 모델에는 이런 과정이 없다. 본인이 결심해서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적극적인 경우에 한 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다른 질병으로 의료기관을 찾았다가 의사 권유로 금연을 결심한 경우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건 이미 시범사업을 통해 확인됐다. 왜 성과도 없는 이런 방식을 밀어붙이나. 정말 잘못됐다.-대안 또는 보완책은=접근성이 뛰어난 약국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사람들은 부담없이 약국을 찾고 상담을 받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금연에 대한 최초 호기심이나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이처럼 약국 또는 약사는 결심 이전 단계에서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금연보조제를 구매한 금연결심자가 부담없이 찾아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도 의사보다는 약사다. 더 가깝고 친근한다. 금연사업에 돈을 쓰면서 왜 이런 가치를 포기하고 가나. 근본적인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약국을 통한 금연 성과는 있었나=나도 궁금하다. 복지부가 왜 이런 걸 조사하지 않는 지 모르겠다. 금연 성공자를 찾아 어떤 경로와 계기에서 금연을 결심했고 도움을 받았다면 어떻게 받았는 지 조사해 금연정책에 기초자료로 활용했어야 하지 않나.이런 과정 없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을 막 해도 되는 지 의문이다. 주먹구구식이다.-복지부 모델대로 가면 편의성을 고려해 의사가 치료약물 위주로 금연치료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의사들은 의식적이던 그렇지 않던 치료 역할에 부합되게 대처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치료적 성격이 강한 약, 먹는 약을 처방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고 본다.반면 약국은 패취를 우선 권고할 것이다. 패취는 '퍼스트 초이스' 의미를 갖고 있다. 금연결심자가 약을 쓸 지, 아니면 패취를 먼저 쓸 지, 아예 아무 것도 쓰지 않고 결심만으로 할 지 고민할 수 있다.이때 먼저 해보는 방식으로 가장 무난한 게 '퍼스트 초이스'이고, 그것이 패치 사용이다. 만일 문제가 있어서 다른 선택을 추가적으로 해도 무리가 따르지 않고, 비용 역시 적게 드는 합리적 선택의 경로라는 의미다.치료약물은 금연보조제에 비해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더 크다. 결국 수요자에게 어떤 게 더 이익이 될 수 있는 지 판단해 봐야 하는데, 금연율을 높이겠다고 해놓고 더 위험하고 더 비용이 많이 드는 쪽으로 가는 것은 아닌 지 심사숙고해야 한다.-치료약물 부작용은 어떤게 있나=바레니클린은 효과는 좋지만 부작용 발현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가사항에는 오심, 구토, 변비, 불면증, 비정상적인 꿈 등이 거론된다. 특히 한국인 대상 임상에서는 구역질 증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성향 증가 경고도 있고, 최근에는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도 보고됐다.사람에 따라서는 집중력 저하나 졸음이 나타날 수 있어서 운전 등 기계조작에 주의해야 한다. 임산부, 수유부, 18세 미만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부프로피온의 경우 구강건조나 불면증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간질발작을 증가시킬 수 있고 혈압상승, 알레르기 반응 등도 나타날 수 있다. 18세 미만에게는 사용해서는 안된다.금연보조제도 부작용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치료약물보다 위험성은 더 낮다.-약국이 참여한다면 어떤 방식이 좋겠나=약국에서 금연결심자를 발굴, 상담할 수 있도록 하고, 만약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사람은 의료기관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효과적일 것이다.서울시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세이프약국에서 약사가 이런 방식으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국이나 캐나다는 정부 차원의 약국참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보상도 수반돼야 한다. 약사들에게 헌신을 기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비용을 들였을 때 성과가 생긴다면 그 비용을 정당화 할 수 있을 것이다.-일부 지역이라도 의료기관과 약국이 함께 가는 모델을 시범운영해 볼 필요도 있겠다=복지부가 진정으로 성과를 낼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 그것조차 하지 않는다면 진실을 외면하겠다는 것 밖엔 안된다.-의료계의 반발을 의식했을 것이다. 세이프약국 논란 때도 약국의 금연상담 사업 등이 의료법을 위반한 것인 지 서울시가 유권해석 의뢰했지만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그런 게 있다면 복지부가 본분을 망각한거다.-약국 참여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정작 약사들은 관심이 크지 않은 것 같다=약사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노인장기요양분야도 그렇고, 이번 금연정책까지 약사들이 제도적 공간에서 밀려나고 있다.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 낼 노력이 필요한데, 이런 인식전환에는 정부당국의 역할도 필요하다. 약사회도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공동취재 = 최은택·김지은 기자2015-02-06 06:14:59데일리팜 -
"온돌마루에 앉아 차한잔 하고 가세요"[5] 서울 도봉구 혜민M약국작지만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따뜻한 좌식 온돌 마루가 있고 테이블에는 귤과 과자가 놓여있다.용건 없이 방문해도 눈치 주거나 부담 주지 않는다. 머그잔에 담긴 따뜻한 차 한잔은 옵션이다.요즘은 도시에서 흔치 않은 '마실'을 이 약국으로 오는 주민들이 있다. 서울 도봉동에는 이러한 주민과 어르신들을 생각해 약국에 온돌 마루와 옥침대를 설치한 약사가 있다.한기숙 약사(55·숙명여대 약대)의 혜민M약국은 주택가 작은 골목에 자리 잡았다. 전형적인 의약분업 이전의 동네 약국 형태. 실제 한 약사는 이곳에서 30년 넘게 약국을 했다.약국에 들어서서 먼저 눈에 띈 것은 마루와 한옥 아이템을 차용한 인테리어다. 한옥의 대들보가 약국 천장을 가로지르고 판매대 옆 공간을 차지하는 마루가 인상적이다.냄새를 흡수한다는 히노끼와 소나무를 이용한 인테리어 덕인지 보통 약국에서 으레 나는 약품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노인분이 많은 동네다 보니,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이 오면 의자에 앉아계시는 것만으로도 힘들어하시더라고요. 2013년에 새로 인테리어를 하면서 앉거나 누워 쉴 수 있는 마루를 깔면 좋겠다 싶었어요. 약국 특성이나 조제 특성에 맞게 인테리어도 동서양이 조화된 콘셉트를 원한다 했더니 업체가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주셨어요."약국 이름 '혜민'은 조선시대 의약과 일반 서민의 치료를 맡아본 관청 '혜민서(惠民署)'에서 따왔다. 물리적인 치료는 불가능하지만 이곳에 들른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고자 한 마음에서다."저녁 늦게 일하고 돌아오시는 분들이 많아 밤 10시 가까이 약국을 열어요. 약국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서 인테리어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해놓고 보니 저도 편하고 손님들도 편히 쉬다 가셔서 좋습니다."인터뷰를 위해 약국 한쪽에 자리를 잡자 한 약사는 먼저 자몽차를 건넸다. 약국 취재를 가며 받아온 차가운 드링크 대신 따뜻한 차를 받자 친구 집에 놀러온 기분이었다.약국 내부 인테리어한 약사는 '예쁜 사람에게만 주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약국에 놀러와(?) 머무는 사람에게 한 약사는 어김 없이 차를 권했다.약국에 들어서는 환자 누구나 한기숙 약사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듯, 익숙하고 편한 말투로 말을 걸었다. '술을 줄이라'는 잔소리에도 싫은 내색 없는 76세 할아버지부터, 간밤에 한 약사의 도움으로 심한 두통이 나았다고 연신 고맙다고 인사하는 중년 부인과 함께 온 93세의 아버지, 어제 먹은 삼계탕에 탈이 나 약을 지으러 온 아줌마까지 모두가 자기 집 드나들듯 약국에 들어섰다.기자가 뜨끈한 온돌마루 한쪽에 앉아 손님이 뜸해지길 기다리며 보니, 혜민약국의 무기는 단순한 온돌마루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환자의 약력관리와 식습관, 생활습관까지 바로 잡아주는 한 약사의 관심과 애정이 이 약국의 특색이자 강점. 손님들은 한 번 들렀다 하면 좀체 가려고 들질 않았다. 몸이 아픈 얘기는 물론 사는 얘기, 속상했던 얘기까지 한참을 풀어놓고야 일어선다."대부분 환자가 단골이고 다른 지역 멀리에서 찾아오는 환자도 많습니다. 제 약국을 찾는 손님들 체질과 먹는 약, 식품, 질병 정보를 다 알고 관리해주니 여기까지 오시는 거지요. 다 기억에 의존하지 못해서 노트를 만들어 환자 정보를 기록하는데, 약국에 손님이 올 때마다 '그때 가져간 약은 잘 먹는지, 몸은 불편하지 않은지' 챙기게 됩니다. 절 믿고 찾아주는 환자들이 고마워 저도 잘 돌봐드리려고 노력하고요."마실 온 어르신과 대화 중인 한기숙 약사. 환자들은 자신이 하고싶은 말이 많은 만큼 다른 사람의 상담시간도 기다려준다. 약국 안에 흐르는 조용한 클래식 선율처럼 느긋하고 여유있게 궁금한 것을 모두 물어본다. 한기숙 약사도 질문 하나하나에 꼼꼼히 대답하고 원리를 설명한다. 급해하거나 재촉하는 환자는 없다.친절만으로 이 많은 환자를 단골로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한기숙 약사는 상담으로 환자 체질을 파악해 그에 맞는 일반약, 한방, 영양요법 등을 다양하게 추천한다. 한 약사의 자세한 설명에, 환자들은 가격을 따지지 않는다. 환자와 약사 사이의 끈끈한 신뢰가 확인되는 지점이다."30년 넘게 한방, 체질, 영양, 식품 등을 공부했어요.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딱 맞는 제품을 추천해 병을 낫게 하는 게 보람있어요. 그 재미에 계속해서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지금도 계속해서 공부하고 환자 상태를 살피는 데 집중해요. 지나다 들른 환자에게도 증상을 물어보고 단발적인 '치료'보다 원인부터 바로 잡아 몸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을 권합니다. 원리를 설명해서 환자가 이해를 하면 '더 팔려고 하는건가'라는 의심을 하지 않아요. 장기적으로 먹으면 좋다고 추천한 제품은 두세개씩 구매해가기도 합니다."약국을 크게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는 한기숙 약사.약사가 이젠 처방조제에서 벗어나 건강 관리자가 돼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약국 현실은 이를 쉽게 용인하지 않는다. 그래도 한기숙 약사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약국에서 상담, 약국 소품, 인테리어까지 모두 '주민 건강 관리를 위한' 약사 역할을 해오고 있다."약국을 크게 할 생각이요? 처방에 의존해 조제만 계속 하는 약국, 저랑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불편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환자를 불편하게 하고 환자에게도 스트레스를 줍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원리를 모르는 약사는 아무도 없어요. 약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환자 병이 나을리 없죠. 약국 오는 손님들과 이야기 하고 건강도 체크해주고 하루하루 만족스러운 게 좋습니다. 더 많은 약사들이 지금보다 더 많은 주민들과 더 가까이 있었으면 해요. 약사를 위해서도, 주민들을 위해서도 그보다 좋은 길이 없지 않을까요?"2015-02-05 12:24:59정혜진 -
"GPP, 약무보조원 등 논란거리 제거"약사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우수약무기준(GPP)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5일 대한약사회관에서 열린다.지난해 7월 GPP안에 약무보조원 업무범위가 포함되면서 논란 끝에 공청회가 무산됐고 만 7개월만에 토론회가 다시 열리게 됐다.일단 약사사회 내부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것인데 앞으로 갈길이 멀어 보인다.민감한 주제인 GPP 토론회를 주관하는 유대식 정책위원장은 2일 약사회 기자실을 찾아 GPP 도입 로드맵과 토론회 개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유 위원장을 토론회에에서 '우수약무기준안'에 대한 주제 발표도 할 예정이다.- GPP 토론회가 결국 열린다.보건의료약료경영학회 연구용역 이후 연구결과물을 놓고 수정, 보완작업을 해왔다. 일단 의견수렴을 해보자는 것이다. 최종안을 만드는 과정이다.- 당초 GPP안에 약무보조원 업무 범위을 규정해 논란이 있었다.기존 연구용역안에 미국식 약무기준이 많았다. 약무조보원도 그렇고 30일 분할조제, 라벨링 유효기간 표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쟁점이 되는 부분은 많이 수정하고 다듬었다. 약사법에 상충되는 부분도 정리를 했다.- 토론회 이후 추진 방향은 어떻게 되나이번 토론은 내부의견을 묻기 위한 자리다. 토론회 의견을 반영해 GPP준비위원회에서 재논의를 할 예정이다. 수정안이 나오면 지방 회원 등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진행하게 된다. 전문가 자문과 공청회도 필요하다. 아울러 여론조사와 시범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빡빡한 일정이다. 현 집행부 임기 내 할 수 있나.조금 벅차 보이지만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일단 회원약사들이 관심을 갖는게 필요하다. 약사회와 회원약사간 공감대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하다. 기본적 토대위에 설계도를 만드는 과정이다. 동네약국도 수용 가능한 안을 만드는 게 목표다. 약사사회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하지말라는 조찬휘 회장님의 지시도 있었다.- 연구용역을 수행했던 신현택 교수가 토론회에 참여하지 않는다.정책방향이 조금 달랐다. 약사회 안을 만들어서 재논의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신 교수 연구안이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향후 GPP 인증을 받은 약국은 무슨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나일단 인증비용이 들기 때문에 지원이 필요하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되는 GPP안과 약국이 나오면 약사감시를 대체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상급종합병원처럼 평가인증 후 홍보활동도 가능하다. 향후 복지부와 논의를 해야할 문제다.2015-02-03 06:14:51강신국 -
단편소설집 '라면의 황제' 낸 김희선 약사김희선 약사'약사님'이라는 호칭에만 익숙하게 살아오다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듣게 된다면? 김희선 약사는 10년 간의 약사 인생에 이제 막 소설가로서 삶을 덧입히는 중이다.최근 단편 소설집 '라면의 황제'을 펴낸 김희선 작가(43·강원대 약학대)는 10년의 약국 운영 경험을 가진, 지금은 병원에서 일하는 약사다."약사와 작가, 둘 중 더 마음에 들거나 더 알려지길 바라는 쪽은 없어요. 그간 '약사'로서 만나는 사람들과 '작가'로서 만나는 사람이 완전히 구분돼 있었기 때문이에요. 또 두 직업 모두 저에겐 경중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김 약사는 약대를 졸업 후 강원도 원주에서 약국을 운영했다. 10년동안 쉴 틈 없었던 빡빡한 시간을 뒤로 하고 결혼하며 약국을 그만두자 삶에 여백이 생겼다. 잊고 있던 문학이 떠올랐다. 대학원에 입학해 국문학을 공부했다."2011년 동국대 대학원에 들어가서 습작을 시작했고, 그 해 가을 단편소설 두 편이 마침 '작가세계' 신인상 마감날짜에 맞춰 완성돼 별 기대 없이 투고했어요. 생각지도 못한 당선통보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작가세계' 편집위원이 전화를 주셨을 때에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니까요."서점 '문학신간'칸에 진열된 김희선 약사의 소설집.그를 등단케 한 것은 '교육의 탄생'이란 단편으로, 이번에 펴낸 작품집에도 수록돼있다."원래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그야말로 갖가지 책을 닥치는 대로 다 읽었거든요. 특히 쥘 베른이나 애거서 크리스티 같은 작가를 좋아해 그 작품을 흉내낸 모험담이나 추리물을 노트에 적곤 했는데, 아마도 그런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계속해서 내 안에 남아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기대 없는 등단이었다고 하나 김희선 약사의 글은 이미 상상력과 필력에서 노련미를 보인다. 대학원 진학 이전에도 무수히 많은 글을 써왔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렇게 글을 쓰면서도 약대에 진학한 건 무슨 연유에서였을까."글 쓰는 걸 좋아하고 즐겼지만 작가가 돼야겠단 생각은 한 번도 못해봤던 것 같습니다. 또 글을 쓰기 위해 반드시 문학 관련 학과에 가야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요. 문학 만큼 자연계열에도 흥미가 많아 자연스레 약대에 진학했어요. 어릴적 꿈이 기계공학자가 되어 로봇을 만드는 것이었으니 이공계가 전혀 의외의 선택은 아니죠."약국을 운영하며 만난 많은 환자들에게서 인간과 문학에 대한 영감을 얻지 않았다고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김 약사는 '환자들을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의 다양한 면을 배웠다'고 말한다."한 사람 안에 얼마나 많은 사연이 있는지, 누구에게나 빛과 어둠, 선과 악, 슬픔과 기쁨같은 것들이 뒤섞여 있다는 사실을 그저 아니라, 경험으로 생생하게 깨달을 수 있었지요. 그렇다고 '약국 경험을 소재로 쓸 수 있어 좋겠다'는 말은 동의할 수 없어요. 왠지 제가 보고 들은 다른 분들의 일글을 글에 사용해선 안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입니다."김 약사는 현재 병원에서 근무하며 틈틈이 작품을 창작한다. 규칙적인 생활을 통한 건강한 생활 뿐 아니라 약사로서 일 자체가 글쓰기에 활력을 준다. 소설과 약국, 두 삶을 사는 김 약사는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느낄까. 김희선 약사가 구상한 표지 시안(왼쪽)과 출간된 책표지. "약국에서의 일은 가장 실재(實在)에 가까운 반면 소설쓰기 작업은 어쩌면 그 대척점, 즉 거의 비실재에 가까운 일이라는 점인 것 같습니다. 몸을 움직여 약국에서 일하고 또 약물을 사람에게 투여해 신체적 반응을 이끌어 내는 과정 자체가 인간이 물질적 존재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죠. 반면 소설은 주로 머릿속에서 이뤄집니다. 소설 속 세상은 실제가 아닌 허구이고요."김희선 약사의 놀라운 상상력과 촘촘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금도 틈틈이 장편소설을 집필하는 김 약사의 첫 장편소설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출간될 예정이다."약사로서의 삶과 소설가로서의 삶은 크게 보면 모두 치유의 행위에요. 둘 다 인간의 어떤 부분을 드러내고 치유한다는 면에선 닮았다고 볼 수도 있네요. 글쓰기를 통해 세상의 감춰진 문제나 그 이면의 진실을 드러내고 어떤 식으로든 그것을 개선해볼 방법을 생각하도록 할 수 있다면, 그건 약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적어도 고통을 경감시켜주는 것과 어느 정도 비슷하지 않은가 싶기도 합니다."2015-02-02 06:15:48정혜진 -
"원료약 GMP, 더 이상 궁금증은 없다"김상봉 과장"원료의약품 #GMP 시행을 앞두고 남은 5% 의문점을 해소하는 시간이었다."식약처 PIC/S 가입 후 첫번째 협력사업 일환으로 '국제 원료의약품 GMP 훈련 프로그램'이 지난달 22~23일 이틀 간 열렸다.식약처 의약품품질과 김상봉(47) 과장은 7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실질적인 시행방안을 알아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자평했다.실제 원료의약품 관련 업체 관계자 130명 이상이 참석하는 등 이번 훈련 프로그램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김 과장은 "이 프로그램은 PIC/S 가입 후 첫번째 협력 사업이었다"며, "제도 시행을 앞두고 관련 업계 궁금점을 해소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김 과장을 만나 이번 프로그램의 성과와 의의에 대해 들어봤다.다음은 김 과장과 일문일답.-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이번 교육 프로그램을 주최한 곳은 PDA(비경구용(무균제제)의약품협회)다. 비영리단체인 이 협회는 GMP 관련 정보 및 국제적 수준 교육을 제공한다.픽스 가입 과정에서 이 단체가 한국을 인상깊게 봤고 교육을 먼저 제안했다. 기업에서 원료약 GMP에 대한 의문점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터라 교육 프로그램을 수락하게 됐다.-교육은 어떤 내용으로 진행됐나= 미국과 EU 등 PIC/S 가입국의 규제당국자와 제약 전문가 등이 교육을 맡았다. 내용은 국내·외 원료의약품 GMP 규정 안내, 의약품국제조화회의(ICH) 품질 패러다임 배경과 연혁, 원료의약품 제조소 실사 부적합 사례 소개, ICH Q7(원료의약품 GMP) 가이드라인 강의 등이 있었다.-참석자 반응은 어땠나= 교육에는 국내 업체 관계자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1인당 교육비가 70만원 정도 됐는데, 돈이 아깝지 않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평이 좋았다. 실제 PDA가 주최한 교육은 해외에서 많이 개최되는데 체재비나 항공료 등을 고려하면 이번 교육은 비용 절약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본다.또 참석자들이 원료의약품 GMP 세부규정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는데, 많은 질의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매 세션마다 질문 때문에 시간이 초과될 정도로 참석자들의 열의가 대단했다.'국제 원료의약품 GMP 훈련 프로그램'에 130여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교육이 마무리됐다.-특히 어떤 부분에 대한 만족감이 컸나= 가장 많은 질문이 나왔던 부분이 GMP 세부운영 사항이었다. PIC/S 규정은 영어로 써있는 것을 한글로 해석해 담아야 했기 때문에 해석 차이가 있었다. 동시통역을 통해 영어로 된 규정들을 한국어로 풀어서 설명을 하니 참석자 이해도가 매우 높아졌다.강사 대부분은 PIC/S 규정을 만드는 워킹그룹에 참여한 이들이었다. 학원으로 따지면 저자 직강같은 것이었기 때문에 명쾌하지 않은 것들을 풀어줄 수 있었다.식약처도 이번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보완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제도 시행에 앞서 95%를 준비했으나 5%의 미진한 부분은 있었다. 그 5%는 제도 시행을 아직 안 해 봤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세부시행 방안에 대한 걱정이었다. 식약처도 이 교육을 통해 5%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이 됐다.-강사들 평은 어땠나= 지난번 교육은 벨기에에서 열렸는데 참석자가 약 30명 정도였다고 했다. 이번에는 130명이나 되는 참석자로 인해 약간은 놀라는 눈치였다.행사 참석자 등 제약업계가 보여준 관심을 인상적이라고 평을 했다. 또 한국 원료의약품 대한 인상도 좋게 가져갔기 때문에 향후 국가 신인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덧붙이고 싶은 말은= 교육 강사들이 미국, 영국, 독일 등의 규제기관에 몸을 담고 있는 이들이었다. 참석자들은 미국FDA가 실사할 때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독일은 어떤 점을 중요 실사 규정에 담고 있는 지 등 중요정보를 공유했다.해외 규제당국자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유치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프로그램이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식약처는 이런 프로그램 등을 통해 다른 나라 규제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관 신인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2015-02-02 06:14:52최봉영 -
"약사 엄마로 산 37년, 더할 나위 없었다"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안보숙 강남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이 보편화된 시대라지만 개개인이 겪는 고단함과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그런 여성이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오는 내적 갈등을 이겨내고 한 직장에서 반평생 이상을 보내고 정년퇴임까지 하기란 더욱 쉽지 않은 일.퇴임을 앞둔 강남세브란스병원 안보숙 팀장(62·이화여대 약대)은 약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로 산 지난 37년이 "더할 나위 없었다"고 말했다.병원에 들어온 후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은 시속 120Km 이상이었다고 회상한다. 그래서인지 지난 37년의 세월이 짧게만 느껴진다.안 팀장은 영동세브란스병원, 현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역사를 함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대 졸업과 동시에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사해 5년을 일했지만 기존 시스템을 꿈꿔오던 대로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았다.그래서 결심한 것이 전보 지원. 때마침 강남에 영동세브란스병원이 개원을 준비 중이었고 안 부장은 1983년 황무지였던 병원에 들어가 약제팀 하나하나를 직접 일궜다."병원이 위치한 이 지역은 허허벌판이나 다름없었어요. 당시 강남은 물론 용인, 광주세브란스 병원이 동시에 개원했어요.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서울 용인, 광주를 오가며 개원 준비에 매달렸죠. 아이를 임신 중이기도 했는데 그때는 힘든 줄도 몰랐던 것 같아요."강남세브란스병원 후배 약사들은 안 팀장의 퇴임을 앞두고 안 팀장의 그동안 활동을 담은 기념 영상을 제작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약제팀이 다른 병원들도 부러워하는 지금의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안 부장의 손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다.투약 대기 시간을 단축하고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조제실을 외래약국, 병실약국으로 분리했다. 병원 약제팀 외래약국에 ATC기계를 처음 도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무엇보다 약사들이 의사, 간호사, 영양사 등 병원 내 다양한 직역과 팀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약사 위상을 강화한 것은 가장 뿌듯한 부분 중 하나다."다학제팀 임상업무에 우리 약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한 것은 병원 내에서 약사 역할을 강화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전문약사가 강화되는 것은 앞으로 병원 약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고요."병원약사회 내부적으로도 안 부장은 전설적 인물 중 한명으로 통한다. 병원약사회 법인화 추진 선봉에 나섰던 인물 중 하나이기 때문. 1999년 법인화 확정 보건복지부 장관 최종 사인을 앞두고는 며칠 먹지도 자지도 못해 실신할 정도였다."그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요. 당시 홍보위원장이었는데 복지부, 국회, 식약처, 약사회 등 안 따라다닌 곳이 없는 것 같아요. 모두 힘들다 했던 일이지만 오랜 염원이었던 만큼 꼭 이뤄내고 싶었어요. 복지부장관 최종 사인을 받았단 연락을 받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한참을 못 일어났었죠."안 부장은 가정으로 돌아오면 세 자녀를 둔 엄마이기도 하다. 안부장의 교육열은 병원 약사는 물론 지역에서도 유명하다. 한 교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자녀 공부법을 소개하기도 한 그다.그는 현재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로스쿨에 재학 중인 아들이 고등학생 시절이었던 3년의 시간이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엄마 미소를 짓기도 했다."일에 너무 집중하다보니 사실 두 딸에게는 큰 신경을 써 주지 못했어요. 나중에 크게 후회하겠다 싶어 막내인 아들에게는 고등학생 시절만이라도 집중해주자 결심했죠. 좋은 결과를 얻고 아들이 꿈을 키우며 사는 모습을 보면 그것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는 것 같아요."다음달 퇴임식을 앞두고 있는 안보숙 부장. 한달 정도 여행을 다녀와 주어진 10여년의 시간은 기존보다 속도를 절반 이상 낮추고 앞은 물론 옆과 뒤까지 돌아보고 즐기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37년을 앞만보고 달려왔는데 남은 시간은 지금의 속도를 반으로 줄여 시속 60Km 정도로 즐기며 살고 싶어요. 부동산 공부도 하고 인테리어도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지금까지 그랬듯 계속 행복한 약사 엄마로 살아가고 싶습니다."2015-01-30 06:14:48김지은 -
"의약품 리포지셔닝·바이오시밀러에 중점"정재훈 한국응용약물학회 회장. "올해 우리 학회 키워드는 기존 의약품 리포지셔닝과 바이오시밀러입니다. 신약개발이 궁극의 목표이지만 그 시대에 맞는 트렌드도 읽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정재훈 한국응용약물학회 회장은 새로운 적응증 등의 발견을 통한 의약품 리포지셔닝과 시밀러 등 바이오의약품을 올해 학회가 주목할 주제라고 밝혔다.오는 4월, 10월 진행되는 춘계, 추계 학술대회에서도 이들 내용을 주제로 국내외 산·학·연 대표자들과 집중적인 논의의 장을 펼칠 예정이다.지난해 10월 진행된 정기총회에서 20대 회장에 선출된 정재훈 교수는 올 한해 학회를 이끌어가게 됐다. 학회는 현재 약대 교수는 물론 제약사 관계자 등 600여 명이 회원이 활동 중이다.정 회장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 등과의 국제교류와 더불어 학술대회와 더불어 학회지 'Biomolecules & Therapeutics(B&T)'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학회는 실제 1991년 설립 이후 20여 년 이상 미국, 일본 등과 학술 교류를 통해 신약개발 관련 정보와 신기술 도입을 지속해 왔다.그 성과 중 하나로 올해부터 일본 신약개발 관련 학술 단체인 '약물동태학회'와 상호교류 심포지엄을 시작하고 이를 정례화할 예정이다.일본과의 협력으로 신약개발 관련 아시아 중심 학회로 거듭나 동남아 등 약이 부족해 생명을 지키기 어려운 나라들을 도울 길을 열어가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가까운 동남아 국가들과 정보를 교류하며 함께 제약산업 발전 방안을 고민하자고 뜻을 같이했습니다. 일부 다국적사가 의약품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 아시아 제약산업 활성화에 일조해 보자는 취지인 거죠."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의약품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국가들을 위해 SCI에 등재된 자체 학술지는 무료로 풀 데이터 검색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임기 동안 학회를 통해 국내 제약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해 가겠다는 것이 정 회장의 목표.학회 궁극의 목적은 신약개발에 있지만 시대별 트렌드에 맞는 의약품에 대해서도 연구, 고민하고 방안을 모색해 가겠다는 방향성도 갖고 있다.지난해 학술대회에서는 복합제를 주제로 다뤄 제약사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올해 4월 진행되는 춘계 학술대회에서는 발달장애에 필요한 신약개발과 더불어 기존 의약품의 새 적응증 추가 등을 통한 리포지셔닝 등을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신약개발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열악한 환경 상 제한이 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존 의약품의 '리포지셔닝'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대학과 연구소, 산업체의 유기적 협력과 발전체계를 통해 국내 제약산업 활성화에 일조하고자 합니다."2015-01-29 06:14:48김지은 -
'건강을 요리하는 약국'엔 '5분 법칙'이 있다[5] 경기 고양시 '건강을요리하는약국'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찾았던 환자는 약사의 몇마디 복약지도에 자신이 3년 넘게 앓고 있다는 위축성 위염의 고통을 털어놓기 시작한다.약사는 질환의 원인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약, 음식까지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환자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다.70대 고령 환자는 5분 넘게 이어지는 이야기를 하나라도 놓칠새라 약사의 말에 집중한다. 약사가 조제에 치여 조제실과 투약대를 바쁘게 움직이고 정작 환자와의 대화는 30초를 채 넘지 못하는 대다수 약국과는 분명 다른 풍경이다.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건강을 요리하는 약국은 이름 그대로 단순 조제, 매약을 넘어 환자 건강을 케어하는 전문 약국을 표방하고 있다. 경기도 일산의 '건강을 요리하는 약국'. 이름부터 특이한 이 약국의 황영모 약사는 3년 전 자신이 추구하는 건강 전문 약국 운영의 의지를 담아 약국 이름과 로고를 만들고 상표도 등록했다. 약사의 영역이 닿을 수 있는 양약과 한약과 영약학, 음식 처방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 상담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는 황영모 약사, 환자 건강 케어 전문 약국을 표방하고 있는 이 약국이 궁금해졌다.◆"약사에게는 식품·음식 처방권이"…환자 건강케어 주력대로변 상가 건물에 위치한 약국은 언뜻 보기엔 건물 내 병의원에서 유입되는 처방전이 매출의 대부분일 것이라 예상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항문외과와 피부과, 치과가 상가 내 입점해 있는 의원의 전부. 그 마저도 1층의 2개 약국, 층약국까지 함께 있어 하루 평균 유입되는 처방전은 30~40건 내외다.약국을 찾은 환자가 참고할 만한 영양과 식습관 등에 대한 건강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황 약사는 약국 매출에 대해서는 큰 걱정이 없다. 일반 매약 매출이 조제료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황 약사는 조제 건수가 많지 않아 매출을 걱정하는 여느 약국장들과 경영 철학이 다르다."의사에게는 약 처방권이 있다면 약사에게는 한약을 비롯해 그 외 건강기능식품, 음식까지도 처방권이 있어요. 자신이 공부한 만큼 환자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이죠."황 약사는 1991년 처음 약국을 개국했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를 지속적으로 공부하며 상담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런 뜻을 담아 3년 전 10년 넘게 유지해 오던 '태평양약국'이라는 평범한 이름을 버리고 '건강을 요리하는 약국'으로 변신했다. 상표 등록을 해 놓아 이 약국에서만 사용 가능한 특별한 이름이기도 하다.약사는 약국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 단순 의약품 조제, 판매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약국을 찾는 환자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경상도 영덕부터 충북까지 전국 곳곳에서 상담을 위해 약국을 찾는 환자도 적지 않다.황 약사는 조제를 위해 찾은 환자의 말 한 마디에도 귀 기울이고 그동안 공부한 다양한 분야를 접목해 상담을 진행한다. "처방전이 보장되는 약국, 물론 편하고 좋죠. 그 환자가 과연 내 환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병원이 떠나면 함께 떠날 거쳐가는 환자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해요. 단순 처방전 때문이 아니라 약사 때문에 찾아오는 환자, 그것이 오롯이 내 환자라고 할 수 있는거죠."◆약사, 한약·영양학·음식 처방 섭렵…환자별 맞춤 상담황 약사는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영양요법, 음식 등 다양한 분야 교육을 찾아다니며 공부하고 수료했다. 황 약사는 약사의 말에 귀 기울이는 환자, 긴 상담 시간을 피곤해 하지 않는 약사의 그림이 유지될 수 있는 힘은 끊임 없는 공부에서 나온다고 말한다.약사는 10여년 전 전신 류마티스로 제대로 걷지도, 먹지도 못할 정도의 고통을 느꼈다. 진통제도 스테로이드제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보며 처음으로 약의 한계를 체감했다.당시 약사이기 이전에 한명의 환자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영양요법, 음식 관련 강의부터 건기식 다단계 판매업체 교육까지 닥치는 대로 직접 찾아다니며 공부했다.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영양, 식이요법을 찾아 적용하며 회복되는 모습을 보며 다른 환자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은 희망을 발견했다."아는 만큼 환자를 대하는 자세도 달라지더라고요. 특별히 도와줄 게 없다면 환자에게 다가가기가 쉽진 않거든요. 공부한 것이 많으면 환자가 말하는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게 되고 그런 환자의 건강이 개선됐다는 말을 들으면 약사로서 그만큼 행복할 때가 없어요."황영모 약사.지식과 정보가 많아질수록 환자에게 권하는 제품 하나도 대충 들여놓는 법이 없다. 황 약사는 다양한 루트를 통해 고품질의 제품을 선별하고 환자별 맞춤 제품만을 권하고 있다.황 약사는 더 많은 약국들이 상담에 집중하며 약국이 환자들의 건강 상담, 관리 장소를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주변에선 약사가 왜 약에만 집중하지 않냐고 물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약사는 약만 만지도록 제한된 것은 아니잖아요. 궁극적으로 약사도 환자의 건강을 관리하고 케어하기 위한 전문직종이니까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그게 바로 진짜 약사 모습 아닐까요."2015-01-28 06:14:59김지은 -
리소좀축적 질환에서 효소대체요법이란?헌터증후군·고셔병, 치료제 도입 전후 패러다임 교체치료제가 해당 질환 관리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일 경우 이같은 확률은 상승한다.그중 대사질환 영역에서는 특정 희귀병 환자들에게 1종의 효소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이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대체제를 체내에 투입하는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질환 관리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게 됐다.이른바 '리소좀 축적질환(Lysosomal Storage Diseases, LSD)'이라 불리는 질환들이다. 헌터증후군, 고셔병, 파브리병, 폼페병 등이 해당되며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을 가능케하는 약제들로 환자들은 치료를 받고 있다.해당 약제들의 개발 및 공급에는 젠자임이라는 희귀난치성질환 전문 제약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헌터증후군에 '엘라프라제(이두설파제)', 고셔병에 '세레자임(이미글루세라제)', 파브리병에 '파브리자임(아갈시다제)' 등 치료제를 통해 리소좀축적질환 관리에 기여하고 있다.데일리팜이 국내외 석학들의 입을 통해 리소좀 축적질환에 있어, ERT의 가치에 대해 가늠해 봤다.로젤라 파리니 교수헌터증후군, 로젤라 파리니 마리아니재단 소아신진대사질환 호흡기센터 교수-헌터증후군 관리에 있어, 치료제 출시 전후상황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ERT 이전에는 완화 치료만 가능했다. 편도선이 비대해져 숨쉬기 어려울 경우 외과적으로 수술을 해서 숨쉬기 편하게 한다든지하는 방식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그러나 ERT가 등장하면서 환자들이 몸에서 자체적으로 생성하지 못했던 효소들을 외부에서 주입해줄 수 있게 됐다.치료제의 등장으로 이전에 비해 경증의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연장되고, 심장과 폐 쪽의 기능을 지대하게 개선시켰다. 또한 과거에 비해 환자들의 관절 등이 덜 경직되기 때문에 훨씬 움직임이 원활해지고 기동성이 높아져 독립적인 삶이 가능해 삶의 질도 높아졌다.-엘라프라제를 통한 ERT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는 없었나? 만약 해당 케이스 발생시 옵션이 있는가?아예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들은 없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모두 어느 정도의 치료 반응은 보이고 있다.만약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 골수이식을 하는 방법이 있는데,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헌터증후군 환자들에게 골수이식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시도도 몇 번 있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중단했다.만약 고령에서 엘라프라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 숨 쉬기 편하게 하기 위한 외과적 수술, 각막 이식 수술 등과 같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요법 이외에는 더 이상의 치료 옵션은 없다고 할 수 있다.-ERT 요법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약이 뇌혈관장벽(BBB, blood brain barrier)을 투과하지 못해 중추신경계 문제까지는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정신 지체 같은 문제는 계속 진행하는 아쉬운 점이 있다.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척수강내 주사(intrathecal injection) 또는 약 용량 증가를 통해 BBB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다만 척수강내 주사 자체가 굉장히 까다로운 치료이고 통증,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척추 뼈 사이에 매달 바늘을 찔러 넣어서 약을 투여하는 접근법 대신 디바이스를 체내에 심어 약이 점진적으로 나오게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척수강내 주사는 뇌 쪽 수액으로만 약물이 투여되고 사용 용량이 소량이기 때문에 나머지 신체 기능 개선을 커버할 수 없어 기존 투여 방법과 병용해야 한다.유한욱 교수고셔병, 유한욱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내분비대사과 교수세레데이즈에서 세레자임으로 이어진 ERT, 고셔병 관리에 있어 어떤 의미가 있는가?이전에는 고셔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비대해진 비장을 절제하는 방법이 있었으나, 되레 고셔세포가 다른 장기로 옮겨 가서 더 나빠지는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 국내 데이터를 보면 절반의 환자가 사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ERT의 출현은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쉽게 말하자면 단백질 주입 치료다. 성장호르몬이 부족하면 성장호르몬제를 주입하고, 당뇨병 환자에게는 인슐린을 주입하듯이 효소가 결핍된 환자들에게 효소를 만들어서 주입시키는 것이다.고셔병 환자들은 세레자임으로 인해 삶의 질이 매우 향상됐다. 극심한 빈혈로 인해 사망에 이르던 환자들이 수혈도 필요치 않게 됐으며 비정상적인 비장 비대도 해소되는 등 드라마틱한 결과를 보였다.세레자임은 대사질환 치료의 프로토타입(효시)이 됐다. 50여 개의 리소좀 저장 질환 중 10여 개가 ERT를 통해 치료되고 있다.고셔병은 골질환 합병증의 위험성이 중요한 평가지표인 것으로 알고 있다.그렇다. 삶의 질과 매우 큰 관계가 있다. 치료법의 출현으로 고셔병 환자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뼈의 건강이 중요해졌다.골질환 합병증의 경우 뼈가 그냥 부러지기도 하고, 나이 든 환자의 경우 고관절이 부러지기도 하는데 이 경우 평생 문제가 되고 이차적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또한 척추측만증이나 만곡증도 발생한다. 골위기(bone crisis)라고 하는 뼈에 나타나는 고통 또한 심각한데, 마약성분의 진통제가 아니면 안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성장기 아이들은 뼈가 자라기 않기 때문에 키가 크지 않는다. 삶의 질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골질환 합병증은 중요한 이슈다.지금은 유플라이소, 비프리브 등의 고셔병치료제가 나와 있다. 다른 약물에 대한 기대감은 없는가?해당 약물들은 같은 ERT이긴 하지만 숙주세포 면에서 세레자임과 차이가 있다. 현재 우위를 비교하긴 어렵다.다만 다른 제품들은 불과 7, 8년 전에 출시돼, 아직까지는 데이터가 많이 축적되어 있지 않다. 아직까지 처방경험은 없으나, 뼈에 대한 치료 효과는 장기간의 관찰이 필요한데 이에 관한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아쉽다.2015-01-26 06:14:50어윤호 -
"30년 경험…국제 약물경제학자 양성"서동철 중앙대 약대 교수(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장)저마다 국내 제약산업 글로벌화의 필요성을 주창하지만 뚜렷한 대안을 찾기란 쉽지 않다.이 가운데 일부 전문가는 그 해답은 '사람'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제약산업을 성장시켜 나갈 힘은 곧 글로벌 제약 인재에서 나온다는 것이다.정부 지원으로 진행 중인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은 그런 의미에서 국내 제약산업을 이끌 차세대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지난해 6월, 쟁쟁한 대학들과 경쟁을 통해 최종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에 선정된 중앙대 약대는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겁다.특히 이번 특성화대학원 선정을 위한 커리큘럼 마련부터 심사과정에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온 서동철 교수(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장)라면 더 그렇다."분명 국내 시장 안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봐요. 그만큼 국내 제약사들도 세계 무대로 눈을 돌려야 할 때고요.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곧 글로벌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력이라는 거죠. 우리 대학에 기회가 주어진 만큼 어깨도 무겁습니다."중대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의 특장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글로벌'이다. 글로벌이란 키워드는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장을 맡은 서동철 교수에서 나온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국제적 보건경제학, 약물경제학 전문가인 서 교수는 미국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 등에서 교수로 20년 가까이 재직하며 약물경제학, 약국 경영학, 임상연구설계 등의 과목을 강의해 왔다.특히 서 교수가 미국에서 10여 년 간 진행한 인더스트리 펠로우십은 국내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과 유사한 성격의 대학원 과정이다.서 교수는 해당 프로그램 중 약물경제성평가 분야를 맡아 2년의 학위 과정 중 인턴십과 이론 교육을 접목한 커리큘럼을 개발해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10여 년 간 미국에서 진행해 온 프로그램 노하우를 이번 특성화대학원에도 적용해 이론과 실무가 겸비한 인재를 양성해 가겠다는 것이 서 교수의 계획이다.중앙대는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 전타임 학생들을 위한 전용 연구, 학습 공간을 마련했다. 서 교수는는 향후 국내 제약사는 물론 미국의 다국적제약사와 연계해 학생들이 학기 중이나 방학기간에 국내·외 제약사에서 인턴십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뉴저지는 미국에서 제약산업의 메카라 할 정도로 세계 10위권 다국적사 대부분이 위치해 있어요. 제가 몸담았던 대학이 뉴저지에 있기도 했고요. 인턴십과 이론 수업을 병행하기에 최적이었던 거죠. 중앙대도 위치 특성상 제약사들과 비교적 인접해 계획 중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중앙대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은 현재 ▲글로벌마케팅 ▲경제성평가 ▲의약품 인허가 ▲R&D 전략 네 가지 분야로 구성돼 있으며 풀타임과 파트타임이 진행 중이다.선정 후 첫 학기에는 14명의 학생이, 지난해 말 진행한 모집에는 총 17명(전일 11명, 파트 6명)이 합격했다. 대학은 한 학기당 약 15명의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올해는 4월 초 원서접수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벌써 대학 측에 입학전형을 묻는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우리 대학을 떠나 국내 제약산업이 성장하는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했던 이유 중에는 그런 마음이 있었고요. 이번 기회를 통해 글로벌 제약 인재를 키워 제약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중심에 우리 약대, 그리고 특성화대학원이 있기를 바랍니다."2015-01-23 06:14:59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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