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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통합 직능으로서 DUR제도의 시련②제도 정착에 성공한 복지부는 더욱 진전된 정책을 꿈꾸었고 당시 약사회 정책을 담당한 필자 역시 정책의 확대 발전을 꿈꾸었다. 약사 직능의 핵심은 통합이고 그 먼 미래는 양약과 한약, 약과 식품의 영역까지 넓히는 것이었다. 한 약대교수들과의 편한 자리에서 필자는 구상 한 가지를 제안하였다. 양약과 한약 의약품과 식품을 포괄하는 일반적 상호작용의 원리를 밝히고 통합자로서 한국 약사의 실무 콘텐츠를 구축해 보자고. 이제는 다 은퇴하였을 교수님들은 대찬성이었고 연구가 상당 부분 진전된 부분도 있으니 정리하고 확립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하면 외연을 확장하는 것도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 모든 시작이 DUR이었고 故신현택으로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프로그램은 일반약 DUR이라고 알려진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의 병용에 의한 문제를 기존의 DUR방식으로 풀어보자는 것이 복지부의 구상이었다. 약사 직능의 본질이 통합에 있다고 믿는 필자는 당연히 찬성이었지만 당시에 약사회 내부의 분위기는 매우 미묘하였다. 시범사업을 하기로 한 제주도약사회는 필자의 방문을 극구 반대하였다. 그렇게 드러난 약사회 내부의 갈등은 프로그램 업체의 불만을 반영한 인사들이 약사회 실세를 주장하며 DUR이 약사의 이익을 늘리는 것도 없이 업무 부담을 가중한다며 반대 진영을 형성하였다. 둘러보니 필자는 어느새 약사회 정책 중심이 아니었고 일반약 DUR은 맥없이 무산되었다. 복지부의 추진 방향이 강제적인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일반약의 병용은 구매가 곧 사용이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일반약 DUR은 필수적일 필요는 없다. 불안을 가진 환자가 선택적으로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거기에 대응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도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 약사회 내부의 반대행동은 제도 자체를 좌초시켰다. 일반약 DUR의 무산은 약사의 통합 행보의 정지이기도 했다. 문제는 당장 나타났다. 일반약의 슈퍼판매가 갑자기 정책 이슈가 되었지만 전문약과 일반약의 상호충돌과 관리를 진행할 콘텐츠가 없는데 일반약의 약사독점 관리를 주장할 수 있는가? 정치적 영향력으로는 가능하겠지만 전문성을 주장할 명분은 궁색할 뿐이었다. 지난 약대 교수들과의 대화는 그런 것이었다. 연구를하고 지식재산권을 확보하자. 그리하여 한약과 양약의 상호작용에 대한 복약지도 콘텐츠를 우리가 먼저 구축하고 세계가 이용하도록 하자. 그것은 한국의 약사 직능을 세계에서 지도적 위상으로 세울 수 있는 비전이고 또한 식품 등 여타영역으로의 발전성을 함축하는 것이었다. 이 모든 구상은 일반약 DUR의 약사회 내부 사보타지에 의하여 무산되었고 그것으로 고인이 시작한 약사의 통합직능 흐름은 중단되었다. [다음편에 계속]2024-07-05 10:36:04신광식 보건학박사 -
[기고] 故 신현택 교수와 DUR 제도화①지난 6월 25일은 故신현택 교수님의 3주기였다. 그 분을 회상하며 한없는 아쉬움을 접어두고 필자와의 인연을 떠올리며 약사사회의 현안과 과제를 또한 생각해 본다. 필자와는 약제급여 평가위원회에서 활동을 오래 같이하기도 했지만 수많은 우여곡절은 DUR제도를 둘러싸고 벌어졌다. 신 교수님은 DUR(의약품 사용 평가)제도를 한국에 소개하고 도입을 이끄신 분이다. 약사의 본분은 인체에 작용하는 물질의 통합적 관리에 있다. 약사의 본연의 직능이라는 조제의 개념은 의약품을 용량에 맞춰 혼합하는 기술이며 오직 약학대학에만 존재하는 약제학은 주성분과 부성분 등의 혼합 및 제형화의 기술이다. 이 통합의 영역은 사실 약과 약의 영역뿐 아니라 전문약과 일반약, 약과 식품, 한약과 양약 등 인체에 적용하는 모든 물질을 포괄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통합의 직능은 약사들 스스로에 의하여 오랜기간 방기되어 왔다. 환자가 궁금해서 묻는 병용가능 질문에 약사들은 충분한 정보도 지식도 준비되지 않았고 이를 자신의 의무로서 인식하지도 않았다. 이 방치된 직능을 구축할 기회가 의약분업과 그에 이어 도입된 DUR제도를 통해서 새롭게 나타난 것이다. DUR제도를 둘러싼 정책 입장은 각인각색이었다. 신 교수님은 학술적 베이스를 갖추고 학술적 유용성을 매개로 이것을 사업화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이와 관련하여 선투자를 진행한 한 그룹이 있었고 그들은 결과적으로 큰 재정적 피해를 입었다. 의료계는 처음부터 무조건 반대 입장을 취했는데 의료계를 대표하는 한 의대교수는 DUR이 효과가 없다는 몇 개 논문의 단순한 결론을 내세워 맹목적으로 반대했는데 효과가 없는 이유는 의사들이 처방을 수정하는데 소극적이라는 점 하나였다. 사정이 이러하니 복지부의 입장은 그렇다면 강제성을 부여하면 되지 않느냐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정부입장에서 DUR제도는 의약품 사용 안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중복사용 등의 문제를 줄여 약제비를 절감하는 과제이기도 했다. 약사회는 다행히도 제도 시행 초기에 일관성 있는 찬성 입장을 유지할수 있었고 의료계의 반대에 대하여 단독시행을 준비하였다. 약사에게 의약품 관리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우려하던 의료계는 하루아침에 입장을 선회하여 DUR찬성으로 돌아섰고 제도는 단시일에 시행에 들어가게 되었다. 제도 시행 이후에 이어지는 과제는 DUR제도를 처방내에서 처방간으로 확대하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병원약사회는 의외의 강경한 반대 입장의 인사들이 회의장에 나왔다. 반대의 이유는 처방 내에서도 제도가 너무 강한 규제의 성격을 띠어 전문성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업무의 가중을 불러온다는 점인데 이들은 그동안 의료계보다도 더욱 강한 반대입장을 표출하였다. 하지만 전문성을 살리는 어떤 정책대안도 없었고 따라서 반대 목소리는 그저 불만 표출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병원약사 출신으로 제도를 소개한 신 교수님의 입장이 또한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과정에서 의료계의 또다른 대표였던 병원협회는 놀랍게도 제도 확대에 전향적이었다. 병원협회는 노인들이 수많은 병원쇼핑을 하면서 결국 이름만 다른 수많은 유사약을 중복투약하는 현실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발언하며 제도 확대에 힘을 보탰다. 의협과 병원약사회가 반대진영에, 약사회와 병원협회가 찬성진영에 크로스 분포하는 매우 보기드문 구조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약사 사회에서는 약국관리 프로그램 개선 등 실무적 부담을 안는 반면 관련 비용을 자가부담 해야 하는 점 때문에 불만의 목소리가 생기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DUR제도는 약사의 통합적 관리직능 제도로서 상징적 시발점이 되었다. [2편에서 계속]2024-07-05 10:14:02신광식 보건학박사 -
[기고] 의료 질 고려해 간호법 '투약' 용어 삭제해야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간호사법 개정안은 의료계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간호사의 업무 범위에 '투약'이 포함되면서 약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직역 간 갈등이 아닌, 환자 안전과 의료 서비스의 질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안전을 위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각 전문가 집단의 역할은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 의사는 진단과 치료 방침을 결정하고, 간호사는 의사의 치료를 보조하며 환자를 직접 돌본다. 약사는 의약품의 조제와 투약, 그리고 약물 사용의 적정성을 감독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역할 구분은 각 직능의 고유한 전문성(expertise)을 인정하고,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함으로써,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새로운 간호사법으로 검토되고 있는 법안에서 약사의 ‘투약’ 권한을 재조명해본다. 약사의 투약 권한은 단순히 약을 전달하는 행위를 넘어선다. 약사는 환자에게 처방된 약물 사용의 적정성을 검토해 조제하고 투약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환자의 건강 상태와 복용 중인 다른 약물들을 고려해 잠재적인 부작용이나 상호작용을 예방한다. 또 정확한 복약지도를 통해 환자가 약물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약물 사용의 적절성 검토는 약물 전반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는 약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다. 또 약사의 전문적인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간호사법 개정안은 약사의 직능을 침해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약사들의 일자리 문제가 아니다. 약사들이 마땅히 수행해야 하는, 약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결국 환자의 안전과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물론 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수술실이나 응급실과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는 의사의 직접적인 판단 하에 간호사가 투약을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긴급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다. 그러나 이러한 예외적 상황을 일반화해 법제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간호사법 개정안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수정돼야 한다. 첫째, 간호사의 기본적인 업무 범위를 명확히 정의하되 '투약'은 제외해야 한다. 둘째 수술실, 응급실 등 특수한 상황에서 의사의 직접적인 지시 하에 이뤄지는 투약 행위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약사의 고유 권한인 조제와 투약, 복약 지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이를 법안에 명시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부언하자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각 전문가 집단의 고유한 역할과 전문성을 존중해야 한다. 간호사법 개정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전문가 집단의 역할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법안을 재검토하고, 모든 의료인들이 협력해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때다. 이는 단순히 직역 간의 갈등을 넘어, 우리 사회의 의료 체계의 근간을 지키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2024-07-01 16:34:46김종환 약사 -
[기고] 한약사, 꼼수·편법에 망가지는 공정과 상식& 65279;최근 보건복지부가 한약사 개설 약국 210곳을 현장조사하겠다는 기사(2024년 6월 25일 [“전문약 증빙하라”…한약사약국에 보낸 조사공문 보니])에서 한약사회의 변명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리도멕스크림(스테로이드 성분의 외용제)이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되다보니 한약사 개설 약국에서 전문의약품을 취급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일반의약품으로서의 스테로이드 약은 한약사가 취급해도 괜찮다고 발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한약사회는 약국개설한 한약사는 모든 의약품을 사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약국개설자로서 사입을 했으니 한약사가 구입한 약을 쓰레기로 버리든 아는 사람들끼리 돌려서 쓰든 비급여처방약으로 소득을 얻든 뭐가 불법이냐는 소리처럼 들린다. 전문의약품을 무자격자가 취득하면 약사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법제처는 [약사법] 제2조의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범위의 구분은 정의 규정으로 약사법령 전체의 해석지침이 된다고 했다(안건번호 13-0221). 그런데 한약사가 약국을 개설하면 약사법령 전체의 해석지침을 뛰어넘어 마치 한약사가 약사로 면허세탁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며 행동한다. 최근에는 한약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약사가 일반의약품을 취급해도 아무 처벌도 받지 않듯이, 전문의약품 취급이나 [약사법] 제23조를 위반하여 면허범위 외 약품 조제행위를 해도 된다며 법 테두리로 고정된 약사의 업무범위를 대놓고 침해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작년 12월 광명시의 한약사 조제약국 이슈에서 한약사회장은 한약사는 마약류 소매업자라고 강조했다. 현재 마약류 의약품에 한약이나 한약제제가 없는데 소매행위를 할 수 있다는 발상은 한약사가 약국을 개설하면 약사처럼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한번이 어렵지 두번은 쉽다’는 말처럼 꼼수와 편법으로 의약품을 취급하는 한약사 개설 약국이 마약류 꼼수 편법 유통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마약청정국 지위가 사라진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찌 될지 심히 우려스럽다. 이렇게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는 꼼수와 편법행위가 왜 만연하게 되었을까?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를 비롯한 정부부처가 한약사 관련 꼼수와 편법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약사의 업무범위는 한약과 한약제제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모두 한약사가 취급할 수 있는 약이 뭔지 모른다. 식약처 고시인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 제3조, 제12조, 제16조, 제28조, 제38조에 “한약제제”라는 용어가 있어서 품목허가나 신고에서 한약제제 여부를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품목허가는 담당하지만 제제구분은 식약처 소관이 아니고 복지부 소관이라고 했다(2024년 6월 26일 기사 [식약처-약사회 협의 의제는?...]). [약사법] 제2조에서 의약외품, 신약, 일반의약품을 식약처장이 지정 또는 기준을 고시하도록 되어있고, [의약품 분류 기준에 관한 규정]이 식약처 고시로 시행된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식약처 소관이 아니라는 말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직무유기를 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한약사의 업무범위인 한약과 한약제제에 어느 약이 해당되는지 목록이 없다는 이유로 한약사가 약사법상 규정된 한약사의 업무범위를 명백히 벗어나는 약을 취급하는 것에 대해서 관망하고 있다. 만약에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번 현장조사에서 지목되어 법 위반이 드러난 한약사는 약사법에 따라 지체없이 고발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8조제2항의 규정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식약처 고시인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 제10조, 제15조, 제16조 등을 근거로 한약제제 목록을 만들고, 2013년부터 꾸준히 [한약제제 급여목록 및 상한금액표]를 고시하고 있다. 이처럼 한약제제가 뭔지 모른다는 보건복지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게다가, 약국개설자인 약사는 [약사법] 제48조에 따라 한약제제 외 약을 개봉판매하면 처벌받을 수 있는데, 처벌받은 약을 보면 대중적인 일반의약품이 많다. 그런데 약국개설자인 한약사는 약사가 개봉판매해서 처벌받은 약을 취급해도 한약제제 목록이 없다는 이유로 한약사의 꼼수 및 편법 행위에 관대하다. 인체에 쓰이는 약뿐만 아니라 동물용의약품에서도 꼼수와 편법이 만연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약사면허증 없이 약국개설등록증만으로 동물약국 개설신고를 받는다. 이 때문에 한약사가 마약류, 수면마취제, 진정제, 항생제, 백신, 주사제를 취급하는 동물약국을 개설할 수 있는데, [동물용 의약품등 취급규칙] 행정처분기준 50항에 따르면 동물약국 등에서 약사, 수의사, 수산질병관리사가 아닌 자가 동물용의약품을 판매하면 업무정지 처분을 받는다는 내용의 문구가 있다. 그러므로 한약사가 개설한 동물약국은 업무정지 처분을 받아야 공정하고 상식적이지만, 그런 소식을 들은 적이 없다. 이렇게 정부부처에서 특정 직역을 두둔하면서 꼼수, 편법, 불법을 조장하고, 직업윤리의식을 저버린 의약전문가가 꼼수와 편법으로 공정과 상식의 약사(藥事)를 망치는 것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개탄스럽다.2024-06-30 19:56:06홍사익 약준모 위원장 -
[기고] 제약 영업형태의 변화창업! 그로부터 1년여의 시간이 지났다. 제약산업의 새로운 영업모델로 비뇨의학과 그것도 대학병원, 종합병원 위주의 전문판매법인으로 출발하여 관심을 모았던 아진약품(조성룡 대표)의 1년을 뒤돌아 보며 새삼 제약영업의 여러형태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100년 한국제약영업을 논(論)할 근거는 미약하고 불충분하지만 구석기시대의 영업형태에서 작금의 첨단 Digital 시대의 영업이 도래하기까지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어 회사의 매출을 끌어 올리려는 노력들이 눈물겹게 이어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CSO라는 영업형태가 확대일로에 있고 제약회사에 몸 담았던 영업맨들이 혹성탈출의 유인원처럼 제약회사 영업을 지배하는 진화과정을 거치고 있는듯 하다. 과거 70년대 이전에는 생산이 곧 판매이던 시절이 있었고 심지어는 의약품을 트럭에 싣고 지방을 순회하면 지역마다 서로 약을 많이 달라며 환영 Plag Card를 걸어놓고 기다리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70년대 초반 유한양행 서남석본부장님 께서 하신 말씀) 필자의 직접경험으로도 70년대 중 후반에 엄청난 제품력으로 잘나가던 영진약품시절에는 MR들이 종일 당구치고, 고스톱치고 놀고 귀사해도 여러건의 전화주문이 경리 여사원에 의해 메모되어 있었고 그것이 부족하면 친한 거래처에 나름대로 짐작한 재고약목록으로 소위 '오시우리'(밀어넣기)를 쳐도 탈이 나지 않았던 시절을 경험하였다. 또한 도매영업은 유력도매상 으로부터 선어음을 수취하여 회사에 선입금시키고 목에 힘주고 떵떵거리던 고참 도매부장도 자주 목도하였다. (동광약품이 노바킹, 판타제, 트리코트크림 등의 유명광고 상품을 영업하던 때) 70년대 초반까지는 마케팅부서를 별도로 운영하던 회사가 거의 없었고 영업이 곧 마케팅이던 호시절도 있었다. 나는 회사를 옮겨서(동광약품에서 영진약품으로) 선배, 동료들에게 불려다니며 입사환영회 명목으로 종일 함께 놀아도 목표달성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회사도 옮긴데다가 거래처도 생소하고 나의 소심한 성격때문에 불안하여 그들을 뿌리치고 거래처 방문을 하곤 했는데 계속 뿌리치기가 어려워서 급기야는 담당소장 허락하에 일주일에 2~3회만 출근하면서 현장중심의 course call을 하게 되었고 그것 때문이었는지 주어진 매출목표가 300%이상을 넘기기도 하였다. 입사 9개월만에 텃세들을 물리치고(?) 종병부서로, 그것도 서울대학교병원과 국립의료원을 담당하는 간납과장에 임명되기도 하였다. 영업사원을 MR이라고 부른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제품 디테일을 목적으로 프로디테일 부서를 만들기도 하고 PM을 현장에 배치하기도 했는데 결국은 외자사들의 호칭을 따라 MR 이라고 부르게 된것이다. 작금의 다국적 외자사의 국내법인이 탄생하기 이전에는 조인트벤처형태의 국내제약사와 지분을 나누어 참여하여 코 프로모션하는 형태가 성행 했었다. 산도스(메러릴, 메덜진, 카펠코트, 옵타리돈)는 동광약품에 위탁되었다가 나중에 동화약품으로 파트너십이 넘어가기도 하였고 태광사노피도 있었다. 대부분 국내 제약사에 얹혀 지냈고 그후에는 국내 지국이 탄생하여 소위 제품설명회(세미나) 등의 마케팅활동을 지원 해 주면서 관여도를 높혀서 코프로모션이 활성화 되기도 하였다. 결국 독자적인 한국법인이 탄생되었지만 국내영업조직에 품목을 위탁판매하는 시스템은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의약품 판매의 행태나 스킬은 수없이 많은 방법과 편법이 공존하면서 중간세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투약되는데 그런 변천과정에서 편법이 우위를 점하기도 하고 총판이라는 전문 유통회사(도매상)가 실 력발휘를 하던때도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당시 희대의 사건 하나가 공개 되어야 한다. 창원에 있는 C도매상에 한미약품 병원영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세포탁심, 트리악손, 폰티암 등을 창원, 마산지역에 총판영업으로 운영하게 되었는데 사후관리 과정에서 보험약가가 반토막으로 인하 되어 병원영업부의 존재가치를 잃게되었다. 그에 책임을 지겠노라고 사직서를 제출했더니 선대 임성기회장께서 '똥 싸놓고 어딜 도망가! 실무책임자 처벌 하고 자네는 남아서 해결해!' 복지부 보험관리과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걸고 엎치락 뒤치락하는가운데 가처분 승소판결로 약가는 회복되었지만 4년 2개월의 지리한 재판은 계속되었다. 그래도 결국 대법원 본안소송에서 승소하였고 이는 보험약가관리의 행정권한 일탈과 요양급여기관의 납품과정에서 법리적용이 잘못 되었음을 인정 받아 역사적인 판례를 만들게 되었다. 당시 수임변호사가 김앤장의 노경식변호사 였는데 그는 이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 보험약가 관리 전반에 이정표를 만들어 놓는 업적을 남겼으나 불행하게도 얼마전 작고했다는소식에 눈시울을 붉혔다. 지금 CSO약가관리 기준이 자유로운것은 이 사건의 대법원 판례때문일 것이다. 아울러 작금의 CSO는 그 총판의 진화로 탄생한 판매기술일 것이며 생산과 판매의 역할분담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듯 하다. 제약회사에 영업사원 으로 입문하여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는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때가 되면 소모품으로 취급되어 짤리기도 하고 탁월한 실적의 영업사원 일지라도 결국 피라미드조직의 정점에 이르기에는 별따기 만큼 어렵다. 그래서 자신의 중간세계의 인적 네트웍을 활용하여 창업에 나서는 영업맨이 적지 않은듯 하다. 그러나 그 특정한 판매력, 영업력은 부익부 현상으로 쏠림이 생기고 제약사는 결국 상위 CSO를 선택하려 한다. 그러니 창업만이 능사는 아니다. 아진약품은 나름 사업을 차별화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종합병원에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소수 정예인력으로 일당백을 자처하면서 맨파워를 통한 영업으로 비뇨의학과의 특정치료분야에서 마켓쉐어 1위를 달성 하였다. 아울러 많은 제약사들이 아진약품의 영업력에 큰 관심을보이고 있어 또 다른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있다. 불과 1년여 만에 유한양행을 비롯한 7~8개파트너 회사의 관련제품으로 한 분야의 매출점유율 상위에 랭크된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이러한 유형의 창업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제약산업은 R&D나 매니지먼트가 중요하지만 중간세계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업의 맨파워가 성패를 가르는것 같다. 제약영업이 특수한 형태로 계속 진화하면서 작금의 의료계 혼란으로 새우등 터지는 환경을 극복할 신의 한수가 절실한 때이다. 어서 중간세계가 안정을 찾아 제약 영업이 선순환 되기를 학수 고대한다.2024-05-10 10:38:43임선민 부회장 -
[기고] 약사회는 PIT3000·PM+20 개방하라[데일리팜=박정관 약사 기자] 2000년도 의약분업 시행으로 처방약을 조제하는 모든 약국은 보험 청구를 위해 약국 청구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386세대 약사들로 구성된 대한약사회 정보통신위원회를 주축으로 PM2000이라는 프로그램이 탄생했고 무료로 약사 회원들에게 배포되었습니다. 오랫동안 PM2000은 대한민국 약사들이 새로운 의약분업이라는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고, 대한약사회의 귀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PM2000의 후속 버전인 PharmIT3000과 PM+20은 독보적인 국내 1위에서 점유율이 40%대로 떨어지고, 신규 가입도 10%내외로 감소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약정원은 약사들이 프로그램을 탈퇴하는 이유로 프로그램 노후화와 개발자 채용의 어려움으로 인한 유지 관리보수의 어려움 등을 꼽았습니다. 저는 대한약사회 약정원 PharmIT3000이나 PM+20이 경쟁력을 높여 예전의 명성을 찾고 약사들이 다시 찾게 만들려면 무엇보다 개방형 플랫폼으로의 전환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약사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혹여 약국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로 인해 약국 생태계 확장은 뒤로 한 채 권한?을 엉뚱하게 쓰거나 엄격하게 제한하거나 모든 것을 내가 다하겠다는 폐쇄적인 정책으로 간다면 약정원 프로그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오늘날 Apple의 iPhone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iPhone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배포할 수 있도록 App Store API를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iPhone을 다양한 타사 앱을 갖춘 다용도 플랫폼으로 변화시켰고, 결과적으로 iPhone의 생태계는 크게 확장되어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한 Amazon 또한, 정보통신기술(ICT)과 물류 인프라를 외부로 개방했기에 현재의 글로벌 물류 및 기술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즉 외부 파트너가 Amazon의 AWS(Amazon Web Services)를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호스팅하고, 데이터를 저장하고, 다양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3자 판매자가 Amazon의 잘 확립된 물류 및 ICT 역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오늘날 전세계 비즈니스와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1970년대생까지 약사라면 '팜스넷'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의약품은 유통과 판매가 엄격하게 제한된 품목이었기 때문에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했으나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2000년도 국내 최초 의약품 온라인몰인 ‘팜스넷’이 탄생했고, 팜스넷은 의약품 온라인몰의 대명사가 되어 수많은 약국들이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팜스넷의 명성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무료배송, 낱알 반품, 할인 등 다양한 서비스와 변화를 제공하는 대웅제약의 '더샵', 한미약품의 'HMP몰', '바로팜' 등 경쟁업체들이 시장에 진출했고 치열한 경쟁과 혁신 속에서 팜스넷은 점차 밀려 이제는 순위조차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는 팜스넷이 쇠퇴한 이유를 시장 변화에 맞춰 '플랫폼화'를 수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랫폼화는 나 혼자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참여자(사용자, 업체, 개발자)들이 함께 모여 상호작용할 수 있는 무대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다양한 참여자들이 각자 얻고자 하는 가치를 거래할 수 있고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궁극적으로 플랫폼의 가치는 점점 커지게 되고, 관련자 뿐만 아니라 해당 산업 또한 성장하게 됩니다. 약정원 청구프로그램을 개방하여 약사 역할을 확대하거나 약국경영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과 앱이 연결되어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더욱 성장하고 가치있는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총 4편에 걸쳐 현안 문제인 약배달, 대한약사회 PPDS, 화상투약기, 약정원 프로그램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 드렸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첫째, 우리 약국은 전통적인 대면 서비스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 둘째, 현재 우리 약국 상황이 녹록지 않아 자칫 약사 역할이 단순한 약 조제·판매로 축소될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비대면 투약 등 비대면 서비스를 적극 수용하고 화상투약기, 정부 주도 공적처방전달시스템 구축 등 디지털 기반 도구를 활용해 약사의 역할을 확대하는 미래지향적인 시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울러 이제라도 현안 문제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대안과 전략을 짜고 실천해야 하며, 이러한 중대한 시점에서 대한약사회는 리더로서의 역량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제 얘기들이 일부 불편한 부분도 있었을 줄 압니다. 다만 이런 얘기도 허심탄회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또 저의 생각입니다. 이제라도 우리 약사들은 100년 대계를 생각하며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약료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고 진화하는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것은, 약사의 역할을 확장하기 위한 필수 단계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약국 발전을 주도하고 국민 건강에 헌신하는 진정한 약사의 길을 열어 줄 것입니다.2024-02-26 11:12:31박정관 약사 -
[기고] 대면투약 지키려다 약국시장 잠식될까 우려디지털 시대에서 기업들은 온·오프라인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를 고객에게 제공하며, 고객은 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쿠팡의 급속한 성장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소매환경을 뒤흔들며 이마트와 같은 대형 오프라인 매장에 엄청난 도전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디지털시대, 새로운 소매시대에서 생존하고 성공하려면 오프라인 소매업체는 기술을 수용하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빠르게 비즈니스 모델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또 최근 많은 산업 분야에서는 소비자와 기업 간 경계를 허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통합하여 전체적인 소비자 경험을 최적화 하려는 소위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약사사회는 오프라인에만 계속 머물러 있겠다는 기득권들의 세력 때문에 걱정입니다. 화상투약기, 디지털 처방전달시스템을 극심하게 반대하는 약사사회의 일부 리더들을 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그들에게 맡겨도 될까라는 우려를 감출 수가 없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고객들에게 '의약품은 약국에서만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인데, 국민 편의성을 전제로 13종 일반의약품의 편의점 판매가 허용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면투약을 고집하며 '화상투약기'를 설치하려는 약국을 압박하여 결국 철회시키는 등의 결과는 200여 한약사 개설약국에서 화상투약기를 설치해 달라는 신청서를 접수하게 했습니다. 또 무료로 처방전 전달을 해주겠다는 '디지털 처방전달시스템'을 반대하다가, 현재 키오스크나 QR 업체들의 배만 채워주고 있습니다. 나아가 지난 12월 15일부로 비대면진료 민간업체의 처방전달시스템을 인정해주는 꼴이 되었습니다. 화상투약기는 심야시간 등 환자가 약이 필요할 때 화상투약기로 약사와 통화한 후 의약품을 살 수 있는 기기입니다. 원격으로 약사 복약지도가 이뤄지고, 약국 앞에만 설치할 수 있습니다. 영상데이터는 6개월 간 보관된다고 합니다. 즉, 디지털 기술로 인해 약사가 환자를 대면하지 못할 경우 도움을 받게 된 것입니다. 디지털 기술로 약사직능을 강화하게 된 것이지요. 물론 화상투약기를 처음 들었을 땐, 약사로서 환자 안전에 대한 우려, 응대의 한계 등 걱정과 우려가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또 디지털에 대한 불안이나 거부감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술 발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고 세상은 바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견과 태도는 변할 수 있으며 그 이후로 새로운 발전이 있어야 하는데, 약사회는 변화 없이 결국 대면 원칙, 오프라인 서비스만 하겠다라고 합니다(약사회는 10여년 간 한결같이 화상투약기 반대입니다.). 지난 해 11월 과기부를 통해 '한약사 개설약국 화상투약기 설치 운영'에 대한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한 대한한약사회가 한약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치 신청을 받은 결과 200여 곳에서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한약국이 전국 800여 곳이라고 하니 약 25%가 화상투약기를 신청한 셈입니다. 결국 이러다가 한약국의 경쟁력만 키워주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약사회는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게 되며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건가요? 과거에는 머리 염색약이나 살충제 등의 의약외품은 약국에서 독점적으로 판매해 소위 약국 효자상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약국에선 구색 정도 밖에 안되고, 대형 할인점이나 편의점, 온라인 몰에 모두 내어 줬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인 한국인삼공사 정관장 또한 약국시장에 진출하고자 했으나 약국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못해 결국 약국에서 정관장 브랜드는 없어졌고, 현재 건강기능식품의 거대 시장에서 약국 유통은 3~4% 정도로 미미한 현실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 최근에 들어서 건기식 소분을 통해 약국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뛰어들어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지만 이와 더불어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은 약사들에게 추천 받아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대국민 홍보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011년 박카스와 같은 일반의약품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되어 공식적으로 약국을 빠져나갔고, 2012년에는 약사법 개정을 통해 13종 품목이 ‘안전상비의약품’으로 24시간 편의점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지금도 국민 편의성, 경제 활성화 쪽에 중점을 두고 안전상비의약품 수를 늘리자는 의견이 만만치 않습니다. 보건복지부 또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조정을 위한 전문가 자문단을 두고 회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복지부가 분류체계만 바꾼다면 의약품이 의약외품으로 해서 계속 약국을 빠져 나갈 수도 있습니다. 진정 약사회가 해야 할 일은, 약국 안에서 운영되는 화상투약기 반대가 아니라 약국 밖으로 나가 있는 의약품을 다시 약국 안으로 들여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아무리 부작용이 적은 의약외품, 안전상비약이라고 해도 약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면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그 책임은 누가 질 건가요? 결국 고스란히 개인의 몫입니다. 약사사회가 나서야 할 곳이 이런 부분입니다. 365일 언제든지 약사들이 국민 곁에 있음을 피력해야 합니다. 이때 화상투약기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저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약국 밖으로 빠져나갔던 약을 다시 약국 안으로 들여와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종이처방전' 뿐만 아니라 의사나 치과의사가 「전자서명법」에 따른 전자서명이 기재된 전자문서 형태로 작성한 처방전(이하 '전자처방전') 또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의료법 제17조의2) 정부에서는 의약분업 이후 줄곧 전자처방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종이처방전 방식에서 전자처방전으로의 전환을 시도해 왔지만 제도적으로 전국화 하는 데는 이해당사자 간의 이견으로 결국은 지지부진하게 논의만 거듭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는 사이, 전자처방전 사업을 하는 민간업체는 중·대형 병원, 동네의원 할 것 없이 속속들이 그들만의 전자처방전달시스템을 도입했고, 처방전을 받아야 하는 주변 약국은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끌려가게 된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키오스크, 2D 바코드 등으로 전송되는 제각각의 전자처방전을 받으려면 약국은 해당 민간업체 마다의 장비를 구비해야 하고(물론 약국 경비로), 건당 200~300원씩 부과되는 수수료로 인해 매달 나가는 고정경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병원과 특정약국 간 담합문제, 병원에서 키오스크로 약국은 지정해 놓고 오지 않는 일명 노쇼(No Show)까지도 고스란히 약국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처방전을 받는다는 대가로, 약국에서 민간업체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이런 불공정한 구조는 세계적으로 아마 대한민국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약사회는 병의원에서 발급하는 처방전이 "표준화된 코드" 또는 "표준화 된 시스템"으로 약국에 전달돼 환자들은 전국 어느 약국에서도 내 처방전을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즉, 정부 주도의 표준화 또는 디지털 처방전 전달시스템 도입을 이뤄내야 합니다. 약사회가 이제라도 디지털 기술,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태도를 달리 취하지 않으면, 정말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타이밍조차 놓치면, 현재의 약사 역할조차 쪼그라들고 의료계나 민간 플랫폼 업체에 휘둘리는 종속관계가 될 것입니다. 이제라도 시대를 제대로 읽고 모든 산업들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소비자들의 경험이 어디까지 왔는지 캐치하여 우리 약국의 미래를 재설계 해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 소비자 니즈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지혜와 노력이 절실합니다.2024-02-19 14:15:47박정관 약사 -
[기고] 약사회? 플랫폼? PPDS는 누굴 위한 것인가2023년 5월 코로나가 잦아들면서 한시적으로 허용되었던 비대면진료는 막을 내리고, 정부는 의료법 개정전 제도 공백을 최소화 하고자 6월1일부터는 비대면진료를 시범사업 형태로 이어간다고 발표했습니다. 시범사업은 진료대상 축소 및 엄격한 관리강화 등으로, 지난 12월15일 전격 확대안 발표전까지는 이용건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비대면진료 업체 상당수가 영업을 중단하거나 사업방향을 바꾼다고 했습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은 2023년 6월부터 12월 중순까지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는 각 일평균 70~200건 수준의 진료요청을 받았고, 이중 10~15%만 이행돼서 사실상 하루 10건도 채우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시범사업을 처음 시작한 2023년 6월 비대면 진료건수는 153,339건으로 코로나19 한시적 비대면진료(2020년2월~2023년5월) 월평균 222,404건과 비교 시 69% 수준이고, 전체 외래진찰건수 대비 비중은 0.2%로 시범기간 이전 비율(0.3%)과 비슷합니다. 작년 12월15일, 정부는 비대면진료의 확대시행을 전격 발표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위기였던 비대면진료 업체들이 다시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어떤 업체는 이전 대비 의뢰건수가 몇천 배나 늘었다고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원산협에 따르면 닥터나우, 굿닥, 나만의닥터 등 3대 비대면진료 업체가 시행 첫주(12월15일~22일) 하루 평균 1,173건의 진료요청을 받았고, 한달 뒤인 1월8일~14일 일평균은 1,314건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확대 시행 전인 2023년11월1월~12월14일까지의 일평균 192건에 비해 7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현재 비대면진료 민간업체는 20여개가 운영 중인데, A사에만 가입한 약국 수가 1500처를 넘었다고 합니다. 시범사업 시작 당시인 작년 5월말 대한약사회는 비대면진료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약국이 민간 플랫폼에 종속되는 것을 막고자 '민간 플랫폼과 연동하는 방식'의 처방전달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발표하면서 이를 '공적처방전달시스템(Public Prescription Delivery System, 이하 PPDS)'이라 불렀습니다.(공식적으로 약사회 차원의 디지털 처방전전송시스템이 탄생함) 약사회장이 직접 지역약국을 돌면서 PPDS 가입을 적극 독려하였고 회원들은 PPDS가 비대면진료를 막을 수 있다고 믿고 기꺼이 동참하였습니다. 현재 PPDS에는 1만6000여 약국이 가입하였고, 총 6개 민간업체(굿닥, 솔닥, 원닥은 연동중, 추가로 바로닥터, 모비닥, 헬로100 연동예정)가 연결되었으며, PPDS를 통해 처리되는 처방건수은 하루 20~30건 정도로 들었습니다. 처방전전달시스템에서, 처방전을 보내는 곳은 의료기관이고, 약국 선택은 소비자 몫입니다. PPDS가 처방전을 보내는 곳도 아니고, 선택할 수도 없는 입장인데 어떻게 PPDS가 비대면진료를 막고 회원을 보호해줄 수 있는지 참 의아합니다. 적어도 PPDS가 성공하려면 정부에서 법적으로 PPDS를 공적처방전달시스템으로 인정해 주거나 대한민국 모든 약국들이 PPDS에 가입하여 이 시스템을 통한 처방전 아니면 우리는 비대면 처방전을 받지 않겠다는 결연한 합의와 의지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PPDS는 의사회나 병의원 등 유관단체 및 비대면진료 민간업체에 우리도 처방전전달시스템을 갖춰야겠다는 명분만 주는 꼴이 됩니다. 실제 의사회에서는 자체적 처방전전달시스템 출시를 위해 이미 준비 중에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 12월15일 비대면진료가 전격 시행되면서 팩스. 이메일, 앱을 통한 처방전 전달이 공식적으로 인정되었다는 사실입니다.(처방전 위변조나 재사용 방지 등 처방전 관리 강화를 위해, 처방전은 의료기관에서 약국으로 직접 전송되어야 하고, 이때 전달방식은 ①팩스 ②이메일 ③앱을 통한 전송 3가지이며 앱 이용 시 처방전 다운로드는 금지한다) 즉, 대한약사회가 만든 PPDS로 인해 비대면진료 민간업체의 앱을 통한 처방전 전달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길을 터준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고요? 지금까지 민간업체의 디지털 처방전전달시스템을 반대하던 약사회가 PPDS를 만듦으로써 명분을 잃었을 뿐 아니라 이를 인정해주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약배달까지 허용되면 개설약사 입장에서 실제 처방전을 받게 해주는 민간업체 처방전달시스템을 기꺼이 이용할 것이라는 겁니다. 비대면진료 민간업체의 처방전달시스템을 이용하고 이를 통해 약배달까지 이루어진다면 정말 생각하기 싫은 끔찍한 사태가 발생됩니다. (약배달을 금지하는 대한약사회 PPDS에 민간업체들이 더 이상 머무를 일이 없고, 업체들은 이미 약배달에 집중하여 있을 것입니다) 우리 약국은 단순히 조제만 하는 곳이 되어, 대부분의 동네약국은 설 곳이 없어지는 중국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는 거지요. 정말 우려스러운 상황이지만 자꾸만 이런 형태로 진행되는 것 같아서 정말 걱정이 됩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공적 처방전전달시스템'을 만들도록 약사회는 전방위적 노력을 해야 합니다. 스웨덴, 덴마크, 일본 등 외국 사례를 공부하여, 민간업체(의료기관 포함)가 아닌 정부 주도 공적전자처방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피력하고, 공적 시스템 구축을 이뤄내야 합니다. 약료에는 필히 공공성이 담보되어야 하고, 처방전은 공공 플랫폼으로만 전송해야 합니다. 이윤추구가 최우선인 민간업체가 주도하게 되면 개인정보보호에도 문제가 되고 결국 국민건강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약사회는 회원들에게 PPDS에 머물라고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미래 약국의 청사진과 대책을 마련한 후에 투명하게 전달해 회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약사회의 리더십이 정말 중요하며, 약국의 역할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시점입니다.2024-02-12 23:05:08박정관 약사 -
[기고] 대면투약 틀에 갇힌 약사회, 누굴 위한 반대인가작년 연말 모임으로 길을 가던 중 갑자기 튀어나온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당시 시간도 촉박하고 오른쪽 무릎과 엉치뼈 통증만 있을 뿐 걸을 수 있어 크게 다치지 않은 것 같기에 보험사에 맡긴 뒤, 약속장소로 떠났습니다. 문제는 이후부터 였습니다. 운전자(가해자)는 오히려 저를 자해공갈단으로 오해했고, 또 저는 약속장소에 도착해서야 스마트폰(100만원 상당)과 워치 액정이 깨졌고 작동에도 문제가 생겼음을 알았습니다. 사고 당시 '좋게 넘어가야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하며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에, 피해자가 오히려 가해자(자해공갈단?)로 둔갑했고 두 달이 다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사과도 보상도 받지 못하고 병원치료만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경험으로 저는 교통사고 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고, 특히 사고당시 피해를 확인하지 않으면 대물보상은 받을 길이 막막하다는 것, 자칫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일련의 이슈들에 대한 약사회의 대처가, 왠지 제 상황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약사회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약배달에 대해 이제까지 줄곧 반대만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해결의 실마리도 찾지 못하며 반대만 하는데,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정말 걱정이 됩니다. 2020년 코로나사태로 비대면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됐을 때는, 불법적인 비대면진료 민간업체(약배달 앱업체)를 막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반대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난 12월15일부터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전격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사회는 똑같은 입장만 고수하며 시범사업과 약배달을 완강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약사들끼리 똘똘 힘을 뭉쳐 반대하면 약 배달을 막을 수 있다고 하는가 하면, 어떤 지부장은 약배달 반대 연대를 선동해 언급조차 못하게 하는 제한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정말 심각한 상황입니다. 약배달은 당연히 가는 수순이고, 보건의료기본법 제44조 "보건의료 시범사업" 또는 "약사법 개정"을 통해 가능합니다. 약사회는 화상투약기도 설치를 막겠다고 시위를 하고 약사회장이 삭발까지 하였지만 결국 정부의 실증사업으로 승인을 받아 공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습니까. 1990년대 한약장 사태와 2000년도 의약분업을 보더라도, 대한약사회장(김희중 회장)이 구속까지 되게 하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은 한약장 사태와 나름 정부와 꾸준한 협의를 통해 제도로 잘 정착시킨 의약분업 제도를 통해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한약분쟁 파문 보사부가 93년 3월 약사법 시행규칙을 손질하면서 약사법 시행규칙 제11조 1항 7호인 '약국에는 재래식 한약장 이외의 약장을 두어 깨끗이 관리해야 한다'는 조항을 삭제한 것이 엄청난 후유증을 낳은 한약파동의 도화선이 되었는데, 한약파동은 한의대학생들의 집단유급사태를 빚은 것은 물론 약사 한의사간의 대결과 로비전으로 비화돼 양단체의 시위등이 연일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대한약사회는 전국규모의 약국휴업을 결행, 국민건강을 볼모로 한 시위란 비난을 받았고 휴업을 주도한 대한약사회장직무대행 김희중씨가 구속되기도 했다. 결론은 당시 약사회는 타협이나 대안 없이 격렬한 반대만 한 결과, 한약사라는 기형아적 직역이 탄생했고, 약사 사회는 아직도 그 진통을 겪고 있다. (두고두고 끊이지 않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2000년 의약분업 반면 2000년도 의약분업이 시행되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평가에 찬반이 엇갈리고 있고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당시 우리 약사들은 약사회를 중심으로 최선을 다하여 정부와 꾸준한 협의를 통해 의약분업 취지를 살려 본연의 직능에 충실할 수 있었고, 이후 제도로 잘 안착되었다. 저는 '약배달' 이라고 말하지 않고 '비대면투약'이라고 말합니다. 단지 약사가 약을 전달하는 방식이 '대면이냐, 비대면이냐'의 차이라고 말합니다. 비대면 투약과정인 약배달 역시 약사 고유의 업무고, 더욱 중요한 점은 현재 고객(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라는 겁니다. 코로나 위급상황 때 약사사회에서 약배달을 반대하여 ‘약배달 앱업체’, 즉 비대면진료 민간업체를 얼마나 성장하게 했나를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은 조제된 약이 환자에게 안전하고 빠르게, 나아가 개인정보가 보호될 수 있도록 잘 전달할 것에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 약사사회 리더들은 약사들의 미래를 고민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 보호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누구라도 약배달을 언급하면 ‘매약노’ 라고 몰아부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약배달을 테이블 위로 올려 놓고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 입니다. 약사의 역할은 환자들에게 정확하고 안전한 약물을 전달하고, 약 복용여부 및 부작용 관리 등을 통해 복약이행도를 높여 국민건강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약사는 투약의 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약배달은 약사가 약을 전달하는 방식에서의 대면이냐, 비대면이냐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일본과 같이 약사회 주도로 '약배달시스템'을 구축하여 국민들에게 안전한 약전달이 되도록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KGPP(Good Pharmacy Practice)’의 구현은 약의 보관, 취급 및 전달에 대한 표준 및 지침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물리적 기준을 충족하는 업체를 선정하고,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며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전달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안전한 약배달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최근 유통에서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라스트 마일 배송(Last Mile Delivery)' 입니다. 주문한 상품이 배송지를 떠나 고객에게 직접 배송되기 바로 직전의 마지막 거리 내지 순간을 위한 배송을 뜻하는 라스트 마일 배송이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데요, 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 업체들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이 포문을 열면서, 많은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더욱 진화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싶은 말은, 이러한 편리함을 경험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약이라고 해서 꼭 대면으로 받는 것에 동의해 줄까 하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라스트 마일 배송서비스를 경험한 국민들이, 앞으로는 약배달에 대해서도 당연히 기대를 가지고 있고 잘 이용할꺼란 얘기입니다. 전통적으로 약국은 대면투약이 중시되어 왔지만, 지금은 '비대면진료'옵션에 대한 '비대면투약'의 수요(요구)가 증가하고 있음을 우리 약사들은 직시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도 안전한 약배송시스템이 제도화 되어 일반의약품까지 배달이 가능해진다면, 코로나 펜데믹 당시 음식 배달 등 퀵 배달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이용건수가 연간 10억 건 정도라고 하니, 산업적인 측면서도 의약품 배달은 매우 큰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핵심입니다. 현재 우리 약사회가 '대면투약'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이 핵심을 놓치고 있는 거 같아 너무 안타깝습니다. 약배달은 미국을 비롯한 7개국(G7), 유럽,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각자의 규제, 제한을 두고 시행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낙후된 의료환경의 돌파구로 원격의료시장을 집중 지원하고 있고 코로나 위급상황까지 더해져 디지털 헬스, 비대면진료, 약배달까지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특히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의 거물인 알리바바(알리건강)와 징둥닷컴(징둥건강), 핑안그룹(핑안굿닥터)의 의약분야 진출은 (초)고속 약배달 서비스까지 이르러, 기존 지역 로컬약국들은 자생력을 잃고 플랫폼에 흡수되거나 매약 정도만 하는 정도로 전락했습니다. 반면 일본은 편의점으로 약이 나가면서 드럭스토어 매출이 한동안 정체를 보이다가, 코로나19 동안 드럭스토어 매출이 6~7% 성장했다고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조제의약품 배달이 허용되면서 다른 필요 물품이나 일반약도 함께 구매하면서 매출이 성장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지금 우리 약국가는 의약분업 이후 가장 중요한 변곡점에 있습니다. 약배달 불가(不可)에만 함몰되어, 반대만 하다가는 우리도 중국처럼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러는 동안 의료계나 거대 디지털 플랫폼들은 본인들이 유리한 쪽으로 분명 준비하고 끌고 갈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비대면진료에 따른 ‘비대면투약’은 어떻게 대처 하느냐에 따라 중국처럼 동네약국이 위축될 수도 있고, 일본처럼 지역약국이 되살아날 수도 있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초기 대응 미숙으로 피해자가 오히려 가해자가 된 저의 상황까지는 가지 말아야 하는데, 정말 걱정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PPDS는 과연 대한약사회의 성공작인가, 민간 플랫폼에 공식적 길만 열어준 꼴인가'를 놓고 기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2024-02-05 21:59:27박정관 약사 -
[기고] 32년 역사 마퇴본부의 정체성과 약사약 10년간 교도소, 보호관찰소에서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중독 재활 강의를 지난해 4월부터는 매주 화요일마다 법무부 산하기관 꿈키움센터에서 비행 청소년들에게 마약이 인체 그리고 사회에 끼치는 폐해에 대해 강의하고 있습니다. 도내 중·고등학교와 시·도 경찰청, 시청에서 마약 예방과 퇴치를 위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매년 5~6차례 이상 도내 행사에 방문하여 마약 근절을 위한 캠페인도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의 3대 위험 요소는 북한, 저출생, 마약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약이라는 거대한 벽과 마주하며 점점 더 큰 위협을 느낍니다. 최근 각종 매스컴에서 보도되듯 재벌가, 연예인부터 일반 직장인, 그리고 가장 걱정이 되는 청소년들이 마약에 빠져가고 있습니다. 청소년 마약 범죄자는 코로나 펜데믹을 지나며 10배 이상 증가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강의할 때, 때때로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마약 해보셨나요? 저는 한번 해보고 싶어요!" 돈에 현혹된 비도덕한 마약 판매상들은 학원가에서 청소년들에게 무작위로 필로폰이 들어있는 음료를 건넵니다. 사회에서 흔히 사용되던 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 마약 베개 등의 친숙한 용어들과 마약과 관련된 만연한 거짓 정보들, 누군가의 비양심적 행위들로 인해 우리 청소년들이 마약에 대해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을 갖는 모습에 저는 큰 책임과 두려움을 마주합니다. NGO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지난 32년간 참 많은 일들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약사회원님들의 후원금과 열약한 환경에도 묵묵히 봉사해 오신 전국의 수많은 민초 약사님이 계셨습니다. 국민에 봉사해온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그동안은 방관으로 지켜만 보던 국가에서 시민과 사회를 위해 더 나서서 도우라고 합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유관기관에서 준공공기관으로의 변경을 선포했고, 주무 기관인 식약처는 준비되지 않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시·도지부에 일방적인 제안을 제시했습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누군가는 이제는 세상 밖으로 나가자! 라고 주장하고, 누군가는 정체성을 지키자! 라고 합니다. 그간 마약 퇴치운동에 나서 온 저는 고심합니다.2024-02-01 11:32:47박정래 충남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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